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695-13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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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은 또 물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옛적에 사위성에 들어가시어 사리야(奢犁耶) 바라문촌을 두루 다니며 밥을 빌다가 빈 발우로 나오셨다' 하니, 이 일은 어찌된 것이옵니까?”
“선남자야, 나의 하는 일은 또한 후세 중생을 불쌍히 여겨 이런 일을 보였느니라. 미래에 중생으로 하여금 '여래께서는 한량없는 공덕을 갖추셨건만 오히려 빈 발우로 나오셨거늘 하물며 우리들과 그 밖의 사람이겠는가?'라고 알게 함이니라.
선남자야, 다시 말하기를 '이것은 마왕 파순이 바라문·장자·거사에게 권하여 그들로 하여금 여래께 공양하지 않도록 하였다'고 하나 그것도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선남자야, 마왕은 능히 장자에게 권하여 여래께 공양하지 못하게 할 힘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이 일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마왕은 능히 여래의 공양을 방해할 수 없는데 여래가 마왕에게 몰래 힘을 주어서 장자·바라문 등으로 하여금 공양하지 않도록 함이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이미 일체의 장애를 멸해 없애고 한량없는 모든 훌륭한 공덕을 성취하였나니, 능히 여래의 공양을 방해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느니라. 여래는 실로 업의 과보가 없건마는 저 중생으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기 위하여 이러한 방편 선교의 일을 나타내어 보이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만일 한 끼니를 끊으면 모든 성문 및 마왕 파순과 천룡팔부와 모든 천자들이 '권속들의 근심·걱정이 없게 하여지이다'하고 이러한 생각을 하느니라. 때문에 여래는 밤낮으로 이런 일을 나타내어 보이느니라. 한 생각이라도 좋지 못한 생각을 내게 하면 이것은 여래가 모든 중생의 인연을 끊어버림이니라. 앞에서 보인 것과 같이 위의 것도 또한 이러하니라. 미래세로 하여금 '여래께서 중생의 인연을 끊음도 오히려 이런 일이 있었거든 하물며 우리들과 그 밖의 사람이겠는가?'라고 알도록 함이니라. 이런 일을 나타낼 적에 7만 하늘 사람이 여래에게 청정한 마음을 일으켰느니라. 여래가 그 때에 그 마음을 알고 갖가지로 설법하자 그들이 법을 듣고는 법안의 깨끗함을 얻었느니라.
선남자야, 내가 후세를 관하기 때문에 이 일을 보였나니 여래는 이러한 업보가 있는 것이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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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구니 전자마나(旃遮摩那) 비손타리가 나무 발우를 배에 대고 세존을 비방하였다 하오니, 이 일은 어찌 된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것도 또한 그렇지 않느니라. 여래는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였기에 업보에 대한 걱정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은 여래의 위신력으로 능히 전자마나 비손타리를 한량없는 항하 모래처럼 많은 세계 밖으로 내던질 수 있었건만 이에 여래가 방편의 힘으로 업의 과보를 보였느니라. 나의 제자가 복이 엷은 까닭에 이미 집을 떠나서 나의 법 가운데 있다가 비방을 입은 까닭에 나의 법에서 물러가면서 여래의 가르침을 생각지 않고 이런 말을 할 것이니라.
'우리들이 이제 비방을 입은 까닭에 마땅히 부처님의 바른 법에 머물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이런 가르침을 듣고 '부처님 여래께서는 모든 청정하고 훌륭한 법[白法]을 갖추어 성취하시어 온갖 나쁜 짓을 없애 버리셨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러한 나쁜 대적이 있어서 비방을 입으셨거늘 하물며 우리들과 그 밖의 사람이겠는가?'라고 알고 다시는 물러가지 아니하며 도리어 범행을 닦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전자마나 비손타리가 나쁜 마음을 일으켰을 적에 부처의 힘으로 꿈에 열어 깨우쳐 주기를 '내가 실로 부처를 비방하였으니, 내가 만일 몸을 버리면 반드시 3악도에 떨어지리라'고 하였다. 선남자야, 여래는 만일 가히 방호할 것인 줄을 알면 반드시 방호하나니, 그러므로 이러한 일을 나타내어 보였느니라. 선남자야, 한 중생도 여래는 버리지 않으므로 이러한 일을 나타내어 보였느니라.”
그 때에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전에 비란다국(毘蘭多國)에 계실 적에 비란야 바라문의 청을 받으시고 보리를 잡수셨다는데 이 일은 어찌된 것이옵니까?”
“선남자야, 내가 또한 후세 중생을 불쌍히 여겨 여래는 바라문·거사가 청하여도 공양하지 않을 줄을 이미 알면서도 그 청을 받고는 그곳에서 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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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느니라. 왜냐하면 선남자야, 그 안거하던 곳에 5백 필의 말이 있었다. 그 말먹이 보리로 여러 스님 대중들에게 석 달 동안 베풀어 주었느니라. 선남자야, 그 말은 다 대보살로서 일찍이 덕의 씨앗을 심었건만 나쁜 벗을 만나서 악업을 지은 까닭에 축생 가운데 났느니라.
선남자야, 그 5백 필의 말에 말몰이[調馬者]가 있었다. 그는 일장(日藏)보살로서 원력으로 그곳에 났느니라. 선남자야, 일장보살이 5백 필의 말을 잘 권도하여 보리심을 내어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그곳에 났느니라. 선남자야, 잘 길들이는 주인의 힘으로 저 5백 필의 말이 모두 숙명을 생각하고 보리심을 얻어 도로 본심을 찾게 되었다. 선남자야, 여래가 그 5백 필의 말을 불쌍히 여겨 그 청을 받고 그곳에 안거할 적에 말몰이의 보리를 여래에게 주고, 5백 필의 말의 보리를 제자에게 주어 먹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 말몰이는 말의 음성으로 5백 필의 말을 다루어 모두 참회하여 발심하게 하고 다시 그 말로 하여금 3보를 존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곳에서 석 달을 지난 뒤에 저 5백 필의 말은 몸을 버리고 삼십삼천에 났느니라. 그들은 짐승으로서도 오히려 그런 이익을 얻었느니라. 여래는 그 때에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곳에서 5백 필의 말을 길들이던 자에게 여래는 수기하시기를 '장차 스스로 마음을 조복받는 연각의 도를 성취하리라'고 하였다. 선남자야, 세간에 가히 먹을 만한 물건을 여래가 먹고 미묘한 맛으로 변화시키지 않음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가령 여래가 흙덩어리·기와·돌 등을 먹을지라도 다 미묘한 맛으로 변화시키느니라. 선남자야, 여래의 먹는 것은 다 제일미로 변하여 세간이나 삼천대천세계에서 먹는 물건으로서는 비할 것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맛 가운데 제일미를 얻나니, 그것도 대장부 상호 가운데 하나이니라. 선남자야, 네가 이제 마땅히 이렇게 여래의 음식물은 다 미묘하여 비할 데 없는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아난 비구는 나를 불쌍히 여겨 이런 말을 하였다.
'어찌하여 여래는 전륜성왕의 집에 나서 왕위를 버리고 집을 나오셔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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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를 드시는가?'
여래는 아난의 마음을 알고 보리밥 하나를 주면서 '아난아, 너는 이것을 먹어 보아라. 이 맛은 어떠냐?'고 하였다. 아난이 먹어 보고는 이상한 생각을 내어서 나에게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왕가에 나서 성장하였사오나 일찍이 이러한 묘한 맛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선남자야, 아난 비구가 그 음식의 맛으로 심신이 안온하여 7일 동안 먹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일이기 때문에 여래는 업보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그러나 저 거사와 바라문은 '덕 있는 청정 비구를 청하여 공양하지 않은 것은 모든 비구가 청을 받고 그곳에 갔으나 공양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업보를 나타내어 보이었다'고 하려 함이니라.
선남자야, 너는 마땅히 여래의 신통력을 관할지니라. 저 바라문은 부처와 스님을 청하고 공양하지 않았으나, 여래는 그가 악도에 떨어지리라고 수기하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야, 부처와 같이 청을 받고 그곳에 안거한 5백 비구 가운데 40비구는 탐심이 많아 능히 부정행(不淨行)을 관하지 못하므로, 만일 뜻에 맞는 미묘한 음식을 얻으면 다 퇴전할 것이지만 말먹이 보리를 먹음으로써 욕심을 내지 아니하고 7일만에 다 아라한과를 얻었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교묘하게 중생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청을 받음은 그들을 제도하기 위함이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선교방편으로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비밀 교법을 나타내어 보이는 일을 성취하였나니 만일 이렇게 알면 여래의 비밀교를 잘 안다고 말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드러내고자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것은 차츰 들어가는 법문이요
저것은 단번에 말씀한 법문임을
잘 분별하여 알고 또한 속마음으로
보살의 시현을 교묘히 알아내어
선교방편으로 비밀교의를 알고
온갖 의혹됨 멀리 여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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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한 온갖 비밀한 뜻을
남김없이 그윽하게 알아 맞추리.
그 때에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연각승을 바라지 않는다 하는 것입니까?”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지옥·아귀·축생의 악도 가운데 있으며, 극히 무거운 고통을 받는 것을 형용하여 말할 수 없을지라도 마음으로 성문승·연각승을 구하지 아니하며, 또한 마음으로 자기만 해탈하기를 구함이 없고 적은 욕심이라도 생각지 아니하고 적은 일이라도 생각지도 않으며, 적은 욕심도 행하지도 아니하고 적은 일이라도 행하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저 선업(善業) 중생과 더불어 일을 같이 하지만 그러나 이 보살이 저 중생에게 잘 권하고 교화하여 그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법을 성취하므로 성문·연각의 보리(菩提)를 구하지 않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드러내고자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모든 중생을 교화하지만
마음으로 권태로움 내지 않고
저 위없는 부처님의 도에
굳건하여 물러남 없도다.
그 마음 움직일 수 없음이여,
마치 수미산왕과 같이
널리 자비심 닦아 행하여
2승(乘)의 도 구하지 않도다.
그 때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미 보살의 이러한 법 성취함을 말씀하시니 그러...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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