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15-4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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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함은 끝내 마음을 깨달아 아는 까닭이며,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므로 그 지혜가 밝아짐은 마음으로 망상하지 않는 까닭이며, 그 마음으로 도를 생각함은 뜻으로 헤아리지 못한 까닭이며, 그 법을 생각함은 마음이 평등한 까닭이며, 그 마음이 청정함은 바른 법을 보호하는 까닭이며, 그 보고 듣는 모든 경계에 마음이 서로 헝클어짐이 없는 까닭이며, 불토가 청정함은 마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온갖 상이 갖추어졌음은 마음에 별다른 형상이 없는 까닭이며, 능히 인욕행을 하는 것은 마음에 뒤바뀜이 없는 까닭이며, 물러남 없는데[不退轉]에 이르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까닭이며, 도량을 장엄함은 삼계에 있어서 마음이 타락되지 않는 까닭이며, 마귀의 짓을 항복받음은 마음으로 중생을 거두어 잡아들이는 까닭이며, 도로써 교훈하는 온갖 법은 마음에 평등히 깨친 까닭이며, 법의 바퀴를 굴리되 모든 법에 굴림의 작용이 없는 것은 마음이 가고 오지 않는 까닭이며, 큰 열반을 나타내어 생사의 근원을 벗어나는 것은 마음이 평등·자연한 까닭이니라.
보살이 만일 불기법인(佛起法忍)을 얻으면 마음이 매우 그윽하고 또한 청정하리라. 마음이 청정하므로 일체 중생의 마음이 깨끗한 줄을 알고, 널리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지 않음이 없이 도심에 들어가서 일체 중생의 마음도 도심에 따라 광명을 입게 하나니, 마치 허공이 평등하게 두루 일체 유형·무형에 들어가듯이 도심도 이와 같이 다 중생의 심행에 들어가느니라.”
밀적금강역사가 이 보살의 몸[身]·입[口]·마음의 비밀[心密]의 불가사의한 법을 설할 적에 칠만 이천 모든 하늘 사람이 다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고 삼만 이천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일만 사천인이 세속의 번뇌를 여의고 법의 눈이 깨끗해졌으며, 팔천 비구가 마음이 열리어 번뇌가 없어졌다.
이때에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그 큰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치며, 허공에서 하늘 꽃이 비오듯 하고, 공후 등 악기를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그 음악 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이 밀적금강역사가 설한 법을 듣고 만일 즐거워하며 믿으면 이 사람은 곧 수기를 얻어서 경전을 사랑하고 좋아하여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며, 널리 사람을 위하여 설하며, 도심을 잃지 아니하고 공덕의 근본을 쌓되 끝내 헛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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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으니리, 일찍이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고 온갖 덕의 종자를 심어서 중생을 이익케 하여 다 구원을 받게 하였도다.”
세존께서 적의에게 이르셨다.
“네가 저 음악 속에서 들리는 말소리를 들었느냐?”
“예, 이미 들었나이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온대 누구의 위신력으로 그런 말이 들리나이까?”
“적의야, 보살에 뇌음(雷音)이라는 이가 있으니 뇌음왕 여래의 나라에서 떠났느니라. 그 국토의 이름은 양씨(兩氏)라 한다. 이 감인계(堪忍界)에 와서 내 몸을 보고자 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법고를 불어, 여래의 비밀법을 들으려고 허공에 있으면서 그 몸을 나타내지 아니하고 여래와 이 경전을 공양하여 하늘 꽃을 뿌리고 풍류를 지으니, 그 음악으로부터 이런 소리가 났느니라.”
부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자, 뇌음보살이 허공에서 내려와 부처님 발에 절하고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고 그 앞에 머물러서 사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뇌음왕 여래께서는 성체 무량하시고 기거가 편리하시며 나고 드시는 데 강녕하신가 문안드리옵나이다.”
“잘 왔도다, 정사(正士)여. 장하도다, 의를 돌아보아 이렇게 나타나 보임이여. 여래의 비밀 경전의 지혜를 듣고자 하므로 이제 밀적금강역사가 부처의 위신을 이어 연설하였느니라.”
그때에 회중에 있던 어떤 보살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밀적금강역사는 어느 세상에서 공덕의 근본을 쌓았으며,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 도심을 발하였으며, 본디 어떤 서원을 세웠기에 그 얻은 말솜씨가 넓고 크기 한량없으며 거룩하기 이러한가.'
부처님은 모든 보살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적의보살에게 이르셨다.
“저 지나간 먼 세상 수없는 겁이었다. 그때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이름은 무량훈보계정토여래(無量勳寶罽淨土如來)·지진(至眞)·등정각·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이시며, 세계는 장엄(莊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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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劫)의 이름은 선견(善見)이었다.
그 부처님 국토에는 기이한 위덕이 있고 인민이 번성하고 다 안온하며, 오곡이 풍족하고 토지가 광대하여 다 쾌락하고 천상·인간이 번화하며, 땅이 평편하기가 손바닥 같고 모래와 먼지의 더러움과 가시 덩굴·기와·자갈이 없고 오직 유리·수정·명월주옥(明月珠玉)·산호·호박·자거·마노 등 보배가 그 땅에 가득 찼으며, 그 땅의 부드럽기가 하늘 옷 같은데 아름다운 향기와 빛이 매우 좋으며, 좋은 풀이 나서 하늘 담요 같은데 발로 밟으면 발이 네 치쯤 내려갔다가 발을 들면 원상으로 되었다. 그 나라는 안온하여 큰 추위도 없고 또한 크게 덥지도 않으며, 인민이 인자하고 성품이 조화되어, 몸·입·마음이 다 안정되었다. 향기가 땅을 쬐는데 땅 빛은 감(紺)유리색이었다. 그 나라 인민이 다 자재롭고 교훈을 받아서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적고 안온하고 적정하여 위력이 있었으며, 설법을 듣고는 모두 이치를 알았더니라.
그 부처님 때에 성문 제자는 십이해(十二垓)가 있었고 모든 보살이 삼천 이억이었다. 그 부처님 때에 인민의 수명은 삼십육억 세인데 중간에 요사하는 자가 없었다. 그 장엄국 가운데 네 성(城)을 쾌견(快見)이라 하였는데 매우 넓고 길었으며, 오곡이 풍족하고 인민이 안락하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업신여기지 않고 각기 그 처소를 얻었다. 한 성의 길이가 팔십만 리로서 사백 리의 간격으로 큰 나라가 하나씩 있는데 그 나라에는 각기 천 개의 군·현과 모든 촌락이 있었다. 그 나라 인민은 몸 길이가 사리였다.
그때에 이 큰 성 쾌견의 사변에 다시 큰 성이 있으니 청정이라 하였다. 그곳은 왕이 통치하는 곳으로서 토지가 넓고 길며, 그 성의 동서 길이는 이천 오백 육십리, 남북의 길이는 일천 이백 팔십리로, 군·현·읍이 각기 일만씩이 있었는데, 쾌락이 풍족하였으며 모든 동산이 각기 일만씩으로 매우 정결하며 칠보로 이룩되었다.
그때에 전륜성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용군왕(勇軍王)이다. 칠보가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金輪)이요, 둘째는 흰 코끼리니 여섯 이[牙]가 있고, 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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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감마보(紺馬寶)니 붉은 갈기와 꼬리요, 넷째는 명월신주(明月神珠)요, 다섯째는 옥녀의 아내요, 여섯째는 창고를 맡은 거룩한 신하요, 일곱째는 군사를 맡은 대장군이었다.
왕은 사천하를 맡았으며 과거의 부처님을 공양하여 온갖 덕의 종자를 심어서 위신이 한량없으며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여 불퇴전에 이르렀다.
그 성 중앙에 한 궁전을 세웠으니 넓고 길고 높아서 길이와 너비가 각기 삼백 사십리며, 칠보로써 일곱 겹의 담과 벽과 난간이며, 일곱 겹의 길과 일곱 겹의 보배 휘장이며, 일곱 겹의 깊은 참호를 이룩하였다. 그 집안에는 사대 과실 동산이 있어 갖가지의 꽃이 피었으니 첫째는 묘화(妙華)요, 둘째는 공훈아(功勳阿)요, 셋째는 산하(山河)요, 넷째는 춘안(春安)이다. 못물이 가득하여 너비와 길이가 각기 이십리니, 못 보배로 난간을 삼고 자금(紫金)으로 못이 되고 자금과 유리로 바닥 모래가 되고 팔미(八味)의 물이 가득 찼으며, 보배꽃이 피어나고 오리·기러기·원앙 등 기이한 새들이 그 속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못물[浴池]의 첫째는 시재(施財)요, 둘째는 상굴(上窟)이요, 셋째는 상향(上香)이요, 넷째는 묘어(妙御)였다. 궁중 채녀 칠만 육천은 하늘의 옥녀와 같이 각기 모습이 단정하고 미묘하여 세상에 있기 어려운 것이었다. 왕의 정후(正后)옥녀보와 모든 채녀가 다 위없는 진정한 도심을 발하였느니라.
왕에게 일천의 아들이 있었으니 용맹스럽기 범부와 다르고 단정하기가 세상에 뛰어났으며, 이십팔종의 대장부의 모습으로 그 몸을 꾸미었고 뜻과 성품이 어질고 유화하며 또한 함께 큰 도심을 발하였느니라.
그때에 부처님이 청정 대성에 노닐어 계실 때에 그 왕 용군이 무량훈보계정토여래를 공양하기를 일억 년을 채웠으며, 모든 보살·성문 등에게는 의복·음식·와구·의약 일체 수용품과 동산·욕지·가댁·강낭·방실·정사(精舍)·고대(高臺)·누각(樓閣)을 주고 한 비구에 두 시자(侍者)씩을 주어 필요한 것을 공급하게 하여 부족함이 없게 하였느니라.
그 모든 왕자는 성품이 조용하고 유화하여 게으른 행동이 없으며, 항상 지성으로 여래를 받들어 섬기어 경전을 들어 지니고 애욕과 희롱하여 웃음과 삿된 것을 즐기지 않으며, 방일 없는 마음으로 경전을 들어 지니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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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는 것이 아니며, 오래지 않아서 곧 오신통을 얻어 신통으로 허공에 치솟아 있기를 마치 기러기가 마음대로 날아다니되 걸림이 없듯 하며, 한 곳으로부터 한 곳에 이르며, 고을로부터 고을에 이르며, 나라로부터 나라에 이르며, 한 천하로부터 한 천하에 이르러서 두루 다니며 노닐고 구경하였다. 이 요긴한 게송을 대중을 위하여 말하였느니라.”
모든 부처님 세상에 출현하기
까마득히 멀어 만나기 어려우며
사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또한 매우 만나기 어렵도다.
모두 다 같이 한마음으로
이 경전 듣고 믿고 좋아하여도
저 억·천·만 겁에
가장 만나기 어려워라.
오늘날 사람 가운데 큰 영웅이
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적연히 안정케 하시려고
이 경의 법과 뜻을 말씀하시네.
조용히 머무르신 부처님에게
가르치신 훈회(訓誨)를 물어 받으며
크게 성스러운 지혜를 구하려고
부처님의 지언(至言)을 받들어 묻자옵네.
경법을 듣고 지님으로써
모든 악취(惡趣)를 여의어 버리고
바른 법을 얻어들음으로써...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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