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전기-4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43. 대사일행, 금광명사로 돌아오다
고로고난(苦勞苦難)의 연속이었던 길도 돌아갈 귀로가 되니 부사의하게도 피로가 느껴지지 않았다. 대사는 전에 약속한대로 그의 귀환을 대망하고 있는 도중의 촌락에 들러 설법을 하면서 보살도를 펼치었다.
수미산으로 갈 때에 비해 대사의 묘지혜(妙智慧), 무량광(無量光)은 무애자재(無礙自在)하여 호광(毫光)의 휘황(輝煌)에 모든 사람들은 놀라마지 않았다. 대사는 이미 정법일체를 오득(悟得)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래(如來)의 일체자재신력(一切自在神力), 여래의 일체비장밀요(一切秘藏密要), 여래의 일체심심묘도(一切甚深妙道)를 득도(得道)했던 것이다.
흔희작약(欣喜雀躍)이란 이를 두고 이름인지 북천축(北天竺) 땅에 대사의 대족적(大足跡)이 명인(銘印)되어 법(法)의 화(華)를 피우고 법륜(法輪)의 대전(大轉)을 보였다. 민중의 열광적인 환영은 극에 달한 것이었다.
흥림국 가는 길에 감로법우(甘露法雨)를 내리어 중생의 해갈에 윤택(潤澤)을 주며 세사람은 커다란 보배를 얻은 기쁨과 중대한 역사(役事)에 큰 성과를 이룬 쾌감과 즐거움으로 모든 간난신고를 물리친 탓이리라.
수많은 마난이 도중에 도사리고 있었으나 가볍게 물리치고 순풍에 돛단 듯 길을 재촉할 수 있었다. 마침내 어느날 흥림국의 국경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그간 도중에서 묵게된 마을과 부락민들이 미리가서 일러준 탓인지 나라안 백성들이 일손을 놓고 환영일색에 휩싸여 진심으로 대사를 환영하였다.
물론 금광명사에는 파발이 이미 떠났다. 대사가 지나는 마을마다 대중이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그중에는 대사의 맨발행각을 보고 가슴아프게 여겨 재빨리 새 짚신이나 가죽신을 바치는 사람이 많았으나 그때마다 대사는 정중히 사절하였다. 또한 천신만고를 겪은 대사의 기력과 노독을 생각하고 가마를 가져오는 사람도 더러 있었으나 감사 표시만 할 뿐 그것에 타지 않고 보모와 영련을 데리고 유유히 걸었다. 군중의 환호성에 대사는 일일이 여기에 합장하여 응하면서 금광명사로 향하였다.
금광명사에서는 다리니, 사리니를 비롯하여 비구니(比丘尼) 일동이 대사의 무사귀환을 통지받고 기뻐하여 마지않으며 성대한 환영준비를 서둘렀다. 드디어 대사의 도착시간이 박두하게 되자 비구니들은 정장하고서 종고(鐘鼓) 음악취주인(音樂吹奏人)들과 더불어 산록(山麓)까지 마중나와 연도에 배열하고 대기하였다. 산록일대의 신자들도 이날은 일손을 쉬면서 모두들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곳에서 모인 군중들은 야마산록(耶摩山麓)을 새까맣게 뒤덮어 인파(人波) 그대로였다. 마침내 멀리에서 소요가 일더니 차츰 파도처럼 밀려왔다.
대사일행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대사님이다! 대사님이 오신다!”
이 소리가 전해지자 질서있게 연도 양측에 정렬하여 기다리던 군중들이 일제히 대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다리니, 사리니도 달려가서 누구보다 먼저 대사님 얼굴을 보고 싶었으나 행자 규칙대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었다. 큰북이 일제히 울리고 종도 따라 울려 생악(笙樂)의 선율이 서서히 연주(演奏)되었다. 군중의 환성, 상찬도 갈수록 더 커지며 군중에 둘러싸인 한가운데 대자대비심으로 가득찬 대사의 모습이 보였다.
대사는 보모와 영련을 데리고 조용히 합장하며 천왕전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다라니, 사리니 등 비구니 일동은 무릎을 꿇어 대사에 인사를 올리었다.
다리니가 일동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한다.
“대사님이시여! 무사히 잘 돌아오셨나이다. 긴 세월의 고행에 얼마나 고생하시었나이까?”
여기까지 말하고서는 가슴속의 울음이 복받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대사는 미소로 응답하며
“긴동안 어려운 일을 맡아 노고가 많았습니다. 대중 여러분을 대신하여 무사히 수미조산(須彌朝山)의 성과를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여러분의 덕택입니다.”
군중에 향해서도 이와 같이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합장한 채 인사말을 했다.
대사의 인사말이 끝나자 보모가 말했다.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대사님은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정과(正果)를 증득(證得)하셨습니다.”
감격으로 떨리는 소리에 군중은 일제히 환성을 올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대지에 오체투지하여 대사를 예배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사리니는 눈물로 젖은 얼굴을 들어 대사의 얼굴을 우러러 보았다. 오랜 여로(旅勞)에 시달린 때문인지 수척해 보였으나 신성한 존엄이 가득 넘쳐 황홀한 회광(回光)이 대사주위를 빛나고 있었다.
「정말 달라지셨구나! 대사님은 보살도를 성취하신 것이다. 이제야말로 대사님은 세중만대(世衆萬代)의 응공(應供)에 족한 천인사(天人師)가 되셨다.」사리니는 어릴적부터의 대사의 긴 수행고로(修行苦勞)의 가지가지를 회상하자 만감이 교차하여 더욱 눈물이 흘러넘쳤다.
대사는 환호하는 군중의 소리에 휩싸이면서도 자용(慈容)이 변하지 않으며 세족정제(洗足整濟)하여 천왕전에 예배한 후 대웅보전(大雄寶殿)에 들어 미타(彌陀)와 불타(佛陀)앞에 향을 올리며 무사귀환을 고했다. 그리고 나서도 행각의 피로를 조금도 보이지 않고 바로 법당에 올라 환호하는 군중을 앞에 하고 귀사 제일회의 설법을 베풀었다. 법당은 입추의 여지도 없이 만좌를 이루었고 앞뜰까지 군중이 가득 차 있는데 대사의 말씀을 한마디도 빠뜨림없이 들으려고 모두가 귀를 기울여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대사는 행각도중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일과 사적(事蹟)에 대해 들려 주면서 쉽게 풀어 불도 법리를 넣어 설명하였다. 군중은 손에 땀을 쥐고 감동으로 몸을 떨면서 시종일관 열심히 듣고 있었다. 대사의 설법이 끝나자 보모와 영련이 교대로 대사득도의 양상과 정병수여(淨甁授與)의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군중들은 진심으로 불타의 자비에 감사함과 동시에 정병(淨甁)에 물이 솟아올라 양류발아(楊柳發牙)가 되도록 기원하였다.
그러나 반면에 만일 양류발아(楊柳發牙)의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대로 대사와 이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외로움이 교차하게 되어 착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하루하루 지남에 따라 대사 귀사의 소식과 아울러 득도의 사실도 나라안에 널리 전해져서 온 백성들은 갈수록 대사에 대한 존경과 숭배의 사념을 높여가게 되었다.
(筆者註 : 이 백옥정병(白玉淨甁)은 현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관음보살상(觀音菩薩象) 좌수(左手)에 들려있는 물병으로 이상(以上)의 고사(故事)가 그 연기(緣起)이다.)
출전 : 大聖 관세음보살일대기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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