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난타(難陀)와 라후라(羅睺羅) 20

근와(槿瓦) 2014. 5. 6. 00:28

난타(難陀)와 라후라(羅睺羅) 2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이튿날은 세존의 이모제(異母弟)인 난타를 태자로 세우는 일과 결혼의 두 가지 의식을 거행하는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세존은 난타의 집에 갔는데, 마중 나온 난타에게 축하를 하는 동시에 바리때를 건네주고 자리를 떠났다. 난타는 하는 수 없이 바리때를 손에 들고 세존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약혼녀인 손타리(孫陀利) 공주는 마침 그때 초록빛의 긴 머리를 빗고 있었는데 이 모양을 보고 놀라,

"낭군이여, 어디로 가시옵니까?"

하며, 머리를 손으로 잡은 채 얼굴을 내밀면서 물었다.

"바리때를 받으십시오?"

하고 난타가 원하는 것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세존은 걸음을 옮겨 난타를 이끌고 니구로타원(園)에 가서 싫어하는 난타를 억지로 출가시켰다. 이것은 세존이 귀성한지 사흘째의 일이다.

이렛만에 세존은 탁발을 하려고 성내에 들어가니 야수다라 공주는 왕자 라후라를 성장시켜 세존 가까이에 보내면서 이르기를,

"보라, 저 많은 출가자에 둘러싸인 거룩한 출가자가 너의 아버지시다. 아버지께서는 많은 보물이 있었지만 출가 이후에는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너는 저 어른께 가서 그 유산을 받도록 하라. '아버지, 저는 당신의 아들입니다. 저는 장차 옥좌에 나아가 왕자(王者)가 되렵니다. 모쪼록 보물을 저에게 주십시오'하고 말하도록 하라."

라후라는 가르쳐 준 대로 세존의 곁에 갔는데, 자연히 부자간의 애정을 느껴,

"세존님, 당신의 그림자는 정답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옆에 섰다가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대로 뒤를 쫓아가,

"유산을 주십시오."

하면서 달라붙었다. 세존은 라후라에게 돌아가라고는 하지 않고 발걸음을 나란히 하여 니구로타 숲에 들어가 '이 아이는 아버지에게 재보를 구하고 있는데, 그 재보란 변천하여 괴로움을 낳는 물건이다. 차라리 보리 도량에서 얻은 성보(聖寶)를 주어 세상을 초월한 유산의 상속자로 만들 것이다'고 하면서 사리불을 불러서,

"라후라를 출가하게 하라."고 명하셨다.

'세존이시여, 어떤 방편으로써 라후라를 출가시키리까?"

세존은 이 일을 위해 제자들을 불렀다.

"제자들이여, 삼귀의의 법에 의해 어린 사람의 출가를 허락할 것이다. 첫째로는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은 후 황의를 입게 하고 한쪽 어깨에 웃도리를 걸치고 제자들의 발에 배례하게 하며 한쪽 무릎을 짚고 앉아 합장한 후 이렇게 말하게 하라. '부처에게 귀의합니다. 법에 귀의합니다. 승가에 귀의합니다.'라고 이 삼귀의를 세 번 되풀이하게 하라."

사리불은 분부에 따라 라후라를 출가하게 했다. 소식을 듣고 정반왕은 매우 슬퍼하며 급히 세존 앞에 나아가 말하였다.

세존이여, 나에게 하나의 은혜를 베풀어 주도록 하시오."

'대왕이시여, 부처는 어떠한 은혜도 내릴 수가 있습니다."

'세존이여, 내가 원하는 은혜란 욕의 더러움이 없는 적당한 것입니다. 세존의 출가는 나에게 적지 않은 괴로움을 주었소. 난타의 출가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그런데 또 오늘 라후라가 출가를 했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생각은 살갗을 뚫고 가죽을 찢으며, 살을 베고 뼈를 부수며 골수를 찔러서 나를 괴롭힙니다. 세존이여, 아무쪼록 앞으로는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은 아이를 출가시키는 것은 금해 주십시오."

세존은 이를 받아들여 부형의 허락 없이 출가시키는 것을 금하셨다.

그즈음 수많은 어린 제자 중에서 어느만큼 계를 지켜야 하는가에 대해 의혹을 일으키는 자가 있었다. 세존은 이것을 알고 어린 제자의 십계(十戒)를 제정하셨다.

"제자들이여, 나는 어린 제자들에게 십계를 명한다. 살생을 금하고, 투도를 금하며, 음행을 금하고, 망어를 하지 않고, 음주하지 않으며, 정한 시간 외에는 먹지를 않고, 가무 음곡이나 구경가는 것을 금하고, 머리에 꽃장식을 금하며, 화장하는 것을 금하고, 장식이 있는 침상에 눕는 것을 금하며, 金銀 받기를 금한다. 이것이 어린 제자의 십계이다. 어린 제자는 이 십계를 지켜야 한다.

세존은 오랜만에 귀국하여 미리 뜻하셨던 가족과 성민(城民)의 교화를 끝내고 다시 왕사성으로 들어가려고 말라족(末羅族)의 아노비야(阿奴比耶)거리까지 나아갔다. 여기서 젊고 유명한 석가족 사람들이 많이 출가하였다.

이때 석가족에 마하나마(摩訶那摩)와 아나율(阿那律)이라는 형제가 있었다. 아나율은 신체가 약하기 때문에 방안에 들어앉아 있었는데, 형인 마하나마는 생각하기를 '지금 이름 있는 석가족은 모두 세존을 뒤쫓아 출가하였다. 우리 형제 중에서도 누군가가 출가해야 한다. 이 일에 대해 아나율과 의논하였다. 아나율은 처음에는 병약하여 자신의 출가를 거부했다.그러나 '집에 있어도 생활이 편안하지 않다. 땅을 갈아 수확하기까지 먼 조상 이래 같은 노고를 계속하여 해마다 이것을 되풀이하여도 끝날 줄 모른다'는 형의 말을 듣고 자신이 출가할 것을 결심하자 어머니에게 허락해 줄것을 빌었다. 어머니는 몇 번 이것을 거절하다가 최후로 그의 출가 의사를 버리게 하기 위하여,

"만일 발제왕(跋提王)이 출가를 하면 너의 소원도 들어 주겠다."고 말했다. 아나율은 곧 발제왕에게로 가서 자신이 출가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을 제거해 달라고 종용하고 왕의 마음이 움직이도록 권했으며, 그 밖에 아난(阿難), 발구(跋俱), 금비라(金毘羅), 제바달다(提婆達多)를 꾀어 이발사인 우바리(優婆離)를 데리고 성을 나와 이웃나라에 들어가 몸의 장식을 없애고 이를 모두 우바리에게 주어 돌아가게 하였다.

돌아가는 길에서 우바리는 생각하기를 '석가족은 사나운 종족이므로 지금 이 보물을 가지고 돌아가면 내가 공자들을 죽이고 그것을 탈취한 것으로 생각하여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 이미 공자들까지도 출가를 하는 터이니 내가 출가해서 나쁠 까닭은 없다' 그는 그 물품을 발견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기로 하고 묶은 채로 나무에 걸어 놓고 공자들의 뒤를 쫓았다.

뜻밖에도 우바리가 돌아온 것을 보고 그들은 크게 기뻐하며 다함께 세존 앞에 나아가 출가를 원했다.

"세존이시여, 우리 석가족은 교만합니다. 이 우바리는 이발사로서 오래 우리를 섬겨온 사람인데, 우리들이 가진 버릇인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우바리를 높여 배례할 수 있도록 우바리를 제일 먼저 출가시켜 주십시오."

이에 세존은 우바리를 먼저 출가시키고 다음에 공자들을 출가시켰다.

발제는 우기가 끝나자 각을 얻어 나무 아래 단좌하여 성자의 즐거움을 맛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즐거워라 즐거워' 하며 소리내어 외쳤다. 제자들은 이 소리를 듣고 속세의 즐거움을 따르는 것으로 생각하여 세존께 말씀드렸는데, 발제는 세존께 불려가서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전에 왕위에 있을 때, 방 안팎과 성의 안팎 또는 나라의 안팎 등 이르는 곳마다 호위병의 수호를 받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언제나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저는 숲속 나무 밑에 다만 혼자 있는데도 마치 사슴처럼 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생각하여 '아아, 즐거워라 즐거워'하고 저도 모르게 외친 것입니다."

마음 속에 분노를 떠나 있고 없음의 괴로움을 초월하면 두려움도 없고 근심도 없어, 즐거움은 다함이 없도다. 신들도 또한 그 모양을 알지 못한다.

이리하여 세존은 이런 사람들을 이끌고 왕사성으로 돌아갔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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