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오계동자(五髻童子) 27

근와(槿瓦) 2014. 5. 20. 01:09

오계동자(五髻童子) 27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이와 같이 죽림 정사를 근거로 하여 왕사성 부근을 교화하셨는데, 혹은 동쪽으로 혹은 서쪽으로 그 주거(住居)를 옮기셨다. 언젠가는 왕사성의 동쪽, 암파산다(菴婆産陀)라는 바라문 촌의 북쪽, 베제야 산의 인다라사라굴(因陀羅沙羅堀)에 세존이 계실 때, 제석천은, 신들과 의논하여 세존을 찾아뵈려고 베제야 산에 내려갔다. 건발다(乾闥婆)의 아들인 오계 동자도 권유를 받아 황목(黃木)으로 만든 유리금(瑠璃琴)을 들고 제석천을 호종했다.

베제야 산은 사방이 신들의 광명에 둘러싸여, 주위의 동네 사람들은 무서운 불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하고 머리끝을 곤두세우면서 두려워했다.

제석천은 선정에 든 세존을 보고 오계 동자에게 명하기를,

"동자여, 부처는 지금 선정을 즐기고 계시다. 입정(入定)한 부처에게는 우리는 가까이 가기 힘들다. 먼저 너의 음악으로써 부처를 즐겁게 해드려라. 나는 그런 후에 가리라."

"잘 알겠습니다."

하고 오계 동자는 유리금을 손에 들고 세존이 계시는 바위굴에 가까이 가서 유리금을 타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부처와 법과 성자와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것이었다.

(1) 아름다운 공주여, 태양의 빛이여, 그대의 아버지인 인파류(仁婆流)에 영광 있으라. 세상의 법인 그대의 아버지는 진실로 나의 기쁨의 어머니임을.

땀에 젖은 자에게 미풍의 상쾌함처럼, 목마른 자에게 맑은 물의 즐거움처럼, 태양의 후예인 공주여, 그대는 나의 님이옵니다. 그것은 마치 법이 성자의 임인 것처럼.

병든 자에게 약이 안식을 가져오듯이, 굶주린 자에게는 음식이 즐거움이듯이, 진실로 그대는 나의 타는 마음을 맑은 물로써 지워 주느니.

차가운 물이 넘치는 못에 연꽃 가루로 범벅이 되어 더위에 타는 큰 코끼리의 몸을 잠기게 하듯, 나도 그대의 아름다운 가슴에 잠기리.

(2) 사나운 가시방망이에 찔린 코끼리가 목책이나 말도 보지 않고 설치듯, 나는 수승한 모습에 황홀하여 내가 하는 일의 선악을 알지 못하네.

나의 마음은 그대에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네. 내 마음의 변한 꼴이여, 그런데 이제는 되돌릴 도리조차 없네. 낚시 바늘을 물던 물고기처럼. 공주여, 아름다운 가슴에 나를 안아 달라. 빛나는 눈으로 나를 보시라. 이것만이 이 세상에서의 나의 소원임이니.

(3) 처음 나의 사랑은 젊디젊었다. 그러나 물결치는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공주여, 이제야말로 한없이 넓어져 가는구나. 부처에게 공양한 자의 공덕과도 같이 부처에게 바친 나의 공덕의 전부도 그대의 것이어라. 넓고 크게 이 세상에서 이룩한 나의 선한 공덕은 그대의 것이어라.

정에 들어가 마음이 숭고하고 성실하며, 정심(正心)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구하시는 것처럼 태양의 빛이여, 나는 그대를 구하노라.

모니(牟尼)의 더할 수 없는 깨달음을 얻으시면 기뻐하시는 것과 같이, 내가 만일 그대와 하나가 된다면 얼마나 기쁘오리까.

(4) 도리천계의 주인인 제석이 나에게 한 은사(恩賜)를 주시온다면, 내가 택할 사람은 그대이리니, 나의 사랑은 그렇게도 강하오.

그 얼마나 현명한 공주인가, 나는 그대의 아버지를 숭배하리라. 아름답게 꽃핀 사라의 숲과 같은 그대를 낳은 아버지이므로.

세존은 유리금의 소리와 이 노래를 듣고 이같이 말씀하셨다.

"오계 동자여, 너의 현음(絃音)은 노래와 잘 조화되어 있다. 너는 이러한 노래를 어디에서 배웠느냐?"

오계 동자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세존이 아직 성도하시기 이전, 니련선하(尼連禪河)의 강가에서 니구류수 아래 계실 때의 일입니다. 그때 저는 건달바의 왕, 인파류의 공주, 즉「태양의 빛」으로 불리는 발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공주에게는 이미 마다리(摩多利) 어자의 아들인 지카제(芝却提)라는 애인이 있었습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애인을 만날 길이 없었으므로 유리금을 들고 인파류왕의 궁 앞에 이르러 현악을 탄주하면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랬더니「태양의 빛」인 발타는 궁전에서 나오더니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직접 눈으로 세존을 경배한 일이 없습니다. 일전에 도리천 정법전의 무도회에서 세존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오늘 당신은 아름답게 세존의 일을 찬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만날 생각이 났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후일 저는 그녀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제석천은 이와 같이 해서 세존을 선정에서 깨어나게 하시어 만나뵐 수가 있었던 것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