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46)-46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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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뇩다라 보리심을 모두 내어서 한결같이 정성스런 참된 맘으로 시방 삼세 부처님을 생각하오며 원하건대 여섯 갈래 모든 중생들 영원하게 모든 번뇌 없애 버리고 부처님의 참성품을 분명히 보고 문수사리보살들과 같아지이다.
이 때에 세존은 아사세왕을 찬탄하셨다. "대왕이여, 잘하는 일이오. 만일 어떤 사람이 보리심을 낸다면 이 사람은 부처님의 대중을 장엄하는 것이오. 대왕은 지나간 옛적 비바시부처님에게서 처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고, 그 때부터 내가 출세할 때까지, 한 번도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을 받은 일이 없었소. 대왕이여, 보리의 마음은 이렇게 한량없는 공덕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하오. 대왕은 이제부터는 항상 보리의 마음을 닦을지니, 왜냐 하면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한량없는 죄악을 소멸할 수 있는 까닭이오."
이 때 아사세왕과 마가다 나라의 온 백성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 부처님을 돌고는 하직하고 궁중으로 돌아갔다. [천행품(天行品)은 잡화(雜花)에서 말한 것과 같다 : 제11권 처음 부분에 다섯 가지 행을 말하고 있는데, 첫째는 거룩한 행[聖行]이고, 둘째는 청정한 행[梵行]이며, 셋째는 하늘의 행[天行]이고, 넷째는 어린아기의 행[嬰兒行]이고, 다섯째는 병 고치는 행[病行]이다.]
21. 어린아기 행(嬰兒行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어찌하여 어린아기의 행이라 하는가. 선남자야, 일어나거나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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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나 오거나 가거나 말하거나 하지 못함을 어린아기라 하나니, 여래도 그러하니라. 일어나지 못한다 함은 여래가 마침내 모든 법의 모양을 일으키지 않음이요, 머물지 못한다 함은 여래가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아니함이요, 오지 못한다 함은 여래의 몸과 행동이 동요하지 않음이요, 가지 못한다 함은 여래가 이미 대반열반에서 이름이요, 말하지 못한다 함은 여래가 모든 중생을 위하여 법을 연설하거니와, 실로 말하는 것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말할 바 있는 것은 함이 있는 법이라 하나니, 여래 세존은 함이 있는 법이 아니므로 말하는 것이 없느니라. 또 말함이 없다 함은, 마치 어린아기의 말이 분명치 못하므로 비록 말을 하더라도 실로는 말이 없는 것이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말이 분명치 아니한 것은 부처님의 비밀한 말씀이니, 비록 말씀을 하더라도 중생들이 알지 못하므로 말이 없다고 하느니라.
또 어린아기는 이름과 물건이 한결같지 아니한데 바른 말을 알지 못하나니, 비록 이름과 물건이 한결같지 아니한데 바른 말을 알지 못하나, 이것으로 인하여 물건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의 종류가 각각 다르고 말이 같지 않지만 여래는 방편으로 그들을 따라 말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말로 인하여 알게 하느니라.
또 어린아기는 큰 자[大字]를 말하는데, 여래도 그러하여 큰 자를 말하나니 이른바 바(婆)와 화(▩)니라. 화는 함이 있는 것이요, 바는 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어린아기라 하느니라. 화는 무상이라 하고 바는 항상하다 하나니, 여래가 항상함을 말할 때 중생들이 듣고는 항상한 법을 위하여서 무상을 끊나니, 이것을 어린아이의 행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어린아기는 괴로움과 즐거움과 낮과 밤과 부모를 알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위하므로 괴로움과 즐거움을 보지 아니하고 낮과 밤이 없으며 중생에게 마음이 평등하므로 아버지 어머니라 친하다, 소원하다라는 생각이 없느니라.
또 어린아기는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일을 짓지 못하는데,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나고 죽는 업을 짓지 아니하나니, 이것은 큰 일을 짓지 아니하는 것이며, 큰 일은 5역죄니, 보살마하살은 5역죄를 짓지 아니 하고, 작은 일은 2승의 마음이니, 보살은 보리심을 퇴타하여 성문 · 벽지불승을 짓지 아니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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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린아이의 행이라 함은 어린아기가 울 때에는, 그 부모가 누른 버들잎을 주면서 달래기를 너에게 돈을 줄 터이니 울지 말라 하는데, 아기가 보고는 참말 돈인 줄 생각하고 울지 않으니 그것은 참말 돈이 아니니라. 나무로 만든 소와 나무 말과 나무 남자와 나무 여자를 어린아이가 보고는 참으로 남자나 여자인 줄 생각하고 울지 않는데 참으로 남자와 여자가 아닌 것을 남자와 여자인 줄 생각하므로 어린아기라 이름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만일 중생들이 나쁜 업을 지으려 하면, 여래는 그들을 위하여 33천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과, 단정하고 자재하여 훌륭한 궁전에서 5욕락을 받는 일과, 6근으로 상대하는 것이 모두 즐거운 일이라 말하는데, 중생들은 이러한 즐거움을 들은 까닭으로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쁜 업을 짓지 아니하고 33천에 태어날 선한 업을 짓거니와 실제로는 나고 죽는 것이며 무상하고 낙이 없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않건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다고 방편으로 말하는 것이니라.
또 어린아이라 함은 어떤 중생이 나고 죽음을 싫어할 때에는 여래가 2승의 도를 말하거니와, 실제로는 2승의 실상이 없는 것이며, 2승의 법으로 인하여서 나고 죽는 허물을 알고 열반의 낙을 보는 것이며, 이런 소견으로 말미암아 끊을 것과 끊지 못할 것이 있으며, 참된 것과 참되지 않은 것이 있으며 닦을 것과 닦지 않을 것이 있으며, 얻을 것과 얻지 못할 것이 있음을 아느니라.
선남자야, 저 어린아기가 돈이 아닌데 돈이란 생각을 내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하다 말하거니와, 여래는 제일의를 얻었으므로 허망함이 없느니라. 어린아기가 소와 말이 아닌데 소와 말이라 생각하듯이 어떤 중생이 도가 아닌데 도라는 생각을 하는데, 여래도 도가 아닌 것을 도라고 말하나니 도가 아닌 데에 실로 도가 없지만 능히 도를 내는 작은 인연이 되는 것이므로, 도가 아닌 것을 말하여 도라고 하느니라.
어린아기가 나무로 된 남자와 여자에게 참말 남자와 여자인 생각을 내듯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이 아닌 줄을 알면서도 중생이라 말하지만 실로는 중생이란 모양이 없느니라. 만일 부처님 여래가 중생이 없다고 말하면 모든 중생이 잘못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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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에 떨어질 것이므로 여래가 중생이 있다고 말하느니라.
중생에 대하여 중생이란 모양을 지으면 곧 중생의 모양을 깨뜨리지 못하나니 중생에 대하여 중생의 모양을 깨뜨리는 이라야 능히 대반열반을 얻을 수 있느니라. 이렇게 대반열반을 얻으므로 울음을 그치는 것을 어린아기의 행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야, 남자나 여인이 이 다섯 가지 행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쓰고 해설하는 이가 있으며, 이 사람은 반드시 이와 같은 다섯 가지 행을 얻은 줄을 알지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뜻을 알기로는 저도 결정코 이 다섯 가지 행을 얻겠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야, 홀로 너만이 이 다섯 가지 행을 얻을 것이 아니라, 이 회중에 있는 93만 사람이 너와 같이 이 다섯 가지 행을 얻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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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열반경 제 19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2.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품(光明遍照高貴德王菩薩品) ①
이 때에 세존께서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대반열반경을 수행하면 열 가지[十事] 공덕을 얻어 성문 · 벽지불과 함께하지 아니하리라. 생각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일이어서 듣는 이가 놀라고 이상하게 여기리니,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니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쉬운 것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고 모양 아닌 것도 아니며, 세상법도 아니고 형상도 없고 세간에는 없는 것이니라.
무엇을 열 가지라 하는가. 하나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 듣지 못한 것을 들음이요, 둘째 듣고는 이익이 됨이요, 셋째 의혹하는 마음을 끊음이요, 넷째 지혜의 마음이 곧고 굽지 아니함이요, 다섯째 능히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아는 것이니, 이것을 다섯 가지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듣지 못한 것을 들음인가. 깊고 비밀한 법장을 말함이니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이 있고 부처님과 교법과 승가가 차별이 없으며, 삼보의 성품과 모양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며, 모든 부처님이 필경까지 열반에 드시는 이가 없고 항상 머물러 변함이 없어서, 여래의 열반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함이 있는[有爲] 것도 아니고 함이 없는 것도 아니며, 새는 것[有漏]도 아니고 샘이 없는 것도 아니며, 빛도 아니고 빛 아님도 아니며, 이름[名]도 아니고 이름 아님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고 모양 아님도 아니며, 있음도 아니고 있지 않음도 아니며, 물건도 아니고 물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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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아니며, 인도 아니고 과도 아니며, 기다림도 아니고 기다리지 않음도 아니며, 밝음도 아니고 어둠도 아니며, 나옴도 아니고 나오지 않음도 아니며, 항상함도 아니고 항상하지 않음도 아니며, 끊음도 아니고 끊지 않음도 아니며, 처음도 아니고 나중도 아니며,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며, 음(陰)도 아니고 음 아님도 아니며, 입(入)도 아니고 입 아님도 아니며, 계(界)도 아니고 계 아님도 아니며, 12인연도 아니고 12인연 아님도 아니어서, 이런 법이 깊고 비밀하여 예전에 듣지 못한 것을 능히 듣느니라.
또 듣지 못함도 있으니, 모든 외도들의 경전으로서 4비타론(毗陀論) · 비가라론(毗伽羅論) · 위세사론(衛世師論) · 가비라론(迦毗羅論) · 모든 주문 · 의방(醫方) · 기예(伎藝) · 일식과 월식과 별들의 운행 · 도참서 따위니라. 이러한 경들에 대해 애초부터 듣지 못하면, 비밀의 뜻을 이 경전에서 들으며, 또 비불략(毗佛略)을 제외한 11부 경에도 없던 비밀한 이치를 이 경전으로 인하여 알게 된 것이니,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듣지 못한 것을 얻어 듣는다 하느니라.
듣고는 이익이 된다 함은, 만일 이 대열반경을 들으면 온갖 방등 대승경전의 깊은 이치를 모두 아는 것이니라. 마치 남자나 여자나 밝은 거울 속에서 자기의 형상을 분명하게 보듯이 대반열반경의 거울도 그와 같아서 보살들이 붙잡으면 대승경전의 깊은 이치를 모두 보게 되느니라. 어떤 사람이 어두운 방에서 횃불을 들면 모든 물건들을 다 볼 수 있듯이, 대반열반의 횃불도 그러하여 보살이 들면 대승의 깊은 뜻을 보느니라. 또 해가 뜨면 밝은 광명이 모든 산의 깊고 어두운 데를 비치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온갖 물건을 보게 하듯이 대반열반경의 지혜의 해도 그와 같이 대승의 깊은 이치를 비치어서 2승들로 하여금 부처님 도를 보게 하나니, 그 이유는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듣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대반열반경을 들으면 모든 법의 이름을 들으며, 만일 쓰고 읽고 외우고 통달하여 다른 이에게 말하여 주고 뜻을 생각하면 모든 법의 이치를 알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듣기만 하는 이는 이름만 알고 뜻을 모르거니와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다른 이에게 말하고 그 뜻을 생각하면 그 이치를 알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여, 이 경전을 듣는 이는 불성이 있음을 듣기만 하고 보지는 못하거니와 읽고 외우고 다른 이에게 말하고 뜻을 생각하는 이는 보게 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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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이 경을 듣기만 하는 이는 보시의 이름을 알기만 하고 보시바라밀을 보지는 못하거니와, 쓰고 읽고 외우고 다른 이에게 말하고 뜻을 생각한다면 보시바라밀을 보게 되며, 내지 반야바라밀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대반열반경을 들으면 법도 알고 뜻도 알며 두 가지 걸림없음을 갖추어서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하늘이나 마군이나 범천 등 모든 세상에서 두려움 없이 12부경을 열어 보이고 분별하며 그 뜻을 연설하는 데 잘못됨이 없을 것이며, 다른 이에게서 듣지 않고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움을 스스로 알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을 말하여 듣고는 이익이 된다고 하느니라.
의혹하는 마음을 끊는다 함은, 의혹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이름을 의심함[疑名]이요, 다른 하나는 이치를 의심함[疑義]이니라. 이 경을 들은 이는 이름을 의심하는 마음을 끊고, 뜻을 생각하는 이는 이치를 의심하는 마음을 끊을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의심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 부처님이 반드시 열반하는가 의심하고, 둘째 부처님이 항상 계시는가 의심하고, 셋째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즐거운가 의심하고, 넷째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깨끗한가 의심 하고, 다섯째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내[我]가 있는가 의심함이니라.
이 경을 들은 이는 부처님께서는 반드시 열반하는가 하는 의심을 영원히 끊게 되고, 쓰고 읽고 외우고 다른 이에게 말하고 뜻을 생각하는 이는, 네 가지 의심을 영원히 끊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여, 의심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 성문이 있는가 없는가, 둘째 연각이 있는가 없는가, 셋째 불승(佛乘)이 있는가 없는가 함이니라. 이 경을 들은 이는 이런 세 가지 의심을 영원히 끊어 남음이 없고, 쓰고 읽고 외우고 다른 이에게 말하고 뜻을 생각하면 온갖 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음을 아느니라.
또 선남자여, 만일 중생들이 이와 같이 대반열반경을 듣지 못하면 의심이 매우 많으니, 항상한가 무상한가, 즐거운가 즐겁지 않은가, 깨끗한가 깨끗하지 못한가, 내가 있는가 내가 없는가, 수명인가 수명이 아닌가, 필경인가 필경이 아닌가, 다른 세상인가 지나간 세상인가, 있는가 없는가, 고통인가 고통이 아닌가, 집(集)인가 집이 아닌가, 도인가 도가 아닌가, 멸인가 멸이 아닌가, 법인가 법이 아닌가, 선인가 선이 아닌가, 공한가 공하지 않은가 따위니라. 이 경을 들은 이는 이런 의심들이 아주 끊어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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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남자여, 이런 경을 듣지 못한 이는 가지가지 의심이 많으니, 색이 나인가, 수(受) · 상(想) · 행(行) · 식(識)이 나인가, 눈이 보는가 내가 보는가, 내지 식이 아는가 내가 아는가, 색이 과보를 받는가 내가 과보를 받는가, 내지 식이 과보를 받는가 내가 과보를 받는가, 색이 다른 세상에 가는가 내가 다른 세상에 가는가, 내지 식도 그와 같으며, 나고 죽는 법이 처음이 있고 나중이 있는가, 처음이 없고 나중이 없는가 하거니와, 이 경을 들은 이는 이런 의심이 아주 없느니라.
또 어떤 이는 의심하기를, 일천제들이 4중금(重禁)을 범하고 5역죄를 지으며, 방등경전을 비방하나니, 이런 무리들은 불성이 있는가 불성이 없는가 하거니와, 이 경을 들은 이는 이런 의심이 모두 끊어지느니라.
또 어떤 이는 의심하기를, 세간이 끝[邊]이 있는가 끝이 없는가, 시방세계가 있는가 시방세계가 없는가 하거니와, 이 경을 들은 이는 이런 의심들이 아주 없어지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의혹하는 마음을 끊는다 하느니라. 지혜 마음이 곧고 굽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소견이 바르지 못하나니, 모든 범부들이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을 듣지 못하면 소견이 삿되어지고, 내지 성문·연각들도 소견이 잘못되느니라.
무엇을 이름하여 모든 범부들의 소견이 잘못됐다 하는가. 샘이 있는[有漏] 속에서 항상 즐겁고 나이고 깨끗한 줄로 보고, 여래에게는 무상하고 고통이고 깨끗하지 않고 내가 없는 줄을 보며, 중생과 수명과 지견(知見)이 있는 줄로 보며, 비유상비무상 천을 열반이라 억측하며, 자재천에 8성도(聖道)가 있는 줄로 보며, 있다는 소견 · 없다는 소견 따위를 잘못됐다 하거니와, 보살마하살이 이 대반열반경을 듣고 거룩한 행[聖行]을 닦으면 이렇게 잘못된 소견을 끊게 되느니라.
어떤 것을 성문 · 연각의 잘못된 소견이라 하는가. 보살이 도솔타천에서 내려와 흰 코끼리를 변화해내어 타고 어머니의 태에 드시니, 아버지는 정반왕이요 어머니는 마야부인이었다. 가비라(迦毗羅)성에서 태중에 있다가 열 달이 차 태에서 나올 때에, 땅에 닿기 전에 제석천왕이 받들어 모시고, 난다용왕과 우바난다용왕은 물을 뿜어 몸을 씻기고, 마니발다 대귀신왕은 보배 일산을 받들고 뒤에 모시고 섰으며, 지신(地神)은 연꽃을 변화로 지어 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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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들매 사방으로 일곱 걸음씩 걸었고, 천신의 사당에 이르니 천신의 상[天像]들이 일어나 맞았다. 아사타 선인이 와서 태자를 안고 상(相)을 보았으며, 상을 보고 나서는 슬픈 생각을 내어 부처님이 출현함을 보지 못할 것을 스스로 서러워하였다. 스승에게 나아가 글과 산수와 활쏘기, 말타기와 참서와 기예를 배웠으며, 깊은 궁전에 있어서는 6만 채녀와 더불어 즐거이 향락하였고, 네 군데 문으로 나가 유람하다가 가비라 동산에 이르는 도중에 노인과, 내지 법복을 입고 가는 사문을 보았다. 궁중에 돌아와서는 채녀들을 보니, 형상은 마치 송장과도 같고 궁전은 무덤 속인 듯하였다. 그것이 싫어져서 집을 떠나 밤중에 성을 넘었으며, 울타가(鬱陀伽)와 아라라(阿羅邏) 신선에게 가서는 식처천(識處天)과 비상비비상천의 이야기를 들었고, 듣고는 그런 곳들이 무상하고 괴롭고 부정하고 내가 없음을 관찰하였으며, 거기를 버리고 나무 아래 가서 6년 동안 고행을 닦으면서 이런 고행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지 못할 줄을 알았다.
그 때에 다시 아이라발제(阿夷羅跋提)강에 이르러 목욕하고, 마침 소 기르는 여자가 받드는 우유죽을 받고는, 보리수 아래로 가서 마왕 파순을 깨뜨리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다.
바라나에서 다섯 비구들에게 처음으로 법수레를 굴리었고, 내지 구시나성에서 열반에 드는 것을 보는 것이니, 이런 소견을 말하여 성문 · 연각의 잘못된 소견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대반열반경을 들으면 이러한 소견들을 끊어 버리게 되며, 만일 쓰고 읽고 외우 고 통달하여 다른 이에게 연설하고 뜻을 생각하면, 올바른 소견을 얻어 잘못된 소견이 없어지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대반열반경의 가르침[諦]을 수행하면, 보살이 한량없는 겁으로부터 도솔타천에서 내려와서 어머니의 태에 들며, 내지 구시나성에서 반열반에 들지 아니하는 줄을 알지니,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마하살의 올바른 소견이라 하느니라.
여래의 비밀한 뜻을 능히 안다 함은 곧 대반열반이니,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이 있어서, 네 가지 중대한 계율 범한 것을 참회하고, 법을 비방한 죄를 없애고, 5역죄를 끝내고, 일천제를 멸하며, 그런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는 것이니, 이것을 깊고 비밀한 뜻이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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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깊은 이치라 하는가. 비록 중생에게 내가 없음을 알지만, 세상에 업과 과보를 잃지 아니하며, 비록 5음이 여기서 소멸함을 알지만 선악의 업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며, 비록 여러 가지 업이 있지만 짓는 이가 없으며, 비록 이르는 곳이 있으나 가는 이가 없으며, 비록 속박이 있으나 속박 받을 이가 없으며, 비록 열반이 있으나 열반할 이가 없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깊고 비밀한 뜻이라 하느니라."
이 때에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 듣고 듣지 못한다는 뜻을 해석하기로는, 그 이치가 그렇지 않나이다. 왜냐 하면 법이 만일 있다면 결정코 있을 것이고, 법이 만일 없다면 결정코 없을 것이니, 없는 것이면 생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면 멸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만일 들을 것이면 곧 들었을 것이요, 만일 듣지 못할 것이면 곧 듣지 못하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듣지 못할 것을 듣는다 하오리까? 세존이시여, 만일 들을 수 없는 것이면 그것은 듣지 못하는 것이요, 만일 이미 들었으면 다시 듣지 아니할 것이니, 이미 들은 까닭이거늘 어찌하여 듣지 못할 것을 듣는다 하나이까? 마치 가는 이가 이르렀으면 가지 아니할 것이요 간다면 이르지 못한 것과 같으며, 또한 났으면 나지 아니할 것이요, 나지 않은 것이면 나지 못하는 것과 같고, 얻었으면 얻지 아니할 것이요, 얻지 못하는 것이면 얻지 못할 것과도 같나니, 들었으면 듣지 아니할 것이요 듣지 못하는 것이면 듣지 못할 것도 그와 같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면, 모든 중생이 보리를 소유(所有)하지 못한 것을 마땅히 소유할 것이요, 열반을 얻지 못한 것을 마땅히 얻을 것이며, 불성을 보지 못하였으나 마땅히 볼 것이온데, 어찌하여 10주(住) 보살이 비록 불성을 보아도 분명하지 못하다 말씀하시었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일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면, 여래께서는 옛적에 누구에게서 들었사오며, 만일 듣는다 하오면,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아함 가운데에서 스승이 없다 말씀하셨나이까? 만일 듣지 못하는 것을 듣지 못하고도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셨다면, 모든 중생들도 듣지 못한 것을 듣지 못하고도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야 할 것이오며, 여래께서 만일 이 대반열반경을 듣지 못하고 불성을 보았다면, 모든 중생들이 이 경을 듣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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