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아나율(阿那律) 46

근와(槿瓦) 2014. 6. 28. 00:08

아나율(阿那律) 46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발차국(跋蹉國)은 당시 아직 부처의 화도(化導)를 받지 못하였는데 차차 그 기근(機根)이 익어졌다. 도읍인 교상미에는 구사다(具師多), 굴굴타, 파아와리카라고 하는 세명의 장자가 서로 화목하게 교제하면서 함께 이교를 신봉하고 있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는 소문이 어디선지 이 나라에 전해지자, 이교의 스승들도 부처님을 뵙기 위해 사위성을 향해 길을 떠났는데, 장자들도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는 그 뒤를 좇았다. 그들은 그 날로 불교도가 되어 각각 정사를 세우고 세존을 자기들의 서울로 영접하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와서, 자기의 이름이 붙은 정사,즉 구사다 정사, 굴굴타 정사(鷄園寺), 파아와리카 정사를 짓고 세존을 맞이할 사자를 보냈다. 이에 세존은 남쪽의 항하를 건너서 교상미로 향하셨다. 그 도중에 발가(跋伽)의 슨스마아기리 시의 베에사카라아 숲속의 녹야원에 들어가 안거에 들어가셨다.

세존이 도착했다는 전갈이 곧 시민에게 널리 알려져, 대중들은 서로 이끌고 세존 앞으로 나아가서 설법을 들었다. 그 중에는 나쿠라의 아버지, 어머니로 불리는 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는 처음부터 세존의 신상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데, 설법을 듣고 더욱 깊이 믿어 한평생 변치 않는 신자가 될 것을 맹세했다. 이튿날 세존을 자택에 초대하여 식후에 나쿠라의 아버지가 세존께 말씀드렸다.

"저의 아내와는 어릴 때부터 친구로서 부부가 되었는데, 그 이후 마음의 한 구석에도 정조를 더럽힌 일은 없었습니다. 모쪼록 저 세상에서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법을 들려 주시기 원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신앙을 같이 하라. 계를 같이 하라. 보시하는 마음을 같이 하라. 그러면 내세에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가르쳤다. 세존은 후에 이 두 사람을 서로가 믿는 부부의 귀감이라고 칭찬하셨다.

이보다 앞서 아나율은 세존 앞에 나아가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가끔 천안으로써 여자가 사후에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데, 여자는 어찌하여 그와 같이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옵니까?"

"아나율이여, 여자는 세 가지 법을 갖추고 있으므로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여자는 아침에는 인색이라는 더러운 마음에 사로잡히고, 낮에는 질투하는 마음에 사로잡히며, 저녁에는 정욕에 마음이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아나율이여, 여자는 이 세 가지 법을 갖추고 있으므로 사후에 지옥으로 들어가느니라."

다른 때에 아나율은 사리불을 방문하여 이렇게 말씀드렸다.

"나의 벗 사리불이여, 지금 나는 맑은 천안으로 천의 세계를 내다볼 수 있다. 나의 정진은 흔들리지 않고 나의 바른 생각은 동요되지 않는다. 신체는 맑고 정직하며 마음은 어지럽지 않고 흩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마음은 집착을 여의지 못하고 번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사리불은,

"아나율이여, 그대가 '나는 맑은 천안으로 천세계(千世界)를 내다본다'고 하는 것은 만심이다. 나의 바른 생각은 부동이다' 등도 도거(掉擧)이다. 또 그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은 집착을 여의지 못하고 번뇌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 것은 회한이다. 만일 이들 세 가지 법을 여의고 열반의 세계로 마음을 옮긴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후로 아나율은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여의고 오로지 열반의 세계에 마음을 돌려 혼자 고요한 곳에 머물러 부지런히 법을 닦는데 힘썼다.

지금 세존이 베사카라 숲속에 계실 때에 아나율은 체에테의 파아치나완사 숲속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오후, 선정 중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법은 소욕의 법이지 대욕의 법은 아니다. 지족(知足)의 법이지 부지족의 법은 아니다. 원리(遠離)의 법이지 떼지어 한곳에 모이는 법은 아니다. 정진의 법이지 나태의 법은 아니다. 정념의 법이지 망념의 법은 아니다. 적정의 법이지 훤조(喧噪)의 법은 아니다. 지자(智者)의 법이지 우자의 법은 아니다'라고.

때에 세존은 아나율의 마음 속을 헤아리고, 장사가 팔을 뻗듯이 빨리 파아치나완사 숲속의 아나율 앞에 나타나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아나율이여, 그대는 지금 대인의 깨달음을 염하고 있었다. 아나율이여, 다음에 이 제8의 대인각(大人覺), 즉 '이 법은 논의를 농(弄)하지 않는 자의 법이고 논의를 농하는 자의 법은 아니다'라고 염하라. 그대가 이 8대인각을 염하는 한, 욕과 불선의 법을 여의고 욕의 원리에서 생기는 희락을 맛 보며 얼마 후 모든 선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아나율이여, 이 선정의 즐거움에만 뜻대로 들어간다면 비유컨대 그대에게는 분소의도 만족한 밑천이 되고 탁발한 음식도 환희의 씨앗이 되며, 수하(樹下)의 자리도 좋고, 풀의 침상도 즐거우며 병들면 부란약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러하니 아나율이여, 그대는 앞으로 올 안거에도 이 체에테의 파아치나완사 숲속에 머무는 것이 좋다."

"세존이시여, 잘 알겠습니다."

하고 아나율은 세존에게 대답하였다.

이리하여 아나율은 그 숲속에서 안거에 들어가 다만 근신하고 정진하여 얼마 후 각을 얻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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