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삼매경(3)-1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1 / 89] 쪽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예컨대 누군가 잠이 들어 꿈속에서 온갖 금·은·보배를 보고 부모·형제·처자·친족·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놀았다고 하자. 그 사람은 꿈에서 깨면 사람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하고 난 후, 스스로 눈물을 흘리며 꿈속에서 본 것을 생각할 것이다.
이와 같이 발타화보살이여. 서방 아미타부처님의 정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문이나 재가자는 마땅히 그곳의 부처님을 염하고 계를 어기지 말아야 한다. 일심(一心)으로 염하기를 하루 밤낮이나 혹은 7일 밤낮으로 하면, 7일이 지난 후엔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할 것이며, 깨어 있을 때 보지 못한다면 꿈속에서라도 친견하리라. 비유하면 사람이 꿈속에서 보는 것과 같이 밤인지 낮인지 알지 못하고 안인지 밖인지도 알지 못하며, 어둠속에 있다고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막혀 장애가 있다고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발타화여, 보살은 마음으로 마땅히 이렇게 염(念)해야 한다. 그때 대산수미산(大山須彌山)이라는 여러 부처님 나라의 으슥하고 어두운 곳이 모두 환히 열릴 것이니, 눈에도 가림이 없고 마음에도 걸림이 없으리라. 이런 보살마하살은 천안통을 가지지 않고도 꿰뚫어 보고, 천이통을 가지지 않고도 모두 들으며, 신족통을 가지지 않고도 그 부처님의 국토에 이르리라. 이 사바세계에서 목숨을 마치고 저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 친견하는 것이 아니라, 곧 이 사바세계에 앉아서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며 경전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수지하여 체득하며, 삼매 가운데에서 모두 잘 구족하여 이것을 사람들을 위해서 설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은 타사리국(墮舍離國)에 수문[須門 : 수마나(須摩那)라고도 하고, ‘묘혜(妙慧)’로 한역하기도 한다.]이라는 음녀(婬女)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또 어떤 사람은 아범화리[阿凡和梨 : 범어 Āmrapalĭ의 음역으로 암라파리(菴羅波離)라고도 하며 ‘내녀(捺女)’로 한역하기도 한다.]라는 음녀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또 어떤 사람은 우파원[優陂洹 : 범어 Utpalavarṉa의 음역으로 연화색(蓮華色)이라 한역한다.]이라는 음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때 제각기 음녀를 생각하자 그들은 그 세 여인을 만나
[12 / 89] 쪽
본 적이 없었는데도 소문만 듣고 음란한 생각이 일어나 곧 꿈속에서 각자 그 음녀들의 처소에 갔다. 그러나 그때 그들은 모두 왕사성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생각하고는 각자 꿈속에서 음녀의 처소에 가서 함께 잠을 자고, 잠에서 깨어난 뒤에 각자 그 일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내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로 너에게 설명했듯이, 너도 이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경을 설명해 이 지혜를 이해하고 불퇴전의 지위에 이르러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얻게 하라. 그러한 후에 부처가 되리니, 그 이름을 선각(善覺)이라고 하리라.
이와 같이 발타화여, 보살이 이 사바세계의 국토에서 아미타불에 대해서 듣고 끊임없이 생각하면 그로 인하여 아미타불을 친견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을 친견한 뒤에 묻기를,‘마땅히 어떠한 법을 지녀야 아미타불의 국토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면, 아미타불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이는 항상 나를 끊임없이 염하되, 염하기를 지켜 쉬지 않으면 이와 같이 나의 국토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하리라.”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보살이 이와 같이 염불하므로 마땅히 아미타불 국토에 태어난다. 항상 이와 같이 불신(佛身)이 32상을 모두 구족하여 광명으로 훤히 비추는데, 무엇과도 비할 데 없는 단정한 모습으로 비구승 가운데서 경을 설하며 경을 설함에‘색이 무너지지 않는다(不壞不敗)’고 염해야 할 것이다.‘색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괴로움ㆍ사상(思想)ㆍ생사(生死)ㆍ식(識)ㆍ혼(魂)ㆍ신(神)ㆍ지수화풍(地水火風)과 세간과 천상, 그리고 위로는 범천과 대범천에 이르기까지 색이 허물어지지 않는다. 또 염불하기 때문에 공삼매를 얻으니 이와 같이 염불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보살로서 삼매 중에서 증득한 자가 누구인가? 나의 제자인 마하가섭과 인저달(因坻達)보살과 수진(須眞)천자와 그때 삼매를 아는 사람과 삼매를 행하는 사람들이 모두 삼매를 증득한 자이다. 무엇을 증득하는가? 이 삼매를 증득하면 공삼매(空定)를 알게 된다.”
[13 / 89] 쪽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먼 옛날에 한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명호가 수파일(須波日)이라고 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황야[大空澤]를 헤매다가 음식을 구하지 못하여 목마르고 굶주려서 누워 있었는데 잠이 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감미롭고 향기 나는 음식을 먹었으나, 꿈이 깬 후에 배가 고픔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스스로 일체의 모든 것은 다 꿈과 같다고 깨달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 사람이 공하다고 생각한 까닭에 문득 무생법인[無所從生]의 법락(法樂)을 얻어 불퇴전지[阿惟越致]를 체득(逮得)한 것이다.
이와 같다. 발타화여, 보살이 향하는 곳에 현재의 부처님께서 계신다는 것을 듣고 항상 그쪽을 향하여 부처님을 친견하기를 염하되, 유(有)와 무(無)로써 염하지 말고 내가 서 있는 것이 공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부처님께서 서 계시는 것도 그와 같이 염하라. 진귀한 보배가 유리 위에 있는 것처럼 이와 같이 보살도 시방의 무수한 부처님의 청정함을 보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멀리 다른 나라에 가서 고향의 가족과 친척과 재산을 생각하면, 그 사람은 꿈속에서 고향에 돌아가 가족과 친척을 만나보고 기뻐하며 함께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는 깨어나서 꿈속에서 본 것을 아는 이들에게 말하며 ‘내가 고향에 가서 나의 가족과 친척을 만나보았다’고 하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보살도 이와 같다. 그가 향하는 곳의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항상 그쪽을 염하면서 부처님을 친견하고자 하면, 보살은 모든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으니, 이는 진귀한 보물을 유리 위에 올려놓은 것과 같으리라. 비유하자면 어떤 비구가 죽은 사람의 뼈를 앞에 두고 보는 것과 같아서 때로는 푸르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희게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붉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검게 보이기도 한다. 그 뼈는 가져 온 자도 없고 또 지금 여기에 뼈라는 것도 없으며, 본래부터 가져 온 적도 없는데, 마음으로 생각을 지음으로 인하여 있게 된 것이다. 보살도 이와 같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인하여 삼매 중에 서서 어느 곳의
[14 / 89] 쪽
부처님이든 보기를 원하면 곧 보게 되리라. 무슨 까닭인가? 이와 같다. 발타화여, 이 삼매는 불력(佛力)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삼매에 드는 자는 세 가지의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부처님의 위신력과 부처님의 삼매력과 부처님의 본원공덕력을 가지게 된다. 이 세 가지의 능력 때문에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비유컨대 발타화여, 젊은 사람이 단정하고 예쁘게 꾸며서 깨끗한 그릇에 좋은 삼기름[麻油]을 담거나, 좋은 그릇에 깨끗한 물을 담거나, 방금 닦은 거울이나, 티 없는 수정에 자신의 모습을 보고자 하여 자신을 비추면 모든 것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발타화여, 삼기름이나 물이나 거울이나 수정에 사람이 저절로 나타난다면, 참으로 그 모습이 밖으로부터 안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발타화가 말씀드렸다.“그렇지 않습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삼기름이나 수정이나 물이나 거울이 깨끗하기 때문에 절로 그 모습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그 모습은 역시 안으로부터 나온 것도 아니며, 밖으로부터 들어간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훌륭하고 훌륭하다. 발타화여, 그와 같다. 발타화여, 몸이 청정하면 비추어지는 것도 청정하니, 부처님을 친견하고자 하면 곧 친견할 수 있다. 부처님을 친견하였을 때 바로 여쭈면 묻는 즉시 대답할 것이며, 이와 같은 가르침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어디로부터 오셨으며, 나는 어디로 가는가?’ 또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도 오신 곳이 없고 나 역시 갈 곳이 없다’고 하고,
또 ‘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는 뜻으로 만들어졌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본다. 마음이 부처를 만들고 마음이 스스로 보므로 마음이 부처이고 마음이 여래이며 마음이 나의 몸이다. 마음이 부처를 보지만, 마음은 스스로 그 마음을 알지 못하며 스스로 마음을 보지 못한다. 마음에 망상[想]이 있는 것을 어리석음이라 하고, 마음에 망상이 없는 것을 열반이라 한다. 이 법은 즐거워할 것도 없다. 모두 망념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만일 망념이 없어지면 생각하는 자가 있더라도 또한 없는 것임
[15 / 89] 쪽
을 분명히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같이 발타화여, 삼매 중에 있는 보살이 보는 것도 이와 같다.”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마음이 마음을 알지 못하니 마음으로 마음을 보지 못한다. 마음에 망상을 일으키면 어리석고 망상이 없으면 열반이라네. 이 법은 견고함이 없어 언제나 생각에 자리하나 공함을 알고 보는 자는 일체 상념이 없다네.
3. 사사품(四事品)
“보살아, 이 삼매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네 가지 법[四事品]이 있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능히 무너뜨릴 수 없는 신심(信心)이요, 둘째는 능히 따를 자가 없는 정진(精進)이요, 셋째는 능히 미칠 자가 없는 지혜에 들어감이요, 넷째는 항상 훌륭한 스승을 따름이니, 이를 네 가지 법이라고 한다. 보살아, 또한 이 삼매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네 가지 법이 있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3개월 동안 손가락을 튕길 만큼의 짧은 순간이라도 세간사를 생각해서는 안 되며, 둘째는 3개월 동안 손가락을 튕길 만큼의 짧은 순간이라도 눕거나 밖에 나가서는 안 되며, 셋째는 3개월 동안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경행을 하되 잠시라도 쉬거나 앉아서는 안 되며, 넷째는 사람들을 위해서 경전을 해설하되 세간 사람들에게 의복과 음식을 바라서는 안 되니, 이를 네 가지라고 한다. 보살아, 또한 이 삼매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네 가지 법이 있다.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사람들을 모아서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도록......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주삼매경(5)-25 (0) | 2016.03.03 |
---|---|
반주삼매경(4)-20 (0) | 2016.03.02 |
반주삼매경(2)-10 (0) | 2016.02.28 |
반주삼매경(1)-5 (0) | 2016.02.26 |
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 (0) | 2016.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