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59-화엄-17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한 중생 근성과 모든 근성이
제각기 다른 인연의 힘으로
미세하게 차별한 것을
차례로 알아 어김이 없고
그 중생들의 욕망과 지해
모든 번뇌와 습기도 알며
지난 세상과 오는 세상의
마음의 작용을 모두 다 알고
온갖가지 행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음을 통달하오며
그러한 행을 모두 다 알고
위없는 법문 말하여 주네.
물들고 깨끗한 행을
갖가지 모두 알고
한 생각에 보리를 얻어
온갖 지혜 이루었으며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는
필경인 지혜의 마음에 머물고
모든 중생들의 행을
한 생각에 모두 알았네.
보살의 신통한 지혜
공력이 자유자재해져서
잠깐 동안
끝없는 세계에 이르고
[1502 / 2062] 쪽
이렇게 빨리 가기를
무수겁 지내면서
두루하지 않는 데 없지만
털 끝만큼도 동하지 않아.
비유컨대 요술쟁이가
갖가지 색 나타내지만
그 속에서 찾아보면
빛도 없고 빛 아닌 것도 없어
보살도 그와 같아서
방편과 지혜의 요술로
온갖 가지를 다 나타내어
세간에 가득케 하네.
깨끗한 해와 달
거울이 허공에 있는 듯
물 속에 그림자 보이나
물과 섞이지 않고
보살의 깨끗한 법륜
역시 그와 같아서
세상 사람의 마음 물에 비치지만
세상에 섞이지 않나니
자는 사람 꿈 가운데서
여러 가지 일 지어 내면서
억천년 지낸다지만
하룻밤도 다하지 못해.
[1503 / 2062] 쪽
보살이 법의 성품에 있어
여러 가지 일 나타내는데
한량없는 세월 다 간다 해도
한 생각 지혜 끝이 없나니
산골짜기나
궁전 속에서
여러 가지로 울리는 메아리
실상은 분별이 없나니
보살이 법의 성품에 있어
자유자재한 지혜로
여러 종류의 음성 널리 내지만
분별 없는 것 그와도 같아.
누구는 아지랑이를 보고
물인 양 여겨
쫓아가지만 먹지 못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목만 더 말라.
중생의 번뇌 마음
그와 같거늘
보살의 자비심으로
구하여 내네.
물질은 거품 모인 것
느낌은 물 위에 뜬 거품
생각은 아지랑이 같고
지어가는 일[行] 파초 같나니
[1504 / 2062] 쪽
인식하는 마음 눈어리 같아
갖가지 일을 나타내지만
이렇게 오온을 알고
지혜로운 이 집착 않나니
십이처가 모두 고요해
기계가 돌아가는 듯
십팔계의 성품이 없어
허망하게 나타나는 것.
보살이 참 성품에 머물러서
고요한 첫째 이치를
가지가지로 연설하지만
마음은 의지한 데 없고
오는 데도 없고 가는 데도 없고
머물러 있음도 아니지만
번뇌와 업과 괴로움의 일
세 가지가 항상 흘러가.
연기(緣起)는 있지도 없지도 않고
참도 아니고 헛것도 아니니
이와 같이 중도(中道)에 들어가
말을 하지만 집착이 없고
한 생각에 삼세 마음과
욕심 세계 · 형상 세계 · 무형 세계의
여러 가지 복잡한 일을
두루두루 다 나타내고
[1505 / 2062] 쪽
세 가지 계율과 거동[律儀]을 따라
세 가지 해탈을 연설도 하고
삼승의 길을 세워가면서
온갖 지혜를 성취하는 것.
옳은 곳 그른 곳과
여러 업보와 근성과
경계와 지혜와 선정이며
모든 갈 길을 알고
지난 세상 다 알고 하는 눈이며
모든 의혹 습기를 없앴지만
부처님의 열 가지 힘
이루지 못한 줄 아네.
모든 법이 공함을 알지만
묘한 법을 항상 구하며
번뇌와 화합하지 않았으나
번뇌를 다하지도 아니하고
벗어날 길을 두루 알고서
중생들을 건지며
여기에 두려움이 없지만
모든 수행을 버리지 않아.
도를 어기지도 잘못도 없고
바른 생각 잃지도 않으며
정진하여 삼매를 얻으려
관찰하는 지혜 덜리지 않으며
[1506 / 2062] 쪽
세 가지 계율 청정하여
삼세 모두 통달하고
큰 자비로 중생을 애민하시되
모든 것에 걸림이 없네.
이 법문에 들어가서
이런 행을 이루나니
공덕으로 장엄한 뜻을
내 이제 일부분 말하거니
한량없는 겁 동안 말하여도
저 행은 다할 수 없나니
내가 지금 말한 것은
온 땅에 한 점 티끌만도 못하네.
부처 지혜를 의지해 있어
기특한 생각을 내고
가장 좋은 행 닦아 행하여
큰 자비심 갖추었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음이 편안하고
여러 중생 교화하고
청정한 계율에 머물러 있어
모든 수기를 갖추어 받으며
부처님들의 공덕과
중생의 행과 세계에 들어가서
겁과 삼세 모두 다 알아도
고달픈 생각 생기지 않고
[1507 / 2062] 쪽
차별한 지혜와 모든 다라니
진실한 이치 통달해 알며
생각하여 말하는 것 비길 데 없고
고요하기론 정각(正覺)과 같으며
보현의 마음을 내고
그 행과 원을 닦으며
자비와 인연의 힘으로
도에 나아가는 마음 청정해지며
바라밀을 닦아 행하고
깨닫는 지혜 끝까지 가서
증득해 알고 힘이 자재해
위없는 보리를 이루며
평등한 지혜 성취하고
가장 좋은 법을 말하며
능히 지니고 변재 갖추어
법왕의 처지를 얻게 되나니
모든 집착을 여의고
평등한 마음을 연설하여
지혜를 내고
모든 변화로 보리를 얻네.
온갖 겁에 머물러 있으면
지혜 있는 이 크게 기뻐하며
깊이 들어가고 의지하여
두려움 없고 의혹 없나니
[1508 / 2062] 쪽
불가사의를 분명히 알고
교묘하고 비밀한 것 잘 분별하며
모든 삼매에 잘 들어가
지혜의 경계 모두 살피네.
모든 해탈문 끝까지 얻고
신통과 밝음에 유희도 하며
얽힘과 속박을 아주 떠나서
숲 동산에 마음대로 거닐고
흰 법으로 궁전이 되니
모든 행이 매우 즐겁고
한량없는 장엄 나투어
세상의 마음이 동하지 않으며
깊은 마음으로 잘 관찰하고
묘한 변재로 법을 말하며
청정한 보리의 인(印)으로
지혜의 광명 온누리 비추고
머무는 곳은 같을 이 없고
내는 마음은 못나지 않으며
세워 놓은 뜻 태산과 같고
복덕과 지혜 깊은 바다라.
보배와 같이 법에 머물고
갑옷과 같이 서원하는 마음
큰 일을 발기하여서
필경까지 무너지지 않는다.
[1509 / 2062] 쪽
보리의 수기 이미 받았고
광대한 마음에 편안히 머물며
비밀한 갈무리 다함이 없어
모든 법을 다 깨달았네.
세상의 지혜가 자유자재해
묘한 작용은 걸림이 없고
중생과 국토가 모두 그러해
갖가지 법에도 걸림없으며
몸과 서원과 경계에서와
지혜와 신통에도 걸림이 없어
온누리에 나타나는 일
한량이 없는 백천억이라.
유희와 경계에 자재하여
누구나 제어할 수가 없고
힘과 두려움 없음과
함께하지 않는 업으로 장엄하네.
몸과 몸의 업과
말과 깨끗이 닦은 말의 업
수호함을 얻었으므로
열 가지 일을 성취하나니.
보살의 마음과 처음 내는 것
마음이 두루하므로
모든 뿌리가 동하지 않아
가장 좋은 뿌리 얻으며
[1510 / 2062] 쪽
깊은 마음과 올라가는 마음
아첨과 거짓 멀리 여의고
가지가지 결정한 지혜
세간에 두루 들어가고
번뇌의 습기는 버리고
가장 훌륭한 도를 붙잡아
공교하게 닦아 원만하면
온갖 지혜를 성취하리라.
물러나지 않고 바른 자리 들어가
결정코 열반을 얻고
불법의 길을 내어
공덕의 이름 성취하오리.
도와 한량없는 도와
그리고 장엄하는 도까지
차례차례 편안히 머물되
하나도 집착이 없고
손과 발과 복장(腹藏)과
금강으로 마음이 되어
인자한 갑옷을 입고
모든 병장기 갖추니
지혜의 머리 밝게 보는 눈
보리의 행은 귀가 되고
청정한 계율은 코이니
어둠 멸하여 장애가 없고...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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