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400-8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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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 것은 다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다 버린 뒤에는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리라.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 기환[祇桓 : 기원(祇洹)이라고도 한다. 즉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을 말한다.] 에 있는 모든 초목(草木)들의 가지와 잎사귀를 어떤 사람이 가지고 간다면 너희들은 그것을 근심하여 '이 모든 물건은 다 내 소유인데 저 사람이 무슨 까닭으로 함부로 가지고 가는가' 하고 말하겠느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저 나무나 풀은 나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희 모든 비구들도 또한 그와 같다.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 물건은 마땅히 다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다 버리고 나면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리라.
어떤 것이 너희들의 소유가 아닌가? 눈을 일컫는 말이니, 눈은 너희들의 소유가 아니므로 마땅히 다 버려야 한다. 그 법을 다 버리고 나면 오랜 세월 동안 안락하리라. 귀 · 코 · 혀 · 몸 ·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어떠냐? 비구들아, 눈은 영원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대답하였다.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었다.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대답하였다.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었다.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느냐?"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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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귀 · 코 · 혀 · 몸 · 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6입처(入處)에 대해서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 그렇게 관찰하고 나면 모든 세간에 대해서 아무 것도 취할 것이 없게 되고,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게 되며,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75. 난타경(難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들이 말하기를 '가장 힘이 센 사람은 바로 난타(難陀)이다'라고 한다. 이것은 바른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또 말하기를 '가장 단정한 사람은 바로 난타이다'라고 한다. 이것도 바른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하기를 '애욕이 가장 무거운 사람은 바로 난타이다'라고 한다. 이 말도 바른 말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그러나 지금 난타는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닫고, 음식의 양(量)을 조절할 줄 알며, 초저녁이나 새벽이나 할 것 없이 열심히 정근(精勤)하여 닦고 익혀서 이제는 바른 지혜를 성취하였으니, 목숨이 다할 때까지 능히 순수하고 한결같이 원만하고 청정하며 범행이 깨끗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난타 비구는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닫았기 때문에 혹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그 빛깔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고, 그 형상의 아름다움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 모든 눈[眼根]이 율의(律儀)답지 않음 · 무명의 어두운 장애 · 세간에 대한 탐욕과 애욕 ·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늘리더라도 그 마음을 새지 않게 하고 모든 율의를 일으킨다. 또한 귀[耳] ·코[鼻] · 혀[舌] ·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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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身] · 뜻[意根]을 지키고 보호하여 모든 율의를 일으키나니, 이것을 난타 비구가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닫은 것이라고 말하느니라.
음식의 양을 조절할 줄 안다고 한 것은, 난타 비구는 음식에 일정한 수량을 정해놓고는 스스로 늘려 먹지도 않고 함부로 먹지 않으며, 빛깔에 집착하지 않고 장식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저 몸을 지탱할 뿐으로써 그 얻는 대로 굶주림과 목마름을 그치게 할 뿐이니, 그는 범행을 닦기 때문이니라. 이미 일어난 괴롭다는 느낌은 소멸시키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괴롭다는 느낌은 일어나지 않게 하나니, 그가 취향하고 숭상하는 것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기력이 편안하고 즐거우니, 듣는 것이 없이 혼자 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수레를 탈 때 기름을 치듯 스스로 뽐내거나……(내지)…… 장엄하지 않나니, 그런 것들은 활동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부스럼에 약을 바르듯 그 맛을 탐하지 않나니, 고통을 쉬려 함이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 난타는 양을 알아서 먹고……(내지)……듣는 것 없이 혼자 사나니, 이것을 일러 '난타는 양을 알아서 먹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 선남자 난타가 초저녁에도 새벽에도 열심히 힘써 업(業)을 닦는다는 것은, 저 난타는 낮에는 경행[經行 : 경행(經行)이란 일정한 장소를 왕복하거나 돌며 거니는 것을 말한다. 주로 식사 뒤나 피로할 때, 또는 좌선을 하다 졸리거나 정신이 혼미해질 때 일어나서 거닐었다. 마음을 항상 불법에 매어두는 점에 있어서 보통 말하는 산보와는 구별된다.] 하고 좌선(坐禪)하며 장애를 덜어버려 그 몸을 깨끗이 하고, 초저녁에도 경행하고 좌선하며 장애를 덜어버려 그 몸을 깨끗이 하며, 한밤중에는 방 밖에서 발을 씻고 방안에 들어가 오른쪽으로 누워, 무릎을 굽히고 발을 포개고, 밝은 생각에 집중하여 깨어 일어날 생각을 가진다. 새벽에는 천천히 깨고 천천히 일어나 경행하고 좌선하나니, 이것이 '선남자 난타는 초저녁이나 새벽이나 열심히 노력하여 닦고 익힌다'고 하는 것이니라.
저 선남자 난타의 훌륭한 생각과 바른 지혜란, 이 선남자 난타는 동방을 관찰할 때 한마음과 바른 생각으로 편안히 머물러 관찰하고, 남 · 서 · 북방을 관찰할 때도 또한 그와 같이 한마음과 바른 생각으로 편안히 머물러 관찰하느니라. 이렇게 관찰하고 나면 세간의 탐욕과 사랑,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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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을 번거롭게 하지 않는다. 저 선남자 난타는 모든 느낌[受]이 일어남을 깨닫고, 모든 느낌이 머무름을 깨달으며, 모든 느낌이 소멸함을 깨달아 바른 생각으로 머물러 산란하지 않게 한다. 모든 생각[想]이 일어남을 깨닫고, 모든 생각이 머무름을 깨달으며, 모든 생각이 소멸함을 깨닫고, 모든 깨달음[覺]의 일어남을 깨달으며, 모든 깨달음이 머무름을 깨닫고, 모든 깨달음이 소멸함을 깨닫고는 바른 생각으로 머물러 산란하게 하지 않나니, 이것이 '선남자 난타는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선남자 난타처럼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닫고, 선남자 난타처럼 음식의 양을 조절할 줄 알며, 선남자 난타처럼 초저녁이나 새벽이나 할 것 없이 열심히 노력하여 업을 닦고, 선남자 난타처럼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를 성취해야 한다. 내가 난타가 수행한 법을 너희들에게 가르친 것처럼 너희들도 또한 이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설명해야 하느니라."
이 때 어떤 비구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감각기관의 문을 굳게 잘 닫아걸고 바른 생각으로 마음을 거두어 머물며 음식에는 적당한 양을 조절할 줄 알고 모든 마음의 모양을 깨달아 아나니 저 선남자 난타는 세존께서 못내 칭찬하시는 바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76. 난타설법경(難陀說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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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이런 부류의 큰 성문(聲聞) 여승[尼]들이 사위국왕의 동산에 머물고 있었다. 그 비구니들의 이름은 순타(純陀) 비구니 · 민타(民陀) 비구니 · 마라바(摩羅婆) 비구니 · 파라차라(波羅遮羅) 비구니 · 타라비가[陀羅毘迦 : 송·원·명 3본에는 아라비가(阿羅毘迦)로 되어 있다.] 비구니 · 차마(差摩) 비구니 · 난마(難摩) 비구니 · 고난사구담미(告難舍瞿曇彌) 비구니 · 우발라색(優鉢羅色) 비구니 · 마하파사파제(摩訶波闍波提提) 비구니였으니, 이들과 또 다른 비구니들이 왕의 동산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마하파사파제 비구니는 5백 비구니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마하파사파제 비구니를 위해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셨다. 여러 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다음에 그들을 돌려보내려고 말씀하셨다. "비구니들아, 이제 가야할 때가 되었오." 마하파사파제 비구니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 세존께서 마하파사파제 비구니가 떠난 것을 아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미 늙어서 모든 비구니들을 위해 설법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오늘부터 나이가 많고 덕이 있는 여러 상좌들이 모든 비구니들을 가르치도록 하라." 그래서 모든 비구들은 세존의 분부를 받고 차례로 비구니를 가르치게 되었고, 그 차례가 난타에게 이르렀다. 그 때 난타는 차례가 돌아왔지만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그 때 마하파사파제 비구니는 5백 비구니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세존이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하고 ……(내지)…… 법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 세존께서 마하파사파제 비구니가 떠난 것을 아시고 존자 아난에게 물으셨다. "누가 모든 비구니들을 가르쳐야 할 차례였었느냐?"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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