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875-17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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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사국(金菩闍國)[팔리어로는 Ka oja라고 함. 인도 16대국 가운데 하나로서 의역하여 가애(可愛)라고 함. 인더스 강 서쪽에 위치한 나라로 원래는 과일 열매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임. 그 나라 사람들의 얼굴이 과일 열매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이렇게 불려지게 되었고, 유난히 미녀(美女)들이 많았다고 함. 지금은 대략 아프가니스탄 지방으로 추정됨.] 에 있는 수백 명의 여자들은 갖가지 묘한 보배와 영락으로 잘 꾸몄네. 비록 그들을 남에게 준다 해도 부처님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그 공덕에 비하면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장자여, 어서 앞으로 나아가 저와 같이 뛰어난 이익을 얻어야 한다. 다시 되돌아갈 일이 아니다. 그 때 급고독 장자가 천신에게 물었다. 현자여, 당신은 누구십니까? 천신이 대답하였다. 나는 마두식건(摩頭息揵)이라는 큰 마나바(摩那婆)로서 옛날에 장자의 좋은 벗이었는데, 존자 사리불(舍利弗)과 대목건련(大目揵連)에게 믿고 존경하는 마음을 내어, 그 공덕의 인연으로 하늘에 태어나게 되었고 지금은 이 성문을 맡고 있다. 그래서 장자에게 '다만 앞으로 나아가고 부디 물러나 되돌아가지 말라. 앞으로 나아가면 이익을 얻을 것이니 다시 되돌아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자 급고독 장자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심은 작은 일이 아니다. 그리고 바른 법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또한 작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천신은 내게 앞으로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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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고 권한 것이다. 나는 어서 가서 세존을 뵈어야겠다.' 그리고 급고독 장자는 곧 그 광명을 따라 한림의 묘지로 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방에서 나와 한데를 거닐고 계셨다. 급고독 장자는 멀리 부처님이 보이자, 곧 그 앞으로 나아가 속인의 예법대로 공손히 안부를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십니까? 기거하심이 편안하십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바라문이여, 열반은 언제나 안락하나니 애욕에 물들지 않고 해탈해 영원히 남음이 없다. 일체의 희망을 끊고 마음의 불길을 억눌렀으니 마음은 이제 고요히 쉬게 되어 편안하고 아늑하게 잘 수 있노라.
그 때 세존께서는 급고독 장자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아,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모은 뒤에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셨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모든 법은 무상한 것이라는 것과, 보시라는 복된 일과, 계를 잘 지키는 복된 일과, 하늘에 태어나게 하는 복된 일에 대한 것과, 탐욕의 맛·탐욕의 근심·탐욕에서 벗어남과 멀리 여읨이라는 복된 일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급고독 장자는 법을 듣고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에 들어가고 법을 알아 모든 의혹에서 벗어났고, 남의 믿음을 의지하지 않고 남의 제도에 힘입지 않고 바른 법과 계에 들어가, 마음에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단정하게 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린 다음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구제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구제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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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선서시여, 저는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하여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부디 저를 증명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 급고독 장자에게 물으셨다. 그대 이름이 무엇인가?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제 이름은 수달다(須達多)이며, 늘 고독하고 빈곤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해 준다고 하여, 요새 사람들은 저를 급고독(給孤獨)이라 부릅니다. 세존께서는 다시 물으셨다. 그대의 집은 어디에 있는가?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구살라국 사람인데, 그 성의 이름은 사위성(舍衛城)이라고 합니다. 원하옵건대 부디 세존께서는 사위성으로 오십시오. 그러면 저는 마땅히 목숨이 다하도록 의복·음식·방·침구와 병에 따른 탕약을 모두 공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물으셨다. 사위성에 정사(精舍)가 있는가?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거기에 정사를 세워 여러 비구들이 오고 가면서 머물게 하라.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세존께서 사위성에 오시기만 한다면 저는 마땅히 정사와 승방(僧房)을 지어, 여러 비구들이 오고 가면서 머물게 하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들어주셨다. 장자는 불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들어주신 줄 알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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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 급고독생천경(給孤獨生天經)[이 경은 『별역잡아함경』 제9권 27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급고독 장자가 병으로 목숨을 마친 뒤에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서 도솔천 천자가 되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여기에 오래 머물지 말고 당장 가서 세존을 뵈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도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급고독 천자는 몸에서 광명을 뿜어내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리고 급고독 천자는 게송으로 말했다. 이 기환림(祇桓林)에 선인승(仙人僧)[팔리어로는 isisa gha라고 함. 여기서 선인은 부처님을 가리킴.] 들 살고 여러 왕들 역시 이곳에 머무니 내 기쁜 마음은 더욱 더하네. 깊은 믿음과 깨끗한 계의 업과 지혜로 훌륭한 삶을 사는 것 이로써 모든 중생 청정해지나니 그것은 족성이나 재물 때문이 아니라네. 큰 지혜 있는 사리불은 바른 생각으로 언제나 고요하며 한가로이 살면서 멀리 여의기를 닦으니 청정한 업을 처음 닦는 이들의 좋은 벗이네. 이 게송을 말해 마치고 나서 이내 사라지고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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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 그 밤이 지나자 스님대중들에게 나아가, 니사단(尼師壇)을 펴고 대중들 앞에 앉아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젯밤에 얼굴이 아주 잘생긴 어떤 천자가 나를 찾아와서 내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게송으로 말했다. 이 기환림에 선인승들 살고 여러 왕들 역시 이곳에 머무니 내 기쁜 마음은 더욱 더하네. 깊은 믿음과 깨끗한 계의 업과 지혜로 훌륭한 삶을 사는 것 이로써 모든 중생 청정해지나니 그것은 족성이나 재물 때문이 아니라네. 큰 지혜 있는 사리불은 바른 생각으로 언제나 고요하며 한가로이 살면서 멀리 여의기를 닦으니 청정한 업을 처음 닦는 이들의 좋은 벗이네. 그 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의 말씀을 제가 이해하기로는 어젯밤에 급고독 장자가 저 천상에 태어난 뒤에 세존을 찾아와 뵙고 나서, 저 급고독 장자가 존자 사리불을 지극히 존경하여 한 말일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아난아, 급고독 장자가 저 천상에 태어난 뒤에, 나를 보러 온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사리불에 대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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