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도리천상(忉利天上)의 설법 43

근와(槿瓦) 2014. 6. 22. 01:48

도리천상(忉利天上)의 설법 43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도리 천궁(天宮)은 때마침 여러 곳에서 모인 신들로 가득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발하시는 광명은 모든 세계를 비추어, 해도 달도 별도 그 빛을 감추고 모두 그의 광명 속으로 들어왔다. 그 밝은 광명은 모든 천계의 대중들을 떨게 하였다. 그때 문수 보살은 명을 받들고 마야 부인의 곁으로 가서 세존을 게로 칭송하였다.

석가족의 위대한 성자는 모든 지혜를 갖추어 세간에 천 개의 눈을 가진 신과 같구나.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오래 전부터 만나뵙기를 원했도다.

나를 나으신지 이레에 왕궁에 오셔서 이곳에 천계의 복을 받으시도다.

옛날에 은혜를 갚으려고 내가 지금 이곳을 찾아 법을 설하리라.

원컨대 어머님이시여, 삼보를 공경하여 참된 법을 받으소서.

이 게송을 듣자, 마야 부인의 가슴에서는 저절로 젖이 흘러 나오며 말씀하시기를,

"진정 나의 아들 실달다이시면 젖은 그의 입으로 들어가리라."

말이 끝나자마자 두 유방에서 젖이 백련화(白蓮華)처럼 솟구쳐 나와 세존의 입으로 들어갔다. 부인은 이것을 보고 기뻐하며, 천엽(千葉)의 연화가 밝은 태양의 빛을 받아 피듯이 밝은 표정으로 문수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부처의 어머니가 된 이래 오늘날까지 이 같은 기쁨과 즐거움을 만난 적은 없었다. 비유컨대, 심한 굶주림에 괴로와하던 자가 갑자기 맛 있는 음식을 대한 것만 같다."

이리하여 보살과 함께 세존이 있는 곳으로 갔다. 세존은 멀리서 어머니가 오시는 것을 보고 기쁨과 경모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온몸을 흔들면서 바삐 다가오는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지내신 것은 괴로움과 즐거움의 도였습니다. 이제부터는 깨달음의 도를 닦아서 영원히 고락의 세계에서 떠나 주십시오."

부인은 이 말씀을 들으시고 합장하며 머리를 숙여 일심으로 마음을 집중하여 모든 번뇌를 버리고 무릎을 꿇고 게송했다.

한없는 겁을 거듭하여 나의 젖을 먹고 망집을 여읜 부처님, 이제 득도하셨네. 은혜를 갚으려면 나의 삼독(三毒)의 뿌리를 끊으시라. 나는 지금 위대한 장부, 고마운 시자(施者)께 귀명(歸命)하리라.

위 없는 법왕, 뛰어난 복전이여,

원컨대 공덕의 싹을 길러 자비를 드리워, 속히 깨달음에 들게 하시라.

어머니의 선근은 이리하여 세존의 신통력으로 무르익어 모든 죄의 계박을 풀고 각에 들어가 길이 물러나지 않을 계 위에 들었다. 부인은 합장하며,

"세존이시여, 나는 이제 생사의 뇌옥에서 벗어나 각을 얻었습니다."라고 말씀하시자 모여 있던 대중들은 환성을 질렀다. 부인은 다시 말을 계속하여,

"비유컨대, 맹렬한 불에 달구어진 쇠에 닿은 자는 몸도 마음도 모두 타버리듯 생사를 윤회하면서 오랫동안 괴로움의 세계를 헤매었는데 이 고뇌가 모두 마음의 욕을 근본으로 하는 것을 알았으며, 욕에 타버린 것으로 질풍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욕심에 부추켜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부인은 다시 자신의 마음을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아아, 나의 마음이여, 너는 어찌하여 무익한 경계에 노닐면서 조금의 침착성도 없이 서성거리면서 잠시도 멈추지 못하는고. 어찌하여 나를 현혹시켜 함부로 물(物)을 모으게 하는가. 땅을 개간하려는데 아직 땅에 닿기도 전에 연장이 망가지듯 생사의 바다를 헤매면서 몇 겁의 신명을 버려도 식(識)의 대지를 조금도 갈지 못하였다. 그런 나를 대왕으로 삼아 세상을 통치하게 하고, 때로는 통치하는 방법을 구걸하기 위하여 가난한 사람처럼 이곳저곳을 걸식하게 하였다. 또 때로는 나를 신의 궁전에 살게 하여 즐거움에 싫증이 나게 하였고, 그리고서는 얼마 후에는 지옥으로 보내 용해된 구리나 철을 먹게 했다.

이와 같이 생사를 빈번히 거듭하면서도 미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아, 어리석은 마음이여, 너는 오랜 동안 나를 갖가지로 인도하였다. 그리고 나는 너에게 순종하고 어기지 않았다. 그리하여 지금 나는 법을 듣게 되었다. 이번에야말로 괴롭히지 말라. 장애가 되지 말아다오. 모쪼록 모든 괴로움을 여의고 속히 각을 구하여 안존을 지키도록 힘써 달라."

다음에 세존을 향하여 게송하였다.

(1) 원컨대 법우(法雨)를 내려 널리 메마른 땅을 윤택하게 할 법의 싹을 나게 하여 서서히 기르시소서.

원컨대 감로를 베풀고 지혜의 과일을 얻게 하소서.

오랜 미혹의 밤, 우리들은 무명의 감옥에 계박되어 도를 구할 연도 없었네.

원컨대 탈출하는 길을 가리켜 빨리 즐거운 성에 들게 하소서.

(2) 지혜는 산처럼 솟아 그 봉우리는 험하고 골짜기 또한 깊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온갖 약초는 무성하구나. 참으로 부처는 대의왕(大醫王), 병에 따라 좋은 약을 주시네. 사람이 만일 믿고 찾으면 낙은 다함이 없으리. 시작이 없는 먼 옛날부터 타기 시작한 사람의 고뇌를 제거하고 한없는 원을 이루어 주는 이는 오직 우리 부처님 한 분뿐일세.

부처는 지금 생모를 연민하심이라. 이젠 널리 모두에게 미치게 하여 속히 바른 법을 얻어 중생들로 하여금 받게 하시라.

그때 세존이 어머니께 말씀하셨다.

"어머님, 사람들이 미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탐욕과 진에와 우치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 세 가지 독 때문에 천계에 태어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생사의 세계를 여의는 일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현세에서도 영예를 잃어 친구나 친척에게도 흙덩이처럼 소외되어, 목숨이 끝날 때에는 큰 두려움을 품습니다. 마음의 긴장을 잃고 깊은 회한을 남기는 것도 독의 소치입니다. 그러므로 욕에서 벗어나 득도의 피안을 원하다면, 이러한 괴로움의 근본을 끊어야 합니다. 어리석은 범부는 마치 사나운 말을 달아매듯이 번뇌에 계박되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몸을 이루고 있는 몸과 마음을 여실히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생, 노, 병, 사, 우, 비 등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괴로움의 뿌리를 끊는다는 것은 이것을 말함인데, 이리하여 망상을 여의며 집착을 여의고 분별을 여읠 수가 있습니다.

이때 대중 가운데에서 월지천(月氏天)이라는 신이 의복을 갖추고 세존을 예배한 후에 게송으로써 높은 덕을 찬양하였다.

(1) 모든 사람을 불쌍히 여겨 깨달음을 구하시고 한없는 시간을 거듭하면서 온갖 고통을 참으셨네.

모든 것을 베풀어도 마음은 고요하다. 비교할 데 없는 세간의 복전, 그 위덕은 바다와 같도다.

마음이 정으로 차 있으니 두려움도 멀어지고, 자신을 사랑하듯이 뭇 사람들을 사랑하시네.

(2) 오오, 다함이 없는 성자여, 천의 나라에 노닐어도 나라는 생각이 없고, 백천의 부처에 공양해도 부처의 생각조차 갖지를 않네. 악마는 항복하고 도는 이루어지며 영원토록 어둠을 여의네. 이리하여 법은 서고 천지는 기쁨으로 춤추네.

찬송하기를 끝내고 세존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도를 닦는 자는 어떻게 하여 뛰어난 지혜와 행을 얻어 깨달음의 언덕에 건너갈 수 있습니까?"

세존께서 답하셨다.

"천이여, 보살의 일체의 법은 자연히 일어나며 본래부터 청정한「무아」이며, 모름지기 법은 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으며 오는 일도 없다.

그러므로 부처의 도는 설해도「나」를 염하는 일도 없고 또 법에 집착하는 일도 없다.

그리고 천이여, 모든 법은 허공 같은 것이다. 삼계는 마음이 다한 곳이므로 마음에 분별하는 바가 없으면 색상(色像)이 있을 까닭이 없다. 더우기 그 마음은 또 볼 수도 없는 것이다. 색도 아니고 상도 아니어서 말하자면 환상 같은 것이다. 그 마음을 근본으로 하여 법을 구하면 어느 누구도 얻지 못한다. 또 만일 이 마음을 찾아보면 마음도 없고 마음이라고 하는 법도 없다. 다만 가명(假名)이 있을 뿐이고, 그 실은 욕의 집착을 여읜 정적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천(天)이여, 보살의 연을 공고히 하며, 일체지를 얻기 위하여 부지런히 힘쓰고 게을리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괴로움을 잘 참고서 뜻을 바꾸는 일이 없다. 다음으로 보살은 범부의 법을 파괴하지 않고 널리 부처님의 법을 갖춘다. 즉, 범부의 법을 비방하여 멀리하지 않고 또 특별히 불법의 이익을 생각지 않으며, 부처님의 업을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범부의 법은 천하여 허물이 있으며, 부처님의 법은 존귀하고 미묘하여 두 가지 사이에 차별를 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사이는 어찌하여 다른 점이 있을 것인가. 이 두 가지는 사실상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임시로 이름만을 가졌을 뿐이며, 분별이 그러한 차별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서 밝게 살펴보는 것이 불법(佛法)이며, 그 밖에 다른 불법은 없다. 만일 이 지혜에 의해 천만 가지의 법을 관한다면, 그것은 모두 공이다. 없는 것이 아니라 있기는 있지만 집착할 만한 정한 모양이 없다. 그래서 공이라 하는 것이다. 범부가 망집하는 차별 있는 상(相)은 다만 무명에 의해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천이여, 법은 범부가 보고 있는 것과 달라, 욕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차별도 없는 절대 평등한 것이며, 그 평등의 법을 보는 것이 불법이다. 그러므로 깊이 행을 닦고 바른 가르침에 의하면 일법(一法)인들 불법을 여읜 것은 없다. 참으로 법은 범부의 관습에 의해 차별되는 것이다. 그 습관을 제하면 말을 여의고 생각을 여읜 것으로서, 거기에 정해진 모양은 절대로 없다. 천이여, 모든 법의 수에는 한이 없을지라도 결코 불법을 여의지는 못한다. 모든 법은 그대로 모두 불법인 줄 아는 것이 부처의 지혜이다."

월지천(月氏天)이 세존께 삼가 물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은 지혜를 갖추어서 생사의 모양을 알고, 도를 구하여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와 같이 법이 생멸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천이여, 모든 법은 환상과 같은 것이어서 두루 육도(六道) 즉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아수라도, 인간도, 천상도로 나타나지만, 사실은 죽는다 산다 하는 것이 없다고 보살은 믿고 있다."

"세존이시여, 만일 가르침대로라면 세존은 어찌하여 세존을 낳아준 어머니를 위해 이 천계에 와서 여름 석달을 지내십니까? 세존은 과연 마야 부인에게서 탄생한 것이옵니가?"

"천이여, 부처는 마야 부인에게서 난 것임이 아니다. 부처의 어머니란 '각의 언덕으로 가는 지혜' 즉 배나 뗏목과 같은 반야바라밀이다. 왜냐하면 부처에게 갖추어야 할 모든 상호(相好), 모든 지혜와 힘 등은 결코 마야 부인에 의하여 한 것이 아니고, 그것들은 실로 '깨달음의 언덕으로 가는 지혜'를 얻는 것에 의해 생하였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은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 기쁜 생각으로 가슴이 벅찼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