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관세음보살전기-24

근와(槿瓦) 2016. 10. 29. 01:17

관세음보살전기-2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4. 대사, 보모와 영련을 데리고 수미산(須彌山)으로 떠나다


광음(光陰)은 흘러 대사가 금광명사에 진산(晋山)한 지도 어느덧 삼년을 넘게 되었다. 금광명사에 모인 재가 신자들은 삼년이나 대사의 감화를 받았기 때문에 불타의 대승종지를 잘 이해하여 깊은 신앙심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느 이른 봄날 저녁 대사가 좌행(坐行)을 하고 있는데 문득 누구인가의 대화가 귀에 들려왔다.

영대(靈臺)위의 연꽃은 피어있던가?”
피기는 피었으되 다만 한분의 보살이 부족한 채로야.”


대사는 색성(色聲)에 침범 당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물리치며 심신(心神)을 무아삼매 상태로 수습하려 하였다. 그러자 그의 심신(心神)은 한떨기의 반쯤 피어난 청결 무구의 백련꽃으로 바뀌고 백련의 위에는 차분히 앉은 보살의 법신이 눈을 가벼이 감은 듯 좌정에 들어있는 것이다.


잘 응시하며 그 보살을 보니 그것이 자기 자신과 중복되어 보임에 더욱 정신을 차려 잘 살펴보니 자신의 화신(化身)이 분명했다. 대사는 놀래어 두눈을 번쩍 떴다. 숭엄하고 거룩한 모습이 실로 선명하게도 보인 것이다.


이것은 도대체 어찌된 까닭인가. 지금까지 전연 이와 같은 현상을 본 일이 없으며 상상한 일도 없었다. 그런데 이는 도대체 마()의 경계인가 그렇지 않으면 식신(識神)의 현상인가. 아니면 무슨 계시(啓示)가 아닐까?


대사는 선방(禪房)에서 생각에 골몰하다가 돌연 섬광처럼 머릿속을 스치는 것이 있었다.이것은 수미산의 설련봉에 가서 구법하라는 계시에 틀림이 없다. 아름답고 순정 무구(純正無垢)한 백련, 신비장엄한 화신(化身), 이는 바로 시기가 성숙했음을 계시하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들자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희열을 느끼면서 아울러 강한 결의를 가슴속에 비장하는 것이었다.


이튿날 대사는 보모, 영련, 다리니, 사리니 네사람을 불러모으고 궁전의 화원에서 만난 노승의 계시에서부터 어제의 일에 이르기까지의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오랫동안 심원(心願)하던 수미산 구법의 시기가 이제야 이르렀습니다. 그대들과 함께 이곳에서 계속 수행해 왔으나 한동안 떨어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후의 일을 네분에게 부탁하오니 서로 공경하고 도우며 계속 수행을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네사람은 돌연한 대사의 말을 듣고 놀라며 소리를 높여 모두 같이 말했다.

소승들도 같이 데리고 가주십시오.”


어찌됐건 대사를 수행하여 가고 싶은 기분과 대사와 헤어지는 슬픔, 대사가 떠난다는 불안이 복잡하게 뒤엉켜 네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대사에게 매달리다싶이 수행하기를 애걸하는 것이었다.


대사는 눈을 감고 네사람의 열띤 애소를 듣고 있다가 잠깐 생각하며 강한 어조로

모두를 데리고 간다면 다음의 설법과 사원관리는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겠습니까? 중생에게 실망시키는 일은 행자의 할 일이 아닙니다. 여하간 같이 동행해야 한다면 보모와 영련과 동행하겠어요. 그러나 여자들만의 여행이므로 대단히 어려운 고난이 있음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다라니와 사리니는 삼년간 수련으로 상당한 진보가 보이므로 사원과 설법의 책임을 맡아보면서 잘 수행토록 해주십시오.”


다리니와 사리니는 대사의 말뜻을 잘 알긴 했으나 대사 구법여행을 수행하지 못함에 불만이 있는 표정을 보였다.


이를 본 대사는 조용히 그들을 타일렀다.

다리니, 사리니여! 모든 일이 다 중요한 일입니다. 대중에게 불도의 대승사상을 알려 참된 신앙으로 인도함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잘 마음잡아 있어 주세요. 나는 설련봉으로 정법과 백련을 구하러 떠납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으나 길게 보아 일년, 빠르면 반년내에 홍원(弘願)이 달성되리라 생각합니다. 그 일이 달성되면 곧 돌아오겠어요. 그때까지 그대 둘이서 사원도량을 지키며 일체사를 잘 처리해 주십시오. 그대들 두사람 선각에 의뢰하지 않으면 누구에 의뢰하겠습니까?”


대사의 강력한 요망에 두사람은 할 수없이 대사에 보모와 영련 두사람이 수행하므로 안심이라 생각하여 마음을 달리 정하고 승복하였다.


보모와 영련은 다라니와 사리니에게 업무일체를 인계하고 막중한 도량 책임에 대해 자세히 일러주고 간곡한 부탁을 하였다. 보모와 영련은 준비를 위해 각기 방으로 돌아오면서 대사의 이번 결행은 전생에 있어 그 최종목표에 도달하겠다는 대사의 결의와 긴장을 전신에 느꼈기에 함께 떠나게 된 기쁨보다도 대단한 고난이 닥쳐오게 될 것이라 여겨 각오를 더 한층 깊이하였다.


보모와 영련은 선방에 돌아와서 의복, 모자, 식량 등 여행에 소요되는 일체의 준비를 서둘렀다. 대사는 백작사 수행중 밤에 쉬지않고 삼아서 모아둔 짚신을 가지고 가도록 명하였다.


보모와 영련은 짚신무더기를 보며 대사가 일찍이 오늘의 결행을 위해 오랫동안 짚신을 준비해 온 것이라 생각하고 그 원대한 생각과 깊은 홍원에 새삼 감복했다.


준비된 두꺼운 황색포대(黃色包袋)속에 지고 갈 수 있을 만큼 잔뜩 집어 넣고 건반(乾飯)을 세사람이 각기 나누어 지고 가도록 하였다. 두사람은 백작사 수행 때부터 계속 대사가 고행하던 것을 돌이켜 생각하면서 정각득도의 구도심을 생각하니 감개무량하였다.


대사도 방안 깊숙이 보존했던 금연자색(金椽紫色)의 탁발(托鉢)을 꺼내어 탁상에 올려놓았다. 이것은 삼년전, 금광명사에 진산하던 날, 부왕이 주었던 단 한가지의 기념물이었다.


대사는 평생 이를 자신의 신변에 지참하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순일후(旬日後) 드디어 출발의 날이 오매 전사원의 니승들은 대사일행을 전송하기 위해 금광명사 앞뜰에 조용히 정연한 규범으로 열을 지어 서 있었는데 각자의 눈동자는 한동안의 이별이나마 그것이 못내 섭섭하여 눈물이 고여 있었다.


또한 이로부터의 고행난행을 생각하여 수많은 맹수와 가지가지의 장해를 생각하니 가녀린 여자몸으로 이 장도에 오르는 비장한 결의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야마산록의 신자들은 대사의 돌연한 모험에 경악하여 마지않았으나 그 사연은 익히 알고있는 터도 아니어서 다만 이른 아침부터 연도에 나와 향을 피우며 마음속으로대사님이시여! 부디 무사히 중생을 위해 구도 원만히 달성하시옵소서라고 기도하면서 무사귀환만을 미타존(彌陀尊)께 기원할 뿐이었다.


이별을 애석히 여겨 계속 따라오는 민중들을 겨우 타일러 보내며 대사는 보모와 영련을 대동하고 일로 수미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출전 : 大聖 관세음보살일대기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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