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승 교단(尼僧敎團)의 성립 31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길을 동쪽에서 남쪽으로 돌아 비사리에 돌아와 이 해에 성 밖의 대림에 안거하셨다. 이때 아버지인 정반 대왕이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가비라 성으로 돌아와서 그 빛을 먼저 대왕의 병상에 비쳐 고통을 덜어 주셨다. 세존은 동생이자 제자인 난타(難陀)와 함께 대왕의 머리맡에 서서 병을 위로하고 법을 설하셨는데, 모든 사물은 변천한다는 이치를 말씀드리니, 대왕은 고통 중에서도 간절한 교화에 의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이레째 되는 밤에 대왕은 병상에서 일어나, 세존과 아난의 부축을 받으며, 신하와 궁녀들에게 지금까지 범한 허물을 간절히 사과했으며, 눈물에 잠겨 있는 마하파사파제를 위로하고, 죽음은 피할 수 없음을 간곡히 설한 후, 드디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끝내고 9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세존은 제자들, 왕가 가족들, 궁녀들 앞에서 법을 설하시고, 장송하는 날에는 몸소 관을 들어 장작 위에 올려 놓고 손수 불을 붙이셨다. 이때에도 또 세존의 설법은 많은 사람들을 이 세상의 슬픔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세존은 부왕의 장례식을 끝내고 잠시 니구로타 동산에 체재하였는데, 그때 마하파사파제는 세존의 옆에 와서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가르침에 부인도 출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세존은 이를 물리치셨다. 세 번 원했으나 세 번 모두 물리치니, 그녀는 매우 낙심하여 세존을 예배하고 그 옆을 떠났다.
세존은 그런 후에 가비라 성을 떠나 비사리에 돌아와 대림의 중각 강당(重閣講堂)에 체재하셨다. 마하파사파제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황의를 입은 많은 석가족의 귀부인을 동반하고 비사리로 향하여 길을 떠났다. 맨발로 걸어 흙범벅이 된 채 눈물을 흘리면서 대림으로 들어가 강당의 문간에 섰다. 아난은 이를 보고 그 뜻을 불쌍히 여겨 잠시 문 밖에 기다리게 하고 세존 앞에 나아가 간청하였다.
"세존이시여, 마하파사파제와 그 밖의 부인들이 오랜 여행을 거듭하여 흙범벅이 되어서 세존을 사모하여 눈물에 젖어 이 정사에 이르러 문간에 서 있습니다. 모쪼록 부인의 출가를 허락해 주십시오."
"아난이여, 부인의 출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아난은 두 번이나 원했지만 두 번을 다 물리치셨다. 아난은 다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인이 이 가르침을 따라 출가한다면, 그 부인은 마음의 경로를 거쳐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까?"
"아난이여, 그것은 그대의 말대로 부인도 이 가르침에 출가하면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인에게 그 자격이 있다고 한다면 세존의 이모이자 양육을 맡아 젖을 먹여 큰 공이 있는 마하파사파제를 비롯하여 그 밖의 부인들에게도 출가를 허락하시는 것이 옳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난이여, 만약 부인이 다음의 팔경법(八敬法)을 지킨다면 출가를 허락할 것이다."
1) 비록 출가하여 백 세가 된 비구니일지라도, 당일로 불제자가 된 남자에 대해서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 배례를 해야 한다.
2) 비구니는 남자 제자가 없는 곳에서는 안거를 해서는 안 된다.
3) 반달마다 비구니는 남자 제자의 승가로부터 계목(戒目)을 읽는 날을 물어 가르침을 구해야 한다.
4) 안거를 끝내고 비구니는 남녀 두 승가 앞에서 자기의 죄를 고백하여 책하도록 해야 한다.
5) 중죄를 범한 비구니는 남녀 두 승단에서 반달 동안의 별거를 해야 한다.
6) 비구니는 견습으로서 2년 동안 육법을 닦은 후, 두 승가 앞에서 입문식을 해야 한다.
7) 비구니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남자 제자를 욕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
8) 비구니는 남자 제자의 죄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남자 제자는 비구니의 죄를 드러내도 좋다.
아난이여, 만일 마하파사파제가 이 팔경법을 지키겠다면 출가를 허락해도 좋다.
아난은 곧 이 뜻을 부인들에게 전하였다. 마하파사파제는 대답하기를,
"존자여, 비유컨대, 몸을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가 머리를 빗고 아름다운 꽃을 얻었을 경우에 소중하게 두 손에 받들어 머리에 올려 놓듯이, 나는 이 팔경법을 공손이 받들어 한평생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고 말하였다. 아난은 곧 세존께 돌아와서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마하파사파제는 팔경법을 수지(受持)하여 입문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난이여, 만일 부인이 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있어서 출가를 하지 않았다면 이 가르침은 길이 청정하게, 정법은 천년 동안 전달되었을 것인데, 지금 부인이 출가했으므로 이 교도 청정함은 오래 계속되지 못하며, 정법은 5백년 동안 전해질 것이다. 아난이여, 잡초가 무성한 논밭에는 곡식이 자라지 못한다. 어떤 집이나 여성이 많고 남성이 적으면 도둑이 범하기 쉽고 논에 미옹(微癰)이라는 병이 생기면 쌀이 오래 보존되지 못하듯이 이 교단에도 부인이 출가했으므로 교단의 청정함이 길이 보존되지 못할 것이다. 아난이여, 그러므로 나는 물이 넘치지 않게 하기 위해, 큰 호수에 제방을 쌓듯이 비구니에 대하여 이 팔경법을 갖게 한 것이다."
이때 야수다라(耶輸陀羅) 공주를 비롯하여 많은 석가족의 부인들도 마하파사파제를 따라 출가를 허락 받았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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