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865-17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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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589. 나타국경(羅吒國經)[이 경은 『별역잡아함경』 제9권 스물세 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나서 한쪽에 물러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은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뢰타반제(賴吒槃提)라는 나라에 여러 상인들이 있는데 큰 부자로 재보(財寶)가 풍족하건만 저마다 부자 되기를 다투어 갖은 방법으로 재물과 이익을 욕심내니 그것은 마치 타오르는 불길 같네. 이렇게 다투고 겨루는 마음에서 탐욕으로 언제나 휘몰아 다니나니 어떻게 하면 그 탐욕 끊어 이 세상 고달픔을 쉬게 할 수 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집이 없고 아내와 자식과 재물까지 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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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 성냄 · 어리석음의 욕심을 여읜 저 아라한은 모든 번뇌 다 끊고 바른 지혜로 마음이 해탈하여 애욕도 다하고 방편도 쉬었다네. 그 때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590. 상인경(商人經)[이 경은 『별역잡아함경』 제9권 스물네 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어느 때 구살라국(拘薩羅國)에 많은 상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5백 대의 수레에 나누어 타고 장사하러 함께 가다가 넓은 벌판에 이르렀다. 그 벌판에는 5백 명의 도둑 떼가 그들의 뒤를 쫓아 따라가면서, 틈을 보아 도둑질을 하려 하였다. 그 때 그 벌판에 어떤 천신 하나가 길가에 서 있었는데 그 천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당장 저 구살라국의 모든 상인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이치를 물어보리라. 만일 저 상인들이 내 물음을 기뻐하고 또 그것을 해설해주면 나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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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히 방편으로 그들을 도둑들의 곤경에서 벗어나 안온하게 해줄 것이요, 만일 내 물음을 반가워하지 않으면, 마땅히 다른 천신들처럼 그들을 내버려두리라.' 그 천신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몸에서 광명을 놓아 상인들의 수레가 모여있는 곳을 두루 비추면서 게송으로 말했다. 누가 깨어 있는 이와 비교하면 잠자는 이이며 누가 잠자는 이와 비교하면 깨어 있는 이인가? 누가 이 이치를 알 수 있으며 누가 나를 위해 설명할 수 있는가? 그 때 그 상인들 가운데 어떤 우바새(優婆塞)가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믿고 법을 믿고 비구 스님을 믿어, 일심으로 부처님 · 법 · 승가 대중을 향했고, 부처님 · 법 · 승가 대중에 귀의하는 자였다. 그래서 부처님에 대해 의심이 없고, 법과 승가 대중에 대해 의심이 없으며, 괴로움[苦] · 괴로움의 발생[集] · 괴로움의 소멸[滅] ·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한 의심을 여의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제일가는 무간등(無間等)의 과위를 얻은 자였다. 그런 그가 여러 상인들과 함께 길동무가 되어 상인들 속에 머물고 있었다. 그 우바새는 새벽에 단정히 앉아 깊이 사색하면서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12인연을 거꾸로 관찰하고 순차적으로 관찰하곤 하였다. '이른바 이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있는 것이고, 이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일이 일어나는 것이니, 즉 무명(無明)으로 말미암아 행(行)이 있고, 행으로 말미암아 식(識)이 있고, 식으로 말미암아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으로 말미암아 6입처(入處)가 있고, 6입처로 말미암아 접촉[觸]이 있고, 접촉으로 말미암아 느낌[受]이 있고, 느낌으로 말미암아 애욕[愛]이 있고, 애욕으로 말미암아 취함[取]이 있고, 취함으로 말미암아 존재[有]가 있고, 존재로 말미암아 태어남[生]이 있고, 태어남으로 말미암아 늙음[老] · 죽음[死] · 걱정[優] · 슬픔[悲] · 번민[惱] · 괴로움[苦]이 있으니, 이리하여 순수한 큰 고통의 무더기가 발생하는[集] 것이다. 이와 같아서 무명이 멸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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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며,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입처가 멸하며, 6입처가 멸하면 접촉이 멸하고, 접촉이 멸하면 느낌이 멸하며, 느낌이 멸하면 애욕이 멸하고, 애욕이 멸하면 취함이 멸하며, 취함이 멸하면 존재가 멸하고, 존재가 멸하면 태어남이 멸하며, 태어남이 멸하면 늙음 · 죽음 · 걱정 · 슬픔 · 번민 · 괴로움이 멸한다. 이리하여 순수한 큰 고통의 무더기가 소멸하는[滅] 것이다.' 그 때 그 우바새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깨어 있는 이와 비교하면 잠자는 이이고 나는 잠자는 이와 비교하면 깨어 있는 이라네. 나는 이 이치를 잘 알고 있고 능히 남을 위해 설명할 수 있다네. 그 때 그 천신이 우바새에게 물었다. 왜, 깨어 있는 이와 비교하면 잠자는 이라 하고 왜, 잠자는 이와 비교하면 깨어있는 이라 하는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고 어떻게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 그 때 우바새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욕심을 여의고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바른 지혜로 마음이 해탈하였으니 그가 곧 깨어 있는 사람이고 나는 그와 비교하면 잠자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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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생기는 원인과 고통을 발생시키는 인연과 이 일체의 고통을 남김없이 다 없앤 것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또 고통 없는 곳으로 평등하게 나아가는 바른 도를 알지 못한다면 이들이 바로 항상 잠자는 사람이니 나는 그들과 비교하면 깨어있는 사람이다. 이와 같이 깨어 있는 이와 비교해 잠자는 이라 하고 이와 같이 잠자는 이와 비교해 깨어있는 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그 이치 나는 잘 알아 이와 같이 그것을 설명할 수 있노라. 그 때 그 천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훌륭하다. 깨어 있는 이와 비교해 잔다고 함이여, 훌륭하다. 잠자는 이와 비교해 깨어있다고 함이여, 훌륭하다. 그 이치 잘 앎이여, 훌륭하다. 그것을 능히 설명함이여, 먼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제로서 함께 온 것 깨달았네. 그대의 은혜로운 힘으로 말미암아 저 여러 상인들이 도둑들의 환난을 모면하고 길을 따라 안락하게 갈 수 있게 하리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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