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강설

사자후 일성에 뇌가 찢어진다

근와(槿瓦) 2015. 12. 24. 00:56

사자후 일성에 뇌가 찢어진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若似新婦子禪師하면 便卽怕趁出院하야 不與飯喫하야 不安不樂이어니와 自古先輩到處人不信하고 被趁出하야 始知是貴하나니 若到處人盡肯하면 堪作什麽所以師子一吼野干腦裂이니라

 

해석

만약 새색시 같은 선사라면 절에서 쫓겨나서 밥을 얻어먹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예로부터 뛰어난 선배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믿지 않아 좇겨났다. 그리고 나중에야 비로소 귀한 사람인 줄 알았다. 만약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면, 이런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한 번의 사자후에 여우의 머리통이 찢어지는 것이다.”

 

강설

새색시같이 이제 막 조실이 된 선사가 있다. 새색시는 남편의 눈치도 시어머니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시어머니 같은 대중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혹시라도 말을 잘못했다가는 선원에서 축출당한다. 밥을 굶을지 몰라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그렇게 되면 개망신이다. 그래서 새색시 같은 선사라 한다. 대개가 그와 같은 선지식들이다. 소신도 없지만 그나마 대중들에게 아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옛 선배들 중에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고 선원에서 축출을 당한 예가 있다. 대중들도 축출한 뒤에야 그가 참으로 훌륭한 선지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달마 대사가 그 좋은 예다. 그가 만약 양나라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그의 성가가 오늘에 이를 수 있었겠는가. 만약 훌륭한 선지식을 가는 곳마다 알아준다면 그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유사한 예로 오늘날의 불교도 정법(正法)을 거론하는 데는 파리를 날린다. 하지만 삿된 가르침이나 불교가 아닌 행사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진정으로 정법에 소신을 가지고 법을 펴는 사람들은 매우 외롭다. 하지만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섭섭해 하거나 외로워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의인군자가 아닌가.

 

임제 스님은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할 말은 당당하게 한다. 그래서 임제가풍을 청천벽력이라고 한다. 청천벽력 같은 기상천외의 사자후 일성에 자질구레한 불교 상식으로 재산을 삼고 있는 사람들은 뇌가 찢어지거나 기절하고 만다. 지금까지의 법문이 기존의 불교 상식과는 전혀 다른 놀라운 말씀들이 많았다. 아마도 뇌가 찢어지거나 기절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혀를 내둘렀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이것은 불교가 아니라고 책을 던져버렸을 것이다.

 

최상의 근기는 최상승법을 들으면 기쁜 마음으로 곧바로 받아들인다. 중간 근기는 과연 그러한가 아닌가 하고 망설인다. 그러나 소인배 하근기는 비웃어 버린다. 소인배 하근기가 비웃지 않으면 족히 최상의 도가 되지 못한다. 사자일후 야간뇌열(師子一吼 野干腦裂), 사유해 볼 만한 구절이다.

 

 

출전 : 임제록 강설(: 임제스님, 講說 : 무비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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