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욱가사나(郁伽斯那)와 다라비다(多羅弗多) 26

근와(槿瓦) 2014. 5. 18. 00:52

욱가사나(郁伽斯那)와 다라비다(多羅弗多) 26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사위성의 기원 정사에 잠시 동안 체재하시고 난 후에 사위성에 돌아와 죽림 정사에서 제 3의 우기를 보내셨다. 이때 곡예사인 욱가사나는 아내와 그 단원들을 거느리고 왕사성에 와 있었다. 그는 본래 이 성의 부상의 아들이었는데 연예인 단체가 이곳 대왕 앞에서 곡예를 했을 때 그 중의 한 처녀를 사랑하여 집을 버리고 나와 그 단체에 가입하게 되었다. 신참자로서 곡예를 배울 때에 아내와 동료들의 조소와 모멸 속에서 날마다 눈물을 흘렸으나, 그래도 재주는 진전되어 드디어 지금에는 한 단체를 거느리고 여기저기로 순회 공연을 하게끔 되었다. 어느 날, 왕사성에서 스스로 60척이나 되는 높은 기둥 위에서 곡예를 하게 되었는데, 시민들은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모여 들었다. 세존께서도 마침 그때 제자들을 데리고 그 자리에 오셨는데, 목련에게 명하여 신통력으로서 같은 높이에 올라가 욱가사나에게 법을 설하게 했다. 기연이 무르익었던 탓인지 그는 그 법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기둥에서 내려와 세존 앞에 꿇어엎드려 출가하여 제자가 되기를 원했다. 세존은 이를 허락하였고, 단체의 단원 전부가 세존의 제자가 되었는데 욱가사나는 얼마 후 각을 얻어 성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다라비다도 왕사성의 배우 중의 한 사람이었다. 5백 명이나 되는 처녀 극단을 거느리고 마을에서 축제가 있을 때에 연극을 보여 주거나, 혹은 왕궁에 초대되어 그 재주를 보여 주곤 했다. 욱가사나가 입도한 후 얼마 안 되어 그도 심기가 무르익어 세존을 죽림 정사로 찾아가 뵙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선배로부터 듣기를, 배우란 무대에서 진실을 속여 광대놀음을 보여 관람객을 기쁘게 하므로 명이 끝난 후에는 희소천(戱笑天)에 태어난다고 하는데 세존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옵니까?"

"다라비다여, 그런 질문을 나에게 해서는 안 된다."

그는 두 번, 세 번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세존은 그 질문을 세 번 물리쳤다. 다시 네 번째의 질문을 했을 때 대답하시기를,

"다라비다여, 욕을 달래어 광대놀음으로서 진면목을 어지럽히고, 사람의 열정을 사려고 하는 배우는 생명이 끝난 후에는 지옥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네가 들은 것은 잘못이다. 잘못된 견해를 가진 자는 죽어서 지옥으로 떨어지거나 짐승이 될 수밖에 도리가 없다."

이 말을 들은 다라비다는 울기 시작했다.

"다라비다여, 그러므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세존이시여, 제가 우는 것은 세존이 무서운 미래를 설명하셨기 때문이 아니옵니다. 저의 선배가 미래에는 하늘에 태어난다고 저를 속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열심히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 믿음을 얻어 출가하여 차차 수행하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수행 중의 고난과 자기가 얼마나 마음을 제어했던가를 말하여, 다음과 같은 게를 불렀다.

(1) 언제나 나는 산 속의 바위굴에 혼자 살면서, 모든 것을 무상하다고 보리라.

언제나 나는 누덕누덕 기운 황의를 몸에 걸치고, 모든 것을 나의 것으로 생각치 않으며, 탐욕, 진에, 우치를 여의고 숲속에 들어가 안존을 얻으리라. 언제나 나는 죽음과 늙음과 병을 이기고 두려움 없이 숲에서 살리라. 언젠가 나는 갈애의 덩굴을 자르고, 지혜의 검으로 마를 물리치리라.

게으름과 기갈에 괴로와하지 않고 색성미촉(色聲味觸)의 타오르는 불꽃에 눈을 돌리지 않으며, 비방을 받아도 마음 아파하지 않고 칭찬 받아도 교만하지 않으며, 가르침에 들어가 마음이 족하니 좋은 날이 언젠가는 나에게 오리라.

 

(2) 마음이여, '집에 살 필요가 없다'고 몇 해 동안이나 원했던 것이랴. 집을 나와 출가자가 되었는데 너는 어찌하여 정진하지 않을소냐.

마음이여, '심산 속의 날개가 아름다운 새와 진동하는 인다라(因陀羅)의 번갯불은 숲에 사는 나를 위로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나를 유혹했던가. 지금 가정과 친밀한 친구와 세간의 즐거움을 버리고 숲에 머물기는 하지만 너는 끝내 즐거워하지 않으리.

모든 것은 변천하는 것으로 보고, 불변의 도를 구하지 않으랴. 중생의 마음이란 원숭이 같다고 밝혔다. 욕을 여의지 않으면 제어하기 힘들다. 아름다운 그림자에 현혹되어 생을 구하는 것은 괴로움의 길, 마음에 이끌려서 지옥에 든다.

 

(3) '공작 창로(孔雀蒼鷺)가 우는 숲에서 표범과 범에 포위되어 욕을 여의라. 때를 잃지 말라'고. 마음이여, 나를 격려하지 않을손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밟아라. 고의 뿌리를 끊어 계책을 그쳐라. 성인의 가르침에 따라 거리에서 탁발하고 숲에 살도록 하라.

마음이여, 너는 나를 이와 같이 격려하지 않을손가. 형태도 없이 멀리 달려가는 마음이여, 나는 지금부터 너를 따르지 않으리. 욕에는 극심한 고통, 큰 두려움이 있지만, 깨달음을 바라면서 열심히 나아가리라. 마음이여, 나는 어디에서나 그대의 말을 지켰노라.

전에는 이 마음이 여러 가지로 움직여 제멋대로 걸어갔으나, 오늘부터의 나는 이 마음을 누르리라.

 

(4) 넘기 어려운 이 망집의 바다를 건너게 하라. 마음이여, 지금 너에게 대하여 나는 옛날 같지는 않다. 너의 지배하에 돌아가는 것이 싫어서 나는 성인의 가르침에 따랐노라.

나와 같은 것은 멸하는 것이 아니며 산에서, 강에서 , 대해에서, 사방 상하 모두가 무상하며 모든 물질은 재앙이라, 마음이여, 어디에서 즐거움을 구하랴. 사슴의 모임, 공작의 무리, 여름비에 젖을 때의 시원함, 아뭏든 산중에서 나무토막처럼 잠들지언정 동굴의 침상은 솜처럼 부드럽다. 스승이 이룬 대로 얻어지는 것으로써 족하며,

사악한 도(道)를 부수고 성인을 섬기며, 아름다운 숲속에서 놀고 즐거운 산에 들어가, 마음이여, 깨달음의 피안으로 저어 나아가라.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