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天人)의 노래 17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 즈음 신들은 자주 세존 앞에 나아가 혹은 세존을 찬양하고 혹은 세존과 문답하였다.
(1) 아무리 살아 있다 한들, 모두 죽어갔네. 목숨은 짧고 보호해 주는 자 없네. 이 죽음의 두려움을 깨닫고 안존의 공덕을 쌓으라. 세간의 더러움을 버리고 각으로 나아가라.
때는 흐르고 날은 옮겨 젊은 우리들을 버리고 가네. 이 죽음의 두려움을 깨닫고 안존의 공덕을 쌓으라. 세상의 더러움을 버리고 각으로 나아가라.
법을 깨닫지 못하면 사특한 가르침에 빠져 잠든 채 깨지 못하니 이제야 말로 그들을 깨우쳐야지.
법을 깨달으면 사특한 가르침에 빠지지 않고, 각은 바르고 발걸음조차 곧고나.
(2) 법에 어두우면 사특한 가르침에 빠지고 잠을 깨지 못하니 이제야 그들을 깨우쳐야지. 법에 밝으면 사특한 가르침에 들지 않으며 각은 바르고 발걸음조차 곧고나.
오만하면 오관이 조화롭지 못하고,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고요함은 없네. 숲속에 살지라도 게으르면 마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리.
오만함을 버리고 마음을 고요히 하면 지혜가 밝아져 계박을 벗어나고, 숲에 살면서 게으르지 않으면 악마의 세계를 벗어나리.
(3) 아들이 있으면 아들에 의해 기뻐하고, 소를 가지면 소에 의해 기뻐하니라.
아들이 있으면 아들에 의해 슬퍼하고, 소를 기르면 소에 의해 슬퍼하네.
기쁨에는 욕이 따른다네. 깨달은 사람에게는 띳집도 없고 둥우리도 없고 이어지는 실도 없다. 계박에서 벗어낫도다.
어머니는 띳집, 아내는 둥우리, 아들은 이어지는 실이고, 사랑의 갈구는 속박이라네.
좋구나, 깨달은 사람에게는 기다리는 띳집도 없고, 돌아갈 둥우리도 없고, 이어지는 실도 없으며, 모든 계박에서 벗어났도다.
이 사람의 자취를 이승, 저승, 모든 인천(人天)에서 찾아도 알 길이 없네.
그러니 이 세상에 있어서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짓지 말라. 욕을 버리고 생각을 바르게 하여 몸을 지키고 이익 없는 괴로움을 초래하지 말라.
(4) 어느 날 밤, 기원(祇園)의 숲속에서 놀던 도리천의 신들은 자기의 영광을 찬양하여 노래하였다.
세상에 영광스러운 도리천의 환락원을 보지 못한 자는 아직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네.
이 소리에 응하여 다른 신들도 화답하여 노래하였다.
어리석도다. 너는 부처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는가.
만법은 모두 무상하고 변천하는 것임을. 생멸이 있는 것을 성(性)으로 삼고 나면 반드시 멸하느니.
그러한 것이 적정(寂靜)하게 되고서 비로소 참된 진정한 즐거움이라네.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알진대 선으로 나아가고 악한 것에 옳지 않으리.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안다면 남으로부터 지혜를 얻게 되리라.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안다면 남으로부터 슬픈 세상일지라도 슬픔은 없도다.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안다면 사람들 중에서 빛이 날지니.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안다면 좋은 나라에 태어날지니.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안다면 길이 기쁨이 있으리.
선한 사람과 살고 바른 사람과 사귀라. 바른 법을 안다면 모든 고뇌를 벗어날지니.
(5) 인색하고 게으르면 보시할 수 없어라. 공덕을 생각하고 지혜가 있어야 보시를 행하리.
인색한 사람은 두려워서 보시하지 않지만, 참으로 두려워할 것은 보시하지 않는 일이다.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는 것은 굶주림과 목마름이라. 어리석은 사람은 이승 저승에서 이것들을 얻을 것이니, 그러므로 인색함의 더러움을 이기고서 보시를 하라. 공덕은 실로 후세 사람들의 나루터인 것임에.
광야의 여행에서 길동무가 하는 것처럼 부족한 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은, 멸하는 자 중에서도 멸하지 않고 영원히 번영한다. 부족한데도 보시함은 부(富)하고서 보시함보다 낫다. 믿음이 있어서 보시하면 더욱 훌륭함이라.
(6) 믿음은 사람의 좋은 반려. 믿음이 있으면 이승에서 명예가 있으며, 저승에서 좋은 나라에 탄생하리라. 계는 늙지 않으며 믿음은 좋은 안존의 땅, 지혜는 사람의 보물, 공덕은 빼앗기지 않는다.
숲속의 큰 모임, 신들도 모인다. 우리는 싸움에 이긴 승중(僧衆)을 보려고 이 성스러운 숲에 왔노라.
여기에 제자들 각자의 마음을 고요히 하고 바르게 하라. 고삐를 잡은 어자처럼 현명한 사람은 오관을 지킨다.
부처님께 귀의하면 악한 나라로 가지 않으리. 이 목숨이 다할 때 신의 모임을 채워 주리라.
(7) 한 천인(天人)이 물음으로 노래했다.
숲을 거처로 삼고 고행을 닦으면서 하루에 다만 한번 먹는데도 어찌하여 제자들은 그 얼굴빛이 그리도 명랑한고.
세존이 이에 대답하셨다.
지나간 일을 슬퍼하지 않고, 오지 않는 앞날을 그리워하지 않으며, 현재에 편안하면 안색 또한 명랑해진다.
오지도 않는 앞날을 그리워하고 지나간 일을 슬퍼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참으로 베인 갈대처럼 시든다.
어떤 제자는 세존처럼 정진하려고 힘쓰다가 도가 지나쳐 목숨을 잃었다. 아직 해탈은 못했지만 선업의 과보에 의하여 기둥에 기댄 채 도리천에 탄생하였다. 천녀들은 가무로써 이를 모시었다. 그는 아직도 천계에 탄생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천녀가 받들고 온 등신대(等身大)의 체경을 보고서야 자기가 천계에 있음을 비로소 알았는데, 천계의 생을 싫어하여 천녀의 시중을 받으면서 세존의 앞에 와 이렇게 노래하였다.
천녀의 시중을 받게 됨은 피를 빨아먹는 귀신에게 홀린 것 같고, 참으로 우치의 숲이야말로 이 숲의 이름에 합당하리라.
나는 어디에서 나갈 문을 찾아낼꺼나.
세존은 게(偈)로써 가르치셨다.
곧은 길, 두려움 없는 땅, 삐걱거림 없는 수레, 부끄러움을 거점으로 한 정념의 장막, 법의 어자(御者), 정견의 인도자, 이 수레를 타면 편안하게 열반에 들리라. 이는 낙수물이 필경 단단한 돌에 구멍을 뚫고 말듯이 기필코 이룰 수 있느니라.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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