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은 두타행에 있다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성철대종사는 평소 제자들에게 역대 조사들의 다음과 같은 예화를 들면서 수도의 길을 교시하셨다.
대사조(四祖) 도신(道信)은 불법을 깨우치고 의발을 물려받은 후에도 60년 동안 눕지 않고 좌선으로 선정을 닦았다. 이 소문을 전해 들은 당(唐) 태종이 한번 만나고자 궁중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도신조사는 결코 궁중으로 가지 않고 여전히 정진만 했다. 당태종은 사신을 세 번이나 보냈다. 역시 도신조사는 응하지 않았다.
태종은 어명을 받지 않는다 하여 크게 성내어 사신에게 보검을 주며 이번에도 거역하면 목을 베어 오라고 했다.
사신은 도신조사에게 시퍼런 칼을 꺼내 보이며 따라가 줄 것을 말했다. 그런데 도신조사는 오히려 목을 길게 빼어 내 맡기되 추호도 두려운 빛이 없었다.
마침내 사신은 도신조사의 구도일념과 정진에 감복하여 죽이지 못하고 그 연유를 태종에게 아뢰니 태종이 듣고 크게 탄복하여 이 사실을 천하에 알리고 역사에 남겼다.
「부처님의 정법이 어찌하여 두타제일 가섭존자(頭陀第一 迦葉尊者)에게로 전했겠는가. 그것은 다름 아닌 부처님의 정법은 가장 많이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두타행 있는 곳에 정법이 있는 것이다.
열 두가지 두타행을 다 행하지는 못하더라도 두타행의 근본 정신만은 절대 잊어서는 수도인이 아니요, 불경에 있는 바처럼 불문의 대적이다.
의복은 항상 헤어진 것을 모아 몸가릴 정도면 족하다. 세상 사람과 같이 잘 먹고 잘 입으려면 출가하여 수도인이 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음식은 영양부족 안 될 정도, 거처는 풍우를 가려 병 안 날 정도로 취하여야지 조금이라도 사치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인과응보를 길이 믿어 시주의 물건은 비상과 같이 생각하여야 하고, 하루 먹는 밥 세 발우는 시주의 피땀의 결정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금생에 도를 깨우치지 못하면 어찌 무섭고 두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힘닿는 곳까지 스스로 노력해서 생활할 결심을 가져야지 시주인들 의지할 생각만 한다면 곧 지옥이다. 오직 영원한 자유를 위하여 정진에 또 정진만 있을 뿐, 어찌 세상에 명리를 생각하겠는가」
성철대종사는 불교의 정법은 두타행에 있음을 늘상 강조하고 본인 스스로도 산속에서 출가위승 이후 지금까지 정진만 할 뿐이다. 어느 해 대종사를 단 한번이라도 서울 여의도 광장으로 모셔서 국민들 앞에서 법어를 받고자 많은 사부대중이 진언했다. 이때 성철대종사는 백련암에서 파안미소하며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서울에 가는 것도 좋지만, 아니 가는 것도 더욱 좋지 않느냐」
무심한 세월이 역사가 될 때, 불교 역사가는 증언하리라.
「그분만은 조계종 종정으로서 끝까지 산속에서 두타행을 부르짖고, 행하며 도제양성에만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道成스님>
출전 : 큰빛 큰지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성철큰스님 말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장, 보살정신을 가지시오 (0) | 2014.07.09 |
---|---|
이불이 없는 선객 (0) | 2014.07.07 |
찾아야 할 자아 (0) | 2014.06.29 |
노동하지 않으면 밥먹지 말라 (0) | 2014.06.21 |
불전삼천배(佛前三千拜) (0) | 2014.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