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45)-450

근와(槿瓦) 2015. 12. 17. 01:25

대반열반경(45)-45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441 / 10007]

로 돌아보면서, 이 대중에 누가 대왕인가. 나는 이미 역적죄를 지었고, 또 복덕도 없으니 여래께서 나를 대왕이라고 부르지는 아니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이 때에 여래는 '아사세대왕!' 하고 다시 불렀다. 이 말을 왕이 듣고는 마음이 즐거워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오늘날 인자하게 돌아보아 말씀하시니, 여래의 중생에게 대하여 대비로 가엾이 여기심이 차별이 없음을 알겠도다.' 

 

그리고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의심이 아주 없어졌사오니, 여래는 참으로 중생의 위없는 대도사이심을 알겠나이다."

 

이 때에 가섭보살은 지일체보살에게 말하였다.
"여래는 벌써 아사세왕을 위하여 결정한 마음을 가지게 하였나이다."

 

아사세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내가 범천왕이나 제석천왕과 함께 앉고 일어나고 먹고 하더라도 오히려 기쁠 것이 아니지만 여래께서 한 말씀으로 인자하게 말씀하심을 듣자옴은 매우 기쁘고 경사스럽나이다."

 

그리고 아사세왕은 가지고 왔던 깃발 · 일산 · · · 풍류로 공양하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고는 한 곁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제 대왕을 위하여 바른 법을 말하리니 일심으로 자세히 들으라. 범부들이 마땅히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살펴보는 데 스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나의 이 몸에는 공하여 무루가 없고, 둘째는 선근의 근본이 없고, 셋째는 나의 생사는 아직 조복되지 못하였고, 넷째는 깊은 구렁에 빠져서 간 데마다 두렵고, 다섯째는 무슨 방편으로 불성을 보게 되겠는가. 여섯째는 어떻게 선정을 닦아야 불성을 볼 수 있을까. 일곱째는 생사가 늘 괴로워서 항상함과 나와 깨끗함이 없고, 여덟째는 8()의 액난은 여의기 어렵고, 아홉째는 항상 원수가 따라다니고, 열째는 한 가지 법도 유()를 막을 수 없고, 열한 번째는 3악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열두 번째는 가지가지 나쁜 소견을 구족하고, 열세 번째는 5역죄의 나루를 건너갈 일을 마련하지 못하였

 

                                                                                                                   [442 / 10007]

, 열네 번째는 나고 죽는 일이 그지없는데 그 끝을 얻지 못하고, 열다섯 번째는 업을 짓지 않고는 과보를 얻을 수 없고, 열여섯 번째는 내가 짓고 다른 이가 과보를 받을 수 없고, 열일곱 번째는 즐거운 인을 짓지 못하였으니, 즐거운 과보가 없고, 열여덟 번째는 업을 지었으면 과보가 없어지지 않고, 열아홉 번째는 무명으로 인하여 났으니 무명으로 인하여 죽을 것이요, 스무 번째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항상 방일을 행함이니라.

 

대왕이여, 범부들은 이 몸에 대하여 항상 이렇게 스무 가지 관찰을 하여야 하며, 이러한 관찰을 하게 되면 생사를 좋아하지 아니할 것이요, 생사를 좋아하지 아니하면 지()와 관()을 얻을 것이니, 그 때에는 차례차례 마음의 나는 모양, 머무는 모양,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며, 차례차례 마음의 나고 머물고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면 선정 · 지혜 · 정진 · 계율도 그와 같이 하며, 나고 머물고 없어지는 모양을 관찰하면, 마음의 모양과 나아가 계율의 모양을 알아서 마침내 나쁜 짓을 하지 아니하며, 죽는 두려움과 3악도의 두려움이 없으리라. 만일 마음을 가다듬어 이 스무 가지를 관찰하지 아니하면 마음이 방일하여 온갖 나쁜 짓을 하게 되리라."

 

아사세왕이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이치를 이해하기로는 저는 애초부터 이런 스무 가지 일을 관찰하지 못하여서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지었사오며, 나쁜 짓을 많이 지었으므로, 죽음의 두려움과 3악도의 두려움이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재앙을 받으려고 중대한 죄악을 지어 아무 허물 없는 부왕을 역해하였사오니, 이런 스무 가지를 관찰하거나 않거나 간에 결정코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대왕이여, 온갖 법의 성품과 모양이 항상하지 아니하여 결정한 것이 없는 것이거늘, 왕은 어찌하여 결정코 아비지옥에 떨어지리라 하는가."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다면 나의 살생한 죄도 결정적이 아닐 것이옵고, 만일 살생한 죄가 결정적이라면, 모든 법도 결정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좋은 말이오.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다' 하였는데, 왕도 살생이 결정적이 아니라고 아시니, 그러므로 살생

 

                                                                                                                     [443 / 10007]

이 일정한 모양이 없음을 알 것이오. 대왕이여, 왕의 말이 허물이 없는 부왕을 억울하게 역해하였다 하는데 무엇을 아버지라 하는가. 이름만 빌린[假名] 중생의 5음에 대하여 허망하게 아버지란 생각을 내는 것이오. 12입이나 18계 가운데서 무엇을 아버지라 하겠는가. 만일 색음이 아버지라면 다른 4음은 아버지가 아닐 것이고, 만일 4음이 아버지라면 색음은 아버지가 아닐 것이며, 만일 색음과 색음 아닌 것이 화합하여 아버지가 되었다 하여도 그럴 이치가 없으니, 왜냐 하면 색음과 색음 아닌 것은 성질이 화합할 수 없는 까닭이오.

 

대왕이여, 범부 중생들이 색음에 대하여 아버지란 생각을 낸다 하여도 이러한 색음을 해할 수도 없나니, 왜냐 하면 색에는 열 가지가 있거니와, 이 열 가지 중에서 색진(色塵) 한 가지만을 볼 수 있고 잡고 저울질하고 헤아리고 끌고 속박할 수 있소. 비록 보고 속박할 수 있더라도 그 성품이 머물지 아니하나니, 머물지 아니하므로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고 측량할 수 없고 끌고 속박할 수 없는 것이오. 색의 모양이 이러하거늘, 어떻게 살해할 수 있겠소.

 

만일 색진인 아버지를 살해하여서 죄보를 얻는다면, 다른 아홉 가지는 아버지가 아닐 것이고, 그 아홉 가지는 아버지가 아니라면, 살해하더라도 죄가 없을 것 아니겠소.

 

대왕이여, 색에 세 가지가 있으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요. 과거와 현재는 살해할 수 없나니, 왜냐 하면 과거는 지나간 연고며 현재는 찰나찰나 멸하는 연고요, 미래의 색은 계속하지 못하게 하므로 죽인다 하는 것인즉, 같은 색에도 어떤 것은 죽일 수 있고 어떤 것은 죽일 수 없소. 일 수 있는 것과 죽일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색이 일정하지 않은 것이고, 색이 만일 일정하지 않다면 죽이는 것도 일정하지 않을 것이니, 죽이는 일이 일정하지 않으면 과보 받는 것도 일정하지 않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결정코 지옥에 들어가리라 말하는가.

 

대왕이여, 모든 중생의 짓는 죄업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가벼운 죄고, 하나는 중대한 죄요. 만일 마음과 입으로만 지은 것은 가벼운 죄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것은 중한 죄라 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을 하였으나 몸으로 짓지 아니하였으면 받는 보가 가벼운 것이오. 대왕이 예전에 입으로 죽이라고 말하지 아니하고, 발을 끊으라 하였

 

                                                                                                                    [444 / 10007]

을 뿐이오. 대왕이 만일 신하에게 명령하여 '섰을 적에 부왕의 머리를 베라' 한 것을 앉았을 적에 베었더라도 죄가 되지 아니할 것인데, 하물며 왕은 베라고 말하지 아니하였으니 무슨 죄를 얻겠소. 왕이 만일 죄를 얻는다면 부처님 세존도 죄를 얻어야 하리니, 왜냐 하면 왕의 부왕인 빈바사라왕이 일찍부터 여러 부처님께 선근을 심은 까닭으로 금생에 임금이 되었나니, 부처님들이 만일 그의 공양을 받지 않았더라면 임금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오. 만일 임금이 되지 아니하였으면 대왕이 나라를 위하여 살해하지 않았을 터이오. 그러니까, 왕이 아버지를 살해하여 죄가 있다면 우리 부처님들도 죄가 있을 것이고, 만일 부처 세존이 죄가 없다면 어찌하여 대왕만이 죄를 얻게 된다는 말이오.

 

대왕이여, 빈바사라왕도 과거에 나쁜 마음이 있었소. 비부라산에서 사냥할 적에 넓은 들을 두루 다녔으나 짐승을 잡지 못하였고, 오직 5신통을 얻은 신선이 있는 것을 보았소. 보고는 나쁜 마음으로 성을 내어 '내가 사냥하는데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것은 이 사람이 모두 쫓아보낸 탓이라' 하고, 시중들에게 명령하여 죽이라 하였소. 그 사람이 죽을 적에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으므로 신통을 잃어버리고 맹서하기를 '나는 아무 죄도 없건만 네가 마음과 입으로 억울하게 나를 죽이니, 나도 오는 세상에 그와 같이 마음과 입으로 너를 죽이리라' 하였소.

 

그 때에 빈바사라왕은 그 말을 듣고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 죽은 송장에게 공양하였소. 그 왕은 그러하여 과보를 가볍게 받고 지옥에는 떨어지지 아니하였는데, 대왕은 죽이라고도 하지 아니하였거늘, 어찌 지옥에서 과보를 받겠소. 선왕은 자기가 지은 업으로 자기가 받은 것이거늘 대왕이 어찌하여 살생죄를 받게 되겠소. 대왕은 부왕이 허물이 없다 하거니와, 어찌 허물이 없다 하겠는가. 죄가 있으면 죄의 갚음이 있고, 나쁜 업이 없으면 죄의 갚음이 없는 법이. 왕의 부왕이 만일 허물이 없었으면, 왜 죄의 갚음이 있었겠소. 빈바사라왕은 현세에도 선한 과보를 얻고 나쁜 과보도 얻었소. 그러므로 선왕도 일정하지 않았으니, 일정하지 않았으므로 살해함도 일정하지 않았으며, 살해함이 일정하지 않았거늘, 어찌하여 결정코 지옥에 들어간다고 말하겠소.

 

대왕이여, 중생이 미치는 데는 네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탐심으로 미치는

 

                                                                                                                       [445 / 10007]

것이고, 둘은 약으로 미치는 것이고, 셋은 주문으로 미치는 것이고, 넷은 본래 지은 업의 인연으로 미치는 것이오. 대왕이여, 나의 제자 중에 이 네 가지 미친 이가 있어 나쁜 짓을 많이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이 계율을 범한다고 치지 아니하나니, 이 사람의 짓는 것이 3악도에 이르지 아니하며, 도로 본마음을 얻어도 범하였다 말하지 아니하는 터이오. 대왕이 본래 나라를 탐하여서 부왕을 역해하였으니, 탐심으로 미치어서 지은 것이거늘, 어찌 죄를 얻으리.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술이 취하여 어머니를 역해하고 깨어서는 후회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런 업으로는 죄보를 받지 아니하오. 왕은 지금 탐욕에 취하였고, 본마음으로 지은 것이 아니니, 만일 본마음이 아니라면 무슨 죄를 얻겠는가. 마치 환술하는 사람이 네거리에서 환술로 가지가지 남자 여자와 코끼리 · · 영락 · 의복을 만든다면, 어리석은 사람은 참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사람이면 참이 아닌 줄을 알 것이니, 살해하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산골짜기에 울리는 메아리를 어리석은 사람은 참말 소리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참이 아닌 줄을 아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원수 맺힌 사람이 와서 친한 양 하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은 참으로 친하는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이는 거짓인 줄을 아나니, 죽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사람이 거울을 들고 얼굴을 볼 적에 어리석은 사람은 참말 얼굴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참 얼굴이 아닌 줄을 아나니, 죽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범부는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왕이여, 더울 때의 아지랑이를 어리석은 사람은 물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물이 아닌 줄을 아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지만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마치 건달바성을 어리석은 사람은 참인 줄 알지만 지혜로운 이는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처럼,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거니와,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5욕락을 누리었거든, 어리석은 사람은 참인 줄 알지만 지혜 있는 이는 참이 아닌 줄

 

                                                                                                                      [446 / 10007]

을 아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은 참이라 하거니와 부처님 세존은 참이 아닌 줄을 아는 것이오.

 

대왕이여, 죽이는 방법 · 죽이는 업 · 죽이는 사람 · 죽이는 과보와 해탈을 내가 다 아는 것이매 죄가 없거늘, 왕이 비록 죽임을 안다 한들 어찌 죄가 있겠는가.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술 붓는 책임을 맡았더라도 마시지 아니하면 취하지 않듯이, 비록 불인 줄 알아도 타지 않는 것이니, 대왕도 그와 같아서 비록 죽임을 안다 한들 어찌 죄가 있겠는가.

 

대왕이여, 중생들이 해가 났을 적에 가지가지 죄를 짓고, 달이 떴을 적에 도둑질을 하다가도, 해와 달이 뜨
지 아니하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면, 비록 해와 달을 인하여 죄를 지었더라도 해와 달은 죄를 받지 아니하나니, 죽이는 일도 그와 같아서 비록 왕을 인하였다 하나 왕은 실로 죄가 없는 것이오.

 

대왕이여, 대왕이 궁중에서 매양 양을 잡으라 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없거늘, 어찌하여 부왕에 대하여서만 두려운 마음을 내는가. 비록 사람과 짐승이 높고 낮은 차별은 있지만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일반이거늘, 무슨 까닭으로 양에게는 가볍게 여겨 두려움이 없고 부왕은 소중히 여겨 근심을 하는가. 대왕이여, 세상 사람들이 애정의 종이 되어 자재하지 못하며, 애정의 시킴을 받아 살해하는 일을 한 것인즉, 설사 과보가 있더라도 이는 애정의 죄일 것이니 자재하지 못한 왕이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대왕이여, 마치 열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면서도 있는 것처럼, 죽이는 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있는 것이니,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있는 것이 아니고,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나, 과보를 받는 이는 있다고 이름하며, 공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있는 것이 아니고, 있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나, 있다는 소견이 있는 이는 있다고 이름하나니, 왜냐 하면 있다는 소견이 있는 이는 과보를 얻는 연고이나, 있다는 소견이 없는 이는 과보가 없는 것이오.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는 것이 아니고, 항상하다는 소견이 없는 이에게는 있는 것이 아니나, 늘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을 수가 없나니, 왜냐 하면 늘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는 나쁜 업의 과보가 있는 연고며, 그러므로 늘 항상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에게는 없을 수가

 

                                                                                                                   [447 / 10007]

없기 때문이오. 이런 이치로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있는 것이오.

 

대왕이여, 중생이라 함은 숨을 쉬는 이라 이름하고, 숨 쉬는 것을 끊으므로 죽였다 이름하거든, 부처님도 세상을 따라서 죽였다 이름하는 것이오. 대왕이여, 색은 무상한 것이고 색의 인연도 무상한 것이니, 무상한 인으로 좇아 난 색이 어떻게 항상하며, 내지 식()은 무상한 것이고 식의 인연도 무상한 것이니, 무상한 인으로 좇아난 식이 어떻게 항상하겠는가. 무상한 연고로 괴롭고 괴로운 연고로 공하고 공한 연고로 내가 없나니, 만일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다면 무엇이 죽일 바가 되겠는가. 무상함을 죽이면 항상한 열반을 얻고, 괴로움을 죽이면 즐거움을 얻고, 공함을 죽이면 참됨을 얻고 내가 없음을 죽이면 참나를 얻을 것이니, 대왕이여, 만일 무상과 괴로움과 공함과 나 없음을 죽인 이는 나와 같을 것이오. 나도 무상과 괴로움과 공함과 나 없음을 죽이었으나 지옥에 들어가지 아니하였는데, 당신인들 어찌 지옥에 들어가리오."

 

이 때에 아사세왕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색을 관하며, 나아가 식을 관하고 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색이 무상하며, 나아가 식이 무상함을 알았나이다. 제가 본래부터 이런 줄을 알았으면 죄를 짓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일찍 듣사온즉 부처님 세존은 항상 중생에게 부모가 된다 하였습니다. 비록 이런 말을 들었으나 분명하게 알지 못하였더니 이제서야 확실히 알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또 수미산이 네 가지 보배로 되었다고 들었으니 이른바 금과 은과 유리와 파리며, 모든 새들이 모이는 곳을 따라 빛이 같다 하였습니다. 비록 이런 말을 들었으나 역시 분명하게 알지 못하였더니, 이제 부처님 수미산에 오르매 곧 빛이 같사오니, 빛이 같다는 것은 모든 법이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음을 아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세간에서는 이란의 씨에서 이란나무가 나는 것만 보옵고, 이란의 씨에서 전단나무가 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더니, 지금에야 비로소 이란의 씨에서 전단나무가 나는 것을 보았사오니, 이란의 씨는 나의 몸이고 전단나무는 곧 믿음의 뿌리가 없는 나의 마음입니다. 뿌리가 없다 함은, 나는 애초에 여래를 공경할 줄도 모르고 교법과 승가를 믿지 않았사오니,

 

                                                                                                                       [448 / 10007]

것을 뿌리가 없다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였더라면 마땅히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에 큰 지옥에서 끝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온데, 저는 지금 부처님을 뵈었사오니, 이 부처님을 뵈온 공덕으로써 중생들의 온갖 번뇌와 나쁜 마음을 파괴하게 되나이다."

 

"대왕이여, 대단히 좋은 일이오. 나는 이제 대왕이 반드시 중생의 나쁜 마음을 파괴할 줄을 압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중생의 나쁜 마음을 파괴할 수 있다면, 설사 제가 아비지옥에 항상 있어서 한량없는 세월에 중생들을 위하여 크나큰 고통을 받더라도 괴롭다 하지 않겠나이다."

 

이 때에 마가다국의 한량없는 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으며, 이렇게 한량없는 사람이 큰 마음을 내었으므로, 아사세왕의 모든 중죄가 곧 소멸되었고, 왕과 부인과 후궁의 채녀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다.

 

이 때에 아사세왕은 기바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기바여, 나는 지금 죽기도 전에 하늘의 몸을 얻었고, 단명한 것을 버리고 장수함을 얻었고, 무상한 몸을 버리고 항상한 몸을 얻었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게 하였으니, 이것이 곧 하늘의 몸이며 장수함이며 항상한 몸이며, 곧 여러 부처님의 제자라 하겠소."

 

이렇게 말하고는 가지각색 보배 당과 번과 일산과 향과 꽃과 영락과 아름다운 풍류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진실하고 현미하고 묘하온 말씀
구절이나 이치에도 공교하시니
오묘하고 깊고 깊은 비밀한 법장
중생들을 위하여서 나타내시네.

 

법장 속에 들어 있는 넓으신 말씀
중생들을 위하여서 말씀하시니
이와 같은 참된 말씀 구족하여서 

 

                                                                                                                    [449 / 10007]

중생들의 번뇌 병을 치료하시네.

 

삼계에서 헤매이던 여러 중생들
이와 같은 좋은 말씀 얻어들으면
믿거나 안 믿거나 물을 것 없이
부처님의 말씀인 줄 알게 되오리.

 

어느 때나 여래 말씀 부드럽다도
중생들을 위하여서 억세거니와
부드러운 말씀이나 억센 말씀이
모두가 제일의로 돌아가나니.

 

내가 지금 세존께 귀의합니다.
여래 말씀 한결같아 바닷물처럼
그러므로 제일의라 이름하나니
이치 아닌 말씀이란 조금도 없네.

 

여래께서 오늘날에 말씀하시는
가지가지 한량없는 미묘한 법문
남녀노소 누구라도 듣기만 하면
한 가지로 제일의를 얻게 되오리.

 

인도 없고 결과도 없는 것이며
나도 않고 멸하지도 아니하는 일
이를 일러 열반이라 이름하나니
듣는 이는 모든 결박 벗어나리라.

 

부처님께서는 어디서나 우리들에게
자비하신 부모님이 항상 되시니

 

                                                                                                                       [450 / 10007]

알지어다, 한량없는 우리 중생들
모두 다 부처님의 아들 딸임을.

 

자비하고 자상하신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위하여서 고행하오심
허깨비에 들린 이가 정신 없어서
이것 저것 되는 대로 하는 것같이.

 

내가 지금 부처님을 뵈옵고 나서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선근들
바라건대 이 공덕을 회향하여서
위없는 보리에로 돌려지이다.

 

부처님과 법보와 승가에게
내가 지금 공경하여 공양하온 일
바라건대 이러한 공덕으로써
삼보가 이 세상에 항상 있고자.

 

내가 지금 부처님께 예경하옵고
얻게 되는 가지가지 공덕으로써
중생들의 네 가지 마군들을
여지없이 깨뜨려 없애지이다.

 

이내 몸이 나쁜 동무 만날 적마다
지난 세상 오는 세상 많은 죄업을
지성으로 부처님께 참회하오니
이 뒤에는 다시 짓지 말아지이다.

 

원하건대 생사고해 모든 중생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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