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988-37-화엄-116

근와(槿瓦) 2016. 1. 10. 01:21

988-37-화엄-11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대방광불화엄경 제37권

우전국삼장 실차난타한역

이운허 번역

 

26. 십지품 [4]

6) 현전지(現前地)

 

보살이 뛰어난 행 듣고 나서는

마음이 환희하여 꽃비 내리며

깨끗한 광명 놓고 진주를 흩어

여래께 공양하고 칭찬 올리네.

백천의 하늘 무리 기뻐 날뛰며

공중에서 여러 가지 보배를 흩고

화만과 영락이며 당기와 깃발

일산과 향으로써 부처님 공양,

자재천의 천왕과 여러 권속들

환희한 마음으로 공중에 있어

보배 흩어 구름되어 공양하면서

불자여, 좋은 법문 말씀하시네.

한량없는 천녀들 허공 중에서

풍악 잡혀 부처님 찬탄하더니

음악 속에 이러한 말을 내어서

 

                                                                                                                        [980 / 2062] 쪽

부처 말씀 번뇌와 병 덜어주시다.

법의 성품 고요하고 형상이 없어

허공이 모든 분별 없는 것 같이

모든 집착 초월하고 말이 끊어져

진실하고 평등하여 항상 청정해,

모든 법의 성품을 통달한다면

있건 없건 마음이 동하지 않고

세상을 구원하려 수행하나니

부처님 입으로 난 참 불자로다.

겉모양 집착 않고 보시 행하며

모든 악이 끊긴 채 계행 지니고

법에 해(害)가 없는 데 항상 참으며

법의 성품 여읜 줄 알고 정진해,

번뇌가 다했는데 선정에 들고

공한 성품 잘 알고 분별해

지혜와 힘 구족하고 널리 건지니

모든 악을 제멸하여 대사(大士)라 한다.

그렇게 묘한 음성 천만 가지로

찬탄하고 부처님 우러러보니

해탈월이 금강장께 여쭙는 말씀

다음 지에 드는 행상 어떠합니까.

 

그 때 금강장보살이 해탈월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제오지를 구족하고 제육 현전지(現前地)에 들려

 

                                                                                                                       [981 / 2062] 쪽

면, 열 가지 평등한 법을 관찰하여야 합니다.

 

무엇이 열인가. 일체 법이 형상이 없으므로 평등하고, 자체가 없으므로 평등하고, 나는 일이 없으므로 평등하고, 성장함이 없으므로 평등하고, 본래부터 청정하므로 평등하고, 희롱의 말이 없으므로 평등하고, 취하고 버림이 없으므로 평등하고, 고요하므로 평등하고, 요술 같고 꿈 같고 영상 같고 메아리 같고 물 속의 달 같고 거울 속의 모습 같고 아지랑이 같고 화현과 같으므로 평등하며, 있고 없음이 둘이 아니므로 평등합니다.

 

보살이 이렇게 일체 법을 관찰하여 제 성품이 청정하고, 따라 순종하며 어김이 없으면 제육 현전지에 들어가나니 밝고 이로운 수순인(隨順忍)은 얻었으나 무생법인(無生法忍)은 얻지 못하였습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관찰하고는 다시 대비(大悲)를 으뜸으로 하여 대비가 늘어나고 대비가 만족하며, 세간의 나고 멸함을 관찰하여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세간에 태어나는 것이 모두 나에 집착한 탓이니, 만일 나를 여의면 날 곳이 없으리라.'

 

또 생각하기를 '범부는 지혜가 없어 나에 집착하여 항상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하며, 바르게 생각하지 못하고 허망한 행을 일으키어 사특한 도를 행하므로, 죄 받을 업[罪業]과 복 받을 업[福業]과 변동하지 않는 업[不動業]이 쌓이고 증장하며, 여러 가지 행에 마음의 종자를 심고 번뇌[漏]도 있고 취함[取]도 있으므로, 다시 오는 생의 나고 늙고 죽음을 일으키나니, 이른바 업은 밭이 되고, 식(識)은 종자가 되는데, 무명(無明)이 덮이고, 애정의 물이 축여주고, 나[我]라는 교만이 물을 대어주므로 소견이 증장하여 명색(名色)이란 싹이 나느니라.

 

명색이 증장하여 오근(五根)이 생기고, 여러 근(根)이 상대하여 촉(觸)이 생기고, 촉과 상대하여 수(受)가 생기고, 수(受) 뒤에 희망하여 구하므로 애(愛)가 생기고, 애가 증장하여 취(取)가 생기고, 취가 증장하여 유(有)가 생기고, 유가 생겨 여러 갈래 중에 오온으로 된 몸[五薀身]을 일으키는 것을 난다[生] 하고, 나서는 변하고 쇠하는 것을 늙는다[老] 하고, 필경에 없어지는 것을 죽는다[死] 하며, 늙어서 죽는 동안에 여러 가지 시끄

 

                                                                                                                       [982 / 2062] 쪽

러움[熱惱]이 생기고, 시끄러움으로 인하여 근심하고 걱정하고 슬퍼하고 탄식하는 여러 가지 고통이 모이느니라.

 

이는 인연으로 모이는 것이요 모으는 이가 없으며, 그와 같이 멸하는 것이요 멸하는 이가 없나니, 보살이 이런 인연으로 생기는 모양을 따라서 관찰하느니라' 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은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일가는 이치[第一義諦]를 알지 못하므로 무명이라 하고, 지어놓은 업과(業果)를 행(行)이라 하고, 행을 의지한 첫 마음이 식(識)이요, 식과, 함께 난 사취온(四取薀)을 명색(名色)이라 하고, 명색이 증장하여 육처(六處)가 되고, 근(根)과 경(境)과 식(識)의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을 촉(觸)이라 하고, 촉과 함께 생긴 것을 수(受)라 하고, 수에 물드는 것을 애(愛)라 하고, 애가 증장한 것을 취(取)라 하고, 취가 일으킨 유루업(有漏業)이 유(有)가 되고, 업으로부터 온(薀)을 일으키는 것을 나는 것[生]이라 하고, 온이 성숙함을 늙음[老]이라 하고, 온이 무너짐을 죽음[死]이라 하고, 죽을 적에 이별하는 것을 어리석어 탐내고 그리워하여 가슴이 답답한 것을 걱정이라 하고, 눈물 흘리며 슬퍼함을 탄식이라 하나니, 오근에 있어서는 괴로움이라 하고, 뜻에 있어서는 근심이라 하고, 근심과 괴로움이 점점 많아지면 시달림이라 하나니, 이리하여 괴로움이란 나무가 자라거니와, 나도 없고 내 것도 없고 짓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도다.'

 

또 생각하기를 '만일 짓는 이가 있으면 짓는 일이 있을 것이요, 만일 짓는 이가 없으면 짓는 일도 없을 것이니, 제일가는 이치에는 모두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로다' 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은 또 이렇게 생각합니다.

 

'삼계에 있는 것이 오직 한 마음뿐인데, 여래가 이것을 분별하여 십이유지(十二有支:十二緣起)라 말하였으니, 다 한 마음을 의지하여 이렇게 세운 것이로다.

 

무슨 까닭인가. 일을 따라서 생기는 탐욕이 마음과 함께 나나니, 마음은 식(識)이요, 일은 행(行)이라. 행에 미혹함이 무명(無明)이며, 무명과 마음으로 더불어 함께 나는 것이 명색(名色)이요, 명색이 증장한 것이 육처

 

                                                                                                                      [983 / 2062] 쪽

(六處)요, 육처의 셋이 합한 것이 촉(觸)이요, 촉과 함께 생긴 것이 수(受)요, 수가 싫어함이 없는 것이 애(愛)요, 애가 거두어 버리지 아니함이 취(取)요, 이 여러 존재의 가지[支]가 생기는 것이 유(有)요, 유가 일으킨 것이 태어남[生]이요, 나서 성숙함이 늙음[死]이요, 늙어서 무너짐을 죽음[死]이라 하도다' 합니다.

 

불자여, 이 가운데서 무명에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중생으로 하여금 반연한 바를 미혹하게 함이요, 둘은 행(行)이 생겨나는 인(因)이 됩니다. 행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장래의 과보를 내는 것이요, 둘은 식(識)이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식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여러 유(有)를 서로 계속하게 함이요, 둘은 명색(名色)이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명색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서로 도와서 성립케 함이요, 둘은 육처(六處)가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육처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각각 제 경계를 취함이요, 둘은 촉(觸)이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촉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반연할 것을 능히 부딪침이요, 둘은 수(受)가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수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사랑스러운 일과 미운 일을 받아들임이요, 둘은 애(愛)가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애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사랑할 만한 일에 물듦이요, 둘은 취(取)가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취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여러 가지 번뇌를 서로 계속케 함이요, 둘은 유(有)가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유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다른 갈래에 태어나게 함이요, 둘은 태어남[生]이 생겨나는 인이 됩니다. 태어남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여러 온(薀)을 일으킴이요, 둘은 늙음[老]이 오게 하는 인이 됩니다. 늙음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여러 근(根)이 변동하게 함이요, 둘은 죽음[死]이 이르게 하는 인이 됩니다. 죽음에도 두 가지 업이 있으니, 하나는 모든 행(行)을 파괴함이요, 둘은 알지 못하므로 서로 계속되어 끊어지지 않습니다.

 

불자여, 이 가운데서 무명은 행의 연이 되고, 내지 나는 것은 늙어 죽음의 연이 된다는 것은, 무명이나 내지 태어남이 연이 되어서 행이나 내지 늙어 죽음으로 하여금 끊어지지 않게 하고 도와서 이루게 하는 연고입니다.

 

                                                                                                                       [984 / 2062] 쪽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내지 태어남이 멸하면 늙어 죽음이 멸한다는 것은 무명이나 내지 태어남이 연(緣)이 되지 않아서 행이나 내지 늙어 죽음으로 하여금 끊어져 없어져서 도와서 이루게 하지 않는 연고입니다.

 

불자여, 이 가운데서 무명과 애와 취가 끊어지지 않는 것은 번뇌의 길이요, 행과 유가 끊어지지 않는 것은 업의 길이요, 다른 것이 끊어지지 않는 것은 고통의 길입니다. 앞의 것[前際]이라, 뒤의 것[後際]이라 하는 분별이 멸하면 삼도(三道)가 끊어지나니, 이렇게 삼도가 나와 내 것을 여의고, 나고 멸하는 것만이 있는 것은 마치 묶어 세운 갈대[束蘆]와 같습니다.

 

또 무명이 행의 연이 된다 함은 과거를 관(觀)함이요, 식과 내지 수는 현재를 관함이요, 애와 내지 유는 미래를 관함이니, 이 뒤부터 차츰차츰 서로 계속합니다.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 함은 관찰하고 의지하여 끊는[觀待斷] 것입니다.

 

또 십이유지(十二有支)를 세 가지 괴로움[三苦]이라 하나니, 이 가운데서 무명과 행과 내지 육처는 변천하는 괴로움[行苦]이요, 촉과 수는 괴로운 데 괴로움[苦苦]이요, 다른 것들은 무너지는 괴로움[壤苦]입니다.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 함은 세 가지 괴로움이 끊어지는 것입니다.

 

또 무명이 행의 연이 된다 함은 무명의 인연으로 여러 행을 내는 것이요,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 함은 무명이 없으므로 여러 행도 멸함이니, 다른 것들도 역시 그러합니다.

 

또 무명이 행의 연이 된다 함은 얽매여 속박됨[繫縛]을 내는 것이요,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 함은 얽매여 속박됨을 멸하는 것이니, 다른 것들도 역시 그러합니다.

 

또 무명이 행의 연이 된다 함은 아무것도 없는 관찰을 따름이요,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 함은 다하여 멸하는 관찰을 따름이니, 다른 것도 역시 그러합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열 가지의 역순(逆順)으로 모든 연기(緣起)를 관찰하나니, 이른바 십이유지(十二有支)가 계속하는 연고며, 한 마음에 포섭되는 연고며, 자기의 업이 다른 연고며, 서로 여의지 않는 연고며,

 

                                                                                                                        [985 / 2062] 쪽

삼도(三道)가 끊어지지 않는 연고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찰하는 연고며, 세 가지 괴로움이 모이는 연고며, 인연으로 나고 없어지는 연고며, 얽매여 속박됨을 내고 멸하는 연고며, 아무것도 없고 다함을 관하는[無所有盡觀] 연고입니다.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열 가지 모양으로 연기를 관찰하여 내가 없고[無我]사람이 없고[無人] 수명이 없고[無壽命], 제 성품이 공하고[自性空] 짓는 이[作者]가 없고 받는 이[受者]가 없음을 알면, 곧 공해탈문(空解脫門)이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모든 유지(有支)가 다 제 성품이 멸함을 관찰하여, 필경까지 해탈하고 조그만 법도 서로 내는 것[相生]이 없으면, 곧 모양 없는 해탈문[無相解脫門]이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이와 같이 공하고 모양 없는 데 들어가서는, 원하는 것이 없고, 다만 대비를 으뜸으로 하여 중생을 교화할 뿐이니, 곧 원이 없는 해탈문[無願解脫門]이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보살이 이와 같이 세 해탈문을 닦으면, 남이라 내라는 생각을 여의고, 짓는 이라 받는 이라는 생각을 여의며, 있다 없다 하는 생각을 여읩니다.

 

불자여, 이 보살마하살은 대비가 점점 더하여서 부지런히 닦나니, 아직 원만하지 못한 보리분법을 원만케 하려는 연고며, 이렇게 생각하나니 '모든 하염 있는 법이 화합하면 생겨나고[轉], 화합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못하며, 연이 모이면 생겨나고, 연이 모이지 않으면 생기지 못하도다. 내가 하염 있는 법이 이렇게 허물이 많은 줄을 알았으니, 마땅히 이 화합하는 인연을 끊을 것이나 중생을 성취하기 위하므로, 끝까지 여러 행을 멸하지 않으리라' 합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렇게 하염 있는 법이 허물이 많고 제 성품이 없어서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관찰하고는 대비심을 항상 일으키어 중생을 버리지 아니하면, 곧 반야(般若)바라밀이 앞에 나타나나니, 이름이 장애가 없는 지혜의 광명[無障礙智光]이라, 이러한 지혜의 광명을 성취하고는, 비록 보리의 부분인 인연을 닦더라도 하염 있는[有爲] 가운데 머물지 아니하며, 비록 하염 있는 법의 성품이 적멸함을 관찰하더라도 적멸한 가운데도 머물지

 

                                                                                                                       [986 / 2062] 쪽

아니하나니, 보리분법이 아직 원만치 못한 까닭입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현전지에 머물고는, 들어감에 공한[入空] 삼매와, 제 성품이 공한 삼매와, 제일가는 이치의 공한[第一義空] 삼매와 첫째 공[第一空] 삼매와, 크게 공한[大空] 삼매와, 합함이 공한[合空] 삼매와, 일어남이 공한[起空] 삼매와, 실상과 같이 분별하지 않음이 공한[如實不分別空] 삼매와, 떠나지 않음이 공한[不捨離空] 삼매와, 떠남과 떠나지 않음이 공한[離不離空] 삼매를 얻습니다.

 

이 보살이 이렇게 열 가지 공한 삼매문을 얻은 것이 머리가 되어, 백천 가지 공한 삼매가 모두 앞에 나타나며, 이와 같이 열 가지 모양 없는 삼매문과, 열 가지 원이 없는 삼매문이 머리가 되어, 백천 가지 모양 없고 원이 없는 삼매문이 모두 앞에 나타납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현전지에 머물고는 다시 닦아서 파괴하지 못할 마음을 만족하여, 결정한 마음, 순전하게 선한 마음, 매우 깊은 마음, 퇴전하지 않는 마음, 쉬지 않는 마음, 광대한 마음, 그지없는 마음, 지혜를 구하는 마음, 방편 지혜와 서로 응하는 마음이 모두 원만합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마음으로 부처님의 보리를 따르고 다른 논리[異論]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혜의 지위에 들어가, 이승(二乘)의 길을 여의고 부처님 지혜에 나아가며, 여러 번뇌의 마군이 능히 저해하지 못하고, 보살의 지혜 광명에 머물며, 공하고 모양 없고 원이 없는 법 가운데서 잘 닦아 익히며, 방편의 지혜와 서로 응하며, 보리분법을 항상 행하고 버리지 않습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현전지에 머물고는 반야바라밀행이 증장하고, 제삼의 밝고 이로운 수순인[明利順忍]을 얻나니, 모든 법의 실상과 같은 것을 따르고 어기지 않는 연고입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현전지에 머물고는 서원하는 힘으로 많은 부처님을 보게 되나니, 이른바 여러 백 부처님을 보며, 내지 여러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을 보는 데, 모두 광대한 마음과 깊은 마음으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의복과 음식과 와구와 탕약과 모든 필수품을 받들어 이바지하며, 모든 스님들에게도 공양하고 이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며,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공경하여 법을 듣고 받아 지니며, 실상과 같은 삼매

 

                                                                                                                        [987 / 2062] 쪽

와 지혜의 광명을 얻고, 따라 수행하며 기억하고 버리지 아니하며, 또 부처님의 매우 깊은 법장을 얻으며 백 겁을 지나고 천 겁을 지나고, 내지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겁을 지나더라도 갖고 있는 선근은 점점 더 밝고 청정합니다.

 

마치 진금을 비유리(毘瑠璃)로 자주 갈고 닦으면 더욱 밝고 깨끗하여지는 것과 같나니, 이 지에 있는 보살의 선근도 그와 같아서 방편과 지혜로 따르고 관찰하므로 더욱 밝고 깨끗하여지고, 다시 적멸하여서 능히 가리워 무색케 할 것이 없습니다.

 

마치 달빛이 중생의 몸에 비치어 서늘하게 함을, 네 가지 바람둘레[風輪]로도 깨뜨릴 수 없는 것과 같나니, 이 지에 있는 보살의 선근도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중생의 번뇌불을 능히 멸하거니와, 네 가지 마군의 도술로 깨뜨리지 못합니다.

 

이 보살은 십바라밀 중에서는 반야바라밀이 치우쳐 많으니, 다른 것을 닦지 아니함은 아니지마는 힘을 따르고 분한을 따를 뿐입니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제육 현전지를 간략히 말한다 합니다.

 

보살이 이 지에 머물러서는 흔히 선화천왕(善化天王)이 되며, 하는 일이 자재하여 모든 성문(聲聞)의 문난으로는 굴복할 수 없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아만심을 제하고 연기(緣起)에 깊이 들어가게 하며, 보시하고 좋은 말을 하고 이익한 행을 하고 일을 함께하나니, 이렇게 모든 짓는 업이 모두 부처님 생각을 떠나지 아니하며, 내지 갖가지 지혜와 온갖 지혜의 지혜를 구족하려는 생각을 떠나지 아니합니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중생들 가운데 머리가 되고 나은 이가 되고, 내지 온갖 지혜의 지혜[一切智智]로 의지함이 되리라' 합니다.

 

이 보살은 부지런히 정진하면 잠깐 동안에 백천억 삼매를 얻으며, 내지 백천억 보살을 나타내어 권속을 삼으며, 만일 서원하는 힘으로 자재하게 나타내면 이보다 지나가서, 내지 백천억 나유타 겁에도 헤아려서 알 수 없습니다.”

 

그 때 금강장보살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988 / 2062] 쪽

보살이 제오지를 원만하고는

법을 보니 모양 없고 성품도 없어

나도 않고 죽도 않고 본래 청정해

희론(戱論)이나 들고 버릴[取捨] 것도 없으며,

성품 · 형상 고요하여 요술과 같고

있고 없고 둘 아니어 분별 떠났네.

법의 성품 따라서 이렇게 관찰

이 지혜로 제육지에 들어가도다.

밝고 이익한 수순인과 지혜를 구족

생멸하는 세간 모양 보아 살피니

무명의 힘으로써 세간에 나고

무명이 없어지면 세간도 없어,

인연법 관찰하니 참 이치 비고

이름을 빌린 것이 작용에 화합해

짓는 이도 받는 이도 생각도 없어

모든 행이 구름처럼 일어나도다.

참 이치 모르는 것 이름이 무명이라네.

생각으로 지은 업은 우치(愚癡)의 과보

식(識)이 생겨 함께 난 것 이름과 물질

이와 같이 필경은 고통덩어리,

마음으로 삼계가 생긴 것이고

열두 가지 인연도 그런 것이며

나고 죽음 마음으로 짓는 것이니

마음이 다한다면 생사도 없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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