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0-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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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중생의 업이 한량이 없나니 만일 탐심·음욕이 많은 중생에게 수시로 그 중생의 소행에 따라 그 가운데 들어가서 구제하며, 성냄과 어리석은 중생이나 또는 탐냄·성냄·어리석음이 평균된 이런 업에 가리운 중생에겐 그 삼계 사상(思想)의 경향에 따라서 교묘한 방편으로 뽑아 내어 머무르는 바가 없고 다른 마음이 없게 하느니라. 이와 같이 중생들의 죄행·복행 속에 들어가서 그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여래의 수명도 한정이 있는 것을 나타내어 보이며, 중생의 지은 바 죄·복을 알지 못하더라도 선교방편으로써 각기 다른 법을 설하느니라. 여래의 선교방편은 중생이 한량없고 소행이 같지 않건만 그들을 위하여 갖가지의 법을 선포하느니라. 또 중생이 나의 처소에서 직접 여래의 설법하시는 것을 만나서 두루 마음에 들어가며, 그 지어온 행위에 따라서 도업을 선포하여 각기 알고 도에 들어가게 하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비밀이니라. 어떤 보살이 여래 비밀에 들어가면 이런 줄을 알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 지진께서는 유위(有爲)의 법문을 연설하여도 여래의 법은 다 이것이 무위(無爲)이다'라고 하느니라. 또는 이렇게 말한다. '여래는 한 가지 음성을 내시는데 중생이 각기 제자리에서 말씀하신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직 생각만으로 여래의 음성을 즐기는 자이니 망상으로 하는 말이다'라고 하나니 이렇게 관하지 말라. 여래의 입은 길이 설하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왜냐하면 어떤 중생이 여래의 음성을 듣고서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에서라고 하고 혹은 그 음성이 정수리에서라고 하며, 혹은 머리털의 검푸른 빛에서라고 생각하며, 혹은 그 이마 위에서라고 하며, 혹은 눈이 매우 밝고 좋으므로 사람이 견디어 여래를 자세히 보지 못하나 그곳으로부터 법음(法音)을 베풀어 주시므로 모든 죄를 소제하고 쟁송의 문을 버리어 위태롭고 해로운 마음이 없게 한다 하며, 혹은 목이나 어깨나 팔로 소리를 내면 온갖 가리우고 어두운 일을 버리게 하며 혹은 모든 일을 가르치기도 한다 하며, 혹은 갈비로 선설하기도 하며 혹은 등으로부터 발에 이른다 하며, 혹은 배에서라느니 혹은 배꼽으로부터라느니 하며 또는 마음장(馬陰藏:陰 根)으로써 한다 하며 혹은 무릎이나 종아리로써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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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쉬게 한다 하느니라. 만일 부처님의 대인 상호(相好)로써 할진대 세상에 가장 위이니라. 만일 여래 지진을 생각하고 그 음성을 들으면 그 좋아하는 것과, 근성의 영리하고 어리석음에 따라 그 제도할 만한 것을 교화하여 다 율법에 들어오게 하느니라. 그렇지만 여래가 관찰하여 교화한다는 것도 또한 상념(想念)함이 없느니라.
적의여, 마치 기악(伎樂)을 그 소리를 골라서 손으로써 치면 그 소리가 슬프기도 하고 화창하기도 하나니, 그러나 그 소리를 누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다 방편의 인연으로 미묘한 음성이 있느니라.
이와 같이 적의여, 여래가 언사로 중생의 마음을 교화하되 그 교를 펴냄으로 말미암아 여래가 저 중생에게 누구를 위하여 한다는 치우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다 숙연(宿緣)의 지은 대로 제각기 받아들이는 수특함이 있을 뿐이니라. 여래 지진이 중생에 있어서 초연(超然)하고 드높으신 것은 본래의 수특을 말미암음이니라.
적의여, 마치 외치면 소리울림의 음향은 멀리 미치지만 그 소리의 나온 곳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요,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언만 여래께서는 이러한 음성으로 중생의 마음을 교화하나니, 그 언교(言敎)는 몸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또한 마음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안도 아니요, 밖도 아니요, 중간에서도 아니니라. 큰 바다에 여의명주(如意明珠)가 그 광명을 놓으면 바다 속 여러 중생을 밝게 비추누니라. 이 명주를 깃대 머리에 달아 두면 두루 성시(城市)를 비추며, 중생의 소원에 따라 그 명월주(明月珠)가 보배를 내어 사람들의 원하는 대로 얻게 하나니 그러나 이 명주는 또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이니라. 여래도 이와 같이 보배의 마음을 지니시어 뜻을 청정에 두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 깃대를 잡아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서 마음을 트이어 알게 하시나니, 비록 이런 가르침을 나타내시지만 또한 상념이 없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펴내신 법문의 비밀이니라.”
밀적금강역사는 다시 적의보살에게 일렀다.“내가 이제 천상·인간·모든 마·범천·사문·바라문을 두루 살펴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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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도무지 여래의 연설하신 음향·문사(文辭)를 헤아리지 못하리로다. 그 까닭은 내가 생각하건대 세존께서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실 적에 보살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법을 설하셨다. 이름은 '정음장(淨音場)'이었다. 널리 중생을 위하여 이것을 선포하셨다. 이 법문은 자씨(慈氏)보살을 위하여 내세우신 것이다.
그때에 현자(賢者)대목련(大目連)이 생각하기를 '내가 여래 음향의 끝간 데를 알아보리라'하였다. 그리고 대목련은 그 앉은 자리에서 문득 사라져 수미산 꼭대기에 머물러서 여래의 음성을 듣자니 눈앞에 있는 듯하였다. 다시 신통으로 삼천대천세계에 노닐며 맨 끝에 이르러서 여러 수미산의 세계와 일체 철위산(鐵圍山)을 지나 맨 끝의 대철위산 꼭대기에 머물러서 여래의 음성을 들으니 앞에서와 다름이 없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이 대목련이 여래의 청정한 소리 퍼진 곳을 시험하려 하나니 내가 이제 차라리 신통을 나타내리라'하시고 곧 신통을 나타내어 보이셨다. 대목련은 부처님의 성지로 신통을 힘입고는 서방 세계로 매우 멀리 구십구 항하 모래처럼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지나가서 한 부처님 세계에 이르렀다. 그 나라 이름은 광명번(光明幡)이요, 그 부처님은 광명왕 여래 지진 등정각이라 현재에 설법하고 계셨다. 목련은 그곳에 이르러서 부처님의 음성을 들으니 마치 사람이 맞대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 듯하였다. 그 광명번 불국에는 큰 광명이 있었으며 부처님의 신장은 사십리요, 보살의 신장은 이십리며, 그 보살들의 밥 받는 발우는 높이가 일리였다. 목련이 발우 가장자리로 다니자 어떤 보살이 세존께 사뢰었다. '대성이시여, 이 벌레는 어디서 왔기에 사문의 옷을 입고 발우 가장자리로 다니나이까?' 그때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제현들아, 삼가 이 현자를 업신여기지 말라. 이제 이 장로는 목련이라 부르나니 이는 석가모니불의 성문 제자 중에 상수 제자로서 신통이 제일이니라.' 그리고 광명왕불은 대목련에게 이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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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토의 보살과 성문들이 경의 몸이 작은 것을 보고 다 업신여기는 마음을 내나니 경은 마땅히 신통력을 나타내어 석가모니불의 위신력을 드러낼지니라.' 그러자 대목련은 광명왕불 앞에 나아가서 발밑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바퀴 돌고 앞에 서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 몸이 가부좌를 하고자하오니 이 땅에서 용납하오리까?' '하고 싶은 대로 하라.'
그러자 목련은 허공으로 백억 길이나 높이 치솟아 그곳에 있는 보배성에 한 걸상을 만들고 가부하고 앉았다. 그 좌상으로부터 여러 이름난 보주·영락을 백·천·억·해를 드리우니 낱낱 영락 구슬마다 백·천 광명을 놓으며, 광명마다 각기 연꽃이 있고 온갖 연꽃에서 석가모니불이 연꽃 위에 앉은 것을 나타내며, 그 설법하는 음성이 석가모니불의 음향과 같았으며 청정하게 경전을 연설하는 것과 꼭 같았다. 대목련이 신통력을 나타내고 다시 부처님 앞에 머물렀다. 그러자 보살들이 기특하고 괴이하게 여기어 그 까닭을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 대목련이 어떤 인연으로 이 세계에 나오게 되었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석가모니불의 음성이 미치는 거리를 시험하고자 이곳에 이르렀느니라.' 광명왕불은 현자 대목련에게 이르셨다. '인자여, 여래 지진의 음향을 시험하려 하지 말지니라. 여래의 음향은 한정이 없고 멀고 가까운 거리가 없나니 어찌 그 한정을 알고자 하느냐? 경이 매우 잘못이로다. 가령 목련이 신통으로 항하 모래처럼 많은 겁이 지나가도록 서쪽으로 나아가기를 쉬지 않더라도 능히 여래 음향의 들리는 바를 얻어 알지 못하리라. 모든 부처님의 음향은 까마득히 멀고 초월하여 한정이 없으며 가히 비유할 수 없느니라.' 그때에 대목련은 그 세존의 발밑에 스스로 몸을 던져서 참회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불민하와 부처님 음향이 한량이 없거늘 그릇 딴 마음을 내어 그 한정된 거리를 알고자 하였나이다.' '네가 매우 멀리 왔으니 구십구항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를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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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토에 이르렀도다.' '매우 멉니다. 매우 멉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몸이 매우 괴로와 다시 본토에 돌아가지 못하겠나이다.' '목련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 신통으로 이 세계에 이르렀다고 보는가. 이런 관을 하지 말라. 이것은 석가모니불의 위덕으로 이 세계에 이른 것이니 마땅히 멀리 세존 석가모니불게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라. 그 부처님의 성지로 인자를 본토로 데려가리라. 가령 경의 몸 스스로의 신통으로 본국에 돌아가고자 할진대 일겁이라도 이르지 못하리라. 경이 이르지 못하면 석가모니불께서 열반하실 때도 뵙지 못하리로다. 인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가 어느 방위로부터 왔다고 생각하느냐? 동방이냐, 남방·서방·북방이냐?' '어느 방위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이제 홀리어서 본토가 어느 곳에 있으며 어느 쪽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석가모니불은 동방에 계시느니라.' 그때에 대목련은 오른 무릎을 끓고 석가모니불이 계시는 동방을 향하여 합장하고 예배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오직 천상·인간의 높으신 님 힘을 드리우셔 민망히 여기소서. 위덕이 크고도 높으실세라. 천상·인간의 공경 받으시나니. 그 음향 마침이 한량이 없고 그 지혜 깊고 멀어 끝이 없어라. 비나이다. 그 국토 나타내시와 저로 하여금 본토에 가게 하소서.
“이와 같이 적의여, 모든 부처님 음성은 한량없도다. 석가모니불께서 기사굴산에 계실 적에 사리불은 대목련이 큰 소리로 외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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