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강경대강좌(55)-불야 세존 불가이신상~

근와(槿瓦) 2016. 2. 18. 01:03

금강경대강좌(55)-불야 세존 불가이신상~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원문]

不也 世尊 不可以身相 得見如來

 

[解義]

수보리존자는 부처님께「부처님 몸의 상호가 아무리 거룩하다 하더라도 그런 육신의 몸매를 가지고 부처님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사뢰었습니다. 여기서 부처님을 <여래(如來)>라고 했는데, 이 마음은 본래 남성도 여성도 아니고 지식도 사상도 선도 악도 아니고 신앙도 아닙니다. 이 마음은 알 줄 아는 것뿐이고 순수한 생명ㆍ청정한 본심이며 질량 변화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은 같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여여(如如)하다고 합니다. 여래(如來)란 말은 이와 같이 여여한 데서 그와 같은 이가 왔다는 뜻입니다. 생로병사가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한 사람 태어났다는 소리입니다. 언제나 같으니 거래(去來)도 직위도 동서남북도 없고 높고 낮음도 없는 그런 사람이 탄생했습니다. 그 이가 바로 석가여래입니다.

 

몸뚱이는 비록 뱃속에 들어가서 열달 만에 아이가 되어 이 세상에 나왔고 싣달태자가 되어 커서 출가해서 견성(見性) 오도(悟道)하여 설산(雪山)을 내려오셨지만 그 마음은 여여한 그대로 마침내 우리를 제도하려 오신 여래가 바로 석가여래입니다. 부처님의 마음 자리뿐만 아니라 석가여래의 육신도 불생불멸하는 이치가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육신은 환상이고 꿈에 있는 몸뚱이와 같기 때문입니다. 참말로 있는 것이 아니고 환상으로 있는 것이므로 허공처럼 없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런데 환상이란 불교에서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합니다.

 

이 마음 자리는 번뇌망상이 하나도 없어져서 없는 것조차도 없어진 것이니 참으로 빈것이며 허공도 아닙니다. 차라리 허공도 초월했다 그렇게 말하면 그 뜻이 아주 쉬운데 빌 공자(空)를 써서 온갖 강의를 다해 놓으니 도리어 알기 어려워집니다. 이 마음은 물질도 허공도 아니고 지식도 사상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닌 것조차도 아니다 보니 진짜로 공한 것인데, 그렇다고 허공처럼 그렇게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온갖 생각이 없어지고 생각이 없어졌다는 생각도 없고 그래 물질도 허공도 아니니 없기는 없는데 어떻게 없는가를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진짜로 없는 이것이 금강경을 강의해 달라고 와서 물으면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대답하고 그럽니다. 이렇게 묻고 대답하고 하니 뭐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물질처럼 있는 것으로 있지도 않고 허공처럼 텅비어 없는 것으로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 것도 없다는 이 소리를 잘못 알아들으면 공부하다가 아무 것도 없는 경지가 나타나면 견성했다 도통했다 그럽니다. 그러니 있기는 있는데 있는 것도 있는게 아니고 물질로 있는게 아니고 없는 허공으로 있는 것도 아니며 그러므로 이것을 묘하게 있다(妙有)고 하는 것입니다. 물으면 대답하고 먹고 배부르면 변소 가서 꿍꿍 앓고 이런 신기한 짓을 하니 참 묘한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붙잡을 수 있고 쳐다볼 수 있고 생각해 볼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들어볼 수도 없고 대질러 볼 수도 없고 그러니 이런 편으로 보면 꼭 진공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중생도 부처도 아닌 그런 것이 부르면 대답할 줄 알고 먹으라면 먹고 추운 줄 알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무엇이 분명히 있는 것이 물질처럼 있는 것도 아니고 허공처럼 없는 것도 아니므로 있기는 있는데 기이하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 자리인 이 생명은 진공묘유(眞空妙有)한 것이니 따라서 물질의 구성체인 이 육신이 아무리 미묘한 상(相)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그런 상호(相好)를 가지고 여래를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