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경(95)-9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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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오늘부터 마땅히 바른 법을 오래 세상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고 널리 연설할지니라.”
아난은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경히 받들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겠습니다. 다만 여러 보살과 같이 널리 유포하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만 안심하여라. 이 모임 속에 있는 보살마하살들이 스스로 옹호하여 지니고, 이 경전으로 하여금 널리 유포하게 하리라.”
그때 모임 속에 있는 60억 보살마하살로서 법을 옹호할 자들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 경전을 선전하여 시방에 두루 이르게 하고 또 사바세계의 미륵대사(彌勒大士)로 하여금 거기서 이 경전과 설법하는 사람을 옹호하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5백 세 뒤에 어떤 보살이 이 경전을 듣고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운다면, 이는 다 미륵의 신력(神力)으로 이루어진 것인 줄을 알겠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법을 옹호할 보살마하살들에게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러 선남자야, 너희들은 이제 내 앞에서만 바른 법을 옹호하여 지닐 뿐 아니라, 일찍이 과거에도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옹호하여 지녔느니라.”
그때 무진의 보살마하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외람하게도 조그마한 지혜로써 이 경전을 분별하여 연설하였으나 반드시 문자와 이치를 이해함이 원만하지 못하였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부처님 앞에서 이 다함없는 법을 성취할 모든 보살에게 저의 과실을 참회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무진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약에 보살로서 4무애지를 얻는다면 무릇 강론과 연설함에 그릇됨이 없으리라. 그러나 이 같은 보살이라도 참된 공의 이치를 얻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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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분별하여야만 능히 이러한 경전을 널리 설할 수 있으리라.
선남자야, 너는 이제 이미 제1의 지위에 도달하여서 네 가지 변재를 성취하여 자재롭게 걸림이 없으니, 이는 대승의 경전으로서 다른 데로부터 듣지 않고서도 능히 분별하는 것이니라. 너는 이제 이러한 지위에 머물게 됨으로써 몸과 입과 뜻의 업에 그릇됨이 없으리라. 왜냐하면 보살의 수행하는 세 가지 업을 성취하되 항상 지혜로서 근본을 삼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그러기에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미 다 너의 설법을 듣고 찬양하지 않았는가. 무진의야, 너는 나에게나 모든 부처님께 필경 참회하여도 아무런 그릇됨이 없느니라.”
그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전의 이름은 무진의보살이 설법한 다함없는 이치 장구(章句)의 문(門)이라 하고 또 대집(大集)이라고 하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아난아, 너는 응당 이러한 경전을 믿어 받들지니, 왜냐하면 네가 이 경전을 받고 나서는 과거보다 몇 천번이나 생각하여 지녀야 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 설법함으로써 불사를 세우게 되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자, 무진의 보살마하살과 존자 아난과 사리불과 모든 하늘·용·귀신·건달바(乾闥婆)·아수라(阿修羅) 등 모든 대중이 기뻐하여 예배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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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등대집경 제31권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13. 일밀분(日密分) ①
1) 호법품(護法品)
그때 세존께서 짐짓 욕계와 색계의 중간 큰 보배 궁전 가운데 계시면서 한량없는 큰 보살들과 더불어 여러 대중을 위해 허공목(虛空目)의 내쉬는 숨[出息]과 들이쉬는 숨[入息]의 단 이슬 문[甘露門]을 연설하시고는 잠잠히 머무셨다.
모든 대중들도 잠잠하면서 각자가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오늘 우리들이 마음껏 법을 좋아하며 싫어하지 않음을 깊이 아시므로 반드시 단 이슬의 법비[法雨]를 내려 주시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합장 공경하여 여래를 뵈옵는 즐거운 마음이 마치 위독한 병자가 훌륭한 의원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 같고, 어두운 곳에 있는 자가 광명을 보고 좋아하는 것 같고, 또 물에 빠진 자가 언덕에 오르고 괴로움을 받는 자가 의지할 곳을 얻는 것처럼 모든 대중들이 다 즐거워함이 그러하였다.
이때 대중 가운데에 연화광공덕대범(蓮華光功德大梵)이란 보살이 있었으니 그는 이미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모든 공덕을 심고 선근을 자라게 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나지 않고 법연(法緣)의 자애로움[慈]을 원만히 성취하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 공경하고 길이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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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모든 중생의 마음 반연하는 곳은 끝짬[邊際]이 없고 빠르기가 형용할 수 없어 그 성품이 본래 청정하고 모든 존재[有] 속에서 장애가 없으며, 통달하여 진실을 알려고 하기 때문에 4무량심(無量心)을 부지런히 닦고, 닦음을 인하여 다 아는 지혜[盡智]를 얻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삼계(三界)의 서품을 본래부터 청정하다고 한다면, 무엇 때문에 이러한 다 아는 지혜를 닦나이까? 원컨대 여래께서 이 모든 보살을 위해 널리 연설하시와 물러나는 자를 물러나지 않게 하고 한량없는 번뇌의 경계를 부수어 없애고 그지없는 모든 괴로움의 덩어리[聚]를 끊어버리게 하소서. 또 원컨대 여래께서는 이 일찍이 뜯지 못한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어 듣지 못한 것을 듣게 하시고 생사의 바다를 건너 애욕의 나무를 끊게 하소서. 왜냐하면 중생들은 번뇌와 애욕으로서 근본을 삼기 때문이오니 원컨대 이 애욕의 허물을 분별 연설하옵소서. 여래께서는 중생들의 6근(根)을 능히 청정하게 하시니, 거듭 원컨대 청정한 법 덩어리를 연설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만약에 6바라밀을 행한다면 곧 마음의 행하는 곳을 스스로 알아서 이 사람은 마침내 성문의 승(乘)을 생각하지 않으며, 비록 한량없는 모든 행을 행할지라도 그 치우침에 빠지지 않고 또 성문과 벽지불의 자리에 떨어질까 겁내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보살로서 4무량을 닦지 못한다면 이러한 보살의 보리도에서 물러나게 되리니, 이것을 일러 청정한 6근을 얻지 못한다 하고, 모든 법에 탐하고 인색하다 하고, 타행(他行)을 행하여 자행(自行)을 행하지 못한다 하고 일곱 가지 재물을 성취하지 못한다 하고, 모든 중생을 생사의 바다에서 제도하지 못한다 함이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는 이러한 행은 곧 성문, 벽지불의 행이니라. 나는 처음에 4성제(聖諦)의 행을 연설하고 다음에 보살의 행을 계속하여 연설하노라.”
그때 모든 대중은 함께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장차 성문승을 말씀하시려고 대승을 말씀하지 않으시는가. 혹은 여래 이러한 보살대중을 좋아하지 않지나 않으시는가. 여래께서 삼보(三寶)의 종성을 끊으려고 하지 않으시는가. 무엇 때문에 대승의 미묘한 법을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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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지 않으시는가. 모든 하늘과 사람을 위해 신심을 얻게 하려거나 보리심을 내지 못한 자에게 발심하게 하려거나 이미 발심한 자를 더 자라나게 하려거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신심을 얻게 하기 위하여, 여래께서 만약 대승의 법을 연설하신다면 한량없는 중생은 마땅히 보리심을 발기할 것이고 불공법(不共法)을 수행하게 될 것이고 법의 다라니를 원만히 성취하리라.’
“선남자야, 성문승이 바로 대승이고 대승이 바로 성문승이니라. 이러한 두 가지 승은 차별이 없느니라.”
그때 10주(住)에 머무는 보살들이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여래의 18불공법을 수행하고 모든 성문승과 대승을 다 이해하였으나 무량한 중생들은 소승과 대승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물러나지 않는 선정을 닦아야 하느니라.”
이때 여러 보살들이 곧 선정을 닦아 그 선정에 들자, 혹은 몸에서 광명을 방출하되 마치 한 등(燈)의 횃불 같기도 하고 제석이나 범천의 몸 광명 같기도 하고, 해와 달[日月]의 광명 같기도 하고 3일(日), 4일, 8일, 10일, 억(億)일의 광명과도 같았다. 이러한 광명이 두루 사바세계를 비추는데, 이 광명이 한량없는 중생의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3악도[惡]에 떨어진 자는 모든 고뇌를 여의게 되고 삿된 소견을 지닌 사람은 그 나쁜 소견을 멀리 여의고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굶주리고 목마름을 따위의 걱정을 길이 끊게 하였다.
그때 이 불세계의 중생들이 다 함께 불·법·승 삼보를 공양하고 선근을 늘리는데, 때마침 이 불세계와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한량없는 세계의 공하고 공하지 않은 광명과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는 광명이 두루 시방의 불세계를 모두 비추어, 그 보살로서 성인의 행과 보리의 도를 행하는 자는 모두 이 보배 궁전에 와서 모였다. 그리고는 모두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성문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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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비구는 자못 이러한 신족(神足)을 보았느냐? 이러한 신족은 능히 온갖 악마의 경계와 모든 존재[有]에 집착하는 경계를 파괴하고 법계를 옹호하여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나아가고, 성문과 벽지불의 경계를 분별하여 모든 신통에서 가장 뛰어나느니라.
선남자야, 이 모든 보살이 큰 신통을 나타내 보이는 이유는 중생들의 선근을 더 자라게 하고 삼보의 종성을 끊지 않고 믿지 않는 자에겐 신심을 내게 하고 이미 믿는 자는 그 신심을 더 자라내게 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을 받게 하고 대승의 법을 더 키우고자 하고 몸으로 하여금 항상 즐겁고 깨끗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이러한 인연으로서 이 같은 신통을 나타내 보이느니라.
선남자야, 이러한 보살의 다니는 곳에 따른다면 이 중에 불법이 자라나게 되어 현재나 미래에 오래 머물러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모든 중생들은 탑묘(塔廟)를 세우고 대중 스님을 공양하여 다함없는 몸과 고뇌 없는 몸을 구하며, 공양하는 일은 다 생신(生身)과 법신(法身)이 되리라. 생신의 공양이라 함은 탑묘를 세움이고 법신의 공양이라 함은 12부의 경전을 베껴 쓰고 읽어 외우는 것이니, 이러한 공양은 7보(寶)와 꽃·향·기악과 깃발·일산·영락으로써 공양하는 것보다는 뛰어나느니라.
선남자야, 이러한 공양이 있을 때에 내가 마음으로 받음은 이 같은 보시로 말미암아 이 중생들이 3승(乘)의 과보를 원만히 얻어 마음이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니, 만약 중생으로서 거처하는 집과 다니는 곳을 만들어 공양하더라도 내가 받아 쓰고 나무숲이거나 꽃동산이거나 강당과 정사(精舍)를 마련하여 나의 제자들에 공양하고는 음식·침구·약품·방사(房舍)를 공급하더라도 내가 받아 쓰며, 어떤 법사가 높은 자리에서 설법한다면 나도 즉시에 마음껏 그 설법을 듣고 법사의 의복·음식·침구·약품·방사와 동산·숲·수레·토지·가옥·사환 따위로써 공양하더라도 내가 그것을 받아 쓰리니, 이것을 법공양이라 하느니라. 이러한 사람을 능히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고 몸과 마음을 장엄하게 하며, 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장엄하여 위없는 미묘한 쾌락을 얻으며, 능히 모든 물건을 보시하고 모든 사람에게 보시하고 모든 시기에 보시하고 모든 과보를 모든 사람에게 받고 모든 시기에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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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니, 이것을 혜시(惠施)의 복을 성취함이라 하느니라.
이 사람은 마침내 3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얻고 요구하는 뜻대로 3승(乘)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또 이 사람은 항상 재물과 법의 두 가지 보시를 원만히 갖추어 구하는 물자를 뜻대로 얻어서 언제나 시방 부처님을 위해 생각하고 온갖 마군의 경계를 파괴하리라. 만약에 신심 있는 자로서 그 모든 것으로 법사를 받들어 보시 할 때에 어떤 파계한 자가 잎 하나, 꽃 하나, 과일 하나라도 이러한 물건의 보시를 받는다면, 이 같은 어리석은 사람은 이 인연으로써 크게 좋지 못한 과보를 얻어 현재 곧 네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니, 말하자면 첫째는 나쁜 이름이 멀리 퍼질 것이요, 둘째는 친근한 스승과 벗을 모두 멀리 여읠 것이요, 셋째는 중병과 고통을 받아 죽되 죽을 때에 음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나쁜 색만 보게 되고 이 인연으로 입으로 말을 못하고 더러운 쇠똥[牛糞] 위에 누울 것이며, 넷째는 여섯 가지 물건[六物 : 승려가 소지해야 할 생활필수품으로서, 대의(大衣)․중의(中衣)․내의(內衣)로 구성된 3의(衣) 1조(條), 발우, 좌구(坐具), 물을 거르는 녹수낭(漉水囊)의 여섯 가지를 말한다.]과 그 밖의 재화(財貨)를 지니지 못하여 불에 타버리거나 도적에 빼앗기게 되고, 후세에 다시 지옥·아귀·축생으로 태어나거나, 사람의 몸을 받음에는 손발이 없고 아귀의 몸을 받음에는 한량없는 세월에 수장(水漿)을 보고 듣지 못하고, 축생의 몸을 받음에는 항상 진흙을 먹게 되고, 사람이 된다 하더라도 광막한 땅, 삼보가 없는 곳, 다섯 가지 더러운[五渧] 세간에 있게 되고, 눈 없는 소경으로 항상 중병에 걸려 더러운 똥을 먹으며, 이 몸을 버리고는 도로 지옥에 떨어지는 이 네 가지 나쁜 과보를 받으리라.
왜냐하면 법사가 얻어야 할 물건을 받았기 때문이니라. 이 나쁜 비구는 삼보를 능히 헐어 없애고 끊음으로써 이러한 나쁜 과보를 얻느니라.”
그때 대중 가운데에 가야가섭(伽倻迦葉)이라는 대덕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사람을 사람이라 하겠습니까? 제가 이제 생각하기로는 이러한 사람은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깊이 이끗[利養]을 위한 마음 때문에 금계를 받아 지님이니, 그러므로 사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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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가섭이여, 차라리 지옥의 몸을 받을지라도 끝까지 이러한 물건은 받지 않아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얻기 어려운 사람의 몸도 얻고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 법도 만나고 받기 어려운 금계도 받지만, 성행(聖行)과 범행(梵行)에 나아가지 않는다면 이는 큰 이익 되는 일을 잃어버림이니라. 이같이 나쁜 사람은 탐심이 있어 금계를 받아 지니므로 법심(法心)이 되지 않고, 이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많이 들은 힘과 국왕·대신의 힘을 지니므로 이러한 물건을 받음이니, 곧 크게 나쁜 업의 과보[業果]를 얻으리라.”
그때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출가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물건을 받는다면 이러한 과보를 얻겠지만, 재가한 사람이 어떻게 그 죄를 받나이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이제 이러한 일을 묻지 마십시오.”
대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성행(聖行)을 닦으므로 이러한 물건을 받지 않겠지만, 미래세의 모든 나쁜 왕을 위하여 이러한 일을 물을 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만약에 미래에 나쁜 왕의 과보 얻을 것을 말한다면 믿지 않는 자가 있어 큰 죄의 과보를 받으리니, 그러므로 나는 이에 대한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왕이 또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미래세의 찰리(刹利)·바라문(婆羅門)과 비사(毘舍)·수타(首陀)로서 믿고 공경한 마음으로 불법을 받들어 지니고 법사와 재물 수호할 자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분별해서 말씀하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여, 만약 미래세의 나쁜 왕들이 법사의 이러한 물건을 빼앗는다면, 이 왕은 마땅히 현재세에서 스무 가지의 나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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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얻는다고 알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첫째는 하늘이 돕지 않을 것이요, 둘째는 나쁜 이름이 멀리 퍼질 것이며, 셋째는 친근한 벗을 멀리 여읠 것이요, 넷째는 원수와 적이 더 많아질 것이며, 다섯째는 재물이 손감될 것이요, 여섯째는 마음이 항상 산란할 것이며, 일곱째는 몸이 완전하게 갖추지 못할 것이요, 여덟째는 수면(睡眠)을 얻지 못할 것이며, 아홉째는 항상 굶주림을 걱정할 것이요, 열째는 먹는 음식이 독약으로 변할 것이며, 열한째는 백성이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을 것이요, 열두째는 이웃 나라에서 자주 침략할 것이며, 열셋째는 자기의 권속이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이요, 열넷째는 비밀한 일을 모신(謀臣)이 탄로낼 것이요, 열다섯째는 모든 재물은 수재와 화재에 없어질 것이며, 열여섯째는 항상 중병을 지닐 것이요, 열일곱째는 약의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요, 열여덟째는 의약(醫藥)으로서 치료하지 못할 것이며, 열아홉째는 장물[漿水:음료]이 소화되지 않을 것이며, 스무째는 항상 청정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리니, 이것이 스무 가지의 죄악입니다.
이 몸을 버리고 나서도 곧 다시 아비지옥(阿鼻地獄)에 태어나 한 겁(劫) 동안의 괴로움을 받고, 이 겁을 지나고는 아귀(餓鬼)의 몸을 얻어 큰 광막한 들판에 있으면서 장물[漿水]과 음식의 이름조차도 듣지 못하고, 모든 감관[根]은 쇠멸되고, 몸이 완전하지 못하여 한량없는 세월에 큰 고통을 받고, 이 과보를 받고는 또 바다 속의 큰 짐승으로 태어나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큰 육단(肉團)과 같이 항상 중생들의 먹이가 되어 큰 고통을 받을 것이며 사람의 몸을 얻더라도 불법 없는 곳, 다섯 가지 더러운 세간에 태어나서 귀와 눈을 갖추지 못하리니, 대왕이여, 미래의 나쁜 왕은 이러한 큰 죄악의 과보를 받을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차라리 지옥의 몸을 받을지언정 끝내 이 나쁜 왕의 몸은 받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제 이 법과 법사의 재물로써 그대를 신심 있는 왕에게 부탁하나니, 왜냐하면 법사가 곧 여래의 법신(法身) 갈무리[藏]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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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서 능히 이러한 법과 재물을 옹호하여 가진다면, 그 사람은 마땅히 어떠한 공덕을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러한 사람의 공덕은 성문·연각보다 뛰어날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시방 모든 중생의 수명을 해치고 그의 눈을 빼내고 손과 발을 끓어버린다면, 이러한 사람이 얻는 죄악의 과보는 얼마나 많겠습니까?”
빈바사라왕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은 무슨 까닭으로 잠잠히 대답하지 않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얻는 악업의 과보는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한 사람에게 이 악업을 짓더라도 그 죄를 헤아리기 어렵겠거늘, 하물며 모든 사람이겠습니까?”
“대왕이시여, 만약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나 멸도한 뒤에 어떤 나쁜 왕의 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서 법사의 이러한 물건을 빼앗는다면, 그들이 얻는 죄악의 과보를 나누어 백분으로 만들 경우에 위에서 말한 어떤 사람의 얻는 죄는 이 죄악의 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빈바사라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법으로 다스리는 나라에서는 이 같은 나쁜 왕을 보기 어렵습니다. 만약에 방일한다면 법을 옹호할 수 없고, 방일하지 않는다면 법을 옹호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능히 법을 옹호한다면 어떠한 공덕을 얻겠습니까?”
“대왕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위에서 말한 중생들의 빼앗긴 수명과 눈과 손발을 회복하여 준다면, 이 사람의 얻는 복은 얼마나 많겠습니까?”
“세존이시여, 한 사람의 수명과 눈과 손발을 회복하여 주더라도 그의 복이 많다 하겠거늘, 하물며 그 많은 사람이겠습니까.”
“대왕이여, 만약에 법을 옹호하는 사람이 얻는 공덕을 백분으로 나눌 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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