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마나(戰遮摩那) 45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얼마 후 상카사에서 사위성으로 돌아가셨다. 모든 사람들의 세존에 대한 신심은 더욱 높아서 공양은 물과 같이 세존의 계단에 집중되었다.
이교도는 질투를 견디다 못하여 다시 여러 가지 모계를 꾸몄다.
전자라고 하는 바라문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이교(異敎)에 귀의한 자로 외도들은 이 전자마나를 이용하려고 하였다. 어느 날, 전자마나가 여느 때와 같이 외도의 사원에 참배했으나 외도의 스승들은 인사도 하지 않고 기분이 우울해져 있었다. 전자마나는 스승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은 자기가 아닌가 하여 두려워하면서 그 이유를 물었다. 외도는 말했다.
"현재 교답마가 도를 설하고 있기 때문에 날마다 우리들에게 귀의했던 자가 그리로 가 공양을 빼앗기고 있다. 만일 네 힘으로 교답마의 덕을 손상케 하여 사람들의 존경심을 끊을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다."라고 하자 전자마나는,
"저에게 그 일을 맡겨 주십시오." 라고 단언하고서 그 자리를 떠났다.
그 이후 매일 사위성과 기원 정사로 가는 길에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이 기원 정사에서 돌아올 즈음에 그녀는 정사로 향하였고, 사람들이 정사에 갈 즈음에는 그녀는 정사에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얼마 후에 그녀는 밤마다 숙박을 언제나 정사에 있는 향전에서 하는 것처럼 말하였다.
이런 상태로 몇 개월을 지낸 후 그녀의 배가 점점 불렀다. 그 태도는 산월이 임박한 부인의 모양과 같이 보이니 믿지 않는 사람도 의심을 품고 얼마간 떠들썩하였다. 그녀는 어느 날, 세존이 설법하는 회좌에 참석하여 한창 설법하는 중에 일어섰다.
"출가승이여, 당신은 대법을 사람들에게 설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나를 위해 산실은 짓지 않는가." 당신에게는 큰 시주가 많이 있다. 충분히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면서 어찌하여 그 결과를 두려워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일의 진위는 그대와 나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때 쥐 한 마리가 나타나 전자마나에게로 다가가서 그녀의 허리띠를 물어 끊자 갑자기 바람이 일어나서 옷을 날리니 허리에 찼던 나무 쟁반이 떨어졌다. 이에 모계가 발각되어 사람들이 꾸짖고 떠드는 사이에 전자마나는 정사를 도망쳐 나왔으나 얼마 못가서 대지가 갈라지면서 그녀를 삼켜 버렸다.
백의를 입은 유행자 손타리(孫陀利)도 또한 미인으로 소문이 나서 외도의 이용하는 바가 되었다. 외도는 그녀와 세존과 불미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소문을 퍼뜨리고 후에 사람을 시켜 그녀를 죽인 후 기원 정사의 쓰레기장에 던져 버렸다. 그러나 이 모계도 또한 탄로가 나서 모두 바사닉왕에 의해 엄한 형에 처해졌다. 이와 같이 세존의 기세와 위엄은 외도의 질투를 부채질하여 박해를 초래했으나, 빛은 차차 멀리 사방에 미치게 되었다.
세존은 잠시 기원 정사에 체재하며 제자들에게 설법하셨다.
"제자들이여, 여기에 세 가지 잘못된 견해가 있다. 어진 사람은 그 잘못을 확인하여 사람들이 이를 버리도록 힘쓴다. 만일 그 견해에 따라 확인해 가면 이 세상의 작업을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세 가지란 무엇이냐 하면 어떤 출가자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어떠한 괴로움이나 낙도, 불고불락도 모두 전생의 업에 의한다고 주장한다. 또 어떤 출가자는, 그것은 모두 자재천(自在天)의 창조를 인으로 한다고 한다. 또 어떤 자는 모름지기 인도 없고 연도 없다고 주장한다.
제자들이여, 이제 나는 무슨 일이나 모두 전생의 업에 의한다고 하는 의견을 품은 출가자에게 가서 그 이견이 진실한가를 물어 보고, 만일 그렇다면 이 세상에 살생이 있는 것도, 그 밖에 비범행(非梵行), 망어, 악구, 기어, 탐욕, 진에, 사견이 있는 것도 모두 전생의 인에 의한다고 해야 하겠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이 전생의 업에 의해 정해져 있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이것은 해야 한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희망도 노력도 할 것이 없게 된다. 이렇게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을 진실하게 알지 못하고 미혹하여 오관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정당한 출가라는 말을 부여할 수 없다. 제자들이여, 이것이 이런 따위의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비난이다.
제자들이여, 또 저 모든 자재천의 창조를 인으로 한다는 출가에 대해서는 나는 이렇게 말한다. '출가자들이여, 그렇다면 살생이 일어나는 것도 자재천의 창조가 인이 되고 사견(邪見)이 일어나는 것도 자재천의 창조가 인이 된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이 자재천의 창조에 의한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이것은 해야 한다든지 이것은 해서는 안 된다든지 하는 희망도 노력도 없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이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을 진실로 알지 못하고 미혹하여 오관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정당한 출가라고는 말할 수 없다.
제자들이여, 또 저 모든 인도 연도 없다고 주장하는 출가자들에게는 '그렇다면 출가자여, 살생하는 것에 인도 연도 없다든가 사견이 일어나는 것도 인도 연도 없듯이 모든 것에는 인연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이것은 해야 한다, 이것은 해서 안 된다고 하는 희망도 노력도 없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이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을 진실로 알지 못하고, 미혹하여 오관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정당한 출가자라는 말을 부여할 수 없다'고 하는 바이다.
제자들이여, 이런 따위의 의견을 가지고, 이런 따위의 일을 주장하는 출가자들이 나에 대한 비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제자들이여, 만일 추궁해 간다면 이것이 현세의 모든 작업을 부정하는 세 가지 잘못된 견해이며, 현명한 사람은 그 오류를 확인하여 사람들에게 버리게 하려 할 것이다.
제자들이여, 나는 이러한 잘못된 견해에 대하여 사제(四諦) 12인연의 법을 설하는 것이지만, 나의 설법은 진실로 마음이 있는 자는, 악설을 하고 더럽히고 비방하며 배척할 수 없을 것이다.
제자들이여, 나는 모든 괴로움도 낙도 불고 불락도 모두 인연에 의해서 생한다고 본다. 어떻게 인연에 의해 생하는가. 무명(無明)과 사랑에 의해 노사가 있고, 우, 비, 고, 뇌, 민이 생한다고 설하노라. 이것이 사성제의 집제(集諦)와 고제(苦諦)이다. 그러므로 무명과 애(愛)가 없어지면 거기에서 생하는 노, 사, 비, 고, 뇌, 민도 없어진다고 가르치노라. 이것이 도제(道諦)와 멸제(滅諦)이다.
제자들이여, 나의 이 법은 진실로 뜻이 있는 자라면 욕하고 더럽히고 비방하고 배척할 수 없는 것이다."
어느 때, 세존은 대중과 함께 교사라 나라를 유행하여 베나가보라(吠那伽補羅)라고 하는 바라문의 마을에 들어갔다. 베나가보라의 거사들은 이 소문을 듣고는 또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영예가 전해졌다. '저 세존은 세간의 공양을 받을만한 부처님으로, 인천의 대사이시다. 그는 이 모든 세간에 있어서 스스로 깨달아 처음도 끝도 훌륭한 법을 설하며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나타내신다. 이와 같은 부처님을 뵙는 것보다 더 선한 일은 없다'고 했다.
그리하여 베나가보라의 바라문 거사들은 세존 앞에 나아가서, 각각 경의를 표하고 한쪽에 앉자, 그 중의 화차향다 바라문이 세존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세존의 몸은 정적 속에 단정하오며 용자는 청정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빨갛게 익은 대추가 맑게 빛나는 것처럼, 염부단금(閻浮檀金)의 장식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세존은 맑게 빛나옵니다. 세존께서는 장엄하게 꾸며진 자리야말로 잘 어울리며 또 이러한 것은 세존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이와 같은 장엄한 좌석은 출가자에게는 얻기 어려운 것이다. 또 비록 얻을 수 있어도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바라문이여, 지금 내가 원하는 대로 즉시 얻어지는 세 개의 장엄한 자리가 있다. 그것은 하늘의 자리와 범(梵)의 자리와 성좌의 자리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장엄하고 화려한 자리는 내가 원하는 대로 얻어진 것이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어떤 것입니까?"
"바라문이여, 내가 마을이나 거리의 근처에 산다고 하자, 나는 아침 일찍부터 탁발하기 위해 마을이나 가리로 나가 음식을 얻어 갖고 숲속으로 돌아와 풀이나 나뭇잎을 모아놓고 그 위에 단좌하여 마음을 바르게 한다. 이리하여 욕을 여의고 악을 멀리 하여 모든 선정에 들어 괴로움도 낙도 기쁨도 근심도 없어진 청정한 마음을 음미한다. 나는 이와 같이 하여 걷는데도 머무는데도 앉는데도 눕는데도 청정한 마음을 음미한다. 나는 이와 같이 하여 걷는데도 머무는데도 앉는데도 눕는데도 하늘의 기쁨을 느낀다. 이것이 지금 내가 원하는 대로 얻을 수 있는 하늘의 엄하고 화려한 자리인 것이다.
다음으로 바라문이여, 지금 내가 마을이나 거리 근처에 머물고 있다고 하자. 나는 아침 일찍 탁발하기 위해 마을이나 거리로 나가 음식을 얻어 가지고 다시 숲속으로 돌아와 풀이나 나뭇잎을 모아놓고 그 위에 안좌하여 마음을 바르게 한다. 그리하여 자비심을 갖춘 마음으로서, 동, 서, 남, 북, 상하 사유(四維)의 모든 세계를 미움도 없고 원망도 없이 넓고 큰 자비심으로 두루 채운다. 비심(悲心), 희심(喜心), 사심(捨心)도 같은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이 가는데도 머무는데도 청정한 행복을 느낀다. 이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얻는다고 하는 범(梵)의 장엄하고 화려한 자리인 것이다.
또 다음으로 바라문이여, 지금 내가 마을이나 거리 근처에 머물고 있다고 하자. 나는 아침 탁발하기 위해 마을이나 거리로 나가, 탁발한 후에 숲속으로 돌아와 풀이나 나뭇잎을 모아놓고 그 위에 단좌하여 힘써 마음을 바르게 한다.
이리하여 나에게서 탐욕도 진에도 우치도 뿌리째 뽑혀져 다시는 싹트지 않게 되어, 미래에도 나지 않는 법을 얻었다는 것을 안다. 여기에 나는 언제나 성자의 기쁨을 느껴, 걷고 머물고 또 앉는데도 성자의 자리에 앉고, 눕는데도 성자의 자리에 눕는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지금 내가 원하는 대로 얻은 성자의 장엄하고 화려한 자리인 것이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훌륭한 말씀입니다. 이러한 자의 장엄한 자리는 세존을 제외하고는 누가 원한다고 얻을 수 있으리오."
또 언젠가 아난이 세존께 말씀을 드렸다.
"세존이시여, 바람 따라 흐르고 바람을 거슬려서는 흐르지 못하는 세 가지 향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나무뿌리의 향기와 나무심의 향기, 꽃의 향기입니다. 이 세 가지 향기는 바람에 따라 흐르고 바람에 거슬려서는 흐르지 않는데, 바람에 따라 흐르는 것과 같이 또 바람에 거슬러서 나아가는 향기가 있겠습니까?"
"아난이여, 그러한 향기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마을이나 거리에 남자나 여자가 있어, 부처와 법과 승가에 귀의하여 살생, 투도, 사음, 망어를 여의고, 술에 몹시 취하여 방일에 빠지는 일을 금하고, 몸에 계를 지니고 성품을 갖추어 더러운 탐욕을 여의는 마음으로써 항상 보시를 낙으로 삼는 사람은, 어느 곳의 출가자일지라도 칭찬을 받게 된다. 또 신들도 마차가지로 그 덕을 찬양한다.
아난이여, 이것이 바람에 따라 흐르는 것과 같이 또 바람에 거슬러 가는 향기다."
꽃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서 흐르지 않는다. 전단, 다가라, 마루리카의 향기도 그와 같다. 그러나 바른 사람의 향기는 바람에 거슬러서도 나아간다. 선한 사람의 그 향기를 사방에 펴지 않고 어쩌리.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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