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395-7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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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슬픔·번민·괴로움을 건너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모든 선남자(善男子)들아, 너희들은 왕이나 도적이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요, 빚진 사람도 아니며, 두려움 때문도 아니요, 생활이 궁해서 출가한 것도 아니다. 바로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을 해탈하기 위해서이니, 너희들은 이것 때문에 출가한 것이 아니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정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이와 같이 훌륭한 이치를 위해 출가하였는데, 어떻게 그 중에 아직도 어리석은 범부가 있어, 탐욕을 일으키고 몹시 물들어 집착하며, 성내고 사나우며, 게으르고 못나서, 바른 기억을 잃어 안정되지 못하고, 모든 감관을 어지럽게 하느냐? 비유하면 어떤 사부가 어둠에서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고, 컴컴한 곳에서 다시 컴컴한 곳으로 들어가며, 뒷간에서 나왔다가 다시 뒷간에 떨어지고, 피로써 피를 씻으며, 모든 악(惡)을 버리고 떠났다가 도로 악을 취하는 경우와 같다.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비구도 또한 이와 같기 때문이니라.
또 비유하면, 시체를 태우는 장작은 화장터에 버려져도 나무하는 사람이 주워가지 않는 것과 같다. 내가 이 비유를 들어 말하였는데도, 어리석은 범부같은 비구는 탐욕을 일으키고 몹시 물들고 그것을 집착하며, 성내고 사나우며, 게으르고 못나서, 바른 기억을 잃어 안정되지 못하고, 모든 감관을 어지럽게 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세 가지 착하지 않은 지각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탐하는 지각[貪覺]·성내는 지각[恚覺]·해치는 지각[害覺]이다. 이 세 가지 지각은 생각[想]에서 일어난다. 어떤 것이 생각인가? 생각에는 한량없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 탐하는 생각[貪想]·성내는 생각[恚想]·해치는 생각[害想]이 그것이다. 모든 착하지 않은 지각이 이로부터 생기느니라.
비구들아, 탐하는 생각·성내는 생각·해치는 생각과 탐하는 지각·성내는 지각·해치는 지각 및 한량없는 갖가지 착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해야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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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다음과 같이 사유한다. '이 세상에 취할 만하면서도 죄나 허물이 없는 법이 하나라도 있을까?' 이렇게 생각한 뒤에, 취할 만하면서도 죄나 허물이 없는 법을 하나도 보지 못한다. '내가 만일 색(色)에 집착하면 곧 죄와 허물이 된다. 만일 수·상·행·식을 집착하면 곧 죄와 허물이 된다.' 이렇게 알고 난 뒤에는 곧 세상에 대해서 취할만한 것이 없게 되고, 취할만한 것이 없게 되면 곧 스스로 열반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응설(應說)과 소토단(小土)과 포말(泡沫)과 두 가지 무지경(無知經)과 하류(河流)와 기림(祇林)과 수(樹)와 저사(低舍)와 책제상(責諸想)에 대해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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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 11 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273. 수성유경(手聲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어떤 비구가 홀로 고요히 사색하고 있었다. '어떤 것을 나라고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는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혼자서 어느 고요한 곳에서 '어떤 것을 나라고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를 위해 두 가지 법에 대해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눈과 빛깔이 둘이요, 귀와 소리·코와 냄새·혀와 맛·몸과 감촉·뜻과 법이 둘이니, 이것을 두 가지 법이라고 하느니라. 비구야, 만일 어떤 이가 '사문 구담(瞿曇)이 말하는 두 가지 법은 둘이 아니다. 내가 이제 그것을 버리고 다시 두 가지 법을 세우리라' 하고 말한다면, 그것은 말만 있을 뿐이다. 여러 차례 질문하고 나면 알지 못하고 그 의혹만 더할 것이니, 그것은 대경(對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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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눈[眼]과 빛깔[色]을 인연하여 안식(眼識)이 생긴다. 비구야, 그 눈이라는 살덩어리이고, 그것은 안[內]이며, 그것은 인연(因緣)이고, 그것은 단단한 것이며, 그것은 느끼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눈이라는 살덩어리 안의 지계(地界)라고 한다. 비구야, 눈이라는 살덩어리에서 안이요 인연이며, 촉촉한 것이요 윤택한 것이며, 이것은 느끼는 것이다. 이것을 눈이라는 살덩어리 안의 수계(水界)라고 한다. 비구야, 그 눈이라는 살덩이에서 안이요 인연이며, 밝은 것이요 따뜻한 것이며, 이것은 느끼는 것이니, 이것을 눈이라는 살덩어리 안의 화계(火界)라고 한다. 비구야, 눈이라는 살덩어리에서 안이요 인연이며, 가볍게 요동하는 것이고 이것은 느끼는 것이니, 이것을 눈이라는 살덩어리 안의 풍계(風界)라고 하느니라.
비구야, 비유하면 두 손이 합해서 서로 마주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안식이 생긴다.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감촉[觸]이니, 감촉이 함께 하면 느낌[受]·생각[想]·의도[思]가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법은 내가 아니요, 영원한 것이 아니니, 이것은 무상한 나요, 영원하지 않고 안온하지 않으며 변하고 바뀌는 나이니라. 왜냐 하면 비구야, 그것은 이른바 나고 늙고 죽고 사라지며 태어남을 받게 하는 법이기 때문이니라.
비구야, 모든 행(行)은 허깨비와 같고 불꽃과 같으며 잠깐 동안에 다 썩는 것으로서 진실로 오고 진실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구야, 공(空)한 모든 행에 대해서 마땅히 알고 마땅히 기뻐하며 마땅히 기억해야 한다. 공한 모든 행은 항상 머무르고 변하거나 바뀌는 법이 아니다. 공(空)에는 나[我]도 없고 내 것[我所]도 없느니라. 비유하면, 눈이 밝은 사부(士夫)가 손에 밝은 등불을 들고 빈 방에 들어가서 그 빈 방을 관찰하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비구야, 일체의 공한 행과 공한 마음을 관찰하여 기뻐하면 공한 법과 행은 항상 머물러 변하거나 바뀌는 법이 아닐 것이니, 나와 내 것이 공하였기 때문이다. 눈[眼]에서와 같이 귀[耳]·코[鼻]·혀[舌]·몸[身]도 마찬가지이며, 뜻[意]과 법(法)을 인연하여 의식(意識)이 생긴다.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접촉이니, 접촉이 함께하면 느낌·생각·의도가 생긴다. 이 모든 법에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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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는 것이 없고 무상한 것이며, ……(내지)…… 나와 내 것이 다 공한 것이니라. 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하냐? 눈은 영원한 것인가, 무상(無常)한 것인가?" 대답하였다.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었다. "만일 무상한 것이라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었다.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눈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싫어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으며,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解脫)하고, 해탈지견(解脫知見)이 생겨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이 때 그 비구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합수성비경(合手聲譬經)의 가르침을 듣고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정신을 집중하여 사유(思惟)하면서 방일(放逸)하지 않으며 지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는 아라한이 되었다.
274. 기사경(棄捨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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