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큰스님 말씀

신의 눈에서 해탈하라

근와(槿瓦) 2014. 6. 11. 00:45

신의 눈에서 해탈하라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성철대종사는 후학들에게 선학 지도를 하면서 가끔씩 다음과 같은 예화를 들며 법어를 베풀고 정진에 힘쓸 것을 당부하는 것이었다.

- 중국 조동종(曹洞宗) 개조(開祖)인 동산(洞山)의 상수제자 운거(雲居)가 삼봉암(三峯蓭)에 있을 때 밥을 지어 먹지 않고 천신(天神)의 공양을 받아 먹고 살았다. 이러한 운거의 기이한 소문이 한입 두입 건너 널리 퍼져 운거는 적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어느 날 운거의 스승인 동산조사가 이 사실을 알고 웬지 운거를 불러들여 대갈일성 꾸짖었다.

「너 이때까지 마음공부를 하고서 천신의 눈도 벗어나지 못했으니 그래서야 어찌 생사(生死)를 해탈하겠느냐!」

운거는 스승의 법어를 깨닫고 참회하며 진심으로 정법을 간구했다.

스승은 제자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일상중에 선(善)도 생각하지 말고 악(惡)도 생각하지 말아라. 오직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참구만 하여라.」

스승의 법어를 듣고 운거가 암자에 돌아와 면벽하고 그대로 마음 공부를 하고 있으니 천신이 하강하여 운거를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어 며칠을 헤매다가 돌아가 버렸다.

 

 

당나라 숙종(肅宗) 때이다. 인도에서 대이(大耳) 삼장(三藏)이라는 스님이 중국땅에 건너와 숙종을 만나 자신이 불교의 육신통(六神通)의 하나인 타심통(他心通)을 하였다고 자랑하였다. 숙종이 몇 가지 시험하니 그 실력이 대단히 놀랍고 훌륭하게 보였다. 타심통이라는 것은 남의 마음 먹은 바를 다 알 수 있는 신통력을 말한다.

숙종은 대이삼장을 장하게 여겨 당나라에서 제일로 모시는 국사(國師) 혜충(慧忠)을 어전에서 상면시켰다.

혜충이 대이삼장에게 물었다.

「그대 남의 마음을 잘 안다 하니 지금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고?」

대이는 파안미소하며 대답했다.

「서쪽 강가에 서서 나룻배를 보고 있습니다.」

혜충이 고개를 끄덕여 인정했다. 그는 다시 질문했다.

「지금은 무엇을 생각하는고?」

「천진교(天津橋)위에서 원숭이가 노니는 것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혜충이 다시 점두하였다. 그는 다시 질문하였다.

「지금은?」

갑자기 대이삼장은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혜충국사의 마음을 도저히 알아 낼 수가 없었다.

수치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몸둘 바를 몰라 했다. 이때 혜충국사가 어전이 떠나가라 대갈일성 꾸짖어 말했다.

「이 여우새끼야, 타심통이 어디 있느냐?」

대이삼장은 무릎을 꿇고 정법의 가르침을 구했다. 숙종도 놀라 아연해졌다.

혜충은 대이를 데리고 산사로 돌아가 마음공부를 새로이 가르쳤다 한다.-

 

성철대종사는 예화를 들어 말씀하시면서 출가위승의 마음공부는 물론이요, 속세중생을 이렇게도 가르치는 것이었다.

「점을 치고, 천신이나 귀신 등에게 매달리는 마음을 버려라.그 마음이 천지간에 공(空)하면 어떻게 귀신이 틈을 노리겠는가. 운명의 화살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오직 불조의 말씀을 믿어 의심치 말고 마음공부에 정진하고 정진할지어다.」

 

 

출전 : 큰빛 큰지혜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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