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큰스님 말씀

찾아야 할 자아

근와(槿瓦) 2014. 6. 29. 00:03

찾아야 할 자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마음은 불생불멸이기 때문에 물질인 육체는 죽지만 비물질인 마음은 죽지 않습니다. 꿈에도 보면 자기가 죽는 꿈을 꿀 적에 육체는 안 죽습니다. 드문 일이지만 꿈으로 영혼이 아주 나가 버리면 육체가 죽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마음이 나가서 몸으로 안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병 없이 자다가 죽는 사람은 꿈꾸다가 죽는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나는 안 죽는다는 것을 한번씩 생각해야 합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드러누우면서,

“나는 안 죽는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다. 물질도 허공도 아닌 마음이 곧 나니까, 나는 선도 악도 아니고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 나니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잠이 들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을 흔들기 전에도,

“나는 안 죽는다. 나는 죽을 도리가 없다. 나를 죽일 방법이 없다. 나는 영원불멸의 것이고 절대 자유다. 그런데, 육체를 나라고 해 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장사하고 농사짓고 정치하고 시집 장가 가고 하는 등은 다 꿈 가운데 하는 한 개의 일장춘몽입니다.

정말 할 일은 이 마음을 깨치는 일이고 그래야 할 일을 다 성공한 것입니다. 하느님 믿으랴, 부처님 믿으랴, 어떤 진리에 복종하라, 도에 순종하라, 원리를 따르라, 이래 가지고 목사 따라 가고, 중 따라 가고, 무당 따라 가고, 점장이 따라 가고 그러지만 이것은 다 인생의 길을 모르므로 남의 정신에 끌려가는 것이고, 구속된 어두운 생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은 오직 자기 마음을 깨치는 일입니다. 이 마음을 깨쳤을 때가 곧 부처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이 마음을 깨달아서 많은 중생들을 바로 이끌어 주고 복받게 해 주고 잘 살릴 수 있는 부처가 되고자 하는 것이며 우주를 다 마음대로 하자는 것입니다.

조그마한 나라가 하나 만들어 가지고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작은 소원이 아니라, 부처가 되어서 전 우주를 마음대로 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당을 대웅전이라 하는데 이 말은 영웅 가운데 제일 큰 영웅이란 말입니다.

야심 가운데 제일 큰 야심은 중이 되어 가지고 마음을 깨쳐 부처가 되겠다는 야심입니다. 그래서 그 좋은 술도 안 먹고, 고기도 안 먹고, 이성도 끊고, 오직 이 큰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만 매진하는 것입니다.

자아 완성을 위해서 술도 먹지 말고 고기도 먹지 말라, 거짓말도 하지 말라 그러는 것입니다. 부처님 명령을 잘 받들기 위해서 복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나를 위해서 하는 것뿐입니다.

우리도 어디까지나 유아독존적인 자기 자신을 위해서 닦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다같이 부처님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하도 녹슬고 때묻어서 아무 힘이 없으니,

“부처님, 나를 좀 도와 주십시오.”

하고 먼저 부처가 된 부처님에게 나를 좀 이끌어 달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을 하느님보다 훨씬 더 위대하게 믿고 복종하지만 이것은 한 분의 도반(道伴)으로 선배로 모시는 것이지 결코 신과 내가 영원히 동격(同格)이 될 수 없다는 현격주의(懸隔主義)의 절대신으로 믿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부처님을 절대신이라고 한다면 나도 절대신이 될 수 있다는 절대 평등의 원리입니다.

 

모택동, 김일성이 이런 사람들은 다 도둑입니다. 정치인도 다 도둑입니다. 종교가도 다 야심가입니다. 오직 불교는 무조건 복종하고 맹신하라는 그런 가르침이 아니고, 사람마다 자신이 부처님이 되고 전지전능자가 되게 하기 위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 마음자리를 깨치게 하자는 것입니다.

개도 소도 벌레도 개미도 다 평등하게 봅니다. 하느님도 공자도 중생도 다같이 평등한 이 마음자리에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부처님도 이 마음자리를 깨친 것뿐이니, 근본적으로 우리와 평등입니다.

다만 우리 중생은 몸을 나라고 해서 의식주 때문에 죄를 짓는 그런 버릇이 얼른 없어지지 않으니 이것이 문제이고 사고입니다.

그리하여 될 수 있는대로 좋은 것은 안 보려고 하고 안 먹으려고 하고, 어떻게든지 번뇌를 쉬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시는 망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미인이고 박색이고 보이기만 하면 눈을 아주 감아버리고 정신을 바짝 차리자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흔히 미인이 됐으면, 미인하고 친해 봤으면 하는 그런 망상을 하지만 이것은 큰 오산입니다. 미인 따라다니다가는 내 신세는 낭패입니다.

미남자 미녀들은 다 신세가 천박하고 풍파가 많습니다. 이 남자 저 남자 자꾸 채가려 하고, 이 여자 저 여자 자꾸 채가려고 하니 미남자나 미녀는 다 팔자가 더 셀 수 밖에 없습니다. 다 들어 주자니 동네 시아버지가 열 둘이고, 안 들어 주자니 원수가 많고 딱한 일입니다.

정말로 잘난 것은 우리 부처님 얼굴입니다. 존경은 할지언정 감히 사랑할 수 없고 업어갈 수 없습니다. 그냥 예쁘장하게 생긴 것은 뭇 남자, 뭇 여자의 놀림감밖에 안 됩니다.

일본서 미인 비구니(比丘尼 : 여자스님)한 사람이 도를 얻기 위해 자기 美를 불사른 실화가 있습니다.

이 비구니는 불법을 듣기 위해서 일본 국내의 선지식(善知識 : 道人)이란 선지식은 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법을 물어도 일러주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이 비구니는 혼자 생각하기를,

“나는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서 선지식님네까지 법을 안 가르쳐줄까? 일러줘 봐야 닳아 없어질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만나는 사람에게마다 신세타령을 했습니다.

어느 날, 이 말을 듣고 한 도인이 말하기를,

“그것도 모르겠느냐? 도인의 마음까지 흔들릴 정도로 네 얼굴이 너무 예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은 비구니는 불에다 인두를 벌겋게 달구어 가지고 자기 얼굴을 막 지졌습니다. 석 달을 이렇게 하고 나니 문둥이 얼굴 보다도 더 흉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법문을 청하면 누구나 잘 일러주어 비구니는 나중에 큰 도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깨쳐서 도인이 되고 나면 몸뚱이도 자유로 하고 생사도 자유로 합니다. 개도 소도 나무도 바윗돌도 될 수 있고 지구도 허공도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생사해탈(生死解脫)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급하고 가장 큰 문제는 우리 마음을 깨쳐 부처가 되어서 생사 자유를 얻는 일입니다. 그래도 온 중생을 제도해야 합니다.

 

출전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성철스님법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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