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대가섭과 나라타 16

근와(槿瓦) 2014. 4. 29. 01:56

대가섭과 나라타 16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 성도(成道)의 날, 마갈타의 하치타마 바라문 촌의 한 청년인 필바라야나(畢波羅耶那)가 집을 나왔다. 그의 아버지는 가유라라고 불렀는데, 이 근처에서 제일 가는 부호였다. 어머니는 임삭의 몸으로 어느 날 초록이 짙은 넓은 정원을 거닐다가 마침 큰 필바라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을 때, 어디선지 모르게 한 벌의 천의(天衣)가 그 나무 위에 날아 내려오는 순간에 그 나무 밑에서 출산했기 때문에 필바라야나라고 불렀다. 영요(榮耀)한 가운데에서 자라나 모든 학술을 배웠는데 총명하고 말재주가 뛰어났다. 어른들도 혀를 두를 정도였는데 어렸을 때부터 속세의 쾌락을 싫어하고 숭고한 것을 구하고 있었다. 부모의 권고를 거절하기 어려워 먼 북방의 마츠다 나라, 사아가라 시(市)의 교시야(尸耶) 집안의 발타비라이(跋陀比羅貳)라는 아름다운 아가씨와 결혼했다. 신부도 또한 오욕을 싫어하고 정행(淨行)을 원하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은 맹세하고 동침하지 않았다.

양친이 죽은 후 필바라야나는 농부의 호미에 묻어 나오는 벌레의 생명이 덧없음을 슬퍼했으며, 발타도 또한 얼마 후 호마(胡麻)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작은 벌레를 바라보고 세상이 싫어 서로 의논하고 집을 나와 동서로 헤어져 유행(遊行)의 길에 올랐다. 필바라야나는 그 가계로 인해서 대가섭이라 부르게 되었다.

세존이 죽림 정사에 계실 때, 어느 날 대가섭의 기연(機緣)이 이른 것을 알고 정사를 나와 북동쪽으로 나아가 왕사성과 나라타 촌의 중도인 다자탑(多子塔)이 있는 큰 니구로다수 밑에 앉으셨다. 그때 대가섭도 무엇인가에 끌리는 심정으로 세존을 찾아 죽림 정사로 향하여 나아가고 있었는데, 뜻밖에 나무 밑에 단좌한 세존의 모습을 우러러보고 이분이야말로 내가 구하던 대사라 생각하고 '세존은 나의 대사. 나는 세존의 제자'라고 말씀드렸다.

세존은 자상하게 사제(四)의 가르침을 설하고 제자로 삼으셨다. 대가섭은 그 이후 정진으로 도를 닦아 8일 만에 각을 얻었다.

나라타가 출가한 것도 이즈음의 일이었다. 일찌기 아사타 선인(阿私陀仙人)은 실달다 태자가 출가하여 각을 체득할 것을 예언했었는데, 그러나 그것이 자기가 죽은 후 녹야원에서 법륜을 굴릴 것을 알고서는 어떻게든 조카인 나라타에게 세존의 교에 의해 행복을 얻게 하려고 원했다. 그리고 자기의 사후에 나라타가 자기 뒤를 상속하여 큰 공양을 받고서 그 때문에 세존의 출세를 염하는 마음을 상실하는 일이 있지나 않을까 하여 녹야원의 근처에 집을 짓고 나라타에게 하루 세번 세존을 염하도록 명하고 죽었다. 아사타가 죽은 후 나라타는 아니나 다를까 공양에 집착하여 세존을 염하는 것을 잊어 버렸다. 이때 또 이라발라 용왕(伊羅鉢羅龍王)은 옛날 가섭불로부터 '석가모니불이 출세할 때 용신(龍身)을 벗어날 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내어 부처의 출현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하여 항하의 한가운데에 금바리때에다 은의 조()를 담고 은바리때에는 금의 조를 담은 후 아름답게 차려 입은 두 아가씨를 보내 노래하게 하였다.

왕 중의 왕이란 어떤 사람일꼬. 물들여지거나 물들여지지 않거나 어이하면 때없기를 기할 수 있으랴.

어리석음이란 어떠한 것일까? 어떤 것인들 흐름에는 방황하기 마련이로다.

무엇을 얻음을 지(智)라 이름하며, 흐름과 흐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대체 열반이란 무엇인가?

누구든 이 노래를 깨닫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부처이다. 그 사람에게 금, 은의 바리때에 담은 금, 은의 조와 두 처녀를 바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출가자나 학자나 그 밖의 여러 사람들은 모두 이를 해석하지 못하고, 나라타도 역시 나라 사람의 기대와는 달리 뜻을 밝히지 못함으로 할 수 없이 세존을 찾아 이 노래의 의미를 물었다. 세존은 다음과 같은 노래로써 대답하셨다.

제육천(第六天)의 마왕을 우두머리로 삼고, 염(染)과 미염(未染)이, 물들지 않으면 더러움은 없다. 물들지 않는 자를 어리석다고 하며 어리석은 자는 흐름에 방황한다. 능히 멸함을 지(智)라고 하며 흐름을 버리고 방황하지 않는 자, 이를 해탈이라고 이름하노라.

나라타는 이랫만에 항하에 이르러 이라발라 용왕에게 이 노래를 설하였다. 용왕은 크게 기뻐하여 세존이 계신 곳을 묻고, 그 앞에 나아가 신자가 되었으며 나라타도 제자가 되어 얼마 후 각을 얻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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