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보살의 문답 25

근와(槿瓦) 2014. 5. 16. 01:12

보살의 문답 25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어느 날 밤, 세존은 밤늦게까지 제자들에게 법을 설하셨다. 설법하는 목소리는 매우 맑아 하늘에 울려 퍼졌고, 그 목소리를 듣고 사방에서 보살들이 모여들어 서로간에 다음과 같은 문답이 오갔다.

문수보살 : "마음은 본래 하나인데 어찌하여 여러 가지 다른 과보가 있는가? 어떤 사람은 좋은 곳에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나쁜 곳에 태어난다. 아름다운 사람도 미운 사람도 있다. 그리고 또 고락도 여러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어찌하여 이같이 하나의 마음에서 여러 가지 다른 과보가 생기는 것일까?"

각수(覺首)보살 : "일체의 법에는 본래 정해진 성이 없다. 그러므로 일체의 법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서로간의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급히 흐르는 물은 항상 흐르고 흘러 멈추는 일이 없지만, 앞에서 흐르고 뒤에서 흐르는 물이 서로 알지 못하는 경우와 같다. 또 등불의 불꽃은 타올라 잠시도 멈추는 일이 없으나, 전후의 두 불꽃이 서로 알지 못함과 같다. 우리들의 오관이나 마음도 이와 같은 것인데, 서로 여러 가지 괴로움을 짓고 있지만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법의 성에는 짓는 것이 없지만 그 표현에는 그 짓는 것이 있다."

문수보살 : "일체의 중생은 사대(四大)가 모인 것으로「무아」라고 하는 그「무아」에 어떻게 괴로움이나 즐거움, 선이나 악 등, 여러 가지 다른 과보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법의 본성에는 본래부터 선도 악도 없는 것이 아닌가."

보수(寶授)보살 : "각자의 짓는 법에 따라 업보가 있는 것이므로「짓는 자」그 자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맑은 거울 면에 모양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안에도 밖에도 물건이 없다. 업성(業性)도 그와 같다. 밭에 뿌려진 씨는 서로 모르지만 자연히 서로 인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며, 지옥 속에서 중생이 괴로와해도 그 괴로움은 밖에서 오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문수보살 : "부처는 유일(唯一)의 법을 깨닫고 있는데, 어찌하여 한량없는 법을 설하며, 한량없는 세계에 법음을 채우고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시는 것일까?"

덕수보살 : 그것은 마치 불(火)의 성은 하나이지만 여러 가지 물건을 태우며, 대해(大海)의 물은 백 천의 강물이 흘러 들어도 맛에 변함이 없으며, 또 대지는 하나이지만 여러 가지 싹을 나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문수보살 : "부처의 법을 받으면 괴로움이 모조리 끊어질 것 같은데, 어찌하여 사람은 바른 법을 들으면서도 괴로움을 끊을 수 없는 것일까?"

법수보살 : "당신이 묻는 바는 다만 많이 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처의 법에 들어갈 수 없다. 예를 들면, 물에 표류하는 사람이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물을 마시지 못하여 도리어 목말라 죽는 것과 같은 경우라, 가르침대로 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여러 가지 음식을 주어도 먹지 않고 굶어 죽는 사람이 있고, 자상하게 약리(藥理)를 아는 명의가 자기 병을 고치지 못하며, 가난한 사람이 밤낮 남의 보물을 세어도 자기는 한푼도 가지지 못하며, 귀머거리가 음악을 연주하여 남을 즐겁게 하면서도 자기는 듣지 못하고, 또 많은 사람을 모아서 훌륭한 법을 설하면서도 자기 가슴 속에는 실덕(實德)이 없는 사람과 같은 것 등이다. 많이 들을 뿐인 사람, 다만 그것에 머무를 것이다."

문수보살 : "불법 가운데에서는 지혜가 가장 존귀한데, 부처님은 어찌하여 사람들을 위하여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이라든가, 또는 자(慈), 비, 희, 사(捨) 등을 찬양하는 것일까? 이러한 하나하나의 법만으로는 무상의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는 것일까?"

지수보살 : "삼세의 부처는 일법(一法)만으로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없다. 부처는 중생들의 성질이 같지 않음을 알고 그 구원할 수 있는 자에 따라 뛰어난 법을 설하는 것이다. 인색한 자에게는 보시를 찬양하고 수행이 잘 안 된 자에게는 지계, 화를 내는 자에게는 인욕, 게으른 자에게는 정진, 마음이 어지러운 자에게는 선정, 어리석은 자에게는 지혜, 잔악한 자에게는 자비, 해칠 생각을 하는 자에게는 대비, 근심 있는 자에게는 기쁨, 애증이 심한 자에게는 평등의 덕을 찬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비로소 처음으로 수행하는 자는 점차 일체의 법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궁실을 지을 때에는 먼저 기초를 견고하게 하는 것처럼, 보시와 지계는 보살의 수행의 기본이다. 또 견고한 성이 적의 난을 막는 것처럼 인욕과 정진은 보살을 잘 두호한다. 또 큰 힘이 없는 왕이 위덕으로서 천하를 평정하듯이 선정과 지혜는 보살을 편안하게 하는 무기이다. 또 전륜왕이 모든 즐거움을 받는 것처럼 자, 비, 희, 사는 보살에게 즐거움을 준다."

문수보살 : "일체의 부처는 다만 일법(一法)으로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데, 어찌하여 설법, 교화 등이 각각 국토에 따라 다른 것일까? 일체의 불법을 갖추지 않고서는 깨달음을 얻을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현수보살 : "법은 원래 상주하는 것이며 가장 뛰어난 유일법(唯一法)이다.

일체의 장애가 없는 사람은 유일의 도에 의하여 생사를 벗어날 수 있다. 모든 부처의 몸은 다만 하나의 법신, 하나의 마음, 하나의 지혜다. 모든 부처의 국토는 평등하고 장엄하지만 중생들의 업이 다르므로 보는 바도 같지 않다. 부처와 부처의 법, 부처의 국토, 설법 등을 범상하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마음이 청정하고 여러 가지 원을 갖춘 사람들만이 진실을 본다. 이 사람은 밝은 지혜의 눈이 열린 사람이다. 부처는 사람들이 구하는 마음과 그 업이나 과보에 따라 각각 진실을 보게 하는데, 이것은 부처의 힘이 자재하기 때문이다. 불찰(佛刹)에 다른 모양이 없고, 애증의 염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업 때문에 여러 가지 차별을 두게 되는 것이다."

지수보살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이 청정한 신, 구, 의의 삼업을 갖추어 뛰어난 지혜를 얻어, 중생을 위해 안온한 집이 되고 구원이 되며 의지처가 되고 등불이 되며 도사(導師)가 될 수 있을까?"

문수보살이 대답하였다.

"보살이 만일 부모를 섬길 때에는 일체를 수호하고 길러서 길이 평화를 얻으려고 염하고, 처자와 같이 있을 때에는 사랑의 뇌옥에서 벗어나려고 염하고, 기악(伎樂)을 듣고 있을 때에는 법의 즐거움을 얻으려고 염하고, 방에 있으면 현자의 경지에 들어가 영원히 더러움을 여의려고 염하고, 혹 보시(布施)할 때에는 일체를 버리고 탐하는 마음을 없이 하려고 염하고, 모임 속에 있을 때에는 부처의 모임에 이르려고 염하고, 재난을 만났을 때에는 어떠한 것에도 장애를 느끼지 않는 마음을 얻으려고 염해야 한다.

부처에게 귀명해서는 사람들과 함께 대도를 체험하여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려고 원하고, 법에 귀명해서는 사람들과 함께 깊이 경장(經藏)에 들어가 바다와 같은 지혜를 얻으려고 염하고, 승가에 귀명해서는 사람들과 함께 대중을 거느려 조금도 장애가 없도록 염해야 한다. 또 의상을 입는다면 여러 가지 선근과 참괴를 의복으로 삼는 일을 잊지 않고, 대소(大小) 이변(二便)을 볼 때에는 더러움을 제거하여 탐욕, 진에(瞋), 우치를 없이 하려고 염하고, 높은 데로 가는 길을 보고서는 무상의 도에 올라 삼계를 초월코자 염하고, 아래로 향하는 도를 보고서는 부드럽게 자신을 낮추어 불법에 들어가려고 염하고, 근심하고 슬퍼하는 사람을 보고서는 변전 무상(變轉無常)한 것을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염해야 한다. 또 욕을 즐기는 사람을 보고서는 무상의 즐거움을 얻어 근심이 없는 몸이 되도록, 건강한 사람을 보고서는 금강의 법신을 얻어 늙지 않고 썩지 않게 되도록, 병든 사람을 보고서는 몸이 원수임을 알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염해야 한다.

혹은 또 출가자를 보고서는 무상의 변재(辯才)를 얻어 이교의 무리를 절복(折伏)하고, 제왕을 보고서는 법왕이 되어 장애 없이 법륜을 굴리고, 맛있는 음식을 얻으면 절제할 것을 알고 욕을 적게 하여 정욕에 집착하지 않고, 맛 없는 음식을 얻으면 길이 세간의 애미(愛味)를 멀리 하고, 더위가 극심할 때에는 번뇌의 열을 여의고 서늘한 선정을 얻으며, 추워서 얼음이 얼때에는 해탈하는 서늘한 몸이 되려고 염하는 것이 좋다.

또 경전을 읽을 때에는 일체의 법을 수지(受持)하여 잊지 않고, 부처를 뵈면 부처의 눈을 얻어 여러 가지 뛰어난 것을 보려고 염하고, 밤에 잘 때에는 신, 구, 의의 활동을 쉬고 마음을 맑게 하여 더러움이 없게 되도록 염하고, 아침에 눈을 뜨고서는 일체를 깨달아서 어떤 일에나 착상하는 자가 되려고 염해야 한다. 이것이 보살의 신, 구, 의의 삼업을 밝히는 도인데 이것에 의해서 일체의 뛰어난 공덕이 얻어지는 것이다."

문수보살이 보리심의 공덕을 드러내려고 게(偈)로써 물었다.

(1) 보살의 청정한 행은 내가 일찌기 설하였도다. 그 너무나 깊은 행에 대한 큰 공덕은 대체 어떠한 것일른지요?

현수보살이 답하였다.

보살이 처음으로 생사 가운데 마음을 일으키고 도를 구하여 마지 않으니, 그 일념의 공덕 또한 실로 광대 무변하도다.

불성은 인, 가르침은 연, 인과 연에 의해서만 깊이 부처를 믿을 수 있도다.

즐거움이나 보배, 명예를 구하지 않고, 편안함을 원하지 않고, 사람들의 괴로움을 없애려는 마음을 일으키리라.

(2) 깊이 부처와 법을 믿고 보살의 행하는 도를 믿어 보살이 비로소 마음을 일으키도다.

믿음은 실로 도의 근원이며 공덕의 어머니시다. 선을 증장하고 모든 의심을 제거해야만 더할 수 없는 도를 나타내리라.

믿음은 더러움을 여의고 마음을 청정하게 하여 교만을 멸하며 또 공경의 근본이 되도다. 믿음은 법장(法藏)중에서도 첫째가는 보배, 청정한 손을 내밀어 공덕을 받도다.

믿음을 베풀어 아끼지 않으며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법에 들도다. 믿음은 지혜의 공덕을 증장시키고 반드시 부처에 이르게 하는도다.

믿음은 모든 작용을 밝게 하고 그 힘은 매우 견고하여 무너지지 않으며, 길이 괴로움의 근본을 다하고 부처의 공덕으로 향하게 하도다. 믿음은 경계(境界)를 짓지 않고 모든 난사를 여의게 하며, 악마의 경계를 능히 넘어 더없는 각을 드러내리라.

믿음은 뛰어나 그 얻기 어려움은 실로 우담화와 흡사하도다.

항상 법을 믿으면 가르침을 듣는데 싫어하지 않으리. 항상 승보를 믿으면 그 믿음은 드디어 움직이지 않으리.

(3) 믿음이 있는 사람의 행은 청정하여 선한 사람과 친하고 선한 일을 하여 참으로 큰 힘을 얻도다.

뛰어난 지혜가 증장하여 부처님의 두호를 받게 되도다. 그리하여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의 공덕을 닦으면 부처님 집안에 태어나 교묘한 방편의 행을 닦으리.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은 청정하고 더욱더 증장하는 뛰어난 마음, 보시, 지계(持戒) 등 육도(六道)의 수행으로 불법을 닦으리라. 그리하면 부처님을 염하는 마음은 움직이지 않아, 항상 한량없는 부처님을 뵈오리.

부처님이 영원히 있음을 보고, 법이 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장애가 없는 변재를 얻어 무변한 법을 설하고, 불쌍히 여겨 중생들을 구하고 대비의 마음을 체득하여 깊은 법을 즐기리라.

(4) 이 사람의 힘으로, 정법이 세간에서 영원히 멸하지 않고, 여러 가지 선(善), 여러 가지 도, 뛰어난 보배가 세간에 나타나도다. 출리의 도를 알지 못하고 계박되는 자를 위하여 보살은 나라와 재물을 버리고 속세를 벗어나 정적을 구하는도다.

또 세간을 좇아 중생을 구원함도 세간에 물들지 않음이 마치 연꽃 같으며, 사견이 세상을 뒤덮으면 방편을 다하여 법을 설하고 참을 깨닫게 하는도다.

여러 부처를 나타내고, 법과 승의 도를 나타내도다.

이 광명을 만난 자는 한량없는 공덕에 의해 더할 수 없는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로다.

(5) 빛이 사람을 깨닫게 하고,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욕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도다.

빛은 사람을 깨닫게 하여 모든 것은 유(有)가 아니고 무가 아니며, 물속의 달과 같고 또 환상과 같다고 깨닫게 하는도다.

빛이 사람을 깨닫게 하여 모든 법을 지니게 하고, 선한 사람을 공경하고 어진 사람을 두호하며, 한량없는 법을 베풀게 하는도다.

빛이 사람을 깨닫게 하여 부처를 생각케 하고 부처를 뵈며 부처 앞에 태어나게 하는도다.

빛이 사람을 깨닫게 하여 법을 듣고 설하여 즐기게 하며, 잘 수호하여 전하고 바른 법을 닦게 하는도다.

빛이 불자를 깨닫게 하여 세간의 모든 소리를 부처의 소리로 듣게 한다.

(6) 눈이 있는 자는 밝은 해를 보지만 소경은 보지 못한다. 도를 구하는 자는 빛을 보지만 사견을 가진 자는 이를 보지 못한다.

주옥의 궁전, 보배로 만든 연(輦), 맛 있는 음식이나 보석의 장엄함도,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구비되고, 덕이 없는 자에게는 구비되지 않는다. 세간에 불가사의한 것은 많고, 사람의 업력(業力), 용의 신변, 신들의 힘은 있으나, 아아, 부처의 힘보다 더한 것은 없도다.

검극(劍戟)을 가진 병사가 밝게 맑은 물에 비쳐도 그림자에는 애증의 염이 없는 것처럼, 부처의 선정의 자재함도 또한 이와 같도다.

그러므로 자재의 법을 얻어 모든 것을 구하는 공덕을 소유하고, 감로의 소리로써 마를 꺾는 자가 어찌 사람을 기쁘게 하지 않으랴.

나는 지금 법의 바다에 들어 그 밑바닥을 극한 자의 공덕을 설하였다.

들은 자는 이를 믿어 남을 위해 설하라.

현수보살이 이 법을 설할 때, 시방 세계는 여섯 번 진동하고, 악마의 궁전은 이 때문에 빛을 잃었으며, 모든 악도가 그 그림자를 감추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