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강설

옷 입은 것에 속지 말라

근와(槿瓦) 2013. 12. 4. 01:49

임제록 강설

 

임제스님은 말씀하신다. 그대들 모두 석가와 다르지 않다. 석가도 볼 줄 알고 그대들도 볼 줄 안다. 석가도 들을 줄 알고 그대들도 들을 줄 안다. 육근을 통해서 활발발하게 작용하는 이 무위진인은 한 순간도 쉰 적이 없다. 신통과 묘용이 어디 별것이랴. 육근을 통해서 보고 듣고 하는 이 작용이다. 이 사실을 알면 단지 한평생 일 없는 사람일 뿐 달리 부처다 조사다 할 것이 없다. 이것이 진짜 불교다. 순식간에 석가와 같지 아니한가. 이보다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간단한 길은 없다. 이보다 더 쉬운 불교가 어디 있는가. 사람을 꿰뚫어 보고, 부처와 조사를 꿰뚫어 본 임제만이 할 수 있는 가르침이다.(표지내용)

 

 

 

옷 입은 것에 속지 말라

 

"눈멀고 머리 깎은 중이나 안목 없는 사람들이 내가 입은 옷을 가지고 푸르거나 누르거나 붉거나 흰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 내가 옷을 벗어버리고 텅 빈 경계에 들어가면 학인은 한번 보고 기꺼운 생각을 낸다. 또 내가 다시 벗어버리면 마음 둘 바를 몰라 바쁘게 달아나면서 나에게 옷이 없다고 말한다. 내가 그들에게 '그대는 내가 옷을 입는 그 사람을 아는가?'라고 물으면, 홀연히 머리를 돌려버리고 나를 잘못 알고 만다."

 

강설

보통 사람들도 몇 가지의 옷을 입고 변화를 부린다. 중국영화에 변검(變劍)이라는 것이 있다. 소매를 휘저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가면이 바뀌는 신기한 중국 전통의 가면술을 영화화한 것이다. 인간의 한 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선지식이 사람을 교화하는 방편으로써는 근기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갖가지 옷을 바꿔 입는 것은 당연하다. 혹은 옷을 벗어버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라 옷을 입는 그 사람을 알아보는 일이다. 차별 없는 참사람, 곧 무위진인(無爲眞人)이다. 무위진인을 어떻게 아는가? 지금 무엇이 무위진인인가? 하는 그 사람이다. 그것도 아니면 바람소리를 듣고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그 사람이다. 불법을 물으러 갔다가 죽도록 얻어맞은 그 사람이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할'이다.

 

출전 : 임제록 강설(著 : 임제스님    說 : 무비스님)

 

참고

임제스님 : 중국승려. 속성은 邢. 임제종의 開祖. 조주 남화 사람. 이름은 義玄. 호는 임제. 號는 慧照선

               사, 탑호는 澄靈이다. 어릴 때부터 총명하며 불교를 좋아하고, 출가한 후 제방에 다니면서 경

               론을 많이 탐구, 계율에 정통. 황벽희운의 법을 이었다. 나중에 하북 진주성의 동남 호타하반

               의 작은 절에 있으면서 臨濟院이라 이름. 大尉墨君和가 성중에 있는 집으로 절을 삼고, 스님

               을 청하여 있게 하며 또 임제라 하다. 후에 대명부의 흥화사에 옮겼다가 함통 8년 4월에 입적

               하다. 저서는 임제혜조선사어록 1권이 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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