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47)-470

근와(槿瓦) 2015. 12. 19. 00:33

대반열반경(47)-47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461 / 10007]

하였으나 역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빛이란 것은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볼 수 없는 것도 있사오며, 소리도 그와 같아서 들을 것도 있고 듣지 못할 것도 있거니와 이 대반열반은 빛도 아니고 소리도 아니거늘, 어찌하여 보고 들을 수 있다 하나이까? 세존이시여, 과거는 이미 없어졌으므로 들을 수 없고, 미래는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들을 수 없으며, 현재는 들을 때에는 들었다 이름하지 못할 것이요, 들었으면 소리는 이미 없어졌으니 다시 들을 것 아니거니와, 이 대반열반은 또한 과거 · 미래 · 현재가 아니오니, 만일 삼세가 아니라면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으면 들을 수가 없삽거늘, 어찌하여 보살이 이 대반열반경을 닦으면, 듣지 못한 것을 듣는다 하나이까?"

 

이 때에 세존께서는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마하살을 찬탄하셨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지금 온갖 법이 환술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건달바성과 같고 물에 번진 파문과 같으며, 물거품 같고 파초나무가 공하여 실속이 없는 것 같으며, 수명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괴롬과 즐거움이 없음을 알았으니, 10주 보살의 지견과 같으니라."

 

이 때에 대중 가운데에 별안간 큰 광명이 있었으니, 푸른 것이 아닌데 푸른 것을 보고, 누른 것이 아닌데 누른 것을 보고 붉은 것이 아닌데 붉은 것을 보고, 흰 것이 아닌데 흰 것을 보며, 빛이 아닌데 빛을 보고, 밝음이 아닌데 밝음을 보고, 보는 것이 아닌데 보게 되었다. 그 때 대중들이 이 광명을 만나고는 몸과 마음이 쾌락하기가, 마치 비구들이 사자왕정(師子王定)에 든 듯하였다.

 

이 때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광명은 누가 놓나이까?"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말씀하지 아니하셨다.

 

가섭보살이 문수보살에게 물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 광명이 대중에게 비치는 것입니까?" 

 

문수보살 역시 잠자코 대답하지 아니하였다.

 

다시 무변신(無邊身)보살이 가섭보살에게 이 광명은 누구의 것인지를 물었으나, 가섭보살은 잠자코 말하지 아니하였고, 정주왕자(淨住王子)보살이

 

                                                                                                                      [462 / 10007]

무변신보살에게 무슨 인연으로 대중 가운데 이 광명이 있는가를 물었으나, 무변신보살도 잠자코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5백 보살이 서로 물었으나,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이 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무슨 인연으로 대중 가운데 이 광명이 있는가?"

 

문수사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런 광명은 지혜라 이름하오며, 지혜는 항상 머무는 것이옵고, 항상 머무는 법은 인연이 없삽거늘,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무슨 인연으로 이 광명이 있느냐'고 물으시나이까? 이 광명은 대열반이라 이름하고 대열반은 항상 머문다 하며, 항상 머무는 법은 인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온데,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묻기를 '무슨 인연으로 이 광명이 있느냐'고 하시나이까? 이 광명은 곧 여래요 여래는 항상 머무는 것이며, 항상 머무는 법은 인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온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인연을 물으시나이까? 광명은 대자대비라 하고 대자대비는 항상 머무는 것이라 하며 항상 머무는 법은 인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온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인연을 물으시나이까? 광명은 곧 염불이요 염불은 항상 머무는 것이라 이름하며, 항상 머무는 법은 인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온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인연을 물으시나이까? 광명은 모든 성문 · 연각과 함께하지 아니하는 도며, 모든 성문 · 연각과 함께하지 아니하는 도는 항상 머무는 것이라 이름하며, 항상 머무는 법은 인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온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인연을 물으시나이까? 세존이시여, 역시 인연이 있사오니, 무명이 없어짐을 인하여 환하게 치성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등불을 얻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대는 모든 법의 깊고 깊은 제일의제(第一義諦)에 들어가지 말고, 세상법[世諦]으로써 해설하라."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서 동쪽으로 20항하의 모래 수 세계를 지나서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을 부동(不動)이라 합니다. 그 부처님 계시는 곳은 가로와 세로가 꼭 같아서 12천 유순이요, 땅은 7보로 되어 흙이나 돌이 없고,

 

                                                                                                                      [463 / 10007]

반듯하고 단정하고 부드러워 구렁이 없으며, 나무들은 네 가지 보배로 되었으니 금과 은과 유리와 파리요, 꽃과 열매가 무성하여 없는 때가 없나이다. 만일 중생이 그 꽃향기를 맡으면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마치 비구가 3선천에 든 듯하며, 그 주위에 다시 3천의 강이 있는데 물이 미묘하여 여덟 가지 맛이 갖추어졌으며, 만일 중생이 그 물에서 목욕하면, 즐겁기가 2선천에 들어간 비구와 같습니다. 그 물에 가지각색 꽃이 있으니 우발라꽃 · 파두마꽃 · 구물두· 분다리꽃 · 향화 · 대향화 · 미묘항화와 모든 중생들의 애호하는 꽃이며, 그 강의 양쪽 언덕에도 여러 가지 꽃이 있으니 아제목다가화 · 점파화 · 파타라화 · 파사라화 · 마리가화 · 대마리가화 · 신마리가화 · 수마나화 · 유제가화 · 단누가리화 · 상화 등 모든 중생들이 애호하는 꽃입니다. 바닥에는 금 모래가 깔리고, 네 가지 계단이 있으니 금 · · 유리와 잡색 파리며, 여러 가지 새들이 그 가운데 모여들고, 또 한량없는 범 · 이리 · 사자 등 사나운 짐승들이 있으나, 마음이 유순하여 어린아기들처럼 서로 어울립니다.

 

그 세계에는 중대한 계율을 범한 자나 바른 법을 비방하는 자나 일천제(一闡提)5역죄를 짓는 자가 없으며, 그 토양이 조화롭고 기후가 알맞아 춥고 덥고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이 없고, 탐욕과 성내는 일과 방일하고 질투하는 일이 없고, 해와 달과 밤과 낮이 없는 것이 도리천과 같습니다. 그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광명이 있고 교만한 마음이 없어서 모든 사람이 다 보살들이며, 모두 다 신통을 얻었고, 큰 공덕을 구족하였으며, 마음으로 바른 법을 존중하여, 대승을 타며 대승을 사랑하며, 대승을 즐거워하며 대승을 애호하며, 큰 지혜를 이룩하여 큰 총지(摠持)를 얻었고, 마음으로는 항상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깁니다. 부처님 명호는 만월광명(滿月光明) 여래 · 응공 · 전변지 · 명행족 · 선서 · 세간해 · 무상사 · 조어장부 · 천인사 · 불세존이시며 계시는 곳을 따라 법을 강설하시니, 그 나라의 중생들은 그 부처님께서 유리광(琉璃光)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이와 같이 대반열반경을 연설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는 이가 없나이다.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만일 대반열반경을 수행하면 듣지 못한 것을 모두 듣느니라' 하셨고, 저 유리광보살마하살이 만월광명부처님께 여쭌 것도, 여기서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마하살이 물은 것

 

                                                                                                                      [464 / 10007]

과 다름이 없었나이다.

 

저 만월광명부처님께서 유리광보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선남자여, 여기서 서쪽으로 20항하의 모래 수 세계를 지나서 거기 세계가 있으니, 이름이 사바(娑婆)인데, 그 세계에는 산과 구릉이 많고, · 모래 · 자갈 · · 가시 등이 가득하며, 항상 기갈과 춥고 더운 고통이 있으며, 그곳 사람들은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부모나 스승을 공경하지 아니하고, 법답지 아니한 것을 탐하며 잘못된 법을 욕구하여, 삿된 법을 행하고 바른 법을 믿지 아니하며, 수명이 짧고 간사한 짓을 행하므로 국왕이 그것을 다스리며, 국왕이 나라를 가지었어도 만곡한 줄 모르고, 다른 임금이 가진 토지에 탐심을 내어서 군대를 일으켜 서로 싸우매 억울하게 죽는 이가 한정이 없으며, 임금의 행하는 일이 이렇게 옳지 못하므로, 사천왕과 선신들이 환희한 마음이 없고, 그리하여 가뭄과 재앙을 내려 곡식이 풍년 들지 못하고 괴질이 유행하여 백성들의 고통이 한량이 없느니라.

 

거기에 부처님이 계시니, 이름은 석가모니 여래 · 응공 · 정변지 · 명행족 · 선서 · 세간해 · 무상사 · 조어장부· 천인사 · 불세존이신데,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순후하며 중생을 불쌍하게 여기시어, 구시나성의 쌍으로 선 사라나무 사이에서 대중을 위하여 이와 같이 대반열반경을 연설하시며, 거기 보살이 있으니 이름은 광명변조고귀덕왕이라, 이미 이 일을 물은 것이 그대와 다름이 없거늘, 부처님께서 지금 대답하시나니, 그대가 빨리 가면 들을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유리광보살이 이 말을 듣고, 84천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이곳으로 오려 하므로 이런 상서를 나타내는 것이며, 이런 인연으로 이 광명이 있사오니, 이것은 인연이라고도 하고 인연이 아니라고도 하나이다."

 

이 때에 유리광보살이 84천 보살과 함께 모든 깃발과 일산과 향과 꽃과 영락과 가지가지 풍악이 앞엣 것보다 갑절이나 훌륭한 것을 가지고, 구시나성의 쌍으로 선 사라나무 사이에 와서는, 가지고 온 공양거리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얼굴을 부처님 발에 대어 예배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았으며, 그렇게 공경하고는 물러가서 한쪽에 앉았다.

 

이 때에 세존께서 그 보살에게 물으셨다.

 

                                                                                                                      [465 / 10007]

"그대는 이르러서 왔는가, 이르지 않고서 왔는가?"

 

"세존이시여, 이르러서 오지도 않았고, 이르지 않고서 오지도 않았사오니, 제가 이 뜻을 관찰하건대 도무지 오는 일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모든 행()이 항상하더라도 오지 아니하고, 무상하더라도 오지 않나이다. 만일 사람이 중생의 성품이 있는 줄로 보면 오고 오지 아니함이 있으려니와, 저는 지금 중생의 결정된 성품을 보지 아니하거늘, 어찌 오고 오지 않음이 있사오리까? 교만이 있는 이는 가고 오는 일이 있음을 보거니와, 교만이 없는 이는 가고 옴이 없나이다. 집착하는 행[取行]이 있는 이는 가고 옴이 있음을 보거니와, 집착하는 행이 없는 이는 가고 옴이 없나이다. 만일 여래가 필경에 열반하는 줄로 보면 가고 옴이 있거니와, 여래가 필경에 열반하는 줄로 보지 아니하면 가고 옴이 없나이다. 불성을 듣지 못한 이는 가고 옴이 있거니와, 불성을 들은 이는 가고 옴이 없나이다. 성문 · 벽지불에게 열반이 있는 줄로 보는 이는 가고 옴이 있거니와, 성문 · 벽지불에게 열반이 있는 줄로 보지 않는 이는 가고 옴이 없나이다. 성문 · 벽지불에게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보는 이는 가고 옴이 있거니와 보지 않는 이는 가고 옴이 없나이다. 여래에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없는 줄로 보는 이는 가고 옴이 있거니와, 여래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한 줄로 보는 이는 가고 옴이 없나이다. 이 일은 그만두고 여쭐 일이 있사오니, 가엾이 여기시어 허락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마음대로 물으라. 지금이 물을 때니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하나하나 설명해 주겠다. 그 까닭을 말하면 부처님을 만나기 어려움이 우담꽃과 같고, 법도 그러하여 듣기 어려우며, 12부 경전에서 방등경이 더욱 어려우니, 그러므로 전일한 마음으로 들어야 하느니라."

 

이 때에 유리광보살마하살은 이미 허락을 받았고, 또 경계하심을 받자왔으므로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말하여 보살마하살이 대반열반경을 수행하면 듣지 못한 것을 듣는다 하나이까?"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 대승 대열반의 바다를 다하고자 하

 

                                                                                                                      [466 / 10007]

, 또 나를 만났으니 잘 해설하리라. 그대에게 있는 의심과 독화살은, 내가 큰 의원으로서 뽑아줄 것이며, 그대가 불성을 분명하게 보지 못하였으니, 내가 지혜의 횃불이 되어 밝게 비쳐줄 것이며, 그대가 나고 죽는 바다를 건너려 하니, 내가 뱃사공이 되어 줄 것이며, 그대가 나를 부모같이 생각하니, 나도 그대를 아들처럼 생각할 것이며, 그대가 마음으로 법보를 탐구하니, 나에게 있는 것을 보시하여 주리라. 자세하게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그대에게 분별하여 해석하리라

 

선남자여, 법을 들으려면 지금이 좋은 때니라. 법을 듣고는 마땅히 공경하고 믿음을 내어 지성으로 듣고 공경하고 존중하라. 바른 법에 대하여 허물을 찾지 말며,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을 생각지 말며, 법사의 문벌이 높고 낮음을 보지 말며, 법을 듣고는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며, 공경과 명예와 이양을 위하지 말고 세상을 건지는 감로법이 되어야 하며, 또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나니 '내가 법을 듣고는 먼저 내 몸을 제도하고, 그런 뒤에 남을 제도하리라. 먼저 내 몸을 해탈하고 그런 뒤에 남을 해탈케 하리라. 먼저 내 몸을 편안케 한 뒤에 남을 편안케 하리라. 먼저 내가 열반한 뒤에 다른 이도 열반을 얻게 하리라' 하지 말며, 부처님과 교법과 승가에 평등한 생각을 내며, 나고 죽는 데는 괴로운 생각을 내며, 대열반에는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한 생각을 내며, 먼저 다른 이를 위하고 나중에 나를 위하며, 대승을 위하고 2승을 위하지 말며, 모든 법에 머무는 바가 없어야 하며모든 법의 모양만을 집착하지 말며, 모든 법에 대하여 탐하는 생각을 내지 말고 항상 법을 알고 법을 보려는 생각을 내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이렇게 지성으로 법을 들으면 이것을 듣지 못한 것을 듣는다고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듣지 못하면서 들음이 있고, 듣지 못하면서 듣지 못함이 있고, 들으면서 듣지 못함이 있고, 들으면서 들음이 있느니라. 선남자여, 나지 않으면서 나고, 나지 않으면서 나지 않고, 나면서 나지 않고, 나면서 나는 것과 같으며, 또 이르지 않으면서 이르고, 이르지 않으면서 이르지 않고, 이르면서 이르지 않고, 이르면서 이르는 것과 같으니라."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나지 않으면서 나는 것입니까?"
"선남자여, 세제(世諦)에 편안히 머물러서 처음 태에서 나올 때를 이름하

 

                                                                                                                       [467 / 10007]

여 나지 않으면서 난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나지 않으면서 나지 않는다 하는가.

 

선남자여, 이 대열반은 나는 모습이 없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나지 않으면서 나지 않는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나면서 나지 않는다 하는가. 선남자여, 세제에서 죽는 때를 이름하여 나면서 나지 않는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나면서 난다 하는가. 선남자여, 온갖 범부들을 이름하여 나면서 난다 하느니라. 왜냐 하면 나고 나는 것이 끊이지 않는 까닭이며, 온갖 유루(有漏)들이 찰나찰나 나는 까닭으로, 이것을 이름하여 나면서 난다 하느니라.

 

4() 보살을 이름하여 나는 것이 나지 않는다 하나니, 왜냐 하면 나는 것이 자재한 까닭으로 나면서 나지 않는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은 안엣 법이라서 하거니와, 무엇을 바깥 법이라 하는가. 나지 못하는 것이 나며, 나지 못하는 것이 나지 못하며, 나는 것이 나지 못하며, 나는 것이 남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종자에서 싹이 나지 못할 때에 4대가 화합하고 사람이 공들여 가꾸면 나게 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나지 못하는 것이 난다 하느니라.

 

무엇을 나지 못하는 것이 나지 못한다 하는가. 마치 썩은 종자가 연()을 만나지 못한 것 같음이니, 이런 것을 이름하여 나지 못하는 것이 나지 못한다 하느니라.

 

무엇을 나는 것이 나지 못한다 하는가. 마치 싹이 나고도 자라지 못하는 것을 이름하여 나는 것이 나지 못한다 하느니라.

 

무엇을 나는 것이 난다 하는가. 마치 싹이 나서 자라는 것 같음이거니와, 만일 나는 것이 나지 못하면 자라는 일이 없나니, 이러한 모든 유루법을 이름하여 바깥 법의 나는 것이 난다 하느니라."

 

유리광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유루의 법이 만일 난다면 항상함이 되나이까, 무상함이 되나이까? 나는 것이 만일 항상하다면, 유루의 법은 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요, 나는 것이 만일 무상하다면 유루의 법이 항상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나는 것이 능히 스스로 난다면 나는 것이 제 성품이 없을 것이며, 만일 능히 다른 것을 낸다면, 무슨 인연으로 무루(無漏)는 내지 못하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일 나지 않았을 적에 나는 일이 있었다면, 어찌하여 이제서야 났다 이름하나이까? 만일 나지 않았을 적에 나는 일이 없었다면, 어찌하여 허공이 났다고는 말하지 않나이까?"

 

                                                                                                                      [468 / 10007]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나지 않는 것이 난다는 것도 말할 수 없고, 나는 것이 난다는 것도 말할 수 없고, 나는 것이 나지 않는다는 것도 말할 수 없고, 나지 않는 것이 나지 않는다는 것도 말할 수 없고, 나는 것도 말할 수 없고, 나지 않는 것도 말할 수 없거니와, 인연이 있으므로 말할 수 있느니라. 어찌하여 나지 않는 것이 난다는 것을 말할 수 없다 하느냐? 나지 않는 것을 난다고 이름하니,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 왜냐 하면 그가 났기 때문이니라. 어찌하여 나는 것이 난다는 것을 말할 수 없다 하느냐. 나는 것이 나는 까닭으로 나고, 나는 것이 나는 까닭으로 나지 아니하므로 역시 말할 수 없느니라. 어찌하여 나는 것이 나지 아니함을 말할 수 없다 하느냐. 나는 것은 났다고 이름하거니와, 나는 것이 스스로 나지 아니하므로 말할 수 없느니라. 어찌하여 나지 않는 것이 나지 아니함을 말할 수 없다 하느냐.

 

나지 않는 것은 이름하여 열반이라 하는데, 열반은 나지 아니하므로 말할 수 없나니, 왜냐 하면 도를 닦아서야 얻기 때문이니라.

 

어찌하여 나는 것도 말할 수 없다 하느냐. 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어찌하여 나지 않는 것도 말할 수 없다 하느냐. 얻음이 있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이 인연이 있으므로 말할 수도 있다 하느냐. 열 가지 인연법이 나는 것의 인이 되나니, 그런 이치로 말할 수가 있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깊고 깊은 공한 정[空定]에 들어가지 말지니 대중이 둔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함이 있는 법은 나는 것이 항상하지만, 머무는 것[]이 무상하므로 나는 것도 무상하며, 머무는 것이 항상하지만, 나는 것으로 내게 되므로 머무는 것도 무상하며, 달라지는 것[]이 항상하지만, 법이 무상하므로 달라지는 것도 무상하며, 무너지는 것[]이 항상하지만, 본래 없던 것이 지금 있으므로 무너지는 것도 무상하니라. 선남자여, 성품인 까닭으로 나고 머물고 달라지고 무너지는 것이 모두 항상하거니와, 찰나찰나 멸하는 까닭으로 항상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대열반으로써 끊어 없앨 수 있으므로 무상하다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유루의 법은 나지 않았을 때에 벌써 나는 성품이 있으므로 나는 것이 능히 내거니와, 무루의 법은 본래 나는 성품이 없으므로 나는 것이 능히 내지 못하느니라. 마치 불은 본래 성품이 있으므로, 연을 만나면 불이 나는 것이요, 눈은 본래 보는 성품이 있으므로, 빛을 인하고 밝음

 

                                                                                                                       [469 / 10007]

을 인하고 마음을 인하여서 보는 것과 같나니, 중생의 나는 법도 그와 같아서, 본래 성품이 있으므로 업의 인연과 부모가 화합함을 만나면 나는 것이니라."

 

이 때에 유리광보살마하살과 84천 보살마하살들이 이 법문을 듣고는 공중으로 다라나무의 7배 높이까지 솟아올라서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래의 은근하게 가르침을 입사와 대열반을 인하여 비로소 깨닫고, 듣지 못한 바를 들었사오며, 84천 보살들로 하여금 모든 법이 나지 않으면서 나는 것들을 깊이 알게 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알고서 의심을 끊었사오나, 이 회상에 한 보살이 있으니 이름을 무외(無畏)라 하옵는데, 부처님께 여쭙고자 하오니 허락하시옵소서."

 

이 때에 세존은 무외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마음대로 물으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해설하리라."

 

이 때에 무외보살이 6[어떤 판본에서는 8만이라 함] 4천 보살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하고 무릎을 세우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세계의 중생들은 무슨 업을 지어야 저 부동(不動)세계에 가서 날 수 있나이까? 그 세계의 보살들은 어찌하여 지혜가 성취되었사오며, 사람 중의 코끼리 왕으로서 큰 위덕이 있사오며, 모든 행을 갖추어 닦아서 영리한 지혜가 빠르며, 듣고는 곧 이해하나이까?"

 

이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들의 모든 생명 해하지 않고
여러 가지 계율을 굳게 지키며
부처님의 미묘한 법 받아 지니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다른 이의 귀한 재물 빼앗지 말고
언제라도 중생들에 늘 보시하며

 

                                                                                                                      [470 / 10007]

시방 스님 모여 있을 절을 지으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다른 이의 여자들을 범하지 않고
때 아니면 자기 처도 범하지 말며
계행 갖는 니사단을 보시한다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나와 남의 이익을 위하여서나
아무리 두려운 일 닥치더라도
입 다물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언제라도 선지식을 헐뜯지 말고
좋지 못한 권속들을 멀리 여의며
입으로는 화합한 말 항상 말하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저 모든 보살마하살처럼
나쁜 말은 입 안에서 멀리 여의고
다른 이가 즐겨 듣는 말만 한다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희롱으로 웃는 말을 할 때에라도
말할 때가 아닌 말은 말하지 않고
조심조심 말할 때만 말을 한다면
이런 이는 부동국에 태어나리라.

 

다른 이가 이양을 얻는 일 보고......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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