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대강좌(52)-불립문자 교외별전의 자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그러면 머무른 데 없이 보시를 행한다(應無所住 行於布施)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시하는 것을 뜻하는가. 앞에서도 말한 바 있는 육체가 나라는 생각을 버리는 생활·육체생활을 정리해서 하루 종일 나만을 위해 살던 생활을 남을 위해서 사는 생활로 차차 돌리고 탐욕만을 위해 살던 생활을 정리해서 참을 위해서 사는 생활로 돌리며 오직 남만을 위해서 사는 보살행을 하라는 말입니다. 보살행은 본래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이라고 하여 위로는 부처님의 보리·열반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뜻이니 보리라 함은 생사도 열반도 없고 시간도 공간도 남자도 여자도 부처도 중생도 초월하여 초월한 그것까지 없는 자리를 깨달은 마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이 보리를 깨쳐서 무심한 마음으로 오직 남을 위해 봉사하는 생활을 보살행이라 합니다.
내가 마음이라고 하는 이 마음은 생각도 아니고 생각 아닌 것도 아니고 또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몇 시간 얘기를 계속해도 피로가 안 오는 자리를 말합니다. 이 마음은 글이나 지식으로 분별해서 알아질 수 없는 자리이므로「불입분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不立文字 敎外別傳 直指人心 見成成佛)」의 도리라 합니다. 말이나 문자를 가지고 설명할 수 없으므로 석가세존께서 가섭존자(迦葉尊者)에게 이심전심의 법으로 전법하셨으므로 교 밖에 따로 전했다 하여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 합니다. 또 이 자리는 말이나 글로 가르치는 것은 오히려 간접적인 방편에 불과하므로 마음을 직접 가르쳐서 그 본성을 깨우치게 함으로 응무소주(應無所住)해서 이생기심(而生其心)하는 도리로 성불하게 하는 법이 바로 선종(禪宗)입니다.
그래서 대선사(大禪師)에게 법문을 청할 때나 중요한 의식을 할 때면 늘 이런 게송(偈頌)을 외웁니다.「아유일권경 불인지묵성 개권무일자 상방대광명(我有一卷經 不因紙墨成 開卷無一字 常放大光明) 나에게 한 권의 경권이 있으니 사람마다 다 이 경전이 있지만 그러나 이 경전은 종이나 먹으로 쓴 글씨거나 인쇄제본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펴봐야 한 글자도 없다. 이렇게 종이나 먹으로 된 책이 아니어서 한글자도 없는 이런 경전이 나에게 한 권이 있는데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이라, 항상 큰 광명을 발하여 전 우주를 환히 비추고 있다. 이것이 곧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금강경의 믿음으로 보면 반야(般若)고 내가 항상 말하는 마음입니다. 이 반야·마음을 얻어서 중생제도를 위해 필요할 때면 손이고 발이고 눈이고 목숨이고를 돌보지 않고 다 보시하는데 자기를 희생했다는 생각도 중생이 구제됐다는 생각도 없이 하는 것이 보살행입니다. 이것이「응무소주」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부처님의 설법순서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는 제자들이 대개 청법을 해 오는데 무엇은 어떻게 해야 하고 그 뜻은 무엇인지 한 가지 두 가지 세 가지 때로는 열 가지 백 가지로 여쭈어 옵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처음 물은 것부터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맨 나중에 물은 것부터 먼저 한문제 한문제 설명해 주십니다.
금강경도 제2절 선현기청분(善現其請分)에서 수보리 존자가 먼저「어떻게 마음을 머무르오며(應云何住)」를 여쭈었고 나중에「마음을 어떻게 항복하겠사옵니까(云何降伏其心)」하고 두 가지를 여쭈었는데,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제3 대승정종분조에서 나중 여쭈어 온「마음 항복받는 법」을 먼저 말씀하셨고 먼저 여쭈어 온「마음 머무는 법에 대해서」는 제4 묘행무주분에서 나중에 말씀하신 것입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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