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전삼천배(佛前三千拜)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성철스님을 찾아 뵈려면 부처님 앞에 삼천배를 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은 성철스님이 사람을 제접하는데 너무 까다롭지 않느냐, 도도하지 않느냐 하고 성철스님의 진의를 모르고, 노여움을 갖는 사람도 있고, 빈정대는 사람도 없지 않다.
불전삼천배에 대해서 곡해를 하는 사람 가운데는 수도승들도 적지 않다. 지금은 견해를 달리하고 있지만 10여년 전에는 스님들까지도 불전 삼천배의 진의를 모르고 곡해했다. 그런데 하물며 불법을 잘 모르는 속세인들이야 오죽 곡해를 하겠는가.
성철스님이 승속간에 삼천배를 권장하는 것은 첫째는 부처님과의 인연이요, 둘째는 참회요, 셋째는 청정한 마음으로 원력을 세우라는 대자대비한 깊은 뜻이 내재한 것이다.
「나를 애써 만나려 하지 말라. 저 법당에 복과 지혜가 구족한 삼계대도사이신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가. 먼저 부처님께 경배하고 깊은 불연을 맺는 것이 훌륭할 것이다.」
성철스님의 내밀한 대자대비한 마음을 아는 사람들은 노선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해 하고, 어느 하늘 어느
절 법당의 부처님 앞에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삼천배의 불연 작복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불전삼천배에 관한 예화 하나를 소개하겠다.
어느 해 겨울날, 50대 초반의 보살이 백련암을 찾아왔다. 그녀는 성철스님을 뵙자 먼저 걷잡을 수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외양상으로 보아도 가난한 시골 여자였다.
「큰스님, 저는 어떻게 살겠습니꺼.....」
성철스님은 좌선 자세로 앉아 자비롭게 미소하시며 따뜻이 위로했다.
「고생이 많지요? 사바 세계는 곧 고해 바다이니 고통이 있는 건 당연하지. 그러나 무슨 고통이 있습니까?」
그녀는 슬피 울다가 자신의 고통을 말했다.
그녀는 일찍 남편을 사별하고 혼자 살면서 두 딸과 외아들을 키우며 농사를 짓고 살았다.
그녀는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외아들을 훌륭히 키우기 위해 말과 소처럼 일하며 외아들을 법대에까지 보냈다. 그런데 아들이 웬지 성격이 날로 비뚤어져 사회에 대한 반발심만 가질 뿐 공부를 하려들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면학하여 가문을 빛내 달라고 눈물로 타일렀으나 아들은 도대체 우이독경이었다. 졸업이 다 된 지금에 와서는 날마다 술을 마시고 부랑자가 되다시피 되었다는 것이었다.
「큰스님, 우찌합니꺼. 지가 차라리 죽어 버리고 싶습니다. 구해 주시이소.....」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선정에 든 듯한 성철스님이 확신이 있는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 말대로 실행하겠오? 그러면 보살의 고통은 사라지고, 낙이 올 것이오.」
「큰 스님, 정말입니꺼? 지 자식이 본마음으로 돌아온다면 무슨 일이고 실행하겠습니다. 하교해 주이소.」
「오늘부터 부처님 전에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고 하루에 삼천배 씩하며 부처님께 소원을 기도하시오. 아들의 마음이 돌아올 때까지 삼천배씩 하는 거요. 아시겠오?」「하겠습니더. 무엇이고 아들을 위한다면 하겠습니더. 정말 삼천배를 날마다 하다 보면 아들의 마음이 변할낀가요?」
「물론, 물론. 걱정하지 마시오.」
그로부터 삼년이 채 못된 어느 봄날이었었다. 그 날의 어머니는 환희에 젖어 백련암을 찾아와 오체투지로 절하며 이번에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아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저간의 기쁜 소식을 뒤늦게 말씀드린다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어머니는 불전삼천배를 지성으로 날마다 하기 시작했다. 부처님, 부처님, 부처님 부디 지 아들을..... 어느 날 술에 취한 아들이 우연히 피곤하고 지쳐 잠자는 어머니의 두 무릎을 보았다. 어머니의 무릎은 피멍이 들고 껍질이 벗겨졌으며 피가 응고되어 있었다. 아들은 웬지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들은 이유를 모른 채 어머니가 가여워 생전 처음 걷잡을 수 없이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울면서 어머니를 흔들어 깨워 물었다.
「어머니, 대체 무릎이 웬일이십니까?」
어머니는 울고 있는 아들을 부여안고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마침내 아들은 어머니의 무릎이 왜 그토록 다쳤는지를 알았다.
「어머니, 어머니.....불효자식을 용서해 주세요.....」
아들은 다음날로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친구도 소용없고 오직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책과 씨름을 하는 것이었다.
그 아들은 얼마 전까지 서울 고법의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었으며,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늙은 어머니는 며느리를 앉혀 놓고, 또는 친구들에게 곧잘 이렇게 자랑했다.
「나는 부처님께 하루에 삼천배씩 열흘을 했다네.」
성철스님이 교시한「불전삼천배」를 통해 그녀는 부처님의 감응을 얻었던 것이다. <侍者室>
출전 : 큰빛 큰지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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