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발기국(跋耆國) 55

근와(槿瓦) 2014. 7. 16. 02:51

발기국(跋耆國) 55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그로부터 북쪽으로 향하여 항하를 건너 발기국에 들어가 항하의 언덕인 우트카라(炬衣)에 머무르셨다. 어느 때 항하의 물을 바라보면서 말씀하셨다.

"제자들이여, 일찌기 마갈타의 어리석은 목자가 우기의 마지막 달인 가을날, 물이 넘치고 있을 때에 항하의 양쪽 언덕을 살피지 않고 얕은 여울이 아닌 곳에서 북쪽 언덕을 향하여 많은 소를 끌고 간 일이 있었다. 그때 많은 소는 항하의 중류를 맴돌다 모두 빠져 죽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세계와 다른 세계를 알지 못하고, 마의 영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귀기울여야 할 사람 또는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는 영원한 불리 불행이 되리라.

제자들이여, 이에 반하여 영리한 목자가 같은 계절에 항하의 양쪽 언덕을 잘 살피고 얕은 여울을 찾아 북쪽 언덕으로 향하여 많은 소를 끌고 간 일이 있었다. 그는 처음에 그 많은 소 가운데에서 앞서가는 황소의 무리를 강물로 들여보냈다. 그 황소 떼가 항하의 물을 가로 질러 안전하게 건너편 언덕에 이르자 다음에는 힘이 센 암소와 길들인 암소를 건너게 했다. 그들도 항하의 물을 건너 안전하게 건너편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지막에 약한 송아지를 건너게 하였는데 그들도 항하의 물을 건너 안전하게 건너편 언덕에 이르렀다. 제자들이여, 그 송아지 중에는 갓난 것이 어미소 앞에 서서 코를 끙긍거리며 따르는 송아지도 있었는데, 그 송아지까지도 항하의 물을 잘 건너가 안전하게 건너편 언덕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오로지 그 영리한 목자가 모든 것을 살핀 후에 소를 끌어들여 건너게 했기 때문이다.

제자들이여, 그와 같이, 이 세계와 다른 세계를 잘 알고, 마의 영계(靈界)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귀를 기울일만한 사람,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는 영겁의 이익과 행복이 될 것이다.

제자들이여, 비유컨대, 그 많은 소 가운데 앞서 가는 황소가 항하의 물을 건너 안전하게 건너편 언덕에 이르도록 번뇌를 멸진(滅盡)하고 청정한 행을 이루어,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무거운 짐을 내려 자기의 목적을 완수하고 바른 지견을 얻어 각한 사람, 아라한(阿羅漢)은 마의 강물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피안에 도달할 것이다. 또 비유컨대, 힘이 센 암소와 길들인 암소가 항하의 물을 건너 안전하게 건너편 언덕에 도달하게끔 이 세간의 사람을 계박해 둔 다섯 가지의 번뇌를 멸진하고 천계에 태어나 그 세계에서 각에 들어 다시 이 세계에 돌아오지 않는 자, 불환과(不還果)는 마의 강물을 가로 질러 안전하게 건너편 언덕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또 비유컨대 암수 송아지가 이 항하를 건너 안전하게 피안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세 가지의 번뇌를 멸하고, 탐, 진, 치를 감하여 이 세계에 한번 되돌아와서 고뇌에서 구한 일래과(一來果)는 마의 강물을 건너 안전하게 피안에 도착할 것이다.

다음에 체력이 약한 송아지가 항하의 물을 건너 안전하게 피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세 가지의 번뇌를 멸하고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정각을 얻게끔 정해진 것(예류과 : 預流果)은 마의 강물을 건너 안전하게 피안에 도착할 것이다. 또 비유컨대, 어미 소의 앞에서 코를 끙끙거리고 울면서 좇는 어린 송아지가 항하의 물을 건너 안전하게 피안에 도착하는 것 같이 초심 수법행(隨法行)과 수신행(隨信行)의 제자도 마의 강물을 가로질러 안전하게 피안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제자들이여, 나는 이 세계와 다른 세계를 잘 알며 마의 세계도 잘 안다. 그러므로 나에게 귀를 기울일만한 사람,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영겁의 이익과 행복이 될 것이다."

세존은 항하의 언덕을 떠나 다시 북상(北上)하여 나제가(那提伽)의 기와집에서 머무르셨다. 그 즈음 아나율과 난제와 금비라(金毘羅)는 우각바라(牛角婆羅)의 숲속에 머물고 있었다. 세존은 어느 날 저녁, 선정에서 일어나 우각바라의 숲속으로 가셨는데, 이를 본 숲속의 원정(園丁)은 세존께 말씀을 올렸다.

"출가자여, 이 숲속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이곳에는 세 사람이 자제(自制)하며 정적에 들어 있으므로 그들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아나율은 뜻밖에 이 원정이 세존께 아뢰는 말을 듣고 말하였다.

"원정이여, 세존을 들어가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오신 분은 우리들의 스승이신 세존이시다."

아나율은 바로 난제와 금비라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벗이여, 세존께서 오셨다."

세 사람은 세존께 나아가, 한 사람은 세존의 의발을 받들고 한 사람은 자리를 준비하고 한 사람은 발 씻을 물을 준비했다. 세존은 발을 씻고 마련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은 세존께 절을 한 다음 그 옆에 앉았다. 세존께서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아나율이여, 너희들은 편안한가. 보시는 잘 받고 있는가. 음식을 얻는데 곤란은 없는가?"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편안하옵니다. 보시는 잘 지급 받고 음식을 얻는데 곤란하지 않습니다."

"아나율이여, 너희들은 서로 화합하여 싸우지 말고, 젖과 물처럼 조화되어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야 한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아나율이여, 너희들은 어떻게 서로 화합하고 있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동행자(同行者)와 함께 머물 수 있는 저는 행복합니다. 저는 표리(表裏)간에 모두 자비의 행으로써 이런 사람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는 이와 같이 생각하옵니다. '저는 자신의 마음을 버리고 이 사람들의 마음과 하나가 되자' 그래서 저는 자신의 마음을 버리고 이 사람들의 마음과 하나가 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몸은 비록 서로 다르나 마음은 하나입니다."

난제와 금비라도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와 같이 생각하옵니다. 이러한 동문자와 함께 머물 수 있는 저희들은 행복합니다. 저희들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표리간에 자행(恣行)으로써 섬기겠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마음을 버리고 친구의 마음과 하나가 되겠습니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아나율이여, 그러나 너희들은 열심히 근면하고 성실히 살고 있는가?"

"세존이시여,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아나율이여, 그것은 어떠한 모양인가?'

'세존이시여, 저희들 중에서 제일 먼저 탁발하여 돌아온 사람은 발 씻을 물과 음료수를 준비하고, 남은 음식을 다른 그릇에 담아서 준비해 둡니다. 뒤에 돌아온 사람은 그 음식의 나머지가 있을 경우, 만일 원한다면 먹을 것이고 원치 않는다면 풀이 없는 곳에 버리거나 생물이 없는 물에 쏟아 버립니다. 그리고 자리를 정돈하고 음료수를 처리하며, 그릇을 치우고 부엌을 청소합니다. 누구든지 양치물 병이나 음료수 병이나 또 변소에 갈 때 쓰는 물병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한 자는 거기에 물을 채웁니다. 만일에 그가 혼자서 할 수 없을 때에는 손짓으로 한 사람을 불러서 서로 힘을 합하여 처리합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닷새마다 밤새도록 법좌에 모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와 같이 열심히 근면하고 성실히 살고 있습니다."

"아나율이여, 착하도다, 착하도다. 그러나 아나율이여, 너희들은 이렇게 열심히 근면하고 성실히 살면서, 인간의 법을 초월한 청정하고 안락한 경계에 달해 있는가?"

"세존이시여, 그것이 없어서야 어찌하겠습니까. 저희들은 마음내키는 대로 욕을 여의고 불선을 여의고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모든 선정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저희들이 도달한, 인간의 법을 초월한 청정하고 안락한 경지입니다. 저희들은 이 안락한 경지보다도 더 위인, 수승한 다른 안락의 경지는 알지 못하옵니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아나율이여, 이 안락의 경지보다 더 위의 더욱 수승한 다른 안락의 경지는 없는 것이다."

세존께서는 흔연히 세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베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세 사람은 세존을 배웅하고 돌아와서 난제와 금비라가 아나율에게 이같이 말했다

"당신은 우리들 일을 세존 앞에서 '모든 번뇌가 다한 자'라고 말했는데, 우리들이 당신에게 그 같은 경지를 얻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두 분은 이와 같은 경지를 얻었다고는 말하지 않았으나, 나는 두 분의 마음을 마음으로써 알고 있어서 세존께 그와 같이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제가(提伽)라고 하는 사람이 그 숲속에 머물고 있었는데, 세존 앞에 나아가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발기의 백성들은 행복하옵니다. 부처님이 머물고 계실 뿐만 아니라, 또 아나율과 난제와 금비라 등의 세 사람이 머물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발기 백성들의 복이옵니다."

제가의 이 말은 신들까지 감동시킬 만큼 강하고 올바른 말이었다. 세존께서는 이를 가상히 여겨 말씀하셨다.

"제가여, 사실 그렇다. 제가여, 이 세 출가자의 가족들이 만일 신심(信心)을 가지고 이 세 사람을 억념(憶念)한다면, 그것은 그 가족들에게 영겁으로 이익과 복이 될 것이다. 제가여, 그 가족이 속한 단체, 마을, 읍, 시, 나라 또한 그와 같이 그곳에서 나서 출가를 한 이들 세 사람을 신심을 가지고 억념한다면 그것은 그 단체, 마을, 읍, 시, 나라에 영겁으로 이익과 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가여, 찰제리(刹帝利), 바라문, 비사(毘舍), 수다라(首陀羅)와 그 밖의 신이든 출가자든 간에, 이들 세 사람의 양가에게 영겁으로 이익과 행복이 된다. 제가여, 이들 세 사람의 양가의 아들이 어느 정도까지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이 되며, 또 세간의 애련(愛憐)과 이익을 위하여 인천(人天)의 이익과 행복으로 되는 경지에 달해 있는가를 보는 것이 좋다."

그 이후 세존께서는 잠시 비사리 성 밖의 큰 숲속에 있는 중각 강당에 체재하셨다. 아난도 물론 그 동반자들 중에 있었다.

리차족(離車族)의 아발야(阿跋耶)는 반니타구마라(般泥陀俱摩羅)와 함께 아난에게 나아가서 이와 같이 말했다.

"존자시여, 니건타(尼乾陀)는 일체지, 일체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니건타는 전에 범한 업을 멸하기 위해 고행을 멸하고 고뇌의 원인을 멸하기 위해 새로운 업을 짓지 않도록 명명하고 '업이 다하면 고(苦)가 다하고, 고가 다하면 감각이 다한다, 감각이 다하면 모든 고가 다한다. 이와 같이 이 번뇌의 열이 없는 청정한 고행에 의해 고비(苦悲)를 초월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존자시여, 세존께서는 이에 대해 무어라고 말씀하십니까?"

"아발야여, 지자이며 견자이신 세존은 중생을 청정하게 하고 한탄을 넘어서서 고뇌를 멸하기 위해 세 가지 번열(煩熱)이 없는 청정을 설하시었다. 그 세 가지란 무엇인가? 아발야여, 그것은 계를 지니고 계율에 의해 일신을 제어하고 선행을 행하며 오관을 조목하여 작은 죄도 두렵게 보고 열심히 행하는 것과, 이와 같이 계를 지니고 선정에 들어가 번뇌를 다하여 각을 시현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새로운 업을 짓지 않고 옛날의 업의 보(報)를 받으면서 이 번뇌의 열이 없는 청정에 의해 고비(苦悲)를 멸하는 것이다. 아발야여, 이것은 지자이며 견자이신 세존께서 사람들을 위해 설하신 세 가지 번뇌의 열이 없는 청정함이다."

이때 반니타구마라가 아발야에게 말했다.

"아발야여, 그대는 아난 존자가 미묘하게 설한 훌륭한 말씀을 기뻐하지 않는가?"

"벗이여, 어찌 존자가 미묘하게 설한 이 훌륭한 말씀을 기뻐하지 않을 리 있을 것이랴. 만일 그의 말씀을 기뻐하지 않는다면 그런 자의 머리가 둘로 갈라질 것이리라."

또 어느 때, 세존께서는 이 큰 숲속의 중각 강당에서 아난에게 가르쳤다.

"아난이여, 만일 네가 너의 친구나 친척 또는 혈연인 사람에게 동정을 갖는다면, 너는 세 가지로 가르쳐 향상하도록 해야 한다. 세 방면이란 무엇이냐 하면, 부처에 대한 불괴의 신심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신심과 승가에 대한 불괴의 신심이다. 곧 부처에 대해 부처의 각을 믿게 하고, 법에 대해 법의 가치를 믿게 하고, 승가에 대해 승가가 올바른 수행 단체이며 무상의 복전(福田)이라는 것을 믿게 해야 한다. 아난이여, 비록 이 세간의 어떤 것에 변화가 있더라도, 이 부처와 법과 승가의 삼보에 대한 불괴의 신심을 가진 제자에게는 변화가 없다. 변화라고 하면 이 삼보에 대한 불괴의 신심을 가진 자는 죽어서 악취(惡趣)에 떨어지는 일이 없다는 이것이 그 큰 변화이다. 아난이여, 만일 그대가 그대의 친구나 친척, 혈연이 되는 사람에게 동정한다면 그들에게 이 세 가지를 가르쳐 향상하도록 해야 한다."

또 어느 때, 아난은 세존에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유(有), 곧 존재를 말하건대, 이 유는 어떠한 것을 말하는 것이옵니까?"

"아난이여, 삼계에 일어나는 업이 없어도 삼계는 존재하게 될 것인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난이여, 업은 밭이다. 식(識)은 종자다. 갈애는 물이다. 무명에 장애가 되어 갈애에 계박되어 있는 사람이 미래에 존재를 취한다면, 다시 태어났을 때 삼계가 생하는 것이다. 아난이여, 유 곧 존재란 이와 같은 것이다."

또 어느 때, 세존께서는 아난을 부르셨다.

'아난이여, 모든 계행, 위의(威儀), 고행, 수행, 확신은 모두 선한 과보가 있을 것인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일률적으로 대답할 수는 없사옵니다. 이것을 실행하여 불선이 증장하고 선이 감소하는 따위의 계행, 위의, 고행, 수행, 확신은 선한 결과가 없사옵니다. 그것을 실행하여 선이 증장하고 불선이 감소하는 따위의 계행, 위의, 고행, 수행, 확신은 선한 결과가 있사옵니다."

세존께서는 아난의 말을 옳다고 받아들였다. 아난은 자기의 말이 스승의 뜻과 합치된 것을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을 배례하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물러났다. 아난이 물러가자 세존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들이여, 아난은 행을 닦는 사람 가운데에서 지혜에 있어서 그에 비견(比肩)할 자를 얻기 어렵다."

또 어느 때, 세존께서는 큰 숲속을 나와 고명한 상좌 제자, 곧 사리불, 목련, 대가섭, 아나율, 리바다, 아난 및 그 밖의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나제가 마을에 가까운 우각사라 숲속에 머무셨다.

목련은 저녁 때 선정에서 일어나 대가섭에게 가서

"벗이여, 이제부터 법을 듣기 위해 사리불에게 가지 않겠는가?'라고 권유하고, 다시 아나율을 권유하여 세 사람이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때 아난은 이것을 알고 리바다에게 가서

"리바다여, 저 사람들은 법을 듣기 위해 사리불에게 갔다. 우리들도 가보자."하면서 뒤를 따라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갔다.

사리불은 리바다와 아난이 멀리서 온 것을 알고 아난에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잘 왔다. 우각사라 숲속은 즐거운 곳이다. 어찌 기분 좋은 밤이 아닐손가. 사라수에는 열매가 맺고 꽃이 피었으며, 기이한 향기가 일대에 풍기고 있다. 아난이여, 어떠한 유의 제자가 이 우각사라 숲속에 다시 광휘(光輝)를 더하게 할까?"

'벗이여, 많이 듣고 바르게 기억하여 이 아름다운 부처님의 교법(敎法)을 마음에 쌓아 잘 깨달아서, 사람들을 위해 문구를 바르고 어긋나지 않게 하여, 그 번뇌를 멸하기 위해 설하려는 그 같은 사람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채를 더하게 할 것이다."

사리불은 다음에,

'리바다여, 아난은 자기의 의견으로써 이와 같이 설명했다. 지금 나는 그대에게 묻겠다. 어떠한 사람이 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채를 더할 것인가?"

'사리불이여, 나의 의견은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고 홀로 있는 것을 사랑하며, 안으로 마음을 신비롭게 하는데 힘쓰고 통찰하는 지견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채를 더할 것이다."

다음에 사리불은 아나율, 대가섭, 목련에게 차례로 같은 질문을 했다.

"벗들이여, 리바다는 자기의 의견으로 이와 같이 설명하였다. 지금 나는 차례로 그대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어떠한 자가 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할 것인가?'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벗이여, 육안이 미치지 못하는 청정한 천안(天眼)으로써 1천 세계를 바라본다. 비유컨대, 눈이 있는 자가 높은 다락에 올라가 1천 국토를 보듯이 육안이 미치지 못하는 청정한 천안으로써 1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가섭이 말앴다.

"벗이여, 스스로 숲속에 머물면서 숲속에 머무는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탁발하면서 탁발하는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누더기를 걸치고서 누더기를 걸친데 대한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삼의(三衣)를 가진 데에 그치면서 삼의를 찬양하고, 스스로 욕이 적으면서 욕이 적은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족함을 알아 족함을 아는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독거하여 그 독거의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용기있게 근면하여 그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군중을 멀리하여 군중을 멀리한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정(定)을 닦아 정을 닦는 덕을 찬양하고, 스스로 지혜를 증득하여 그 지혜를 찬양하고, 스스로 해탈 지견(知見)을 일으켜 해탈 지견을 일으키는 덕을 찬양한다. 사리불이여, 이와 같은 자가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하는 사람이다."

목련은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사리불이여, 여기에서 두 불제자가 법을 논의하는데 서로 묻고 답하며 물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논의의 방법은 법에 합당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하는 사람이다."

이런 답이 한차례 끝나고 다음에는 목련이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우리들은 남김없이 의견을 진술하였다. 지금 우리들은 그대에게 묻고자 한다. 사리불이여, 우각사라 숲속은 즐겁고 이 밤은 참으로 밝고 맑다. 사라수에는 열매가 맺고 꽃이 피고 기이한 향기가 일대에 풍기고 있다. 사리불이여, 어떠한 제자가 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할 것인가?"

"목련이여, 여기에 한 불제자가 있는데,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마음을 억제하려하나 마음을 억제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왕이나 왕의 가족들이 여러 가지 빛깔이 있는 의복으로 가득찬 옷상자를 가지고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자기 생각대로 빛깔 있는 옷을 꺼내어 입을 수 있는 것처럼, 자유롭게 마음을 억제하고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면 이런 사람이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하는 사람이다."

이와 같이 대답한 다음 사리불은 말하였다.

"벗이여, 우리는 모두 우리의 의견을 말했다. 이제부터 세존 앞으로 나아가서 이 뜻을 세존께 말씀드려 세존께서 가르치시는 대로 익히도록 하자."

그들은 세존 앞에 나아가자 사리불이 대표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늘 이 친구들이 저한테 법문을 들으러 찾아 왔었습니다. 저는 법우들에게 어떠한 유의 불제자가 이 사랑할만한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할 것인가를 제시하여, 각자가 의견을 말하고서 이제 세존께로 찾아온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의 의견 가운데 어느 것이 수승하옵니까?"

이리하여 사리불은 일일이 각자가 말한 의견을 다시 말씀드렸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모두 잘 했다. 이것은 각자가 득달(得達)한 바가 있고서 비로소 말할 수 있는 경지이다. 그러나 또한 이 같은 것도 우각사라 숲속의 광휘를 더한다고 하는 내 의견을 들어보는 게 좋다. 사리불이여, 여기에 나의 제자로서 식후에 바리때를 놓고 조용히 앉아서 몸도 마음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정하여 이르기를 '나의 마음이 집착을 여의고, 번뇌를 해탈하기 전에는 이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으리라'한다면, 사리불이여, 이 같은 자가 우각사라 숲속에 광휘를 더하는 자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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