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290-58

근와(槿瓦) 2016. 8. 2. 03:34

대보적경-290-5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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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 함께 권하셨으니 그 십억 천제와 십억·백·천·해의 모든 보살 대중이 부처님께 권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게 하였느니라. 부처님이 마침 법의 바퀴를 굴리려 하실 때에 묘식범천왕이 바라내(波羅奈) 사슴 동산 신선이 놀던 곳으로 나아가서 사자좌를 펴니 높이는 삼천 이백 팔십리요, 갖가지의 문채나는 묘한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었다. 묘식범천왕이 여래를 위하여 사자좌를 펴니 그 십억 범천·십억 천제와 십억·백·천·해 모든 보살이 또한 부처님을 위하여 사 자좌를 폈으니 그 높이와 넓이가 똑같았다.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여래께서 나의 사자좌에 앉으시어 법의 바퀴를 굴리소서'라고 하였느니라.


적의야, 그때에 여래가 바라내 사슴 동산 신선들이 놀던 곳에 나아가시어 사자좌에 앉으시니, 범천·제석·사천왕과 모든 보살들이 각기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여래께서 홀로 나의 사자좌에 앉으셨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이 두루 사자좌에 앉으시니 그때에 시방 한량없는 불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무극계(無極界)삼매에 드시니 삼천대천세계가 다 평편하여 손바닥 같으며 이 삼천대천세계의 지옥·축생과 아귀·천상·인간이 다 안온함을 얻게 되고 모든 중생이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없고 삼독의 병이 녹고 깨끗하여 티끌이 없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향하여 부자·모녀와 같았고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이 와서 설법을 들었으며, 삼천대천세계의 큰 귀신과 모든 하늘·용신·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이 다 부처님 계신 곳에 나와 법을 들었으며, 와서 모인 자가 가득 차서 삼천대천세계에 터럭 구멍만큼도 빈틈이 없으며, 다들 같은 마음으로 법에 굶주려서 머리를 조아려 큰 도를 받고자 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대중들이 구름처럼 모여 법의 바퀴 굴리기 청함을 보시고 모든 사문·외도·바라문, 모든 하늘·마왕·범천왕과 세속을 위하시어 바른 법을 선포하셨느니라.


적의여, 여래께서 법의 바퀴를 굴리실 때에 그때에 맞추어 중생의 마음에 따라 각기 알아듣게 하여 근기대로 열어 깨달아 법을 따라 행하게 하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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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여래 지진께서 마침 이 법을 말씀하시고 그를 위하여 거듭 분별하시었다. '구린(拘隣:憍陣如)이여, 알겠느냐? 눈(감각작용)이 항상됨 없나니 눈이 항상됨 없음을 알면 곧 율법(律法)을 따르게 되느니라. 눈이 항상됨 있다 생각하고 항상됨 없다는 이치를 좋아하지 않거든 눈의 고독(苦毒)되는 감각[痛]의 이치를 들어라. 눈에 나와 나의 것을 헤아리거든 나와 나의 것 없는 줄을 알라. 눈의 나없는 이치를 듣고는 곧 율법을 따라 그 법의 소리를 알라. 눈의 경계는 허깨비[幻化]·아지랑이[野馬]·물 속의 달과 같나니 꿈을 깨고 보면 그림자와 메아리와 같으니라. 이러한 법교를 따라 법은 공(空)하여 형상과 원(願)이 없는 이치를 받들어 행하라.


그 눈이 보고 분별하는 법[行]을 지음 없으면 말숙하고 조용하여지리라. 이렇게 눈의 업이 없는 고요한 이치를 들으라. 눈을 인연으로 좇아 일어났나니 이 인연으로 일어난 이치를 들으랴. 귀·코·혀·몸·마음도 또한 이와 같이 다 항상됨 없는 곳으로 돌아가느니라. 항상됨 없다는 말을 듣고 뜻으로 그것이 괴로움이 되는 줄을 알고 나와 나의 것이 항상됨 없는 이치를 보고 적연(寂然)히 말쑥하게 하라. 공하여 형상과 원이 없는 묘용(妙用)을 통달하지 못한 까닭에 인연으로부터 오음(五陰)의 항상됨 없는 법을 일으켰나니 그 음이 있다고 헤아리고 음이 없는 이치를 알지 못하면 여러 가지 법을 말하여도 다 항상됨 없는 데 돌아가느니라. 모든 법이 항상됨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에 집착함이 없으면, 오음이 항상됨 없다는 말을 듣고 다 공한 이치를 알게 되리라. 모든 감관[入]이 있다고 헤아리어 모든 감관이 항상됨 없다는 뜻을 알지 못하거든 모든 감관이 다 항상됨 없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이치를 들으라. 오음과 모든 감관과 네 가지 요소의 여러 가지가 또한 이와 같으니라. 사의지(四意止)·사의단(四意斷)·사신족(四神足)·다섯 감관[五根]·오력(五力)·칠각(七覺)·팔도품행(八道品行)의 삼백십칠품을 얻어듣고 항상됨 없는 뜻을 알라'고. 만일 듣고는 적연하여 이 선포한 도법에 율법을 따르되 만일 듣고 관하는 바 그 성문(聲聞)의 근기는 연각의 법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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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적의여, 여래께서 이렇게 중생의 마음에 좋아하는 바에 따라 법의 바퀴를 굴리어 각기 그 처소를 얻게 하였느니라. 여래께서 이렇게 중생을 위하여 법의 바퀴를 굴릴실 때에 장로 사리불일지라도 그의 생각으로는 백·천 세(歲)에 부처님이 본행(本行)하던 도의(道義)에 들어가신 곳의 끝을 알지 못하거든 하물며 나머지 중생이랴.”이렇게 보살이 고행과 보리수를 장엄하고 마군을 항복받고 법의 바퀴 굴리던 법을 설할 때에 팔만 사천인이 다 위없는 정진 도심을 발하였다.


그때에 밀적금강역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대성이시여, 제가 위에서 선설하온 여래의 비밀이 혹 잘못되와 여래를 비방하거나 법에 어그러짐이 없나이까? 여래의 비밀은 매우 현묘하여 넓고 크기 끝없사와 일체 세간의 하열한 중생은 비록 여래의 비밀을 말하여도 능히 믿지 않으리이다. 마음으로 생각하옵건대 여래의 지극한 지혜가 저의 몸 속에 들어온 것이옵고 저의 위신력이 아니옵나이다.”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도다. 여래의 도혜(道慧)가 들어가는 곳에 편안함을 입지 않음이 없느니라. 불제자로 하여금 경전을 반포함에 다 여래의 위신과 성지(聖旨)를 이어 여래 공법(空法)의 몸에 들어가서 도혜가 현묘하여 통달치 않음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중생으로 하여금 여래의 성지를 받들어 이어서 유순한 뜻을 펴게 하느니라. 너는 '진제(眞諦)'를 잘 살피어 여래의 지혜를 이어서 두려움 없는 바를 얻어 이에 이 법을 연설하였도다. 말하자면 '진제'라 함은 바로 이 법을 말함이니라. 이것이 곧 '정제(正諦)'니, 과거·미래·현재의 부처가 온 세계에 펴서 믿게 하되 돈독히 좋아하지 않음이 없게 하느니라. 그 위없는 정진의 도를 행함에 가령 이 경전의 비밀법을 선설하여 법대로 어그러짐 없게 되면 장차 부처가 되리라. 만일 여래의 비밀한 경전을 설함을 듣고 믿고 좋아하는 자면 이런 유는 온 세상의 일체가 다 믿고 공경하나니, 가령 어떤 사람이 머리로나 또는 어깨로 수미산을 이거나 지고 허공 가운데 있는다면 이 일은 오히려 있을지라도 덕 없는 사람으로 능히 이 경전을 듣기는 감당치 못하리라. 이미 듣더라도 믿지 않고 능히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거니 하물며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고 강설하겠느냐? 만일 이 경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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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하여 말하면 전세에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억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덕의 종자를 심고 뜻을 대승에 두어 부처될 수기(授記)를 받을 것이 의심없거든 하물며 지성으로 능히 받들어 행하는 자이랴.” “예, 그러하옵니다. 말씀하신 바 '적연 담박(寂然淡迫)'이란 뜻은 무엇을 말함입니까?”


“적의여, 이른바 '적연 담박'이라 함은 모든 세속의 번뇌를 소멸하고 온갖 잡된 때를 깨끗하게 한 것이니라. 곧 저 탐욕과 망상과 욕망을 버림이니 욕심의 생각을 버리므로 곧 생각하는 바가 없으며, 생각하는 바가 없으므로 문득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곧 보응(報應)·인연의 상대가 없게 되며, 보응·인연의 상대가 없으므로 곧 무명(無明)으로 인연한 은애(恩愛)가 없으며, 무명·은애가 녹아 없어지므로 곧 '나'나 '나의 것'이 없으며, '나'가 없으므로 곧 명색(名色)이 없으며, 명색이 없으므로 곧 '단멸(斷滅)'이니 항상됨이니 하는 업이 없으며, '단멸'이니 항상됨이니 하는 업이 없으므로 곧 탐욕의 몸[貪身]이 없느니라.


적의여, 모든 인연 업보는 소견의 거꾸로 도는 업으로 말미암아 곧 번뇌를 일으키나니 다 탐욕의 몸으로 말미암아 이런 걱정을 내느니라. 탐욕의 몸이 없으면 곧 육백십이종 소견의 의심을 놓아 버리게 되며, 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곧 온갖 인연이 고요해지리라. 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일체 탐욕이 절로 말쑥하여지고 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온갖 욕망이 적연히 소멸되느니라. 적의여, 마치 나무의 뿌리를 뽑아 버리면 등걸·마디·가지·꽃·열매가 일시에 다 제거되어 길이 나무가 없는 것과 같이 행자도 이와 같이 탐욕의 몸을 소멸하므로 곧 육백십이종의 의심이 없느니라. 탐욕의 몸이 없으므로 오음·진로의 걱정이 없게 되느니라. 대성이시여, 탐욕의 몸을 끊지 못하므로 '나'와 '나의 것'이 있느니라.


적의여, '나'와 '나의 것'에 머무르므로 탐욕의 몸을 끊지 못하며, 사람의 수명(壽命)에 머무르므로 탐착을 끊지 못하느니라. 그 보는 것이 안과 밖에 머무르지 않으면 모든 견해가 붙을 곳이 없으며 일체 이르는 곳에 길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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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 없으리라. 머무르는 바 없는 견해로서 지혜도 머무르는 바 없게 되면 이것이 곧 탐욕의 몸이 다 공인 줄을 보면 능히 공을 알게 되며, 유순법인(柔順法忍)으로 여러 견해를 받지 않고 그 몸에 생각함 없고 행하는 바 없으며, 나고 일어남도 없으며 또한 지을 것도 없나니 이것을 '유순법인'이라 말하나니, 모든 견해[見]를 받지 않을새, 이것을 탐욕의 몸을 끊었다 함이니라.


적의여, 탐욕 아닌 몸[不貪身]·해탈의 몸[解脫身]·무의 몸[無身]을 알고자 하는가. '무의 몸'이라 함은 몸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룩되었나니 근본이 또한 이름이 없느니라. 이 이치를 깨달은 자는 그것이 허위인 줄을 깨달으리라. 그러므로 참되지 못한 망상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 만일 구하는 것이 없고 망상을 품지 않으면, 곧 성내어 다툴 것이 없게 되리라. 그 성내어 다툴 것이 없는 것을 '적연'이라 말하며 '담박'을 행함이 되느니라.


어떤 것을 '소멸(消滅)'이라 하는가. 적연을 말함이니 온갖 인연을 녹여 없앰을 말하느니라. 왜냐하면 그 인연으로부터 마음을 번거롭게 하나니 인연이 없으면 곧 번거로움이 없으리라.


적의여, 인연의 맞대음으로부터 불이 나나니 두 나무를 서로 문질러서 불이 일어나 타듯이 맞대이는 것이 없으면 불이 없게 되나니 불이 치성하게 타는 것도 없느니라. 그 인연이 맞대이므로 마음으로 불타게 하나니 인연의 맞대임이 없으면 번뇌의 불이 꺼지리라.


또 적의여, 보살 대사(大士)가 묘한 방편으로 밝게 깨닫고 그때그때 번뇌의 인연을 소멸하되 온갖 덕의 근본은 소멸치 않으며, 진로(塵勞)의 인연의 맞대임으로 모든 어지러움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모든 바라밀에 다함이 없으며, 마군의 삿된 업을 놓아 버리고 모든 부처님의 도행을 버리지 않으며, 열반의 원인인 삼십칠도품을 놓지 않고 마음으로 성문·연각을 즐기지 아니하고 보살의 참된 도의 뜻을 버리지 아니하며, 공무(空無)를 관하되 큰 자비를 일으키며, 뭇 인연을 관찰하되 상 없는 인연으로 지극한 덕을 연설하며, 망상 때문에 도심을 잃지 않고 원함 없는 인연으로써 삼계를 싫어하며, 모든 어려운 경계를 대하되 생(生)의 인연이 없음을 생각하여 생한 바를 놓지 않고 하는 일에 망설임 없이 모든 행으로 덕의 근본을 닦아 도업의 행에 들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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