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경(115)-11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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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이제 있음이니, 그러므로 이는 덧없는 모양이어서 파괴할 수 있는 모양이고 귀의(歸依)함이 없는 모양이고 나의 모양이 없고 진실한 모양이 없음이니라. 이렇게 관찰할 때에 모든 행에 대하여 뉘우치는 마음을 내고 세간이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닦느니라.
다시 슬기로운 자가 만약 이러한 3세(世)를 깊이 관찰한다면, 능히 모든 번뇌와 12입(入:감관)을 아주 끊어버리고 또 바른 소견을 깨끗이 하여 끊임없이 헤매는 법을 제거하고 공평 정직한 도(道)를 이룩하여 정취(正聚)에 거둠이 되리니, 이러한 방편으로 닦는다면 결정코 수다원과(須陀洹果) 내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으리라.
교진여야, 이것을 일러 슬기로운 자가 모든 행에 있어서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얻음이라 하고, 이런 이치를 일러 즐겁지 않은 생각의 방편과 반연이라 하느니라.
다시 교진여야, 어떤 슬기로운 사람이 입는 옷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짓는 것인가 하면, 교진여야, 슬기로운 사람은 의상(衣裳)을 관찰하되, 혹은 벌여놓거나 혹은 꿰매거나 혹운 자르거나 혹은 물들여서, 이미 다 만들어서 몸 옆에 두고, 혹은 보기도 하고 혹은 만지기도 하고 혹은 입기도 하고 혹은 벗기도 하여, 이럴 때마다 이 옷은 사람 가죽과 같다고 생각하여서, 새로운 옷 빛깔을 보고는 피 묻은 곳에 나쁜 냄새의 벌레가 모여들고 모기·이[虱] 따위의 깨끗지 못한 것이 가득하다고 생각하느니라. 슬기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나서 마음으로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내느니라. 그러기에 교진여야, 이것을 일러 슬기로운 사람은 의복에 있어서도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라고 허느니라.
교진여야, 슬기로운 사람은 음식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느니라.
교진여야, 수행하는 자는 발우[鉢]를 잡아 가질 때에,‘이 그릇[器]은 마치 머리털을 벗긴 껍질이 고름 피에 더럽히고, 깨끗하지 못한 썩은 해골에 뭇 파리[蠅]가 가득 찬 것처럼 탐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밥을 볼 때에도‘이 밥은 시체[屍]와 같아서 벌레와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고 관찰하고 미수가루[麨]를 얻음에는‘이 가루는 마치 뼛가루와 같다’고 관찰하고, 밀떡[䴵]을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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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에는 ‘사람 가죽 같다’고 생각하며, 이와 마찬가지로 곰국[霍]과 장물[漿]을 얻거나 죽[粥]과 국물을 얻을 때에도‘이것은 고름 피와 똥·오줌과 같고 사람의 기름 또는 골수와 같다’고 생각하며, 만약 갖가지의 뭇 채소를 얻음에는‘말갈기[馬髦]와 사람의 털과 같다’고 관찰하고 무우[蘿蔔]나 장미[蘼]를 얻음에는‘사람의 이[齒]와 같다’고 생각하며, 고기를 얻는 자는 그 고기를‘사람 살과 같다’생각하고, 흰 석밀(石蜜) 또는 누런 석밀이나, 혹은 포도(蒲桃)술·석류(石榴)장이거나·젖[乳]·낙장(酪漿)·제호(醍醐)와 설고 익은 소즙(酥汁) 따위를 얻을 때에는‘사람 피와 같다’고 하거나 혹은‘사람의 고름·눈물·침·골수·가래와 같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나쁜 냄새와 더러운 곳을 보기 싫어하나니, 그러므로 슬기로운 사람은 이 음식에 대하여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내느니라.
다시 교진여야, 어떤 슬기로운 사람이 방사(房舍)를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내는 것인가 하면, 슬기로운 사람은 모든 마루·행랑·내실에 들어가거나 높은 누각(樓閣)에 오를 때,‘내가 여기에 들어가면 바깥에 큰 지옥 같은 네 문(門)이 있어서 아마 나를 불사를 것이니, 마땅히 겁내고 두려워해야 하리라’하고 생각하며, 혹은 들보·서까래·기둥·등마루 들보도리[脊檁]를 보고는‘이 재목들이 서로 결합한 것이 마치 사람의 뼈와 같다’고 관찰하며, 진흙으로 바른 벽은‘사람의 살이 뼈를 덮고 있는 것과 같다’고 관찰하며, 그림이 장엄한 것을 보고는‘피를 뿌려 물들인 것과 같다’고 보고, 또 갖가지 평상·침구·깔자리는 ‘사람 가죽 같다’고 관찰하고, 앉고 눕고 잠자고 머무는 곳은‘뼛가루나 죽은 사람이 있는 처소와 같다’고 관찰하며, 그 밖의 갖가지 음식·탕약(湯藥)산환(散丸)·전고(煎膏)에 있어서도 다 이런 생각으로 관찰하여 싫어하고 여의느니라.
교진여야, 이것이 바로 슬기로운 사람이 음식에 대하여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내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생각함으로써 어떤 이익을 얻느냐 하면, 이른바 공에 수순하는 인[空順忍], 무상에 수순하는 인[無相順忍], 무원에 수순하는 인[無願順忍], 이 세 가지 인을 얻나니, 이 사람은 이 세 가지 인을 얻고 나서 공의 생각[空想]을 즐거이 닦고 공 생각을 닦음으로써 공중에 머물러 모든 법이 모두 공임을 보며, 이 공에 들고는 다시 이익을 얻어 나고 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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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편과 이행(利行)을 알고 이와 같이 음(陰)과 계(界)의 덧없음과 괴로움과 공함과 나 없음과 깨끗하지 못함을 알며, 18계와 12입과 4제와 12인연과 내지 모든 법성(法性)의 괴롭고, 공하고, 덧없고, 나 없음을 보느니라. 그러므로 이렇게 생각하고는 수다원과(須陀洹果) 내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고 해탈의 모양을 얻느니라.
교진여야, 이 삼마발제(三摩跋提)와 무학(無學)의 해탈은 이와 같이 모든 세간을 이익하게 하는 동시에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내고 모든 욕계의 탐욕과 모든 색계의 탐욕과 모든 무색계의 탐욕과 온갖 의만(疑慢)과 온갖 조희(調戱)와 온갖 무명(無明)을 제거하여 무학의 자리에 안치하나니, 교진여야, 이것을 일러 모든 세간에 대해 즐겁지 않다는 생각을 내는 것이라 하고, 이러한 여러 가지를 일러 무원에 수순하는 다라니를 원만히 갖춘 미묘한 이치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이 다라니는 큰 세력을 지녀서 능히 욕계·색계·무색계의 조희와 의만을 없애며, 다 아는 지혜[盡智]와 더 알 것이 없는 지혜[無生智]를 증득하여 모든 어둠과 의심을 깨뜨리고 온갖 고뇌의 무거운 짐을 버리나니, 이제 내가 이 ?대집경?을 연설하기 때문에 저 지덕봉왕(智德峯王)여래가 염덕장(炎德藏)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손수 무원에 수순하는 다라니의 욕법[欲]을 보내온 것이니라.
교진여야, 이 다라니는 능히 모든 악마를 부수고 악독한 용들을 이겨내고 모든 하늘을 몇 배로 기뻐하게 하고 야차(夜叉)로 하여금 공손히 받들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며,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왕(迦樓羅王)을 겁내게 하고 긴나라왕(緊那羅王)으로 하여금 애락(愛樂)하는 마음을 내게 하고 마후라가(摩睺羅伽)로 하여금 자연히 조복하게 하며, 모든 사견(邪見)과 외도(外道)를 파괴하여 찰리 왕으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고 바라문(婆羅門)으로 하여금 신심을 더 자라나게 하고 비사(毘舍)와 수다라(首陀羅)로 하여금 기뻐하게 하며, 탐욕이 많은 여자는 그 탐심을 그치게 하고 들음이 많은 사람은 더욱 정진하여 받아 지니게 하고 좌선하는 사람은 고요함을 즐기게 하며, 그 밖의 갖가지 병환을 제거하고 온갖 싸움과 원수를 물리치고 굶주림과 때[時] 아닌 외부의 도적과 그릇된 죽음과 사나운 바람·우박·비가 난폭한 물, 해로운 서리와 추위, 더위의 괴롭고 쓰라림과 거칠고 조잡한 맛[味]의 촉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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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것들의 변괴를 모두 제거하며, 대승(大乘)을 빛내고 삼보의 종자를 계승하고 불법의 근본을 널리 비추고 법의 깃발을 굳게 세워서 공편에 헤매는 중생을 위안하나니, 이것을 일러 무원에 수순하는 미묘한 다라니라 하느니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아승기의 중생은 더러움을 멀리 여의어 법안(法眼)의 청정함을 얻고, 99빈바라(頻婆羅) 사람들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고, 8나유타의 중생은 저 무원에 수순하는 다라니를 얻고, 한량없는 아승기의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얻고, 580만의 중생은 무생법인(無生法忍)를 얻었다.
그리고 그때 한량없는 대중과 하늘[天]·용(龍)·야차(夜叉)·나찰(羅刹)·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摩睺羅伽)·아귀(餓鬼)·비사(毘舍)·구반다(鳩槃茶)·부단나(富單那)·가타부단나(迦吒富單那)와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人非人]들도 다 같은 소리로 이렇게 찬탄하였다.
“거룩합니다. 대성(大聖)이신 세존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너무나 위대하시고 너무나 미묘하시므로 도저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걸림 없는 지혜를 얻으시어 저희들이 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감히 기쁜 마음을 내지 않을 수 없음을 밝게 보셨습니다.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을 아시고 중생들의 근기[根]와 번뇌를 잘 아시며, 또 모든 방편을 아시고 피안(彼岸)에 이를 것을 아시므로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법 맛[法味]에 충족하고 8성도(聖道)를 보아서 괴로움의 짐[擔]을 제거하고는 즐거움의 짐을 메게 하십니다.
저희들 모든 하늘·용·야차와 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들은 이제 각각 합장하고서 같은 마음으로 외치기를, 어디든지 부처님께서 이 네 가지 무원에 수순하는 인[無願順忍] 다라니를 말씀하시는 것을 비롯하여 내지 국왕·대신·장자(長者)·사문(沙門)·바라문·비사(毘舍) 무리들이 이 경전을 베껴서 안치한 곳이거나 혹은 어떤 사람이 읽고 외워서 강설하는 곳을 저희들은 이 모든 것을 호위하여 위신(威神)을 더 돕고 필요에 따라 모든 것을 공양하여 저 설법하는 사람을 예배 공급하되, 모자라거나 끊임이 없게 할 것이며, 그 밖에 뜻대로 안 되는 일과 원수들로 하여금 기회를 얻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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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고 온갖 생활에 따른 물자를 항상 풍족하게 하고 몸에는 병과 괴로움이 없고 마음은 기뻐하게 할 것이며, 법을 즐기는 자에게까지도 저희들이 이렇게 옹호하여서, 저 사람들로 하여금 끝까지 나쁜 도(道)를 내지 않고 이 인연으로서 법 그릇[法器]을 성취하고 모든 공양을 원만히 갖추게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큰 시주들이여, 너희들이 이제 큰 법을 옹호하려 하는구나. 이 법을 옹호함으로써 삼보가 끊어지지 않게 하여 미래세에 마땅히 한량없는 복덕의 과보를 얻으리라.”
그때 장로 사리불(舍利弗)이 대중 가운데에서 일어나 정성스레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 나아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덕화장(德華藏)부처님께서 허공장(虛空藏)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보내온 이른바 사마배다실제나(奢摩裴多悉帝那) 다라니의 욕법[欲]은 나쁜 업을 지은 중생과 신심 없는 자로 하여금 잠자게 한다 하오니, 저희들 세간의 하늘과 사람은 듣고 알고자 합니다. 원컨대 여래께서 널리 연설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이여,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 너희들을 위해서 널리 분별하여 연설하리라.
덕화장부처님은 이 국토의 중생들이 선근이 적고 번뇌가 많으므로 네 가지 뒤바뀌는 마음을 일으키고 아상(我想)에 즐거이 탐착하며, 또 뒤바뀜에 미혹하여 생사에 헤매고, 8정도(正道)를 잃어버리게 됨을 가엾이 여기는 까닭에 이 청정한 다라니의 욕법을 보낸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모든 중생들은 실로 나가 없건만, 이 국토의 중생들은 뒤바뀐 마음 때문에 아상(我想)을 내나니, 사리불이여, 슬기로운 사람은 깊이 내가 없음을 스스로 관찰하여 앎과 동시에 곧 네 가지 뒤바뀜을 파괴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어떤 것이 슬기로운 사람이 나 없음[無我]을 관찰함인가 하면, 이른바 자기 몸을 관찰하여 나 없음을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이니, 왜냐하면 자기 몸이 바로 화합된 것이기 때문이니라.
다시 눈[眼]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나 없음을 아나니, 왜냐하면 눈의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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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眼識]이 처음 나기 때문이라. 이와 같이 관찰하고서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하되, 혹은 갖가지의 복식(服飾)·의상(衣裳)·침구·상욕(床褥) 따위를 볼 때라도 결가부좌[結伽跌]를 하고 앉아서 마음을 모아, '이 6입(入)은 그 지어감[行]이 서로 버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니, 마음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이 볼 수 있는 것이니라. 그러면서도 이 눈의 감관은 4대(大)가 화합하며 생기므로 힘줄이 연결되고 물이 가득하면 다른 것은 움직일 수 없고, 다만 눈을 굴릴 때에는 바람의 힘이 작용되기 때문에 굴릴 수 있나니, 저 바람의 성품은 허공에 인연하여 눈 속에 드나들고 좌우로 회전하며, 그 감관이 청정하기 때문에 밝게 볼 수 있느니라. 그러나 저 허공의 성품 자체는 아무런 존재[有]가 없고 어디 의지함이 없으므로 잡을 수도 없고 또한 설할 수도 없느니라. 만약 아무런 존재가 없어 설할 수 없다면, 그것이 바로 나 없음이니라. 그러므로 허공에는 실로 나가 없고, 허공 속의 바람 또한 어떤 물질이 없으며, 물질이 없기 때문에 널리 설할 수 없고, 이러한 까닭에 나가 없느니라. 이 바람의 인연도 눈 속에 들어가 좌우로 회전함으로써 청정하게 다 비춤이니, 저 바람은 눈홀림 같아 잡을 수 없고 설할 수 없으며, 내 것[我所]을 여의므로 어떻게 찾아도 얻을 수가 없느니라.
이와 같이 눈 속에는 지계(地界)의 단단함이 마치 니구타(尼拘陀) 종자와 같으니, 지심으로 자세히 관찰하여서 이 종자를 빼내어 가루 먼지가 되도록 부수고는 흩어버려야 하느니라. 이렇게 추구함으로써 아주 나를 보지 않고 정작 나 없음을 알게 되며, 이 지계 가운데 나 없음을 분석해 볼 때 저 지계와 지상(地相)이란 명자(名字)가 있을 뿐, 어떻게 잡을 수도 없고 나도 없고 주장[主]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다음 수계(水界)와 화계(火界)도 마치 풍계(風界)와 같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정작 나 없음을 알며, 다시는 눈의 원소[眼大] 속에 나를 의심하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눈의 4대(大)는 모두 물질이 없어 널리 설할 수 없으므로 나 없음이라 하느니라.
만약에 눈의 식별 인연 때문에 나 있음이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이치로 보아 그렇지 않나니, 왜냐하면 눈 가운데 나 없음과 같이 색(色)도 또한 그러하고, 또 화합한 가운데에도 나가 없으며, 화합한 인연으로부터 눈의 식별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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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하지만 이러한 식별 속에도 나가 없고 바람 속에나 허공 속에까지 죄다 나가 없으니, 이와 같이 아무리 추구하여도 마침내 나 있음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이 식별이란 12인연으로부터 순환하고 유전할 뿐, 이 인연을 떠나서는 식별을 볼 수 없으며, 다만 식별을 인하여 이름과 색[名色]을 내므로 이름과 색이라고 하는 것이니라. 이름과 색의 인연 때문에 6입(入)이 생기고, 6입의 인연 때문에 닿임[觸]이 생기고 닿임의 인연 때문에 느낌[受]이 생기고 느낌의 인연 때문에 애욕이 생기고, 애욕의 인연 때문에 잡음[取]이 생기고, 잡음의 인연 때문에 존재[有]가 생기고, 존재의 인연 때문에 남[生]이 있고, 나는 인연 때문에 쇠하고 늙음과 병들고 죽음이 있나니, 이러한 법은 눈의 식별을 인하여 생기지만, 이 눈의 식별은 동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니, 서·남·북·상하와 사유(四維)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인연하는 생각에 따라 눈의 식별을 낸다면, 이 생각이 멸함에는 눈의 식별도 머물지 않나니, 제2의 생각으로,‘너는 머물고 나는 멸한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이는 멸하는 법이므로 시방 어느 곳에 가는 것도 아니고 또 한곳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니라.
그러기에 모든 법은 인연 때문에 생기고 인연을 떠나서는 생길 수 없으며, 인연을 인하여 생기고 인연을 인하여 사라지므로 이러한 인연을 상속하는 법[相續法]이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눈의 식별이란 실로 나 없음이요, 이 인연도 조작하거나 받는 이가 없고 자체에서 일으키거나 다른 곳에서 일으킴이 없기 때문에 나 없음이라 하느니라.
만약에 나 없음이라면, 나란 것도 공이고 내 것이란 것도 공이니라. 왜냐하면 체성(軆性)이 그러하기 때문이니라. 그러기에 눈의 성품은 나와 내 것이 없고 쌓임도 없고 합하거나 흩어짐이 아니고 바로 생멸하는 것이며, 모든 법도 다 그와 같아서 잡음도 없고 버림도 없고, 아라한(阿羅漢)의 조작도 아니고 벽지불(辟支佛)의 조작도 아니고 보살의 조작도 아니고 여래의 조작도 아니며, 눈의 식별의 공함과 같이 모든 법의 공함도 그와 같아서 나를 여의기 때문에 나 없음이고 공하기 때문에 보지 않나니, 이 모양[相] 없고 원(願) 없는 3해탈 허공문을 관찰할 때에는 죄다 온갖 간탐(慳貪)과 번뇌를 끊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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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며,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수다원과(須陀洹果)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기도 하느니라.
눈을 관찰함이 이미 그러함에는 귀·코·혀도 다 마찬가지니라.
다시 수행하는 자는 몸이 나 없음을 알아야 하리라. 그러므로 털[髮]을 관찰하되 낱낱 털을 백분(百分)으로 나누어서 불에 태워 재[灾]를 만들고는 바람에 흩어지게 한다면, 이 같은 낱낱 털의 체성(體性)도 다 공인 것이라. 이것을 볼 때, 수행하는 사람의 의심은 자연히 깨닫게 되리니, 왜냐하면 털 한 낱까지도 나 있음을 보지 못하고 나아가서는 껍질·살·피·침·눈물·창자·골수·힘줄·맥·손톱과 숨의 서늘하고 따뜻함과 위아래의 바람과 수명(壽命)·명자(名字) 따위가 다 나 없음이요, 다만 서로 함께 화합하였기 때문에 몸이라 일컬을 뿐이니라.
이와 같이 생각하고 또 지극한 마음으로 관찰하고 나서, 비로소 몸의 닿는 인연 때문에 몸의 식별[身識]을 내고, 몸의 식별의 인연 때문에 이름과 색을, 이름과 색의 인연 때문에 6입을, 6입의 인연 때문에 닿임을, 닿임의 인연 때문에 느낌[受]을, 느낌의 인연 때문에 애욕을, 애욕의 인연 때문에 잡음을, 잡는 인연 때문에 존재[有]를, 존재하는 인연 때문에 남[生]을, 나는 인연 때문에 늙고 죽음이 있나니, 저 모든 법은 마음의 식별[心識]에 의지함으로써 몸의 식별을 생기지만, 이 몸의 식별은 동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니, 남방·서방·북방·상하·사유(四維)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인연하는 생각에 따라 몸의 식별을 낸다면, 저 생각이 멸할 때 몸의 식별도 머물지 않나니, 제2의 생각으로‘너는 머물고 나는 멸한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이는 멸하는 법이므로 어떤 처소가 없고 쌓이는 곳이나 흩어지는 곳을 보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모든 법은 인연의 합침에 따라 생기고 인연의 떠남에 따라 멸하며, 인연이 있기 때문에 나고 인연이 없기 때문에 멸하며, 인연이 상속하기 때문에 볼 수 있고 인연을 떠나면 볼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실로 나가 없는 줄을 알라. 그리고 이 인연은 또 조작과 머무는 것이 없고 일으키는 자와 일으키게 하는 자도 없나니 이러한 인연은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나 없음이라 하느니라.
만약에 나 없는 것이라면, 내 것도 없으리니, 그러기에 몸의 성품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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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없고 쌓임과 흩어짐이 없음은 생멸하는 법이기 때문이라. 모든 법이 다 그와 같으므로 법 성품은 얻을 수 없어서 잡음도 없고 버림도 없으면, 아라한의 조작도 아니고 보살의 조작도 아니고 여래의 조작도 아니니라.
몸의 식별의 공한 것처럼, 모든 법의 공함도 그러하여서 그 체성(體性)에는 나와 내 것이 없으며, 저 공하기 때문에 나를 볼 수 없나니, 모든 법이 죄다 나를 여의고 내 것을 여의기 때문에 공하고, 이렇게 관찰할 때에 곧 무상(無相)과 무원(無願)과 세 가지 해탈인 공행 법문을 얻고, 공의 인연을 증득하여서 온갖 간탐(慳貪)과 번뇌를 끊으면, 혹은 수다원과로부터 내지 아라한과를 얻느니라. 슬기로운 자는 이와 같이 낱낱 나의 얻을 수 없음을 끝까지 추구함으로써 스스로 나 없음을 알고 자세히 나 없음을 관찰하여 의심을 없애나니, 그때에야 진실로 몸의 나 없음을 분명히 알게 되리라.
사리불이여, 만약에 어떤 수행하는 자가 이와 같이 관찰한다면, 마땅히 알아 두라. 이 사람은 이 무상과 무원과 세 가지 해탈 공행 법문을 얻으므로 모든 천주(天主)와 석제환인(釋提桓因)이 공양함과 동시에 그 몸을 옹호하여 항상 즐거움 받기를 마치 제석(帝釋)과 같게 하면, 이러한 범천(梵天)으로부터 내지 모든 천왕·용왕·야차왕·가루라왕·긴나라왕·마후라가왕 들까지도 이와 같이 예배하고 공양 공급하기를 모자람이 없게 하고 항상 호위하여 필요한 모든 것을 친히 받들 것이며, 나쁜 마음을 지닌 중생은 그 기회를 얻지 못하고 모든 인왕(人王) 가운데 있더라도 그들이 예배하고 공양하고 몸 호위하기를 이와 같이 하리라.
사리불이여, 이것이 바로 덕화장(德華藏)여래께서 허공장(虛空藏)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보내온 이른바 사마배다실제나(奢摩裵多悉帝那) 다라니니라. 내가 이 불찰에서 ?일장 대집경(日藏大集經)?을 연설하기 때문에 저곳으로부터 이 욕법[欲]을 가지고 온 것이니, 이 다라니는 큰 세력과 큰 이익이 있으므로 자비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겨 환란과 고액을 구제하고 모든 번뇌를 버리게 하고 음(陰)과 입(入)과 계(界)를 알게 하고 모든 법의 차별을 판단하고 선교방편(善巧方便)을 보이고 열반의 즐거운 도를 베풀고 모든 법문에 들게 하며, 온갖 환란을 부수어 마군을 항복 받고 사론(邪論)과 외도를 파괴하여 모든 하늘을 기뻐하게 하고 야차로 하여금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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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알게 하고, 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로 하여금 기뻐함과 동시에 두려워서 돌아보지 못하게 하고, 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 하여금 신심을 더 자라냄과 동시에 기뻐 뛰게 하며, 탐욕이 많은 여자는 그 탐욕을 적게 하고 임신한 여자는 그 몸을 안온하게 하며, 다라니를 염하는 사람은 많이 들음을 즐기게 하고 선정을 닦는 사람은 고요함을 즐기게 하며, 그 밖의 모든 싸움과 국토의 흉년을 물리치고 죽을 재앙과 나쁜 도둑과 때[時] 아닌 바람·비·추위·더위가 괴롭고 쓰라리고 거칠고 더러운 따위의 부딪침을 제거하며, 법의 근본을 밝게 비추고 법의 깃발을 굳게 세워서 헤매는 세간에 삼보(三寶)의 종자를 계승하고 공편에 얽매인 중생을 풀어 주며, 능히 다 아는 지혜[盡智]을 내고 더 알 것이 없는 지혜[無生智]를 증득하여서 어둠을 파괴하고 큰 광명을 베풀어 중생들을 고뇌의 무거운 부담에서 벗어나게 하나니, 이 같은 사마배다실제나(奢摩裵多悉帝那)의 큰 수기(授記) 다라니는 모든 3유(有)의 중생으로 하여금 나쁜 업과 더러운 흐름을 벗어나 불계(佛界)에 들게 하고, 모든 법의 자재롭고 걸림 없음을 비롯하여 내지 18불공법의 함이 없는[無爲] 피안(彼岸)에 이르고, 법 바퀴를 굴리어 모든 법비[法雨]를 퍼붓고, 모든 중생을 잘 교화하여 열반의 도에 머물게 하느니라.”
이 나쁜 업 다하는[惡業盡] 다라니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중생은 과거의 나쁜 업을 죄다 제거하고, 한량없는 아승기의 하늘과 사람은 더러움을 멀리 여의고서 법 눈[法眼]의 청정함을 얻고, 한량없는 중생은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고, 백천의 빈바라(頻婆羅) 중생들은 누(漏) 없는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고, 70나유타의 중생은 이러한 다라니를 얻어 3승(乘)에서 물러나지 않고, 한량없는 하늘과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발심하고, 한량없는 중생은 물러남이 없는 보리심에 머물고 8만 4천의 중생은 무생인(無生忍)을 얻으며, 현재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4제의 수순[四諦順]·허공의 수순[空順]·원 없는 수순[無願順]·사마배다실제나(奢摩裵多悉帝那)의 네 다라니의 이치를 듣고서 모든 욕계의 길고 짧은 탐욕과 색계의 촉탐(觸貪)·낙탐(樂貪)과 무색계의 탐욕을 죄다 파괴하며, 또 여러 중생은 여실히 탐욕의 장애를 알아보고 법을 듣고는, 그 중에 청정하지 않음을 관찰하여 선근을 얻는 자도 있고 6입(入)을 기억하는 자도 있고 산란하지 않는.....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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