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685-13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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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이며, 온갖 법이 허공과 같나니 물듦이 없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적정하나니 체성이 물듦 없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때[垢]를 여의었나니 일체의 때를 여읜 까닭이며, 온갖 법이 길이 적멸하나니 본래 번뇌가 없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색(色)이 없나니 볼 수가 없기 때문이며, 온갖 법이 마음[心]과 뜻[意]과 의식(意識)을 여의었나니 몸이 없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머무르고 멸함이 없나니 일체가 아리야(阿梨耶)인 까닭이며, 온갖 법이 구함이 없나니 이것과 저것의 친애함을 여읜 까닭이며, 온갖 법이 집착이 없나니 번뇌의 경계를 여읜 까닭이며, 온갖 법이 뱀과 같나니 방편 주술(呪術)의 힘이 없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파초와 같나니 내실이 없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 물거품과 같나니 체성이 힘이 없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바른 법을 관하는 행을 보살의 바른 법을 관하는 행이라 이름하느니라.”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드러내려고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온갖 법이 꼭두각시와 같나니 중생의 마음을 덮은 까닭이며 허망하기 마치 꿈과 같다네. 마땅히 이렇게 받아 지닐지니라. 물 속의 달, 거울 속 사람처럼 그림자와 형상으로 나타날 뿐 모든 법의 모양도 그러하거니 슬기로운 자 어찌 깨닫지 못하리.
“선남자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법을 관하고 법을 따르는 것인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물질[色]의 항상함이 없음을 관하고 물질을 없앰으로써 법계를 증득함이 아니라, 여실지(如實智)로써 법계 가운데서 온갖 법에 여실히 모든 법상을 깨달아 알고는 법계의 온갖 모양을 잘 알고 잘 닦는다고 말하는 자나, 닦는 자나, 기억하는 자는 저절로 법계의 행에 들어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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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느낌·생각·지어감·의식도 여실한 관으로써 바로 관찰하고는 의식을 없애지도 않고 의식을 피하여 여의지도 아니하고 법계를 증득하여 들어가서 법계의 모든 법을 여실한 지혜로써 여실히 증득하여 알며, 저 모든 법 가운데 모든 명자(名字)와 문자(文字)를 잘 말하고 잘 알고 잘 닦고 잘 기억하나니, 잘 알고 잘 닦고 잘 기억함으로써 저절로 이렇게 법계의 행에 들어가나니 항상함이 없음을 아는 것과 같이 괴로움[苦]·무아(無我)·깨끗하지 못함[不淨]에 대하여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물질이 항상함이 없음을 관하여 여실히 잘 알고, 저 물질 가운데 다시 공포의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물질이 허망에서 생긴 줄을 여실히 안 까닭이니라. 이와 같이 보살이 여실히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이 다 항상함이 없고 괴로움이며, 무아이고, 깨끗하지 못한 것임을 잘 알고서 의식 등에 다시 공포의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여실히 의식이 허망함을 안 까닭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여실히 잘 아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교묘한 요술쟁이나 요술쟁이의 제자가 가지가지의 네 가지 군사, 이른바 상병(象兵)·마병(馬兵)·거병(車兵)·보병(步兵)을 만들어 내면 슬기로운 자는 보고도 공포심을 내지 않나니, 왜냐하면 그것이 허망한 꼭두각시 놀음이며 사람을 속이기 위하여 나타내어 보인 것인 줄을 잘 알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이렇게 물질이 항상함이 없음을 관하고는 그 속에 공포의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여실히 물질이 허망에서 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니라. 보살이 이렇게 여실하게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이 다 항상함이 없는 줄을 알고는 곧 의식 가운데 공포심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여실히 허망에서 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니라. 보살이 이렇게 여실히 잘 아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이렇게 법을 관하고 법을 따르느니라.”
그 때에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이 물질의 항상함이 없음을 관하고 물질을 여의지 아니하고 법계를 설하며, 법계를 증득하고 법계를 배워 익혀서 온갖 법을 지혜의 힘으로 여실히 증득하여 아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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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세존께서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선남자야, 네가 묻기 때문에 내가 비유로 말하리라. 선남자야, 마치 세간에 슬기로운 사람이 어떤 독약을 가지고 혹 끓이고 볶거나 혹 다른 약과 혼합하여 이익을 위하여 남에게 팔되 자기는 먹지 않는 것과 같나니, 왜냐하면 그 사람이 생각하기를 '내 몸이 이 인연으로 목숨이 끊어지게 하지 않겠다'라고 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마음으로 열반을 따라 나아가고 마음으로 열반에 젖어 들어가며, 마음으로 열반에 흘러 들어가서 마음으로 열반을 취하여 얻기는 하지만, 그러나 보살마하살은 열반을 증득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 몸이 이 인연으로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한 까닭이니라.다시 선남자야, 내가 다시 비유로 말하리라.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불을 섬기는데 그는 불을 섬기므로 불을 소중히 여기어 잘 보호하느니라. 그러나 그는 '내가 불을 공양하고 소중히 여기고 찬탄하므로 그 손으로 불을 잡아 쥐겠다'라는 이런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그 사람은 생각하기를 '내가 불을 섬기는 인연으로 몸이 괴롭고 마음이 번민하지 않게 하리라'라고 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마음으로 열반을 따라 나아가고 마음으로 열반에 젖어 들어가며, 마음으로 열반에 흘러 들어가서 마음으로 열반을 취하여 얻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 보살은 열반을 증득하지 않나니, 왜냐하면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이 인연으로 보리의 지혜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리라'라고 한 까닭이니라.”
그 때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의 뜻을 이해한 바로는 보살은 마땅히 세간에 항상 머물러 있어야 될 것입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선남자야,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보살은 세간에 항상 머물러 있느니라.”“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이 세간에 머물러 있으면서 세간법에 물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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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이까?”“선남자야, 내가 너를 위하여 비유를 말하리라.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방편을 잘 알고는 모든 새와 짐승을 잡고 주력(呪力)으로써 모든 독사를 붙들어서 혹 입에 머금기도 하고 혹 몸에 문지르기도 하며 갖가지로 희롱하여도 끝내 뱀을 희롱한 인연으로 해독을 입지 않는 것과 같나니, 왜냐하면 교묘한 주술의 힘이 있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세간에 머물면서 세간법을 행하지만 좋고 훌륭한 큰 지혜 방편의 주술의 힘으로 모든 번뇌를 독약과 같이 희롱하고 독사와 같이 희롱할지라도 그 번뇌의 인연으로 보리에서는 물러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보살은 선교방편과 지혜의 힘을 성취한 까닭이니라.”“세존이시여, 매우 특별합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특별합니다. 선서(善逝)시여, 매우 난해합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난해합니다, 선서 세존이시여, 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비록 마음으로 열반에 향할지라도 열반을 증득하지 아니하며, 비록 세간에 있을지라도 세간법에 물들지 않으니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모든 보살에게 귀의하나이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러한 보살행을 듣고 환희심을 내면 그 사람은 과거에 모든 선근을 심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법문을 듣고 한 번 손가락 튕기는 사이라도 희유한 마음을 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 선남자와 선여인은 이미 모든 여래께서 수기하신 바가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법문을 성심껏 잘 들은 까닭입니다.”“선남자야,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이 법문을 말씀하실 적에 5백 비구가 무루심(無漏心)을 얻었다. 무루심을 얻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어 부처님께 합장하고서 세존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모든 보살은 선서께 마땅히 바로 공경할 것이요, 모든 보살들에게 예경할 것입니다.”“모든 비구여,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법을 관하고 법을 따름을 이름하여 보살의 법을 관하고 법을 따름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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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드러내고자 게송으로 거듭 말씀하셨다.
마땅히 크게 지혜로운 이에게 공경하며 크게 두려움 없는 이에게 공경하며 바른 법복 입은 이에게 공경하며 불자(佛子)에게 공경하라. 선교방편의 힘을 지닌 까닭이요 지혜의 선교를 갖춘 까닭으로 성문의 지위를 뛰어넘어서 보살의 큰 지혜를 지녀서라네. 5음(陰)이 본래부터 허망하여서 나고 멸함이 일정치 않은 까닭에 세간이 불타는 것을 보고는 그러므로 열반을 증득하지 않도다.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법을 관하고 법을 따름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교만과 큰 교만을 여읜 이라 하는가? 선남자야, 말한 바 교만이란 이런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내가 이제 지니고 있는 가문이며 족성이며 몸이며 갖가지 금·은·진보(珍寶)와 모든 보배 창고며, 상병·마병·거병·보병 등이 남 못지 않다.'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하면서 교만심을 일으킬 경우, 이것을 교만이라 말하느니라. 그로 인해 남에게 공경심을 내지 않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이 큰 교만인가? 선남자야, 만일 어떤 보살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니라. '오직 나만은 가문이나 족성이나 몸이나 금·은·보배 창고나 상병·마병·거병·보병 등이 남보다 더 낫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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