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안거 후의 자자(自恣) 40

근와(槿瓦) 2014. 6. 16. 00:54

안거 후의 자자(自恣) 4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또 세존이 어느 해의 안거를 사위성의 기원 정사에서 보내실 때의 일이다. 7, 8명의 사이 좋은 제자들이 같이 교살라(喬薩羅)의 어떤 마을에서 안거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안거에 있어서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힘을 합하여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탁발로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을까?'하며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그들은 서로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탁발을 나갔다가 먼저 돌아온 사람이 자리를 깔고 발 씻을 물이나 음료수를 준비해 놓으면 나중에 온 사람은 설겆이를 하고 자리를 치우고 바리때를 씻어 식당을 청소했다. 누구든지 그 주거에서 해야 할 일을 발견한 사람이 그 일을 하도록 하고, 만일 남의 손을 빌어야 할 경우에는 손으로 신호할 뿐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이렇게 하면서 우기를 넘겼다.

안거가 끝나자 제자들은 그 주거지를 떠나 먼저 세존 앞으로 나아가 배례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이 제자들도 또한 우기의 3개월을 보낸 후 침구나 좌구 등을 정돈하고 기원 정사로 가서 세존을 찾아뵈었다. 세존은 항상 "제자들이여, 너희들의 건강은 어떠한가, 이 안거 중에 부족한 것은 없었는가, 서로 화목하여 평화롭게 나날을 보낼 수 있었는가, 탁발에 곤란을 느끼는 일은 없었는가?"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안거 중, 서로 말하지 않고 우기를 보낸 것을 말씀드렸다. 그때 세존은 다른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제자들이여, 이 제자들은 실제로는 불안하게 살고 있으면서도 평안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며, 마치 짐승 같은 생활을 보내었고 산양(山羊)의 생활과 같이 했으며 원수 같은 생활을 하고서도 편안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어찌하여 이 제자들은 외도와 같이 벙어리의 계율을 지키는 것일까. 이와 같은 행위는 불제자에게는 걸맞지 않는 일이다. 불제자가 모였을 때에는 신성한 침묵이나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벙어리를 본뜰 필요는 없다. 또 안거가 끝났을 때에는 서로 모여서 자자(自恣)를 해야 한다. 자자란 안거 동안에 잘못된 자기 행위에 대해서 다른 동료 제자들에게 충분히 자신의 허물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제자들이여, 자자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어질고 힘이 있는 제자가 먼저 동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을 상의한다.

'승단의 대덕들이시여, 제 말을 들어 주시오. 오늘은 자자의 날입니다. 승단으로서 준비가 되어 있으면 자자를 합시다.'

자자는 우선 상좌(上座)의 제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차례로 신참 제자에 이르는 것이 좋다. 상좌의 제자가 위의를 바로하고 오른 무릎을 꿇고서 합장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벗들이여, 나는 견(見), 문(聞), 의(疑)의 삼사(三事)에 대해 승단에서 자자를 원합니다. 나의 행동에 대해서 허물이 있다고 보았거나 또는 들었거나 의심스럽게 생각한 점이 있으면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잘못을 고치겠습니다.'라고. 이 원을 세 번 되풀이하는 것이 좋다. 상좌의 제자가 끝나고 차례로 옮겨 신참 제자에게 이른다.

이 자자의 날은 이틀 동안으로 정한다. 첫번째 자자는 안거가 끝난 달의 15일에 행하는 것이며, 두번째 자자는 만일 이 날에 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음 새달에 행하는 것이다.

제자들이여, 이 자자의 날에 죄를 범한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알고 있으면서 남이 지적하는 것을 바랄 수 없는 것이므로 먼저 자자에 앞서서 한 제자 앞에 가서 죄를 고백하고 참회해야 한다. 만일 죄를 범하고 있지나 않나 하고 스스로 의심이 될 경우에는 그것을 그대로 고백하고, 죄인 줄 알게 되면 고칠 것을 맹세해야 한다. 또 자자의 작법이 시작된 이후 자기가 범한 죄를 생각한 사람은 이웃 자리의 제자에게 '벗이여, 나는 지금 나의 죄가 생각나는데 이 자리를 떠나서 후에 고백하여 용서를 빌고 고칠 것입니다.'라는 말을 하고 자자를 계속해야 한다. 만일 지금 자자를 하려는 제자들이 모두 죄를 범하고 있는 경우에는 제자들은 한 제자를 택하여, 가까이 머물고 있는 다른 제자들의 모임에 보내어 범한 죄를 말한 후 자자를 행해야 한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