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강설

평상심이 도다

근와(槿瓦) 2015. 12. 29. 00:44

평상심이 도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古人云, 路逢達道人이어든 第一莫向道하라라니라 所以言, 若人修道道不行이니 萬般邪境競頭生이라 智劍出來無一物하야 明頭未顯暗頭明이로다 所以로 古人云, 平常心是道라하니라

 

해석

“옛 사람이 이르기를, 길에서 도를 아는 사람을 만나거든, 무엇보다 도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만약 누구라도 도를 닦으면 도는 행하여지지 않고 도리어 수만 가지의 삿된 경계들이 다투어 생겨난다. 지혜의 칼을 뽑아들면 아무 것도 없다. 밝은 것이 나타나기 전에 어두운 것이 밝아진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또 옛 사람이 말하기를, ‘평상의 마음이 바로 도(道)다 라고 한 것이다.”

 

강설

이 단락에는 아주 중요한 옛 사람의 말을 세 가지를 인용하고 있다.

먼저 도를 아는 사람을 만나거든 도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 도란 본래 언급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제 스님은 상당 첫 법문에서 “산승이 오늘 어쩔 수 없이 인정에 따라서 겨우 이 자리에 올랐으나 만일 조사들이 면면히 이어온 전통에 입각하여 큰일을 드날려 본다면 곧바로 입을 열 수가 없다. 또 그대들이 발붙일 곳도 없다.”라고 하였다. 입을 열기 전에 이미 틀려버린다. 그러니 부디 세상이 돌아가는 얘기나 할지언정 도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

 

또 이런 말도 인용하였다. 도를 닦는다면 도는 행하여지지 않고 온갖 삿된 경계가 다투어 일어난다. 천 번 만 번 강조하지만 도는 닦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혜로 비춰보면 부처도 없고 조사도 없고 중생도 범부도 아무 것도 없다. 번뇌무명이 곧 불성이고 허망한 이 육신이 곧 여래 법신이기 때문이다. 달리 어두운 것을 보내고 나서 밝은 것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둘이 아니다. 하나다. 한번 시험해 보라. 어두운 방에 문을 꼭꼭 닫고 전기 시위치를 올려서 불을 밝혀 보라. 어두운 것이 그대로 밝은 것이다. 어두운 것이 어디로 빠져나가지도 않는다. 나갈 틈도 시간도 없다. 그런데 곧바로 밝아진다. 전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어두운 그대로가 밝은 것이다.

 

그래서 또 인용하시기를, ‘굳이 도를 말한다면, 평상의 마음이 그대로 도다.”라고 하였다. 천고의 명언이다. 달리 무엇을 논할 것인가. 무엇을 닦고 무엇을 깨달을 것인가. 여기에서 치구심(馳求心)을 쉬어야 한다. 부처는 불상을 조각하듯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평상의 그 마음 그대로 도다. 즉심시불(卽心是佛). 현재 이 마음 이대로 부처다. 불교는 알고 보면 매우 간단하고 쉽다.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은 이미 불교가 아니다.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만고의 명언이다. 이 한마디만 알면 불교 공부 끝이다. 서툰 글씨라도 하나 써서 걸어두자.

 

 

출전 : 임제록강설(著 : 임제스님, 講說 : 무비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