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

정법념처경(153)-1530

근와(槿瓦) 2016. 2. 20. 01:19

정법념처경(153)-153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521 / 1802] 쪽

...속에서 방일을 멀리 떠나 선정을 닦고 있었으며, 또 다른 천자들도 방일을 멀리 떠나 선정을 닦고 있었다. 모수루타가 이 사실을 알고 큰 못을 향해 갈 때 한량없는 백천 천녀들이 둘러싸고 허공에 가득히 가무하고 음악으로 온갖 묘한 소리를 내면서 천왕을 가까이한다. 방일하지 않은 천자들은 노래도 하지 않고 춤도 추지 않으며 답하기 어려운 때에 갑자기 왔다. 그 때에 모수루타는 아왕이 말한 게송을 모두 듣고 그것을 생각한다.'방일이라는 마왕의 대신 등 세 사람은 같은 짝이다. 나는 다른 천자들에게서 그들이 여기 왔다는 말을 들었는데, 첫째 이름은 방일이요, 둘째는 환희이며, 셋째는 욕미이다. 그들은 어리석은 사람을 더욱 미혹시킨다. 나는 저 방일하는 대신들을 위해 대답하기 어려운 열한 가지 법문으로 저 악마 무리들을 쳐부수리라.'그 때에 야마천왕은 이렇게 생각하고 선시 아왕과 의논한 뒤에 허공에서 내려와 연화대에 앉아 한량없이 방일하는 천자들에게 둘러싸여 대답하기 어려운 훌륭한 열한 가지 법문으로 여러 천자들에게 말한다.'너희들은 지금 방일의 허물을 자세히 들어라. 나는 옛날부터 방일하지 않은 천자를 보았는데 그 이름은 안온(安穩)으로서, 그는 나를 위해 연설하여 나로 하여금 이런 법을 듣게 하였으니, 그것은 곧 가섭부처님께서 연설하신 것이다. 너희들은 지금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모든 천자·설법하는 새들·선시 아왕 및 마왕의 무리들이여, 저 그릇된 도리를 말하는 방일 대신 은 세간을 위해 무익한 일을 행하며 악마의 당파로 있다. 여러분은 이 묻기 어려운 훌륭한 열한 가지 법문을 자세히 들어라. 이른바 이 열한 가지 깨끗한 법은 열한 가지 더러운 법을 끊는 것이요, 그리하여 진실을 구하고 열반을 구하며 악마의 경계를 떠나려는 것이다. 생사의 결박을 두려워하여 고요한 아란야에서 짝 없이 혼자 살면서 진실을 구하고 어둠을 멸하려 하는 것이니, 한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어떤 것이 열한 가지 훌륭한 법으로서 열한 가지 어려운 법을 끊는가?

 

첫째는 억제함으로써 교만을 끊고, 둘째는 바른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 두 가지 파계(破戒)를 끊으며, 셋째는 정진으로써 게으름을 없애고, 넷째는 깨끗한 법으로 더러운 법을 끊으며, 다섯째는 선법으로써 악법을 끊고, 여섯째는 만

 

                                                                             [1522 / 1802] 쪽

족할 줄을 알아 많은 욕심을 끊으며, 일곱째는 멀리 떠나 삶으로써 친척을 가까이함을 끊고, 여덟째는 바른 말로써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끊으며, 아홉째는 바로 머물러 경솔함을 끊고, 열째는 보시로써 빈궁을 끊으며, 열한째는 지혜로써 무지를 끊는 것이다.

 

이런 열한 가지 더러운 법은 사람을 결박하여 방일의 나뭇가지에 매어 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악마의 경계를 떠나려 하면 부디 그것을 끊어야 한다.

 

생사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방일을 끊어야 한다.

 

대개 방일이란, 생사의 근본이요, 방일하지 않음은 해탈의 인(因)이다. 그 때에 가섭부처님은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를 떠나게 하기 위해서 이 법을 말씀하신 것이다. 나는 옛날 선배 천자에게서 이 법을 들었는데, 그 천자도 가섭부처님께 이 법을 듣고 나를 위해서 말하여 차례로 전해 들은 것이니, 나도 그대들을 위해서 그것을 말하리라.

 

어떤 법으로 교만을 억제하는가? 마음을 억제한 사람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마음을 억제했기 때문에 이 교만의 추악한 법을 끊는 것이다.

 

교만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그 다섯이란, 이른바 촌이나 도시에 들어가거나 혹은 길을 갈 때 그 행동이 빨라 위의를 삼가지 않으며, 길을 가거나 길이 아닌 곳으로 갈 때 옷이 펄렁이거나, 거짓으로 절름거리며 가면 마음이 단정한 사람은 그것을 보고 성을 낸다. 왜 이런 사람은 공순하지 않은 법을 행하는가? 그것은 취했거나 미쳤기 때문이니, 이것을 첫째 교만이라 한다. 이런 교만을 어떻게 끊는가? 바로 걸어다니되, 몸은 흔들지 않고 돌아보지도 않으며, 여섯 자 앞을 꼿꼿이 보고 위의를 정제하며 옷을 펄렁이지 않고 4지(指) 이상으로 발을 높이 들지 않으며, 양 어깨를 덮는 옷을 입지 않고 가사를 정제하며, 다닐 때는 팔을 흔들지 않는다. 이런 방일하지 않은 행동은 능히 방일을 끊는다. 또 네 가지 방일이 있으니, 비구와 비구니들은 그것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이른바 이익이 없는 말을 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다소를 알지 못하고, 시주의 집에 가서 주인을 부르지도 않고 갑자기 들어가며, 또 손가락을 튀기지 않고, 윗자리에 앉아 도리에 맞지 않는 말을 많이 하면서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고요한 자리에 앉아 큰 소리를 내어 여자들을 보며 이유

 

                                                                             [1523 / 1802] 쪽

없이 성내고, 좌우는 돌아보면서 전후는 보지 않으며, 권속들에게 교만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도둑질한다. 이런 비구를 사람들은 다 사랑하지 않는다. 그 행동이 고요한 사람은 이런 비구를 교만하다 한다. 이것은 재가나 출가나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허물을 어떻게 끊는가? 시주나 다른 사람들에게 바른 법을 말하여 전후가 상응하고, 사람을 보고 말하고 마음을 보고 말하며, 때를 따라 말하고 틀린 말을 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말로 말하고 알기 쉽게 말하며, 법에 맞게 말하고 말대로 실행하며, 여자를 보지 않고 손가락을 튀기고 들어가며, 때를 알아 드나들고 또 그 모습을 알며, 옷을 펄렁거리지 않고 팔을 흔들지 않고 걸으며, 기침소리가 크지 않고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며, 고운 말로 설법하고 물음을 기다려 말하며, 남의 말을 끊지 않고 말이 적고 말이 고우며, 법으로 말한다. 이것은 비니(毘尼)로서 교만을 끊는 것이다.

 

또 둘째의 억제로서 교만을 끊는데 어떻게 억제하는가? 이른바 비구·비구니로서 남의 집에 들어갔을 때 노랫소리나 음악 소리나 희롱해 웃는 소리를 들으면, 그 유희하는 동안에 남의 말이나 웃음 소리는 듣지도 않고 즐기지도 않으며, 맛들이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 말이 많지 않고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스스로 장식하고 남의 집에 가지 않으며 남의 집에 자주 가지 않고 항상 구걸하지 않는다. 이런 비구는 남의 집이나 혹은 본래의 시주집에 들어가거나 혹은 다른 집에 가더라도 억제하기 때문에 교만을 끊는다.

 

또 셋째로 어떤 비구는 시주의 집에 가서 법어(法語)는 말하지 않고 세속 이야기를 하되, 나라 일을 이야기하고 천상에 태어나는 이야기를 하며, 유희, 가무하는 이야기를 하고 과거에 연애하던 이야기를 하면서 여자 가까이 앉으며, 또 잡색 옷을 입고 남의 집에 들어간다. 이리하여 그 비구는 교만이 더욱 더해 가는 것이다.

 

어떤 비니(毘尼)가 이런 것을 끊는가? 이른바 어떤 비구는 남의 집에 들어가 출가의 법을 말하고 보시를 이야기하며, 계율을 이야기하고 지혜의 공덕을 찬탄하며, 무상하여 파괴되는 법을 말하고 늙음과 병을 말하며, 사랑과 이별하는 것을 말하고 스스로 지은 업을 말하며, 죽어 이별하는 것을 말하고

 

                                                                             [1524 / 1802] 쪽

만족할 줄 아는 법을 말하며, 조화롭고 부드러운 법을 말하고, 고·집·멸·도를 말하며, 남의 진퇴를 말하며 계율을 깨뜨리는 허물을 말하고, 세상을 싫어하는 법을 말하며 인색을 끊는 법을 말하고, 색(色)으로 교만한 사람에게는 색의 허물을 말하며, 음식의 허물과 무상하여 파괴되는 것을 말하고 젊음은 반드시 늙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며, 남의 깊은 마음을 관찰하여 상응하게 말한다. 이런 비구는 억제함으로써 교만을 부순다.

 

또 넷째로 억제함으로써 교만을 끊어 버리는 것이니, 즉 많은 음식을 받지 않는 것이다. 혹 어떤 사람이 음식 맛을 탐착하여 만족할 줄 모르고 남의 집에 가기를 좋아하면 그는 그를 친하지 않고, 그리하여 그가 얻은 의복·음식·침구·약품 등이 많거나 적거나 만족할 줄 알아 그것을 받으며, 다른 쾌락은 생각하지 않고 또 맛들이지도 않으며, 거칠거나 세밀한 생각을 내지도 않고, 한마음으로 행하며 억제하여 행하고, 바른 위의로 행하며 비구와 비구니를 다룬다. 억제하는 법은 이와 같은데, 교만은 억제하는 법으로써 끊어 없앤다.

 

일체의 교만은 방일하기 때문에 생기므로 방일이 그 근본이 되며 모든 공덕에 있어서 아무 이익이 없다. 그러므로 열반을 구하려면 방일을 끊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수루타천왕과 선시 아왕은 마왕의 대신 방일을 위하여 옛날 천자가 가섭부처님께 듣고 차례로 전해 들어온 것을 현재에 말하였다.'어떤 것이 둘째의 문답인가? 이른바 계율을 지키지 않는 바른 생각이 나타나 그것을 끊어 없애는 것이다. 계율에는 세간과 출세간의 두 가지 계율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마음을 잘 가지는 것이다.

 

계율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간단히 두 가지를 말하리라. 첫째는 성중계(性重戒)요, 둘째는 이악계(離惡戒)다. 만일 성중계를 깨뜨리면 그는 가섭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다. 성중계란, 이른바 살생으로서 범행(梵行)이 아닌 것이요, 도둑질로서 삼발리사반(三鉢梨沙槃)을 가득히 채운 것이다. 부처님의 물건을 훔치거나 법의 물건을 훔치고, 훔친 뒤에는 그것을 먹되 마음으로 후회하지도 않고 상환하지도 않으며 감추어 두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 비구는 가섭부처님의 제자가 아니요, 썩고 문드러져 법의 그릇이라 할 수 없고, 다만 거짓말로 옷을 장엄할 뿐이니, 이것이 이른바 성중계를 깨뜨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방일하기

 

                                                                             [1525 / 1802] 쪽

때문에 가섭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방일을 버려라.)라고 하신 것이다.'야마천왕은 이렇게 선시 아왕 보살과 설법하는 거위 무리와 마왕의 무리 방일 대신 등을 위해 연화대에 앉아 설법하였다.'

 

또 셋째 이악계에는 간단히 말해 아홉 가지가 있으니, 그 아홉 가지란, 이른바 첫째는 한 가지 행을 깨끗이 닦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빨리 참회하는 것이며, 셋째는 순응하는 행이요, 넷째는 반만 행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많이 행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가볍게 범한 것도 곧 후회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도를 다 말하는 행이요, 여덟째는 파괴하는 행이며, 아홉째는 일체의 행이니, 이것을 아홉 가지 이악계라 한다. 어리석은 범부들이나 혹은 사문들이 방일하기 때문에 그를 깨닫지 못한 사람이라 하고, 또 무지한 사람, 행이 나빠 깨끗하지 못한 사람이라 한다.

 

어떤 것이 한 가지 행으로서 어떻게 악을 떠나는가? 교만과 나쁜 소견으로 방일하기 때문에 가벼운 계율을 깨뜨리고, 깨뜨리고는 다시 후회하는 것이니, 이른바 땅을 파 풀을 끊는다는 것으로서 이것을 한 가지 행이라 한다. 만일 사문들로서 방일한 행으로 가벼운 계율을 깨뜨리고 다시 후회하면 그런 사문은 한 가지 행의 계율을 깨뜨린 것이다. 하나, 둘, 혹은 셋의 가벼운 계율을 깨뜨린 뒤에 다시 참회하되, 이렇게 자꾸 깨뜨리고 자꾸 참회하면 그것은 나쁜 계율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법을 존경하는 것이 아니요, 방일을 버린 것이 아니어서 마음이 항상 산란하나니, 그것은 이른바 계율을 깨뜨리고 허물을 뉘우치는 행이라는 것이다.

 

어떤 것을 순응하는 행이라 하는가? 방일을 더욱 증진시키는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계율로서 용맹스럽게 계율을 배우지 않는 것이다. 즉 파계한 인연을 알고 말하며 진실과 진실 아닌 것을 알며, 계법 안에서 중한 계율을 깨뜨리면 큰 죄를 받는 줄을 알아 굳게 지켜 범하지 않더라도, 만일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가벼운 계율을 깨뜨려 그것을 지키지 않고 존경하지 않으며 바른 법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그를 계율을 깨뜨리고 허물을 뉘우치는 비구라 한다.

 

어떤 것이 반만 행하는 것인가? 어떤 사문들은 다만 계법만 배워 그 경중을 알고 혹은 가지기도 하고 가지지 않기도 하며 마음으로 생각하여 다른 계

 

                                                                             [1526 / 1802] 쪽

율을 지킨다. 이렇게 마음을 가져 그 계율의 반만 행하고 남은 계율을 행하지 않으면, 이것이 이른바 반만 행한다는 것이니, 그런 비구는 방일한 행을 행하여 방일의 부림을 받고 방일의 경계에 머물러 열반을 빨리 얻지 못한다.

 

많이 행하는 것이란, 어떤 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은 계율을 구족히 지킨다. 이렇게 법을 따라 많이 행하고 이 악계를 많이 지켜 이지러뜨리지 않고 구멍내지 않으며 헛되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록 굳게 지키기는 하더라도 완전히 보호하지 못하면 그것을 많이 행하는 것이라 한다.

 

가볍게 범하고 빨리 참회하는 것이란, 이른바 어떤 사문 비구는 방일하기 때문에 혹 나쁜 벗을 가까이하여 계율에 게을러지더라도 빨리 후회하여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즉 혹은 지옥 같은 나쁜 길의 고통을 두려워하여 이내 참회하여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여러 스님들 앞에서 '나는 악을 지었다'고 말하여 마음에 감추어 두지 않고, 참회한 뒤에는 다시 짓지 않으면, 그것이 이른바 비구로서 계율을 범하고는 이내 참회한다는 것이다.

 

비구로서 도를 다 말하는 행이라는 것은, 이른바 어떤 비구·비구니들로서 혹 성중계를 깨뜨리기도 하고 느슨해지기도 하되, 혹 방일하기 때문에 나쁜 벗을 가까이하였더라도 빨리 스승에게 참회하고, 혹은 포살할 때에 여러 스님들에게 말하여 마음에 감추어 두지 않고 스님들의 지도로 도를 듣기 때문에 다시는 악을 짓지 않으며, 혹은 세 갈래의 나쁜 길을 두려워하여 깨뜨리거나 느슨해지지 않으며, 그것이 이른바 선시 아왕이 도를 다 말하는 것이다.

 

파괴하는 행이란, 이른바 온몸이 느슨하여 선정과 경 읽기를 버려 그것을 좋아하지 않고 제사하는 사당 안에서 놀며, 의복·음식을 구하기 위해 곳곳으로 돌아다니고, 시주의 집에서 속인들을 친하여 그 때문에 심부름하면서 안락을 구하는 것이니, 이것을 파괴하는 행이라 한다. 그런 비구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진다.

 

선시여, 일체의 행이란, 이른바 일체법의 비니(毘尼)를 믿어 그것을 남에게 말하고, 가벼운 계율 안에서 1계, 2계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서, 그 성품 때문에 혹은 익히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지키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을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짓고는 참회한다. 선시여, 이것이 이른바 일체의 행으로서 그 악이 희박한 것이다. 비구나 비구니로 악이 적으면서 계율을

 

                                                                             [1527 / 1802] 쪽

깨뜨리는 것은 다 방일의 허물 때문이다.' 야마천왕은 이렇게 연화대에 앉아 선시 아왕과 설법하는 새들과 방일이라는 마왕의 대신 등에게 법을 말하였다. 그 때에 야마천 왕모수루타는 다음 게송으로 말한다.

 

방일로 말미암아 장님이 되어 그 방일의 독을 마시고 또 방일에 결박 당하면 그는 장차 지옥에 들어가리. 만일 누구나 방일을 행하면 그는 세간 사람의 천대를 받고 현세에서 이익을 얻지 못하다가 목숨을 마치고는 지옥에 들어가리. 어리석은 사람은 밤이나 낮이나 혹은 머무르거나 혹은 길을 가거나 그는 방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한 생각의 즐거움도 얻지 못한다. 그들은 모두 방일하기 때문에 욕계를 흘러 다니고 다섯 길에 돌아다니며 혹은 선천(禪天)에 타락도 한다. 혹은 세간의 선정을 얻어 저 형상 없는 세계에 태어나고 온갖 존재로 돌아다니는 것은 그것은 다 방일하기 때문이다.

 

                                                                             [1528 / 1802] 쪽

저 세계 가운데  애욕의 그물에 걸리고 방일에 결박 당하건마는 어리석은 사람들 깨닫지 못한다.

 

이렇게 야마천왕은 옛날에 옛 천자들에게서 가섭부처님의 법을 듣고, 선시 아왕과 설법하는 새들, 마왕의 대신인 방일 등을 위해 말한 열한 가지 법 가운데서 이미 세 가지 법을 말하였다.

 

그 세 가지란, 이른바 첫째는 억제함이요, 둘째는 바른 마음이 어지럽지 않음이 성중계와 이악계의 두 가지 계율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만일 선근을 심고 선한 벗을 가까이하였으면 비록 성중계를 깨뜨렸더라도, 그 선한 벗을 가까이하였기 때문에 생사를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거늘 하물며 이악계이겠는가?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힘써 좋은 벗을 가까이해야 한다. 또 셋째는 한 법을 버리는 것이니, 한 법이란 이른바 게으름이다. 그 게으름을 버리고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라. 만일 잘 정진하면 능히 게으름을 모두 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방일이 일체의 법에 아무 이익이 없는 것처럼 일체의 선법은 선한 벗을 가까이하는 것으로 그 근본을 삼는다.

 

또 넷째로 백법[白法]은 능히 더러운 법을 끊는다. 그 백법이란 이른바 부지런히 정진하여 게으름을 끊는 것이니, 마치 광명이 어둠을 모두 없애는 것처럼 부지런히 정진함으로써 게으름을 끊어 버리는 것도 그와 같다.

 

대개 게으름이란 일체의 법을 해치는 것이다. 게으름을 부릴수록 그것은 더욱 늘어나 세간·출세간의 법, 즉 현재·미래의 말할 수 없는 한량없는 법을 파괴한다.

 

게으른 사람은 힘이 쇠약하여 남의 천대를 받고 또 집안 살림살이도 처리하지 못하여 빈궁하고 하천하며, 살아가는 방도로 장사나 농사도 경영하지 못하고, 또 다른 사업도 다 경영하지 못하며 좋은 벗도 친하지 못한다. 게으르기 때문에 남의 천대를 받으므로 사람들은 다 손가락질하며 웃는다. 지혜를 배우지 못하여 어리석고 무지하기 때문에 때와 장소를 알지 못하고, 자기의 힘도 남의 힘도 모르며, 혹은 때를 따라 해야 할 일, 즉 현재·미래에 해야 할 일을 모두 성취하지 못한다.

 

                                                                             [1529 / 1802] 쪽

그러나 정진하는 사람은 그런 게으름을 다 끊어 버리므로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저녁이나 새벽에도 마음이 게으르지 않아 자더라도 깨기 쉽다. 때를 알아 일어나고 때를 따라 자며, 때를 따라 상응하게 생각하여 행한다. 굳세게 정진하여 정진을 벗으로 삼고, 정진의 물로 모든 더러움을 씻으므로 하는 일은 다 더러움 없이 성취한다. 경영하는 일에 혹 곤란이 있더라도 정진하여 물러나지 않고 겁내지도 않으며 게으르지도 않고 중단하거나 쉬지도 않는다. 어떤 큰 일을 경영할 때에는 정진을 짝하기 때문에 능히 성취하여 파괴되지 않으며 어떤 일을 할 때라도 남을 의지하지 않는다. 좋고 나쁜 사람을 분별하고 자타의 힘을 알므로 선인들의 칭찬을 받고 여러 사람의 공양을 받되, 혹은 국왕·대신의 공양도 받는다. 큰 부자요 큰 힘이 있으므로 어떤 싸움에도 당적할 이가 없어 아무리 힘이 센 사람도 그를 파괴하지 못한다. 좋은 벗을 짝하므로 지식은 늘어가고, 좋은 벗이 많기 때문에 큰 세력이 있다. 어디서나 안락하므로 혹 다른 곳에 가더라도 항상 안온을 얻는다. 혹 다른 지방에 놀더라도 선한 사람들이 친근하고 어디로 가나 사람들은 그를 친하여 공손히 공양하고 예로써 대우한다. 그는 게으름을 떠났기 때문에 이런 한량없는 공덕을 얻는다. 그는 매우 튼튼한 정진의 갑옷을 입고 게으름의 번뇌를 떠났기 때문에 악마를 쳐부수고 생사를 벗어나며 선인들의 사랑과 공경을 받는다. 정진을 일으켜 그것을 짝하므로 다시 세간·출세간에서 번뇌를 없애어 열반의 도를 얻는다. 그러나 처음에는 견고하더라도 나쁜 번뇌가 있는 곳에서 느슨하면 해탈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가정은 세상을 얽매고, 처자·권속·자매·형제·노비·전택·재물 창고 등은 큰 애착의 사나운 물결이지마는 정진을 짝으로 삼으면 그는 능히 생사의 두려움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집을 떠나 스님이 되어 세 가지 법복을 입고도 정진을 짝으로 삼고, 가정에 얽매어 있으면서도 부지런히 정진하기 때문에 집을 떠나 집착이 없는 도를 얻고, 부지런히 선정을 닦고 바른 법을 익혀 열반에 들어 해탈을 얻고자 할 것이다. 적당한 때를 알아 부지런히 정진하여 몸과 입, 뜻의 업이 생기고 사라짐을 여실히 알고, 자기 모습을 분명히 알며, 음·계·입 등의 생멸하는 모양을 여실히 알고 밤낮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좋은 스

 

                                                                             [1530 / 1802] 쪽

승을 친하며 지혜의 방편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도를 익히고, 허물을 없애어 원래부터 흘러 다닌 생사의 결박을 끊는다. 게으름이 이와 같이 아무 이익이 없는 것은 마치 어둠이 중생들에게 아무 이익이 없는 것과 같다. 이것은 견고한 악이지마는 정진하기 때문에 능히 그것을 멸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그 얻는 바의 도를 따르고 그 얻는 바를 따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일체의 반연을 없애고 번뇌의 결박하는 경계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은 범부를 속여 홀리는 거짓 친선(親善)은 바로 색깔·냄새·맛·촉감 등의 경계로서, 그것은 마치 사나운 도적과 같아서 선법의 재물을 겁탈하고 선법을 파괴하여 아무 이익도 없는 일을 행하게 한다. 그것은 좋은 과보도 아니요, 좋은 재물도 아니어서 우치한 범부들을 괴롭혀 미혹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계를 버려 거기에 집착하지 말고 해탈의 도를 닦아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마음이 깨끗해짐을 따라 정진하면 바른 생각으로 의심이 없을 것이요, 바른 수행으로 원수를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정진을 짝하면 탐욕·분노·우치 등을 끊고 바로 관찰하여 아무 존재도 받지 않으며, 원수를 죽인 뒤에는 마치 염부제의 허공을 볼 때 구름이 없이 깨끗하면 해와 달의 깨끗한 광명이 빛나는 것처럼 그 사람의 깨끗한 것도 그와 같다. 그리고 또 병이 나은 것 같고 가난한 이가 재물을 얻은 것 같다. 마치 광야를 가다가 바른 길을 잃은 장님이 길을 얻고 눈을 얻은 것처럼 그 사람이 계율을 지켜 바로 수행함으로써 현재에 깨치는 것도 그와 같다. 그리하여 그는 말한다.'내 생은 이미 끝났고 깨끗한 행은 이루어졌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이와 같이 모든 번뇌를 떠나고 일체의 결박에서 벗어나 저 언덕에 이를 것이다. 지혜롭고 용맹스럽게 번뇌를 떠나는 것은 다 정진을 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큰 정진을 일으키면 게으름과 방일하는 생사의 온갖 결박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에 모수루타천왕은 다음과 같은 가섭부처님의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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