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관세음보살전기-26

근와(槿瓦) 2016. 10. 31. 00:39

관세음보살전기-2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6. 노인, 대사에게 신아령(神鴉嶺)의 위험함을 말하다


지쳐 쓰러져 쉬고 있는 사이에 노인은 따뜻한 저녁을 마련하여 이들에게 대접했다. 식후 노인은 세사람을 돌아보면서

“먼 곳에서 오신 분들 같은데 어데서 오셨습니까?”하며 물었다. 대사는 넘어온 높은 산을 가리키며 넘어오게 된 사연을 말하고 내일은 수미산으로 가기위해 길을 떠나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이를 들은 노인은 놀란 얼굴로 세사람을 유심히 돌아보며 말했다.

“참으로 기적적인 일입니다. 잘도 무사히 오셨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은 모르고 넘어온 모양이나 저 산은 계수산(戒首山)이라 하며 호랑이와 늑대가 많기 때문에 도저히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입니다. 더구나 그 위에 산의 동굴에서 한밤을 지내셨다니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한데 비구니 스님들은 길을 잘못 드셨군요. 저 계수산(戒首山) 기슭에는 남북으로 갈라진 두 협곡이 있는데 남쪽 협곡은 험하나 그길을 돌아 가노라면 필경 큰 길이 나오게 됩니다. 그 길을 따라 곧바로 가면 수미산으로 가게 되는데 잘못 길을 들어 북쪽으로 왔기 때문에 수백리나 지나치게 길을 돌게 되어 버렸군요.”


세사람은 놀래었으나 대사는 무사히 높은 산을 넘게 된 것만도 미타불과 세존의 비호해 주신 덕택이라 생각하고 가슴에 손을 모아 진심으로 감사하는 것이었다.


영련은 낙담한 듯한 소리로 노인께 물었다.

“그럼 또 계수산에 되돌아 가지 않으면 수미산에 갈 수 없을까요?”

“여기에서도 갈 수는 있습니다. 이 부락에서 서남방에 통하는 도로가 있고 약 삼백리쯤 가면 신아령(神鴉嶺)이라는 산이 있어 이 산을 넘어서 바로 약 천리 정도 남쪽으로 나아가면 남동쪽으로 통하는 도로에 나서게 되오니 그 길로 나가 서면 수미산에 가게 됩니다.”


여기서 노인은 잠시 말을 끊고 긴장된 표정으로 세사람을 돌아보며

“그러나 이 신아령(神鴉嶺)이라는 곳이 문제입니다. 좀체로 용이하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면 이 산중에 삼천마리 이상의 대아새(大鴉=커다란 갈가마귀새의 한종류) 때가 큰 무리를 이루고 있는데 큰매(大鷹)보다 크고 성격도 영맹(獰猛)하여 육식을 즐기며 사람을 보면 습격하여 죽이고 만다 합니다. 이같은 대아새가 사람을 습격하게 된 원인은 먼 옛날 산록에 살고 있던 종족중에 대아새(큰 갈가마귀 형상임)를 천지신명처럼 모시는 미신이 있었는데 대아새에 고기나 물고기를 주어서 길흉을 점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점이란 매년의 제례에 어육을 주고 그날로 대아새가 먹어가면 그해는 대길(大吉)이라 하고 그 이튿날에 먹어가면 중길(中吉), 삼일 지나 먹어가면 대흉(大凶)이라 해서 그해는 한발, 홍수, 역병이 유행하며 큰 재난이 온다고 두려워 했다 합니다.


이같은 일로 큰갈가마귀에게 육식의 습관이 생겨 주리고 있을 때에는 사람을 마구 습격하게 되었다 합니다. 이와 같이 너무 위험한 곳이지만 계수산(戒首山)처럼 언제나 맹수가 살거나 길이 험악한 것은 아니고 한낮에는 대아새가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때맞추어 넘어가시면 괜찮을 것입니다. 길은 대강 백여리쯤 됩니다.”


여기까지 계속 설명하던 노인이 갑자기 뭐가 생각난 듯 무릎을 치며

“참 그렇군! 며칠 있으면 곧 제례날이옵니다. 그 때가 되면 대아새 무리가 어육을 먹으러 모여 들므로 그 시기를 틈타서 대아령을 넘으면 좋겠습니다. 그때까지 이 부락에 계시면 되겠습니다.”


보모는 대사의 기색을 살피면서 말했다.

“시일이 급하온데 다른 길은 없을는지요?”

“단 한군데 길이 있긴 하나 그곳은 더욱이 위험합니다. 맹수뿐이 아니고 악마, 요괴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위험을 자초말고 이곳에 며칠 기다리심이 좋을 것입니다.”


잠자코 듣기만 하던 대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어 말을 했다.

“여러가지로 각별하신 친절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만류하신 은덕은 감사히 여겨 잊지 않겠사오나 시일이 급박한 사정이 있어 내일은 신아령을 향해 떠나야 하겠습니다.”


정녕히 노인께 머리숙여 사의를 표하며 곁에 있는 두사람을 향해

“그대들은 두려운 마음을 내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은 출가한 사람들입니다. 불타께 바친 몸과 마음일진대 신아(神鴉)라는 대아새(大鴉)가 우리를 습격할 리가 없습니다. 잡념이나 망념에 잡히지 말고 나아갈 일입니다. 이제부터의 앞길에는 더욱 많은 간난신고가 있겠으나 불타를 믿고 진심으로 수행해 간다면 반드시 수미산에 가게 됩니다. 자! 원기를 내세요.”


세사람은 노인의 환대 덕분에 유쾌한 기분으로 내일의 무사를 기원하며 조용한 산가(山家)의 잠자리에 들었다.



출전 : 大聖 관세음보살일대기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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