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관세음보살전기-21

근와(槿瓦) 2016. 10. 26. 01:04

관세음보살전기-2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1. 대사, 금광명사에서 설법회를 열다


그후 야마산록(耶摩山鹿)의 고요한 금광명사에서 대사는 전심수행에 매진할 수 있었다. 보모와 영련은 모두 대사를 따라 정식으로 불문에 귀의했으나 절일에 쫓겨 내공을 수련할 틈이 없었다.


대사의 입문이 널리 알려지자 대사의 덕을 숭모하여 날이 갈수록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다리니(多利尼)”라고 하는 상궁이 열사람의 궁녀를 데리고 입문을 청원하였고 재상 “아나라”의 막내딸 “사리니(舍利尼)”도 입문을 청원하여 왔다. 대사는 쾌히 이들을 맞이하여 그녀들은 제자가 되었다.


어느날 한사람의 창부가 세속의 죄를 참회하고자 구도생활을 청하며 입문을 원했다. 그녀의 과거를 싫어한 영련은 대사에게

“청정한 사원에 부정한 창녀를 영입한다면 절이 타락될 염려가 있사오니 이를 가려 입문을 사절하시옵소서.” 하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대사는 영련을 타이르며

“모든 죄를 회개하여 불문에 귀의코자 온 사람은 모두 깊은 불연(佛緣)이 있어요. 불법계는 광대무변이며 평등 홍익을 본지로 합니다. 과거의 일을 건드려 장래의 성취를 저해(阻害)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불타의 비구니로서 신통제일의 연화색(蓮華色) 비구니도 원래 죄많은 창녀였답니다. 불연이 있어 불법정각을 얻어 정과성취(正果成就)하였음은 잘 알려진 바입니다. 진심으로 도를 구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쁜 인연을 단절하게 됩니다. 쾌히 입문을 허락해 주시오.”


영련은 자기의 얕은 사려를 부끄러이 여겨 대사에게 깊이 사죄하였다. 이와 같이 금광명사는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어 수다한 사람들이 대사를 찾아 모여 들었다.


대사는 매월 삼, 육, 구일에 설법회를 가질 것을 결심하였다. 여태까지의 니승들의 수행방식을 살펴보건대 조석으로 자기들끼리만 경의(經意)의 참오(參悟)에 힘쓸 뿐 대중을 위한 법연을 베풀지 않았다. 이래서야 수행자로서 불타께서 설하신 대승의 오의(奧意)를 깊이 깨달을 수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좌선수행을 할 뿐으로는 영광의 휘도(靈光의 輝度), 법륜의 순전(順轉)에 부족한 데가 있으며 설법회를 개최함으로써 대중의 영기와 접할 수가 있어 일층 법연을 맺을 수 있게 되며 비구니들이나 대중들을 계몽케 되리라고 대사는 생각하였다. 삼, 육, 구일의 설법회에는 니승에 한하지 않고 재가 신도들도 포용하여 법장을 가득 메우게 되었다.


이들 여러 사람중에는 불교의 교리를 전혀 모르고 단지 호기심이나 혹은 과연 믿을 만한 신앙인가 하고 의심하는 자들도 많이 섞여 있었으나 대사의 설법에 어느 사이 감동이 되어 신심이 촉발하게 되었다. 대사의 감화력은 이와 같이 커서 이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원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마침내는 설법교장에 모두 수용할 수 없게 되었다.


대사는 곧 수림을 벌채 개척하여 법장(法場)을 넓게 만들고 대좌를 높이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올 수 있도록 하였다.


본래 불가에서는 출가자는 열군데서 공양을 받도록 되어 있으나 무슨 연고인지 대사는 이와 반대로 수없는 대중에게 계속 공양을 베풀었다. 멀리 온 군중들은 식사도 채 못하고 모여들고 있어서 대사는 이들의 공양을 위해 이른 아침 죽을 쑤어 공양했다. 대사가 청중에게 공양을 베풀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원의 주방과 창고에는 어느사이 무명의 농가나 유지로부터 수많은 곡식 가마니가 속속 들어와 쌓이기 시작했다.


흥림국은 농산물로 옥수수, 소맥, 쌀 등이 대량 산출되는 곳이어서 각지의 사람들이 자기 생산물로서 대사 선행에 일조나마 하고 싶다는 발심으로 희사 헌납해 오는 것이었다. 대군중들에 때마다 죽공양을 하기 위해 대사는 이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비구니들과 같이 괭이를 쥐고 밭을 개간하여 그 수확으로 생활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또한 대사의 생할은 심신일여(心身一如)로 일체 평등이어서 여타의 비구니와 전혀 다름이 없었다. 흥림국(興林國)은 서역국 중에서도 인도에 가까워 범문, 범어(梵文, 梵語 : 산스크리트語)를 국어로 삼아 쓰고 있었다.


사회제도 역시 인도와 다름이 없는 엄격한 계급차별이 실시되고 있었으나 대사의 일체무차별인 평등사상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과 충격을 주었다. 그런 고로 대사의 생활은 질박하기 그지 없었고 최저한도로서 지냈다. 선행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나 대사의 이와 같은 자비행이 알려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우치완매한 사람은 감화가 되고 의혹을 가진 자는 대사의 숭고한 마음에 감복되어 속속 불도에 귀의하는 자 수를 헤아릴 수 없게 되었다.


어느날 재상 아라나는 수행종복 한사람만 데리고 은밀히 설법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 마음 가운데는 사랑하는 딸 사리니(舍利尼)의 모습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금광명사의 여러 법당 중 죽림정사에 들게 되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어 법장을 가득히 메우는데 일찍온 사람들은 바닥에 멍석을 깔고 앉아 좌선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가 합장으로 경건한 인사를 나누고 아무런 개인 대화가 없이 정연한 가운데 진지한 표정으로 대사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본 “아나라”는 대사의 위덕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이윽고 대사가 여러 비구니들에 둘러싸여 법장에 들어서자 법장을 메운 모든 사람들이 합장배례를 올렸다. 간단한 의식이 끝나고 곧바로 대사의 법문이 시작되었다.


장내의 사람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고 대사의 좌우에는 사원의 모든 비구니가 나란히 앉아 마찬가지로 설법을 듣고 있었다. “아나라”는 그중에서 사리니를 발견하였다. 사리니의 엄숙한 표정에 법열(法悅)의 행복이 넘쳐있었다. “아나라”는 무엇보다도 대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대사의 성량은 아름답고 따뜻하여 모든 사람들을 부드럽게 감쌌다. 사람에 따른 무언가 각기 다른 마음의 갈증을 잘도 속속들이 집어내어 평등하게 감로법우로 적셔주는 것이다. 어느 때는 조용히 어느 때는 장중하게 일언일구 명료히 울리어, 듣는 자 천수선약(天水仙藥)을 마시고 천상낙경(天上樂境)에 감복된 듯 설법이 진행됨에 따라 장내는 열기와 흥분에 온통 쌓여버리는 것이었다. 눈물을 흘리며 경청하는 자, 입술을 깨물며 심각해지는 자, 희열에 넘쳐 눈빛이 반짝이는 자, 양손을 귀에 대고 한마디라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자, 법열에 들어 얼굴에 흰빛이 뚜렷한 자, 각자 여러 가지 모습이었으나 누구나 한결같이 진실로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듣고 있는 것이었다.아나라는 이야말로 거룩하고 훌륭하다고 마음으로 감탄 또 감탄하였다. 그 또한 알지 못하는 사이에 대사의 설법에 녹아들어 마음이 순결하고 청정(淸淨)해져 가는 것이었다. 설법후 “아나라”는 공정이나 복잡한 정무(政務)시에 느끼는 불안, 번뇌, 잡념이 완전히 불식(拂拭)되어 평안한 심경에 놓여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의 귀위주처(歸依住處)를 실감하여 얻게 된 노재상 아나라는 다음날 묘장왕 앞에 나아가 설법회 광경과 설법 내용에 대해 자신이 본바 그대로를 주상하고 나서 아울러 자신의 심경을 분명하게 묘장왕에게 표명했다.

“상감마마! 노신(老臣)은 이제 늙어 그만 물러날 때가 되었사옵나이다. 재상직을 사퇴하오니 너그러이 받아주시와 소신의 우행(愚行)을 반성할 기회를 주소서. 훌륭한 재상재목이 많다고 보아지옵니다. 물러난 후에는 대사의 허락을 받아 출가수행코저 하나이다.”


묘장왕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 되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출전 : 大聖 관세음보살일대기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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