세존과 제신(諸神) 62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이 즈음, 신들은 밤이면 밤마다 기원의 숲속을 밝히면서 세존 앞에 나아가 법을 물었다. 세존은 노래로써 가르치셨다.
(1) 갈애는 윤회의 근원이라. 생사의 바다는 깊어 괴로움을 벗어나려 해도 도리가 없네. 탐욕은 도에 어긋나고 젊음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무너져가며, 여자는 불결한 존재임을 사람은 알지 못한 채 얽히고 설키네.
현세와 내세의 일은 원래가 허공에 번쩍이는 광채까지도 모름지기 악마를 찬양하는, 낚기 위해 던진 미끼인 것을.
갈애는 이 세간을 계박하고, 갈애로 이 세간은 괴로와한다. 사랑을 여읜 열반이야말로 청정한 것. 이 세간은 마음으로 짓고 마음으로 고뇌하며 마음으로 모든 것을 좇도다.
(2) 믿음은 사람의 동반자, 지혜는 길잡이, 열반의 빛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나리라.
믿음은 무상의 재산, 참은 무상의 음미처, 공덕을 쌓음은 무상의 영위인 즉 도를 닦아 안온을 얻으라.
믿음은 여로의 양식(養食), 공덕은 재산의 곳집, 지혜는 세간의 빛, 정념은 밤의 수호자, 더러움 없는 생은 멸하지 않으며 욕심을 이겨내는 자유로운 사람이라네.
전세에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수행했지만 각을 얻지 못하고 천상에서 태어난 가마타(迦摩陀)라는 신은 세존 앞에 나아가 각을 얻기 어려움을 한탄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마타여, 이루기 어려움을 부처는 이룬다. 계를 지키고 마음을 가라앉히면 출가자에겐 안온함이 마음에 충만하다. 만족을 얻기 어렵다고 말하지 말라. 얻기 어려운 것을 성자는 얻었다네.
적정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고 말하지 말라. 진압하기 어려운 것도 성자는 진압한다.
몸과 마음의 청정함을 즐기는 자는 악마의 그물을 뚫고 성자의 땅을 거닌다.
그 길은 가기 어렵다고 말하지 말라. 가기 어려워도 성자는 걸어가셨다.
마음이 탁하면 길이 평탄하여도 넘어지고, 마음이 청정하면 길은 평탄한 것을.
선범천(善梵天)은 어느 날 도리천의 환희원에서 여러 천녀들과 놀고 있었다. 나무 위에 꽃을 뿌리고 가무로 때가 흐르는 것도 잊고 있다가 한 천녀가 선업이 다하여 갑자기 천계에서 나락(奈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전전긍긍하며 세존 앞에 나아가 가르침을 청하였다.
이 마음은 항상 두렵고, 언제나 슬프도다. 일어난 뒤에도 두려워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도 두려워하나니, 두려움 없는 도가 있으면 가르쳐 주시옵소서.
세존은 다음의 게를 설하셨다.
각의 도를 닦아 욕심을 삼가고 모든 것을 버리는 것 밖에 안존은 없으리라.
세존은 어느 날, 사위성을 나오셔서 사케이터로 내려가 안사나의 숲속에 체재하셨다. 그날 밤, 각타천(覺陀天)은 신의 빛으로써 숲속을 밝히고 세존을 찾아 뵙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기뻐하고 계시옵니까?"
"각타여, 너는 내가 무언가 기뻐할 만한 것을 얻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는다는 것이옵니까?"
"각타여, 그대로이다."
"세존이시여, 슬퍼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고 그저 쓸슬히 혼자 숲속에서 번거로운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이옵니까?"
"슬픔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어, 선악은 다 함께 사라지고 집착하는 생각은 더욱 없다."
"오오, 세존의 숭고함이여, 기쁨과 슬픔은 다 함께 끊어져, 애착의 세간을 뛰어넘어 깨달은 사람을 길이 뵙고 받드네."
세존은 재차 사위성으로 돌아가 기원 정사에 들어가셨다. 어느 날 적마천(赤馬天)이 세존께 물으시기를,
"세존이시여, 불생, 불로, 불사하는 곳이 어디에 있사옵니까. 현세의 끝이라고 할만한 곳에 걸어갈 수가 있겠나이까?"
"적마여, 이 세간 끝까지는 걸어갈 수 없다."
"세존이시여, 저는 전세에 보오자의 아들로 적마라고 부르는데, 하늘을 나는데 있어서는 화살보다도 빠른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해 끝에서 서해 끝까지 한달음에 갈 수 있었습니다. 어느 때, 저는 이 세간의 끝을 보고 싶어서 하늘을 날았는데, 음식을 끊고 휴식도 잠도 폐하고 한평생을 소비했습니다만 도중에서 죽었을 뿐, 끝내 닿을 수 없었습니다. 세존의 말씀은 참으로 뛰어난 것입니다."
"적마여, 이 세간의 끝에 이르지 못하고 괴로움을 없이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세계의 끝은 걸어서는 못 간다. 왜냐하면 이 세계도, 세계의 생성도 세계의 끝도 또 이 세계의 끝에 이르는 길도 모두 이 나의 몸 위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를 아는 자가 세계의 끝에 이르는 것으로써 행이 청정하고 악을 진정해야 이 세계의 끝을 알고 현세에서도 후세에서도 구할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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