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690-13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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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까닭에 공경심을 내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큰 교만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러한 교만 및 큰 교만을 보살이 다 놓아버리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이렇게 교만을 여의고, 큰 교만을 여의느니라.”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드러내기 위하여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을 여의고 큰 교만도 여의고 언제나 자비심 행하여 그것으로 이 마음 잘 길러감으로 세상에서 게으르지 않느니라. 비록 밥을 빌어먹어도 이것도 보살의 큰 사업이로다. 법의 유익한 일을 모든 하늘이나 인간에게 말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비밀교를 잘 아는 것인가?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모든 경 가운데 숨겨져 있는 매우 깊고 그윽한 뜻을 여실히 잘 아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이 여래의 비밀교인가? 선남자야, 내가 성문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였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혹 아난에게 말하기를 '내가 등이 아프다'고 하였다면 그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모든 비구에게 말하기를 '내가 이제 늙고 피로하니 너희는 나를 위하여 시자를 구하도록 하라'고 하였다면 그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목건련[目連]에게 말하기를 '네가 가서 기바 의왕(耆婆醫王)에게 내가 병이 있으니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느냐고 물어 보아라'라고 하였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곳곳의 외도를 좇아 다니면서 논의하는 것을 내기하여 이겼다고 하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거타라(佉陀羅)라는 가시가 여래의 발을 찔렀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말하기를 '제바달다(提婆達多)는 나의 숙원(宿怨)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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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쫓아다니며 나의 틈을 찾는다'고 하였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옛날에 사위국(舍衛國)에 들어가서 사리야(奢犂耶) 바라문촌을 두루 돌며 밥을 빌었으나 빈 발우로 나왔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전자마나(旃遮摩那) 비손타리(毘孫陀梨)가 나무 발우를 배에 대고 여래를 비방하였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옛적에 비란다국(毘蘭多國)에 있을 때에 비란야 바라문의 청을 받고 석 달 동안 안거(安居)하면서 보리를 먹었다면 이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니라.”
그 때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아까 말씀하신 것을 어떻게 해석하리까?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모든 성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수기하셨습니까?”“선남자야, 내가 성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수기한 것은 성문도 불성(佛性)이 있기 때문이니라.” “세존이시여, 이 성문들은 모든 번뇌를 끊고 3유(有)를 여의어 생의 분[生分]이 이미 끊어졌거늘 불성이 있기 때문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셨다면 이 일은 어찌 된 것이옵니까?”“선남자야,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선남자야, 마치 관정전륜성왕(灌頂轉輪聖王)이 1천 아들이 갖추어 있다면 그 가장 맏이 되는 자에게 왕위를 맡기리라. 그러나 저 전륜성왕이 그 아들의 근성이 둔하므로 마땅히 처음 가르칠 것은 중간에 가르치고, 중간에 가르칠 것은 나중에 가르친다. 모든 공교(工巧)·주술(呪術) 등의 일을 가르친다. 그러나 이 왕자가 근성이 둔한 까닭에 마땅히 처음 배울 것을 중간에 배우고, 중간에 배울 것을 나중에 배우느니라.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전륜성왕의 아들이 이렇게 배웠다면 왕의 바른 아들이 아니라고 하겠느냐?”“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어찌 왕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선남자야, 보살마하살도 또한 그와 같이 근성이 둔하므로 마땅히 처음 배울 것을 중간에 배우고 중간에 배울 것을 나중에 배우게 하였느니라. 이렇게 중생의 5음을 관하고 모든 번뇌를 없애어서 번뇌가 없어진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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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성문이 이 인연으로 정각을 이룬다면 어찌 성문은 정각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하겠느냐?”“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일찍이 사람이나 하늘이나 마군·범천(梵天)이나 이들 무리 가운데서 성문은 정각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함을 보지 못하였나이다. 만일 이렇게 말한다면 그런 이치는 있을 수 없나이다. 다만 일천제(一闡提)만은 여기서 제외됩니다.”이 때 여래께서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선남자야,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선남자야, 근기가 예리한 보살이 제10지(地)에 머물러서 두 가지의 무아(無我)를 제외하고 도량에 앉는다고 하니, 제외하였기 때문에 앉았느냐, 제외하지 않고 앉았느냐?”“세존이시여, 이미 제외하였기 때문에 앉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미 제외하였기 때문에 앉았나이다, 선서시여.”“선남자야, 저 근기가 예리한 보살이 이 인연으로 어찌 정각을 이루지 못하겠느냐?”“이룰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룰 것입니다, 선서시여.”이 때 여래께서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선남자야, 이곳도 또한 그러하니라.”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은 다시 물었다.“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무슨 이유로 전에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등이 아프다'고 하였습니까?”“선남자야, 내가 후세를 관하고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이런 말을 하였나니, '내가 등이 아프다'고 함은 모든 병자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금강신(金剛身)인데도 오히려 등의 아픔이 있었거늘 하물며 우리와 그 밖의 사람들이겠는가?'라고 생각하도록 내가 이 말을 하였거늘 어리석은 사람들은 사실로 알고 '부처님께서도 병이 있고 등이 아픔이 계셨다'고 하나니 그것은 스스로 허물고 또한 남으로 하여금 헐뜯게 하는 것이니라.”여래께서 다시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전에 비구에게 '내가 이제 늙고 피로하니 네가 나를 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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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시자를 구하라'고 말하였는데, 선남자야,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또한 후세를 불쌍히 여겨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후세에 성문 제자가 늙고 피로하면 마땅히 시자를 들이도록 하기 위하여 '내가 이제 늙고 피로하니 시자를 구하라'는 이런 말을 하였나니, 미래세에 이것을 알고 퇴전심을 내지 않게 함이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진실인 줄 알고 '여래가 늙고 피로하여 시자를 두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것을 알아야만 하는가? 부처가 목건련에게 분부하여 기바 대의왕(耆婆大醫王)에게 가서 약 먹는 법을 묻게 하였나니, 선남자야, 이것 또한 후세를 불쌍히 여겨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성문들이 약을 먹어 지탱할 때에 그들은 응당 '부처님의 금강신으로도 오히려 약을 쓰셨거늘, 하물며 우리와 그 밖의 사람들이겠는가?'라고 나를 기억하도록 내가 '너는 기바 대의왕에게 가서 약 먹는 법을 묻도록 하라'고 이런 말을 하였는데,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것을 진실인 줄 알고 '여래의 몸도 병환이 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전에 목건련에게 일러서 기바에게 약을 묻자 기바는 할 말이 없어서 바로 대답하지 않고 오직 말하기를 '다만 타락(우유)을 드십시오, 타락을 드십시오'라고 할 뿐이었느니라. 이것은 여래가 업으로 받은 과보를 보이시어 제자들로 하여금 듣고 기억하여 물러나지 않게 함이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곳곳으로 니건자(尼乾子) 등 모든 외도들을 좇아 다니며 이론을 겨루어 이겼다 함은 어떤 일인가? 선남자야, 내가 후세를 관하고 중생을 불쌍히 여겨 이런 일을 하였나니, 저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 여래·정진(正眞)·정각(正覺)께서도 오히려 원한 가진 이들이 있었는데 하물며 우리와 그 밖의 사람들이겠는가?'라고 생각하도록 이런 말을 하였거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것을 사실로 알고 '부처님 여래께도 원한 가진 이들이 있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전륜성왕은 적은 복으로도 오히려 원한 가진 이들이 없거늘 하물며 여래의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성취함이겠느냐?
선남자야, '거타라(佉陀羅) 가시가 여래의 발을 찔렀다' 함은 어떤 일인가? 선남자야, 여래가 업의 과보를 나타내어 보여 미래세로 하여금 '여래는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셨는데도 업보가 있었거늘 하물며 우리와 그 밖의 사람들이겠는가?'라고 생각하도록 하여 이런 인연으로 그들로 하여금 나쁜 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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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게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것을 사실로 알고 거타라 가시가 여래의 발을 찔렀다 하느니라.”그 때 정무구보월왕광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제바달다는 이 부처님의 숙원(宿怨)으로 부처님의 틈을 찾았나이까?”“선남자야, 만일 제바달다 선지식이 없다면 끝내 여래가 한량없는 공덕을 갖추어 지님을 알지 못하게 되리라. 선남자야, 제바달다는 선지식으로서 나와 같이 겨루어 원적이 되므로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드러냈느니라. 선남자야, 제바달다 선지식이 아사세(阿闍世) 왕궁 안에 있으면서 왕에게 말하여 여래를 해치고자 왕으로 하여금 호재상왕(護財象王)을 시켜 여래를 해치려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코끼리를 보고 곧 조복시키므로 그 때에 한량없는 중생이 코끼리의 조복받음을 보고 기특한 생각을 내고 바른 믿음을 얻어 3보(寶)에 귀의하였나니, 곧 불보(佛寶)·법보(法寶)·승보(僧寶)를 말함이며 3보의 덕을 나타냄이니라.
선남자야, 이 일을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제바달다는 선지식으로서 오랫동안 따라 다니며 원적으로 나타내어 보이었다.'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것을 사실이라 생각하여 이렇게 말하느니라. '제바달다는 부처님을 해치려는 자이며 원적이다.'
선남자야, 과거 5백 세(世)에 나는 곳마다 제바달다는 이 선지식으로서 원적의 일을 보였나니, 다 이것은 보살들을 드러냄이요,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드러내기 위함이거늘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것을 사실이라 생각하여 '제바달다는 부처님을 해치려는 자이며 원적으로 그 악의 인연으로 3악도[三塗]에 떨어졌다'고 하나니, 이른바 지옥·아귀·축생의 모든 괴로운 곳이니라. 왜냐하면 선남자야, 제바달다 선지식은 한량없는 모든 수승한 공덕을 잘 닦고, 선근을 잘 닦아서 모든 부처님에 친근하며 공덕의 씨앗을 심어서 마음으로 대승을 향하고 대승에 따라 나아가 대승의 저 언덕을 향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깝건마는 선남자야, 그가 마음을 헐어서 짐짓 미래에 지옥·아귀·축생의 모든 악도 가운데 나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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