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끝으로 새해에 국민들에게 한 말씀 법어를 부탁합니다.
답) 지금까지 많은 말을 했지 않느냐? 천언만어(千言萬語)가 무슨 소용 있느냐. 개구즉착(開口卽錯)이다. 마음의 눈을 열고 자유인이 되어 보아라. 산하대지가 산(山)은 산, 물(水)은 물일 뿐이다. 달리 도를 구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모든 대상을 부처님으로, 부모로, 스승으로, 형제로 섬겨야 한다. 그리하면 불속에 연화가 피는 소식을 깨우칠 수 있으리라. 자, 이제 왔던 길로 돌아 가거라. 눈이 많이 내리고 있구나.
필자(法哲스님)는 뜻밖에 해인사 버스 터미널쪽에서 팔봉을 해후했다. 그는 예의 검은 외투를 눈위에 질질 끌며 다가와 내게 시커먼 손바닥을 내밀며 쇠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푼 줍쇼」
팔봉은 늙은 거지로 눈속에 서 동정을 구하고 있었다.
「아미타불 - 아니, 어찌된 겁니까?」
늙은 거지는 젊은 아내가 돈을 몽땅 챙겨 달아났다며 흐느꼈다. 필자는 호주머니에 있는 지폐를 있는대로 꺼내어 늙은 거지의 어름장같은 손바닥에 쥐어주었다. 이 사람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늙은 소경거지는 울부짖었다.
「스님, 극락세계에 나 좀 데려다 줘요...」
필자는 망연히 어두운 하늘만 우러렀다. 목화송이 같은 눈이 머리와 어깨에 퍼부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출전 : 큰빛 큰지혜(성철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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