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경(96)-96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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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 중생의 수명과 눈과 손발을 회복하여 주는 그 사람의 복은 이 공덕의 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약에 한 명의 법사의 물건을 받아 가지더라도 죄를 얻게 되며, 한 명의 법사를 옹호하더라도 다시 복을 얻게 되나이까?”
“대왕이여, 한 명의 법사의 물건으로부터 내지 다섯 명의 법사의 물건을 받거나. 한 명의 법사 내지 다섯 명의 법사를 옹호하더라도 그 죄와 복을 얻음은 바로 평등하여 차별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하나의 사당이나 절[廟寺]과 하나의 촌락과 하나의 나무숲에 머무는 다섯 명의 법사에게나 종을 울림에 따라 사방에서 모여드는 객승(客僧)에게 차례로 방사(房舍)·음식·침구·약품을 공급하여도 인색한 마음이 없으며, 이른 밤에서 늦밤까지 읽어 외워 강론하고 생사를 싫어하여 열반만을 즐거워하고, 자기를 칭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단점을 힐난하지 않고 욕심을 적게 하고 만족을 알아서 항상 찬탄하기를 즐거워하고, 욕심을 적게 하고 만족을 알아서 부지런히 정진하고, 고요함을 좋아하여 선정을 닦고 중생을 가엾이 여긴다면, 대왕이여, 이것을 대중 스님의 법답게 머묾이라 합니다.
계를 옹호하여 정진하고 부처님의 비밀 갈무리[密藏]를 지니고는 읽어 외우고 베껴 써서 가르침[敎詔]을 분별한다면, 이것을 일러 대중 스님으로서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중생을 이익 되게 함이라 합니다. 능히 여래의 12부 경전을 지니고 또 고요한 금계를 받들어 가지고 성현의 공덕을 갖춤에 부끄러움을 안다면, 대왕이여, 이것을 대중 스님의 큰 공덕바다라 합니다. 하늘·사람의 스승이 되어 한량없는 중생을 크게 이익 되게 하고 모든 중생의 고뇌를 끓고 모든 중생을 해탈하게 한다면 이 다섯 명의 비구로서도 대중의 스님이라 할 수 있거늘, 하물며 한량없는 비구이겠습니까.
대왕이여, 만약에 한량없는 스님이 모두 파계하고 다섯 명의 비구만으로 청정한 법을 지닌다 하더라도 여기에 보시하는 자가 있다면, 이 사람의 얻는 복은 한량없어 일컬을 수 없고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법을 옹호하여 지니는 자가 있기 때문이며,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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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며, 그 마음이 평등하여 두 가지 모양이 없기 때문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파계한 비구로서도 대중에 처하여 믿음으로 한 보시[信施)·]를 받을 수 있나이까?”
“대왕이여, 왕의 국내에 어떤 죄인이 아직 쫓겨나지 않았다 하여, 왕이 만약 이 죄인에게 찰리·바라문·비사·수타의 칭호를 준다면 죄인이 자못 받아서 즐거워하겠습니까?”
“즐거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대왕이여, 파계한 비구도 이와 같아서 대중 가운데에서 믿음으로 한 보시를 받을지라도 안락할 수 없나니, 왜냐하면 금계를 깨뜨리고 법답게 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사람은 모든 시방 부처님께서 옹호하지 않으므로 비록 비구라고 이르지만 스님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그 까닭은 마군의 경계에 들기 때문입니다.
금계를 지니는 자만이 부처님의 제자이고 금계를 헐뜯는 자는 마군의 제자이며, 또 계를 지니는 것만이 출세간의 도이고 금계를 헐뜯는 것은 세간의 도입니다. 나는 도무지 계(戒)를 훼손한 한 사람으로서 두루미의 냉이 씨만큼이라도 남에게 믿음으로 한 보시를 받는다는 것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여래의 법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파계한 자라 함은 어떤 모양이 있는지를 알 수 있나이까?”
“대왕이여, 지혜 있는 자는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에 삼보를 공경하지 않는다면, 신심을 내지 못하고 부끄러움이 없고 스승과 스님과 늙은 이와 덕 있는 이와 같이 배운 벗에 공경하지 않으며, 성인의 깃발을 부수어 범행(梵行)을 닦지 않고 아낌과 탐내는 생각을 더 자라게 하며, 집에 있기를 즐거워하고 입[口]의 네 가지 업이 청정하게 하지 못하고 항상 음식에 대한 마음[食心]을 닦아 법의 마음[法心]을 멀리 여의고 세간의 무익한 일을 말하기 즐기리니, 이는 비구의 처음 파계한 모양으로서 아직 완전히 금계(禁戒)를 헐뜯은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러한 비구가 노비(奴婢)와 찌끼리·말·염소와 낙마·닭·돼지 내지 여덟 가지 깨끗지 못한 물건을 양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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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 이는 완전히 금계를 헐뜯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사문(沙門)의 찌끼[渧]라 하고 사문의 굽음[曲]이라 하고 사문의 허깨비[幻]이라 하고 사문의 도적이라 하고 사문의 술주정[醉狂]이라 하고 사문의 전다라(旃陀羅)라고 합니다.
이러한 비구는 함께 머물지도 못하고 함께 화합하지도 못하고 함께 아흔아홉 가지 갈마(羯磨)를 함께하지 못하리니, 이를 일러 비구의 사업(事業)을 잃어버리고 탐내는 곳[貪處]에 떨어지는 것이라 합니다.
대왕이여, 차라리 전다라와 함께 거처할지언정 이 같은 나쁜 비구와는 함께 머물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비구는 선근을 불살라 없애버리고 3세(世)의 착한 마음과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끊기 때문이니, 이 나쁜 비구는 바로 뒷간[圊厠]보다도 생사의 법을 더 더럽힘이요 바로 인간과 천상에서 나쁜 종자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자기와 다른 사람과 하늘을 속이고, 비구로서 해탈의 등불을 꺼서 법의 깃발을 부수고 법 바다를 마르게 하여 설법하는 자를 깨뜨리고 시주를 속여서 스님과의 화합을 깨뜨리기 때문이니, 만약 이 나쁜 왕이거나 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서 이러한 나쁜 비구를 옹호한다면, 이 왕은 곧 3악도(惡道)의 업을 더하고 천상과 인간에 모든 나쁜 종자를 자라게 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에 나쁜 비구가 법답게 머무는 자를 욕설하고 책망한다면 공경하고 믿음이 있는 왕들은 마땅히 나쁜 비구를 몰아낼 터이니 몰아냄으로써 왕은 복을 많이 얻을 것입니다. 만약 왕으로서 신심이 없다면 법답게 머무는 비구는 마땅히 저 나쁜 비구와 함께 머물지 않을 것이고, 법답게 머무는 비구 중에 지혜 있는 자가 먼저 왕에게 가서 말하기를 ‘대왕이 능히 법을 가지겠느냐’고 할 때에 왕이 대답하기를 ‘내가 능히 법답게 불법을 옹호하여 가지겠다’고 한다면 지혜 있는 자는 그때 곧 잠잠히 있을 것입니다. 만약 저 대왕이 탐심 있는 자로서 비구에게 대답하기를 ‘대덕이여, 이 절이나 사당[寺廟] 안에 많은 대중이 있거늘, 내가 어떻게 다섯 비구를 위해서 이 많은 사람을 몰아내겠느냐’고 한다면, 지혜 있는 자는 듣고 나서 다시 가지 않고 곧 그곳을 버리고 다른 고요한 곳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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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약에 어떤 나쁜 왕이 이 같은 나쁜 비구의 말에 수순한다면, 이 큰 땅덩어리 위에 그러한 왕을 어찌 그대로 두겠습니까? 이 허물을 따라서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겁 동안에 다시는 사람의 몸을 받지 못하며, 한량없는 중생이 모두 해탈하게 되더라도 이 왕만은 여전히 3악취의 업을 끊지 못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 미래세에 신심 있는 왕이거나, 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서 능히 법사를 옹호하고 불탑과 불상을 세우고 대중 스님에게 갖가지 필요한 물자를 공양하며, 나쁜 비구를 몰아내고 법을 옹호하기 위해서 능히 목숨[身命]을 버리되, 차라리 법답게 머무는 비구 한 사람을 옹호할지언정 한량없는 나쁜 비구를 옹호하지 않는다면, 이 왕은 몸을 버리고 난 뒤에 청정한 불토에 태어나서 항상 삼보를 만나고 오래지 않아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나는 이제 어떠한 개인을 위하여 여덟 가지 청정하지 못한 물건 받아두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대중이 받아 쓰는 것을 허락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에 어떤 사람이 능히 법을 옹호하여 가진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곧 시방 부처님의 큰 시주[檀越]로서 큰 법을 옹호할 사람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스님의 물건은 맡기가 어려우므로 나는 이제 두 사람만이 맡아 옹호할 것을 허락하나니, 두 사람이란 바로 8해탈을 갖춘 나한(羅漢)비구와 수다원(須陀洹)을 얻은 사람입니다. 대왕이여, 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 다시 이 스님의 물건을 맡아 옹호할 사람이 없습니다.”
2) 사방보살집품(四方菩薩集品)①
그때 세존께서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을 위하여 설법하시고 나자, 동방의 무량(無量)이란 나라에 오공덕(五功德)부처님께서 항상 묘법을 연설하여 중생을 교화하셨다. 거기에 일밀(日密)이란 보살이 지심으로 법을 듣고 허공을 우러러보던 찰나에 한량없고 그지없는 보살들이 동방으로부터 와서 서방을 항해 가는 것을 보고는 곧 그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동방의 한량없는 보살이 서방을 향해 가는 것을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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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어떤 인연으로서 이 청정하고 미묘한 국토를 버리고서 저 더러운 국토로 가나이까?”
“선남자야, 여기서 서방으로 한량없고 그지없는 항하의 모래알만큼의 불세계를 지나가면 거기에 사바(娑婆)세계가 있는데, 다섯 가지 더러움[五渧]을 갖추고 나쁜 중생이 그 땅에 가득하므로, 석가여래께서 그들을 위해 3승(乘)의 법을 널리 설하시느니라. 이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더 자라게 하고 삼보의 종자를 끊지 않고, 마군의 경계를 깨트려 법의 깃발을 세우고, 법을 오래 머물러 사라지지 않게 하려 하기 때문이니라. 그리고 저 부처님 세계에는 한량없는 부처님과 한량없는 보살이 보계(寶髻) 다라니의 법을 널리 설하며, 이 법을 널리 설하고는 석가여래께서 다시 3승(乘)과 4무애지(無礙智)와 4범행(梵行)과 4섭법(攝法)을 연설하심에 한량없는 중생이 이 법을 듣고 지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 없음은 단 이슬[甘露]을 즐겨하기 때문이니라. 저 부처님의 본래 원력으로서 사방의 부처님과 보살들이 모두 그 국토에 모이고, 부처님께서 설법할 때에 보살 대중이 다 선정에 들며, 선정에 들고는 몸에서 광명을 방출하되, 마치 하나의 등불[燈]로부터 내지 억 개의 해[億日]의 광명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저 불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번뇌가 굳고 얽매임이 무거우며, 그 얼굴은 더러우면서 교만이 많고, 욕설과 거짓말로서 진실한 말을 멀리 여의고, 그 실제는 어리석으면서 지혜로운 모양을 나타내고, 인색과 탐욕이 많으면서 버리는 모양을 나타내고, 아첨과 왜곡된 생각이 많으면서 정직한 모양을 나타내고, 마음이 흐리면서 깨끗한 모양을 나타내고, 질투가 많으면서 부드러운 모양을 나타내고, 이간시키기를 좋아하면서 화합한 모양을 나타내고, 삿된 소견을 많이 일으키면서 바른 소견의 모양을 나타내며, 저 나라의 뭇 사람들은 여자의 말에 잘 따름으로써 선근을 끊어버리고 3악도를 더하느니라.
선남자야, 네가 이제 나의 심부름으로 저 나라에 가겠느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저 여래와 함께 법요(法要)를 말하려는 것이니, 말하자면, 참된 다라니라. 이 다라니는 한량없는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여 능히 욕계의 탐심과 색계, 무색계의 탐심과 교만, 아만의 온갖 취탐(取貪)과 5개(蓋)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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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견(我見)·단견(斷見)·계취(戒取見)·사견(邪見)·상견(常見)과 중생견(衆生見)·사부견(士夫見)·작자견(作者見)·수자견(受者見)·인견(人見)·천견(天見)과 색견(色見)·성견(聲見)·향견(香見)·미견(味見)·촉견(觸見)과 4대견(大見)과 출견(出見)·생견(生見)과 멸견(滅見)·주견(住見)을 끊나니, 이를 참 진리에 따르는 지혜라 합니다. 이 다라니는 진실로 색 내지 식(識)과 눈 내지 뜻과 음(陰)·입(入)·계(界)의 모든 입(入)과 해탈의 법계와 위없는 미묘한 즐거움을 아느니라.
선남자야, 저 세계의 중생은 본래 귀머거리, 소경, 벙어리로 태어난 것처럼 탐욕에 덤벼 빠지나니, 그러므로 그들에게 이 진실에 따르는 다라니법과 모든 법갈무리[法藏]와 부사의한 법문을 주어서 능히 모든 마군의 동무와 마군의 경계를 파계하고자 하노라.
선남자야, 이 다라니는 또 모든 마군의 무리를 조복하고 온갖 악독한 용(龍)을 겁내게 하며 악귀로 하여금 만족한 생각을 내게 하고 모든 아수라(阿修羅)의 무리를 교화하며 온갖 큰 금시조(金翅鳥)를 조복하고 긴나라(緊那羅)를 겁내게 하고 나찰(羅刹)·찰리·바라문·비사·수타로 하여금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게 하며, 온갖 여자의 몸을 탐하는 자를 파괴하고, 많이 들은 자로 하여금 애락(愛樂)한 마음을 내게 하고 선정 닦는 자로 하여금 고요한 마음을 얻게 하며, 모든 나쁜 중병을 치료하고 모든 국토의 나쁜 모양을 제거하나니 이른바 나쁜 도적과 사나운 새·․짐승과 나쁜 비바람과 혹독한 추위·더위들이니라.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이 이러한 다라니를 외운다면 곧 한량없는 부처님을 볼 수 있으리라. 선남자야, 너도 이 주문을 가지고 저 국토에 가서 사부대중을 향하여 원만히 널리 설하여라.”
그리고 세존께서 곧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바예바사바리바령 바혜바사바리바령 비리치비비리치바리바령 아비아 바바리바령 디기디자바리바령 마음바라바리바령 거기각가바리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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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시아로가바리바령 다먀다 마바리바령 사령사라바리바령 가먀가
마바리바령 아보바아보바바리바령 라마 라마 라마 라먀 라마
라마 라라 라라 마비자야나 부다기혜부다기력마바리바령
차추기력마혜차추기력바리바령 수로다기력혜수로다기력마바
리바령 기랑나기력혜기랑나기력마바리바령 시황기력혜시황기랑
마바리바령 가사기력혜가사기력마바리바령 마나기력혜마나기력
마바리바령 발타기력혜발타기력마바리바령 비타나기력혜비타나기
력마바리바령 질냥기력혜질낭기력마바리바령 우바타기력혜우바
타기력마바리자령 바바기력혜바바기력마바리바령 자디기력혜자
디기력마바리바령 자라마나라기력혜자라마나라기력마바리바령
획거살다바기력혜획거사다바기력마바리바령 아라바라추자기력혜아
라바라추자기력마바리바령 아발다 비발다사 아바라모바마살사
비가 비니발다 아타리야래먀 산비가션뎨 사바하
그때 일밀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능히 저곳에 나아가서 이 주문을 널리 설하겠습니다. 그러나 다만 저 국토에 겁나고 두렵게 생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저 국토에는 폐악한 중생이 많고 또 본래 귀머거리·소경·벙어리로 태어난 것처럼 여자의 말에 잘 따른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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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약 여자의 말에 잘 따른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길이 선근을 끊는 사람이라고 알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현재의 이익이나 뒷날의 이익을 생각하지 말고 마땅히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다만 가서 널리 설할 뿐이요, 의심하거나 걱정하지 말지니라. 선남자야, 네가 바로 저 국토의 유마힐(維摩詰)이 아니냐. 무엇 때문에 겁내는가.”
일밀보살이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선남자야, 무엇 때문에 잠자코 대답하지 않는가?”
일밀보살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유마힐은 바로 저의 몸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저 국토에서 속인의 모양을 나타내어 모든 중생을 위해 법요(法要)를 널리 설할 때에 혹은 바라문의 모양·찰리의 모양 비사의 모양 수타 모양·자재천의 모양·제석천의 모양·범천의 모양을 나타내기도 하고, 혹은 용왕의 모양·아수라왕(阿修羅王)의 모양·가루라왕(迦樓羅王)의 모양·긴나라왕(緊那羅王)의 모양·벽지불의 모양·성문의 모양·장자의 모양·여자의 모양·사내아이의 모양·계집아이의 모양·축생의 모양을 나타내려 함은 중생을 조복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이제 대중 가운데 8만의 보살은 삼매에 함께 드나들고 또 한량없고 그지없는 보살로서, 그 마음이 흔들리는 자도 지심으로 염하여 석가여래와 모든 대중을 친근하여 예배하고자 하고 아울러 미묘한 대집경전을 듣고자 하여 이러한 대중이 다 마음을 같이하여 저 세계에 가려고 합니다. 제가 이 무리들을 위해 큰 일을 연설하고자 함은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대중들은 아직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으니, 만약 저 세계에 간다면 혹시 뒤바뀌는 생각을 내거나 나쁜 지식을 친근할까 염려됩니다.”
그때 저 부처님께서 일밀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제 겁내거나 두려워하는 생각을 내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내가 이제 마땅히 너희들 보살에게 불공법(不共法)의 행과 상(想) 없는 행과 조복하는 행과 해탈하는 행과 생사를 분별하는 행과 삼보를 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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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행과 대자대비한 행과 온갖 지혜 해탈하는 행과 네 가지 악마와 사론(邪論)을 파괴하는 행과 다 아는 지혜[盡智], 더 알 것이 없는 지혜[無生智]의 행과 필경 열반에 드는 행을 베풀어 주리니, 이것을 연화(蓮華) 다라니라 하느니라.
이 다라니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삼계를 즐거워하지 않고 무상(無相) 해탈문을 중복하고 무행(無行) 해탈문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약에 신심 있는 자가 지심으로 이 연화 다라니를 듣는다면, 이 사람은 능히 모든 탐욕과 모든 번뇌를 없애고 몸을 버림에는 7세(世) 동안 항상 천상에 태어나서 전생 일을 알 것이며, 욕계에 거처하여도 애욕에 물들지 않고 항상 출가하기를 즐거워하여 모든 사람 하늘과 함께 공양하기를 즐거워하리라.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이 지심으로 7일 동안 이 다라니를 듣기만 하여도 마침내 3악도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선남자야, 누구라도 이 다라니를 듣는다면 욕심을 멀리 여의고 선정을 닦으며, 누구라도 왕에게나 찰리·바라문·비사·수타에게 이 다라니를 널리 설한다면 듣는 자가 곧 출가할 마음을 낼 것이며, 여자로서 지심으로 이 다라니를 듣고서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운다면 곧 여자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몸을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물러나지 않고 내지 큰 열반에 듦을 얻어서 자기의 발원을 제외하고는 마침내 여자의 몸을 받지 않으리라.
선남자야, 만약에 어떤 사람이 이 다라니 주문을 외우면서 다른 약초(藥草)를 북과 피리[鼓具]에 바르고서 치거나 불면, 이것을 듣는 자에겐 삿된 소견과 해로운 일과 모든 나쁜 병이 침범하지 못하리라.
선남자야, 이 다라니는 이러한 한량없는 복덕을 성취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이 다라니 글귀를 말씀하셨다.
사타마디 비로가마뎨 이리시디리사 류차구류차 몯뎨비몯뎨 마하몯디
온마뎨온마다바라뎨사타녜 라가바라가타라바리뎨사타니 빈두빈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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뎨 지타지타바라뎨도타니 아시젼타두 하하지티 하다니먀 하다가
마비지 비마다몯뎨 하다사기리 하다비지마기리 하다사모차자비
하다비마다라기 하다혜혜 하다차지 하다다바라자 하다바
휴라자 하다바자마뎨 하다류가마뎨 하다오가래먀 하다타
마미뎨 하다살바우바다나 아아아 비자아아 비바자아아
바라마륵가아아 이사안두라가두기 사바하
그때 세존께서 일밀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연화 다라니는 능히 4폭류[流]를 끊나니, 너는 지심으로 이 다라니를 가지고서 저 세계에 가거라. 왜냐하면 저 불세계에 백억의 악마 무리가 있어 능히 모든 중생의 선근을 파괴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너희들이 만약 이 다라니를 외운다면 저 악마들에게 침해를 받지 않으리라.”
그때 일밀보살이 한량없는 억의 보살과 함께 있는데 무수한 사람과 하늘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옛날부터 아직 이러한 다라니를 듣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때 저 불세계에 8만 4천의 여자들이 이 다라니를 듣고는 곧 여자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몸을 얻었다.
그때 저 부처님께서 첨바(瞻婆) 꽃다발을 가지고서 일밀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이 꽃다발과 아울러 이 다라니를 가지고 저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부처님께 공양하라.”
그때 일밀보살은 잠잠히 저 부처님으로부터 꽃다발과 다라니를 받았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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