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경(84)-84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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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로부터 법 듣지 않으면
자연히 저 언덕에 이르기
마치 물 속의 연꽃 같아서
세간에 다녀도 더럽히지 않네.
가을에 초목이 시들고
한더위에 시내와 못이 마르나니
비지(比智)로써 세간법이
항상 머물지 않음을 아네.
어리석은 사람이 친근하는 것은
슬기로운 이가 버리는 바라
법의 굳지 않음을 알고서
홀로 존재의 흐름을 건너시고,
그 면목(面目)이 내는 광명
마치 우담[優鉢羅]꽃과 같아
미묘하고도 매우 청정함이
백천의 일월(日月)보다 뛰어나셨네.
모든 과거세상과
또 현재 중생들의
온갖 찬탄함을
여래는 다 받아들이고
조복되지 않는 마음을 조복하므로
더움을 없애고 서늘함 얻나니
그러기에 나 오늘날
위없는 높은 이께 예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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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제도하여 복을 더하시는
그 공덕 끝이 없어서
사람 가운데 우왕(牛王) 같으므로
부처님 복밭에 경례하네.
그때 무진의보살이 부처님을 찬탄하고는 공중에서 내려와 60억 보살 대중과 함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그리고는 오른쪽으로 세 번 동고 연꽃대(蓮花臺) 위에서 가부하고 앉았다.
그때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무진의보살은 어느 곳에서 왔으며 불호(佛號)는 무엇이며 그 세계는 무어라 하고, 거리는 여기에서 얼마나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 스스로가 물을지어다. 무진의는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하리라.”
이때 사리불은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공손히 무진의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어느 곳에서 왔으며 부처님 명호는 누구시며, 세계의 이름은 무엇이며, 거리는 여기에서 얼마나 됩니까?”
무진의보살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온다는 생각이 있습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나는 벌써 생각을 알고 있습니다.”
무진의보살이 말하였다.
“만약에 생각을 안다면, 응당 두 가지 모양[相]이 없으리니, 무슨 인연으로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묻습니까?
사리불이여, 오고 감이 있는 것을 화합(和合)의 이치라 하나니, 화합이란 생각에는 화합도 없고 화합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화합도 없고 화합 아닌 것도 없다면, 이는 곧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이며,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은 바로 성인[聖]이 다니는 곳입니다.
사리불이여, 가고[去] 옴[來]이 없음은 곧 일의 모양[業相]이니, 일의 모양에는 조작이 없고 조작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조작이 없고 조작이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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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없음은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은 바로 성인이 다니는 곳입니다.
사리불이여, 오고 감이 있음은 곧 국토의 모양[相]이니, 국토의 모양에는 국토가 없고 국토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국토도 없고 국토 아닌 것도 없음은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이요, 가지 않고 오지 않음은 곧 성인이 다니는 곳입니다.
사리불이여, 오고 감이 있음은 곧 연(緣)의 생각이니, 연의 생각에는 연이 없고 연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연이 없고 연 아닌 것도 없음은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은 바로 성인이 다니는 곳입니다.
사리불이여, 가고 옴이 있음은 곧 인(因) 따위의 나는 모양[生相]이니, 인의 모양에는 인이 없고 인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인이 없고 인 아닌 것도 없음은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은 곧 성인이 다니는 곳입니다.
사리불이여, 가고 옴이 있음은 곧 문자(文字)와 언어(言語)이니, 문자의 모양에는 문자가 없고 문자 아닌 것도 없는 것처럼, 문자가 없고 문자 아닌 것도 없음은 바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이요,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음은 곧 성인이 다니는 곳입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선남자야, 그대가 이제 말한 미묘한 사상(事相)은 내가 일찍이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난번에 의심하던 것을 마땅히 도로 묻겠습니다. 어떤 관문[關]을 맡은 사람이 짐 없이 다니는[空行] 자를 보거나 짐을 진 자를 보고는, ‘네가 지닌 것이 다 무슨 물건이냐’ 하고 물은 다음에, 종자 곡식인 줄을 안다면, 마땅히 세금[稅]을 받는 것처럼, 우리들도 그러하여 다른 데로부터 법을 들을 때에는 그 음성을 따라 이해하여 스스로 마음에 비추나니, 그러기에 나는 이제 묻겠습니다. 그대들 대사는 대승을 옹호하기 위해서 한량없는 성문과 연각을 출생하는 모양이오니, 원컨대 선남자는 그 오는 곳을 분별하여 말씀해주십시오.”
무진의보살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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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여, 그대는 이제 스스로 여래에게 나아가 물으십시오. 여래께서 마땅히 말씀하시어 그대의 의심을 끊어주실 것입니다.”
이때 사리불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온 곳이 어디며, 부처님 이름은 무엇이며, 세계의 이름은 무엇이며, 여기로부터 엄마나 멀고 가까운지 말씀하여 주옵소서. 만약에 저 부처님과 세계의 이름을 듣는다면, 한량없고 그지없는 보살로 하여금 보리를 장엄하게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가 이제 저 국토의 공덕과 부처님의 명호를 말할 터이니, 네가 들을 때에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마땅히 마음껏 믿어 받고 받들어 가질지니라.”
이때 사리불이 이 말씀을 듣고는 찬탄하여 아뢰었다.
“거룩합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이때 말씀하여 주옵소서. 제가 마땅히 마음껏 받들어 받아 가지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동방으로 10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 가는 티끌 같은 세계를 지나면, 불순(不眴)이란 세계가 있고 그곳에 명호를 보현(普賢)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는 부처님이 지금 현재 계시느니라.
사리불아, 그 국토에는 성문과 연각이 없고 나아가 2승(乘)의 소리도 들을 수 없으니, 모든 성인의 무리와 순수한 보살뿐이니라.
이미 과거에 오랫동안 공덕의 근본을 닦고 선한 업을 이룩하여 보시 조복하고 스스로 계율과 인욕을 지켜 보호하고 많이 들었으며, 마음이 방일하지 않아 공덕에 편히 머물고 위의를 성취하여 참는 힘이 걸림 없으며, 위없는 도에 굳게 정진하고 선근을 닦아 모두 성취하며, 모든 선정과 해탈과 삼매에 들어 신통에 유희하고 큰 지혜로서 비추어 밝히고 모든 법을 잘 분별하여 알며, 자애로운 마음[慈心] 평등함이 허공과 같고, 큰 자비[大悲]로써 굳게 중생을 건져주며, 항상 기쁜 마음[喜心]으로 그들을 모두 즐겁게 하며, 모든 평정한 마음[捨心]으로 미움과 사랑을 없애고, 마(魔)에 걸림과 다투는 일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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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없애며, 중생들 모든 근기의 방향을 잘 알고는, 그들 근기의 정도에 따라 법재(法財)를 베풀되 그 마을 평등함이 땅·물·불·바람과 같았느니라.
온갖 외도와 이론(異論)을 헐고 적진(敵陳)을 부수어 승리의 깃발을 세우며, 깊이 불법의 10력·4무소외에 들되 중생에겐 두려움이 없게 하며, 항상 깊고 깊은 12인연을 관찰하여 유무(有無)의 소견을 떠나서 중도를 행하고 나[我]와 내 것[我所]과 중생과 수명과 양육(養育)과 장정과 짓는 것과 받는 것과 단견(斷見)·상견(常見)과 유견(有見) 따위의 모든 것과 얽매이는 인연을 다 일어나지 않게 없애버리며, 총지왕(摠持王)의 인(印)으로써 인하고 모든 사변(辭辯)으로써 분별하여 연설하되 나유타 겁수 동안에 말로써 다 할 수 없으며, 큰 신력(神力)을 얻어 한량없고 그지없는 불토를 감동시키고 모든 불토에 잘 왕래하여 미워하고 겁냄과 교만하고 방일함을 끊어버리며, 그가 연설함은 사자의 외침과 같았느니라.
온갖 중생의 원수든 친한 이든 다 구경열반(究竟涅槃)에 편히 머물며, 법 구름(法雲)을 드리워 우레를 일으키고 삼명과 해탈로써 번개 빛[電光]을 만들고 위없는 법비[法雨]로써 단 이슬[甘露]을 삼아 능히 법 재물[法財]에 물을 대어 삼보(三寶)를 끊지 않아서 안팎이 청정하기가 마치 보배 구슬 같고 상호(相好)의 훌륭함이 가장 뛰어나 견줄 데가 없으며, 모든 선근으로서 그 몸을 장식[瓔珞]하고 불법의 관정(灌頂)으로써 다음 세상에 부처님으로 태어날 지위[補處位]를 얻으며, 중생의 행을 잘 분별하여 알맞게 조복함으로써 해탈을 얻게 하고 도량(道場)을 깨끗이 하여 사자 자리[師子座]에 앉아 모든 법에 두려움이 없으며, 스스로 그 모양을 부천님의 몸처럼 변화하고 온갖 불사를 다 나타내되 자재로운 마음으로 법바퀴[法輪]를 굴리었느니라.
사리불아, 저 국토에는 순수히 이러한 보살마하살만으로써 권속을 삼았느니라.”
그때 모인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저 보살 대중의 공덕과 지혜에 대하여 칭찬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기뻐 뛰면서 하늘의 우담라(優鉢羅)꽃과 구물두(拘物頭)꽃과 바두마(波頭摩)꽃과 분다리(分陀利)꽃과 만다라꽃을 무진의보살과 여러 보살들에게 뿌리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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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오늘날 쾌히 좋은 이익을 얻어 이러한 여러 정사(正士)들을 보고 예배 공양하며 공경히 둘러쌀 수 있었도다. 만약에 중생으로서 그 이름만 듣더라도 이러한 한량없는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며, 그 공덕의 찬탄함을 듣는다면 다 위없는 도(道)의 마음을 얻으리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모임 가운데 있는 360만의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저 부처님 세계에는 3악도(惡道)와 그 이름[名字]도 없고 삿된 행과 계에 어긋난 이름도 없고, 또 여자나 간탐과 질투와 파계와 성냄과 게으른 것이나 어지러운 마음과 어리석은 이름도 없고 걸림[障礙]과 음(蔭)과 덮임[蓋]의 이름도 없으며, 중생의 근기가 평등하여 상·중·하가 없이 순수한 1승(乘)이어서 크다거나 작다는 이름이 없으며, 불토에는 깨끗하다거나 더럽다는 이름이 없고, 또 삼보를 차별하는 명칭도 없고 굶주리고 배부르다는 소리와 나[我]와 내 것[我所]과 막고 보호한다는 이름도 없고, 모든 악마와 망령된 소견과 음(陰)의 이름도 없으며, 저 부처님 세계는 평탄하고 광대하여서 한 해와 달이 60억백천 나유타 유순을 두루 도는데, 이는 희유한 일로서 저 보살의 본원(本願)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그 국토는 편편하고 고르기가 마치 손바닥과 같아 유리 따위의 뭇 보배로 찬란하게 이루어졌고, 그 땅은 부드럽고 연하기가 마치 하늘 옷[天衣]과 같아서 닿는 이가 있으면, 미묘한 즐거움을 받으며, 보배 나무로 장엄하여 그 열[行伍]이 서로 짜이고 보배 끈으로 연결시켜 8도(道)를 구분했으며, 모든 꽃이 언제나 자연스럽게 피어 있고 돌과 모래와 가시와 더러운 것이 없고 모든 산은 보배만으로 섞어 꾸몄느니라.
또 사람과 하늘의 차별이 없이 법의 기쁨[法喜]과 선정의 맛[禪味]으로써 음식을 삼고 보현여래(普賢如來) 법왕(法王)을 제외하고는 그 불토에 왕자(王者)라는 이름이 없으며, 저 부처님과 여러 보살은 문자(文字)를 쓰지 않고서도 설법하고 저 보살들은 오직 부처님 뵙기를 생각하여 자세히 보아도 싫어하지 않고 눈이 잠시도 깜짝이지 않았으므로 곧 염불(念佛)삼매를 얻어 무생법인[無生忍]을 얻었다. 그러므로 이름을 불순이라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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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염불이라 하는가 하면, 이른바 모습[色相]과 태어난 종성(種姓)과 과거의 깨끗한 업을 관찰하지 않음이니, 그럴 때에 마음으로 자기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음(陰)과 계(界)와 모든 입(入)과 보고 들음과 깨달아 아는 것과 마음과 뜻과 식별 등을 관찰하지 않고 희론(戱論)과 나고 머물고 멸하는 모양이 없고 취(取)하거나 버리지도 않고 염하거나 생각하지도 않고, 생각[思想]과 생각 아닌 것[非思想], 분별하지 않는 생각·법의 생각·자기의 생각·한 가지도 다름이 없는 생각·경계·공덕과 안팎·중간을 관찰하지 않고, 각(覺)과 관(觀)과 시종(始終)의 염을 일으키지 않고, 모습[形貌]과 위의와 법식(法式)을 관찰하지 않고, 계(戒)·정(定)·지혜(智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과 10력과 무외(無畏)와 불공법(不共法)을 관찰하지 않는 것이니라.
바른 염불이란 것은 헤아릴 수 없음이니, 행을 조작하지 않고 생각을 조작하지 않고, 동등함이 없으므로[無等等] 사유(思惟)를 여의고, 염(念)하는 것도 사유[思]하는 대상도 없고, 음(陰)·입(入)·계(界)와 나고 머물고 멸하는 생각이 없고, 처소도 없고 처소 없는 것도 아니고, 움직임도 머묾도 아니고 색(色)도 아니고 식(識)도 아니며 상(想)도 아니고 수(受)도 아니고 행(行)도 아니며, 식(識)에서 앎[識知]을 내지 않고 땅·물·불·바람에서 앎을 내지 않고 눈과 색,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촉감, 마음과 법도 그러하니라.
이와 같이 온갖 경계에 반연하지 않고, 모든 모양과 나[我]와 내 것[我所]을 내지 않고, 보고 들음과 깨달아 아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마침내 온갖 해탈에 이르며, 심(心)과 심수[心數 : 심소(心所)의 구역(舊譯)이다. 일반적으로 마음이 대상을 인식하는 경우에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의 법을 멸하여 상속(相續)하지 않고, 모든 생각[億想]과 생각 아닌 것을 깨끗이 하고 사랑과 성냄을 제거하고 인연의 모양을 없애고 이것과 저것과 중간을 다 남김없이 끊어버림이니라.
법이 깨끗함은 문자가 없기 때문이며, 법에 기뻐함이 없음은 움직이거나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며, 법에 괴로움이 없음은 맛에 집착함이 없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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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법에 열뇌[燋熱]가 없음은 본래가 고요하기 때문이며, 법에 해탈이 없음은 성품이 버리고 여의기 때문이며, 법이 형체[身]가 없음은 모습[色相]이 없기 때문이며, 법에 느낌[受]이 없음은 나[我]가 없기 때문이며, 법에 얽매임이 없음은 고요하여 모양이 없기 때문이며, 법의 모양[法相]이 함이 없음[無爲]은 조작이 없기 때문이며, 법에 언교(言敎)가 없음은 앎이 없기 때문이며, 법이 처음과 끝이 없음은 잡거나 버림이 없기 때문이며, 법에 편히 머묾이 없음은 처소가 없기 때문이며, 법이 조작 없음은 받는 것을 여의기 때문이며, 법이 멸함이 없음은 본래 남[生]이 없기 때문이니라.
심수(心數)의 생각으로 반연하여 머무는 법에 그 모양을 취하지 않고 분별을 내지 않으며, 느끼지 않고 집착을 취하지 않고 멸하지 않고 나지 않고 나오지도 않아서 법성의 평등함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눈과 색,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촉감, 마음과 법을 벗어나나니, 이를 보살의 염불삼매라 하느니라.
보살이 이 염불삼매를 얻는다면 일체 법에 자재로운 지혜[自在智] 다라니문을 얻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다 받아 지니어 마침내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으며, 또 중생들 말의 음성과 걸림 없는 변재(辯才)를 분명히 아느니라.
사리불아, 저 보현(普賢)여래는 이 국토와 같이 두 가지 인연으로써 바른 소견을 연설하지 않나니, 이른바 다른 데로부터 소리를 들음과 안[內]으로 바르게 억념하는 것이니라. 저 여러 보살은 부처님을 뵈올 때에 곧 모든 깊고 묘한 이치를 분별하여 6바라밀을 원만히 갖추어 성취하나니, 왜냐하면 모습[色相]을 취하지 않으므로 단(檀)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모습을 제거하므로 시(尸)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모습의 다함을 관찰하므로 찬제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모습의 고요함을 보므로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모습을 행하지 않으므로 선(禪那)바라밀을 원만히 갖추고 모습을 희론(戱論)하지 않으므로 반야(般若)바라밀을 원만히 갖추나니, 이 여러 보살은 곧 부처님을 뵈올 때에 곧 이러한 6바라밀을 갖추어 무생인(無生忍)을 얻느니라.
사리불아, 여러 부처님 세계가 장엄 청정하고 미묘하지만, 저 보현여래의 불순세계와 같은 것은 드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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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사리불이 무진의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상쾌하도다. 어진 이여, 그대들 대사는 저 불토에서 보현 부처님을 뵈옵게 되어 한량없는 이익을 얻었도다.”
무진의보살이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대덕이시여, 이제 불순세계의 보현 부처님과 그 대중을 꼭 보려고 합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뵈옵고는 이 대중으로 하여금 선근을 더 자라게 하려고 합니다.”
이때 무진의보살은 곧 보살의 온갖 불토를 나타내 보이는[菩薩示現] 삼매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이 대중과 사리불로 하여금 이내 저 불토의 보현여래와 그 대중을 보게 하고, 이 일을 보고 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멀리 저 부처님과 대중에게 예배하였다.
이 모임의 대중은 부처님과 무진의보살의 신통력으로써 세상에 희유하고 미묘한 꽃을 얻었는데, 전에 보지도 듣지도 못한 그 꽃의 향기와 색이 자연히 손바닥에 가득하게 되어, 그것으로 멀리 동방에 뿌려 보현여래를 공양하였다. 그러자 꽃이 곧 저 부처님 세계의 보현여래와 대중들에게 두루 이르렀는데, 저 여러 보살들이 이 꽃을 보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장엄하고, 화려한 세상에 희유한 꽃은 어느 곳으로부터 여기에 이르렀나이까?”
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사바세계에 있는 무진의보살과 그 가운데 또 시방세계에서 온 보살들이 능인(能仁: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에 모여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여 찬탄하면서 세존께서 대집경(大集經) 연설하시는 것을 듣는데, 이는 그 대중들이 뿌린 꽃이니라.”
저 여러 보살들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부처님 세계는 어느 쪽에 있으며, 여기에서 거리가 얼마나 되나이까?”
저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여러 선남자야, 여기에서 그 불토로 가자면, 서방으로 10항하의 모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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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많은 세계, 가는 티끌 같은 나라를 지나서 사바세계가 있느니라.”
여러 보살들이 말하였다.
“원컨대 석가모니부처님과 그 대중들을 즐거이 보고자 합니다.”
그때 보현여래는 곧 큰 광명을 놓으매, 그 광명이 이 부처님 세계에 밝게 비추었다. 저 여러 대중은 부처님의 광명으로 인하여 다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과 여러 대중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기뻐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그 국토의 보살과 온갖 대중은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모임을 만들었기에, 그 세계를 빈 곳이 없을 만큼 두루 가득 차게 하였나이까?”
저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여러 선남자야, 그 대중들은 다 시방 한량없는 세계로부터 모여 와서 아주 깊고 묘한 법을 묻고 듣고 받느니라.”
이때 사리불이 무진의보살에게 물었다.
“누가 그대의 자(字)를 무진의라 하였습니까?”
무진의는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모든 법의 인연과 과보를 무진의라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다함없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선남자야, 원컨대 그대는 무진의 법문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무진의보살이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위없는 보리심은 처음 낼 때부터 이미 다함없습니다. 왜냐하면 보리심을 냄은 번뇌를 여의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을 계속함은 다른 승(乘)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을 굳게 함은 외론(外論)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며, 발심을 헐지 않음은 악마로서도 저지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며, 발심을 항상 순조롭게 함은 선근을 더 자라게 하기 때문이며, 발심을 떳떳이 함은 함이 있는 법[有爲法]이 덧없기 때문이며, 발심을 움직이지 않음은 모든 부처님께서 위안하고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또 발심을 훌륭하고 묘하게 함은 쇠손(衰損)을 여의기 때문이며, 발심하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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