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靈鷲山) 54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드디어 교사라국을 경유하여 번가타(藩迦陀)라고 하는 마을로 가시어 잠시 그곳에 머무르셨다. 그 사이에 도를 닦는 규율과 준비에 대하여 세밀하게 가르침을 내리셨다. 그런데 이 고을에서 출생하여 출가자가 된 가섭파향다(迦葉波鄕多)는 이러한 세존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 출가자는 언제나 너무 세밀한 것까지 풀이한다'고 안절부절하면서 화가 나 있었다.
얼마 후에 세존은 번가타를 떠나 왕사성의 영취산에 올라가 체재하셨다. 가섭파향다는 세존이 떠나신 후에 곧 뉘우치며 참으로 괴로와했다.
"아아, 참으로 큰 잘못을 범했다. 세존이 도를 닦는 마음가짐에 대해 너무나 세밀하게 설하는 것을 듣기 거북하여 마음 속으로 안절부절한 것은 정말로 나의 큰 잘못이었다. 이제부터 세존 앞에 나아가 이 죄를 빌어야겠다."
가섭파향다는 급히 왕사성으로 향하여 세존이 계시는 영취산에 올라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전일 번가타에서 설하신 일에 대해 저는 불만을 느끼고 안절부절했습니다. 세존께서 떠나신 후 후회하는 마음 때문에 견딜 수 없어, 저는 세존 앞에 나아가 제가 범한 이 죄를 고하려고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후로는 다시 죄를 범하지 않겠사오니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법을 설하시어 그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고 그 죄를 용서해 주었다.
세존께서는 또 어느 날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제자들이여, 여기에 출가자로서 배워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즉 계(戒)와 정(定)과 혜(慧)이다. 당나귀(驢)가 소의 털 빛깔도 없고 소의 소리도 없고 소의 다리도 없으면서 많은 소의 뒤를 따라 가면서 '나도 소다'라고 하는 것처럼, 어떤 유의 제자는 제자들의 뒤를 따라와서 '나도 부처의 제자다'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제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은 계와 정과 혜를 배우려는 뜻이 없다. 그러므로 제자들이여, 너희들은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우리들은 계와 정과 혜를 배우는데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제자들이여, 농부가 수확하기 전에 해야 할 일 세 가지가 있다. 곧 첫째로 밭을 잘 갈아서 땅을 고른다. 적시(適時)에 씨를 뿌리고 적시에 물을 주고 또 배수(排水)를 하는 것이다. 이와 똑같이 나의 제자된 자도 깨닫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세 가지가 있다. 즉 계와 정과 혜 등의 삼학(三學)을 체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이와 같이 지향(志向)해야 한다. 우리들은 계와 정과 혜를 배우는데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자들이여, 그러나 그 농부에게는 '오늘은 그 곡식의 싹이 나오고 내일에는 이삭이 나오고, 모레는 여물으리라'고 하는 신력(神力)은 없다. 그 농부가 뿌린 씨앗은 적당한 계절의 변화로 인하여 싹이 나오고 이삭이 패어 여무는 것이다. 마치 그와 같이 제자에게도 오늘이나 내일이나 모레 중에 집착을 여의고 번뇌로부터 해탈한다는 신력(神力)은 없다. 계, 정, 혜를 배우고 있는 중에 점차 집착을 여의고 번뇌에서 해탈할 때가 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우리들은 계, 정, 혜를 배우는데 열심히 할 것'이며, 마음에 간직하여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제자들이여, 계학(戒學)이란 무엇인가? 제자가 계를 가지고 계에 의해 일신을 제어하여 선을 행하고 오관을 조복하며 작은 죄도 두려워하고 열심히 행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에 정학(定學)이란 무엇인가? 제자가 욕을 여의고 불선(不善)을 여의어 점차로 모든 선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또 혜학(慧學)이란 무엇인가? 제자가 이것은 번뇌이다, 이것은 번뇌의 적집이다, 이것은 번뇌의 멸이다, 이것은 번뇌의 멸에 이르는 도임을 확실히 알고 번뇌가 다하여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계, 정, 혜의 삼학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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