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톱의 비유 58

근와(槿瓦) 2014. 7. 22. 01:24

톱의 비유 58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 즈음, 모오리야파구나는 불제자가 비구니들과 친하게 왕래하며, 조금이라도 비구니의 욕을 하는 자가 있으면 크게 노하여 싸움을 일으키는 꼴이었다. 따라서 비구니들 앞에서 그의 욕을 할지라도 비구니들은 그와 마찬가지로 화를 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듣자 파구나를 불러 이 사실을 확인하고 말씀하시기를,

"파구나여, 너는 신심에 의해서 출가한 것이냐?"

"세존이시여, 말씀대로입니다."

"파구나여, 그러한 너로서 비구니들과 지나치게 친하다는 것은 추하지 않느냐, 그러니 누가 네 앞에서 비구니의 욕을 했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너는 가정에 집착한 자가 갖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의 마음은 불변이다. 험구는 나의 입에서 새지 않는다. 동정과 애련을 가지고 자비의 마음에 주(住)하리라. 남모르게 노여움을 품는 짓도 하지 않으리라'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파구나여, 또 만약 누가 네 앞에서 비구니들을 손이나 흙덩이나 몽둥이나 칼을 들고 치더라도, 너는 가정에 집착한 자가 갖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너 자신이 욕을 먹고 너 자신이 매맞았을 때에도 역시 마찬가지어야 한다."

계속하여 세존은 제자들을 돌아보시고 말씀하시기를,

"제자들이여, 어느 때, 나는 제자들의 마음이 잘 조복된 것을 보고 '제자들이여, 나는 오직 하루 한끼의 식사를 취하고 왔기 때문에 건강하고 유쾌한 생활을 하고 있으니 너희들도 이와 같이 하루 한끼를 취하여 건강하고 유쾌한 생활을 해나가라'고 명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제자들이여, 이 교령(敎令)은 필요가 없는 것으로, 실은 다만 정념(正念)을 일으키고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비유컨대, 평탄한 길에 잘 길들인 말을 익숙한 마부가 몰면 채찍질할 필요도 없이, 생각하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뜻대로 가게 할 수가 있는 것 같이, 다만 정념이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한 너희들은 불선을 버리고 선을 지녀라. 이리하여 너희들은 이 가르침에 의하여 나아가야 한다. 비유컨대, 마을이나 거리 가까이에 큰 사라수(娑羅樹)의 숲이 있다고 하자. 그 나무의 껍질이 더럽혀져 성장하지 못할 때에 숲을 아끼는 사람이 나타나 굽고 생기 없는 순과 가지를 끊어버리고 숲속을 깨끗이 쓸어내어 질이 좋은 순과 가지를 가꾸면, 그 사라수의 숲은 또다시 생생하여 무성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이여, 너희들은 다음 일을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평소의 마음은 설마할 때에 어지러워진다. 비상시에도 평소의 마음을 가지도록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제자들이여, 먼 옛날, 이 사위성에 베에데히커라는 과부가 있었는데, 대단히 평판이 좋아 '친절하다, 겸손하다, 조용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베에데히커에게는 가리라는 하녀가 있었는데, 그 역시 영리하고 일도 잘 했다. 어느 때, 가리는 생각하기를 '우리 주인은 참으로 평이 좋으나 그렇지만 내심에 노여움을 품고 있으면서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은 아닐까. 나도 지금까지 일을 열심히 해 왔으므로 내심으로는 화를 내는 일이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한번 이것을 시험해 봐야지.' 그래서 가리는 아침 늦게까지 자고 겨우 낮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그러나 베에데히커는 가리에게 말하기를 '가리야, 오늘은 너무 늦었다. 왜 이처럼 늦게 일어났느냐?' '그것은 마님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요.' '뭐라고! 관계 없다고? 이처럼 늦게 일어났으면서 말이니'하며 과부는 당장 화를 내며 이마에는 노여움의 주름살까지 일어났다.

그래도 가리는 다음 날 다시 전보다 늦게 일어났다. '가리야, 왜 너는 또 이렇게 늦게 일어나는 거냐'고 묻자 '늦든 이르든 마님과 무슨 관계예요'했다. '무슨 관계라니, 못된 것'하며 매우 화를 내고는 끝내 노여움을 참지 못하여 몽둥이를 들고 가리의 머리에 상처를 입혔다.

가리는 피투성이가 된 무서운 몰골로 집을 뛰쳐나와 큰 소리로 이웃에 퍼뜨리고 다녔다. '친절한 사람의 소행을 봐 주셔요. 겸손하고 조용한 사람의 행위를 봐 주셔요. 늦게 일어났다고 해서 몽둥이로 내 머리에 상처를 입혔다오'라고 말했다.

제자들이여, 그런지 얼마 후, '베에데히커는 무섭고 난폭한 여자다'라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제자들이여, 이와 같이 누구나 좋지 않은 말이 자기 귀에 들리지 않는 동안은 친절하고 겸손하며 조용한 것이다. 그러나 좋지 않은 말이 자신에게 들렸을 때에는 진실로 그 여부가 드러나는 것이다.

 

제자들이여, 나는 승의와 밥과 좌구와 약재를 얻고 있기 때문에 입이나 행동이 부드러운 제자를 참되고 온유한 제자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제자는 승의와 밥과 좌구와 약재를 얻지 못하면 입도 행동도 온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을 높이 공경하고 입도 행도 온화하다면, 나는 그 제자를 온유한 제자라고 부른다.

제자들이여, 모름지기 말은 때에 따라 적절한 말과 적절하지 못한 말 그리고 참으로 적절한 말과 그렇지 못한 말, 부드러운 말과 거친 말, 위하는 말과 위함이 없는 말, 자비스러운 말과 악의를 갖는 말의 오대(五對)가 있다. 너희들은 이 같은 어떤 말로 이야기하더라도 '결코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나쁜 말은 내 입에서 새지 않는다. 동정과 애련을 가지고 자비의 마음에 주하며, 내심에도 노여움을 품지 않으리라. 그 사람들은 자비를 수반한 마음을 가지고 감싸 주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리라. 그리고 그 마음을 베풀어 이 세상을 넓고 크게 무량한 자비심으로써 원한이 없고 미움이 없이 감싸주면서 살아 가리라'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제자들이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호미와 자루를 가지고 이 대지의 흙을 없애려고 '흙아 없어져라, 흙아 없어져라'하면서 파서 흩어 버리는 사람이 있었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사람은 과연 이 대지의 흙을 없앨 수 있을 것인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안 됩니다. 대지의 깊이는 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여, 너희들도 그와 같이 어떠한 말로써 이야기하더라도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동정과 애련을 가지고 그 사람을 대하며, 자비심이 천지에 충만하도록 배워야 한다. 제자들이여, 또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그림 물감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고자 기획해도 형체가 없는 허공에 물건의 모습을 나타낼 수는 없음과 같이, 또 마른 풀로 만든 횃불과 같이 혹은 또 아주 부드럽게 무두질한 고양이 가죽을 문지르면서 꺼실꺼실한 소리를 내려고 해도 되지 않음과 같이, 너희들은 어떠한 말로써 이야기하더라도 결코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대지와 같이 넓고 허공과 같이 닿는 곳이 없고 항하와 같이 깊으며 무두질한 가죽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동정과 애련으로써 대하되 넓고 큰 자비심이 천지에 충만하도록 배워야 한다.

 

제자들이여, 가령 도둑이 여자를 잡아 양쪽에 날이 있는 톱으로써 사지를 절단한다 하더라도, 이 때문에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은 나의 가르침을 지키지 않는 자이다. 이런 경우에도 너희들은 이와 같이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내 마음은 결코 움직이지 않으리라. 나쁜 말은 나의 입에서 새어나지 않으리라. 동정과 애련으로써 자비심을 가지고 내심에도 노여움을 품지 않으리라. 자비심으로써 그 사람을 감싸도록 하고 그 마음을 베풀어, 이 세간을 넓고 크고 무량한 자비로써, 원한이 없고 미움이 없이 잠기게 할 것이다.'

 

제자들이여, 너희들은 이에 대한 비유를 자주 되풀이하여 진심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너희들은 내가 말하는 이 말의 줄거리에 크든 작든 잘못이 있는 것이 보이는가?"

"세존이시여, 결코 저희들은 보지 못합니다."

"제자들이여, 그렇다면 이 톱에 대한 비유의 교훈을 되풀이하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새겨 봄이 좋다. 그것은 너희들에게 영원한 이익과 행복이 될 것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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